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이란 내가 정치체의 성원이고 다른 누가 아닌 내가 이곳의 정치를 결정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장소이다. 우연한 탄생과 혈통 덕분에 날 때부터 완전한 시민권이라는 선물을 받은 사람을 혹자는 ‘Accidental Citizen‘이라 불렀다. 사고처럼 우연히 태어난 곳에서 선물처럼 받게 된 시민권을 배부받게 된 자리는 자랑스러울 것도 없고, 타자에 대한 배타성을 고집할 자격도 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주의적 시민성은 ‘사고(accident)‘ 처럼 우연히 갖게 된 시민권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사회정치적 삶에 관심을 갖고 공동의 세계를 구성하려는 의지와 호혜적인 행위에서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갖춰야 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은 우연한 탄생 · 혈통 덕분에 갖게된 시민권이 아니라 민주주의적 시민권이다. 마찬가지로 광장의 성원이 되는 자격은 ‘날 때부터 저절로 시민이 된 사람’만이 갖는 게 아니다. ‘날 때부터 저절로’에 속하는 조건에는 국적이나 시민권만이 아니라 성별도 있다. - P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