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적 고민이자 공부 주제는 질병과 장애의 경계다. 몸의 불편과 고통은 비슷한데, 어디까지가 장애이고 어디까지가 질병일까. 낫지 않은 질병은 장애인가. 이는 장애 내부의 차이가 장애/비장애의 차이보다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의 정치‘의 좋은 예다.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육체적 고통은 6급 장애인보다 더 장애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장애란 어떤 상태인가, 누가 정의한 것인가. 일반화가 불가능한 영역, 타인의 고통에 대한 윤리, 몸(=이성)의 모든 이슈, 장애는 철학의시작이다. - P140

"삶은 과거를 떠나보내는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 P145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윤리 중 하나는 고통받는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대개는 자기 몸의 목소리도 듣지 못한다. 나도 지병이 있는데, 이전의 사고방식은 "다 나은 다음에 책 쓰기, 여행, 운전 배우기, 운동을 하자."였다. 아픈 시간은 삶의 대기실, 의미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몸이 가르쳐주었다. 병은 낫지 않았다. 도대체 완치는 누가 만든 말인가. 죽을 때까지 재발되지 않을 뿐 어떤 병도 완치되지 않는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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