하지만 오늘은 엉망이 될 날이었다. 깨어난 순간부터 느낌이 왔다. 존재가 아니라 부재가 문제였다. 처음에 느꼈던 증오에 찬 만족감, 희열은 이미 사그라지고 있었다. - P183

나는 그아이에게 할 말도, 그 아이에게 닿을 방법도 없었다. 그 나이대의 아이는 속을 알 수가 없다. 나도 그런 시절을 겪었고, 아마 누구나 그럴 것이다. 부모들은 자기 아이를 잘 알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믿지만,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자기들이 열아홉 살, 열다섯 살, 열두 살이었을 때 어땠는지는 깡그리 잊어버린 건가? 아이를 가지면 잊게 되는 걸지도, 언니가 열일곱 살, 내가 열세 살이었을 때가 기억 나. 우리 부모님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셨을걸.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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