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땅의 이방인들 - 미국 우파는 무엇에 분노하고 어째서 혐오하는가 이매진 컨텍스트 62
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 유강은 옮김 / 이매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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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한국사회에서도 병리적 현상으로 출현하고 있는 상호소통이 불가능한 ‘거대한 벽‘, 그리고 우파들의 분노와 혐오, 나아가 자신들의 이익과 무관한 정파에 기꺼이 몸을 바치는 거대한 역설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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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건록 범우사상신서 51
무쓰 무네미쓰 지음 / 범우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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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19년 8월 2일 오전 일본의 각의결정으로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었다..

속내야 모르겠지만, 누가 보더라도 일련의 '보복'조치임에는 분명하고..

오랜 기간 한국의 급소를 노리고 치명타를 준비해온 일본의 꼼꼼함이 엿보여서 무섭기도 하다..

어쩌면 자신보다 몇 수는 아래라고 항상 생각해오던 한국사회가 지난 십여년간 거칠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을거고..

또 내적으로 불만이 쌓이고 사회가 폐색화되어갈 때, 항상 '한반도 때리기'를 즐겨 사용해온 일본으로서는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나마 19세기 말 그들의 경제적/무력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비교해본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 맞받아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항상 그러했듯이..

감정이 앞서기보다는..

(물론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감정이 갖는 힘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조금 더 치밀하고 냉철하게 그들의 침략 논리를 꼼꼼이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할 듯한데..

 

올 7월 동학농민전쟁을 다룬 <녹두꽃>을 보면서..

리스트에 넣어두었던 무쓰 무네미쓰의 <건건록>을 다시 펼쳐들었다..

 

무쓰 무네미쓰는 청일전쟁 당시 일본 측 외상..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청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냄으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기초를 굳건히 한..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는 근대 일본이 낳은 가장 훌륭한 외상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1894년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글이다..

 

지피지기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당시의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외교정세 속에서..

열강들의 빈 틈을 노리면서 야금야금 한반도의 이권을 독식해나가는 젊은 열강 일본의 노림수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어

지금의 한일관계 업무를 담당하는 정치가나 행정가들 역시 한 번쯤은 읽어야 할 텍스트가 아닌가 싶다..

한국을 담당하는 일본의 정치가, 실무가들은 무쓰 이후 만들어진 이러한 논리에 따라 한반도를 보고 있을 터인데..

우리 한국사회는 과연 일본 사회를 그토록 꼼꼼하게 파악하면서, 논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지, 실로 걱정이 든다..

 

한국인 독자라면 심사가 뒤틀리고 배알이 꼬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일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이 수상한 시국에..

차갑고 냉정하게 검토해야 할 텍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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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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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수하면 <내가 훔친 여름>이 떠오르는군요.. 네? 그런 취향이셨나요? 네? 아.. 김승옥의 작품들이 좀 그렇긴 하죠. 전 <여수의 사랑>이 떠오르는군요. 아. 그 여수가 그 여수였군요. 전 <소년이 온다>밖에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작품. 역시 한강적인 느낌이다..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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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 전쟁의 기억과 분단의 미래
브루스 커밍스 지음, 조행복 옮김 / 현실문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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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을 바라보는 커밍스의 관점을 절대화할 필요는 없다. 어쨌거나 그는 미국인이고, 미국 주류학계의 시각에서 한국전쟁을 조망하는 학자일 뿐. 문제는 그의 해석에 대한 과도한 열광과 뒤이은 정체불명의 냉소이다. 그나저나 왜 정작 그의 두 주저는 제대로 번역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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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은 말한다 5
제민일보4.3취재반 / 전예원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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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걸쳐 꼬박 <4.3은 말한다> 전 5권을 읽다..

1945년부터 49년에 걸친 제주의 현대사를 기록한 이 작업은 분량만으로도 압도적이다.

또한 여러 숨겨진 자료들을 발굴하고, 어마어마한 학살의 현장들을 찾아가 증언을 채취하면서, 조각조각난 기억들을 짜맞추고자 시도했던 저자들(제민일보 기자들)의 노고에 실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이런 작업은, 지금이라면 아마 불가능할.. 87년 이후 한국사회의 어떤 거대한 에너지에 의해 의도적으로 혹은 비의도적으로 떠밀려지듯이 이루어졌으리라..

2천여 페이지가 넘는 기록의 페이지페이지마다 기록되어 있는 처참한 학살의 풍경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이지러지게 한다..

<비탄의 공화국>.

 비교적 동질적인 문화를 오랫동안 간직해온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폭력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이 엄청난 폭력의 연쇄, 짐승의 시간들 속에서 어떻게 사람들은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 한국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폭력에서 벗어나 그래도 조금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예전 최정운 선생님은 5.18일야말로 한국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실험실이라고 하신 적이 있었지만, 어쩌면 4.3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자체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이런 4.3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서나 교양서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석범, 현기영 등 문학은 어찌됐건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해왔다. 하지만 역사는, 그리고 더욱 심하게도 사회과학은 여전히 그 전체상을, 4.3에 대한 구조적/사회문화적 이해를 제시하는데 뒤쳐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긴, 이 <멋진 신세계>에서 어느 누가, 과거의 학살의 기록들에 관심을 가지겠는가.. 4.3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자료라고 할 수 있는 이 책마저 현재 두 권을 제외하고는 절판된 상태가 아닌가.. 새로운 작업을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면, 이렇게 힘들게 작업해서 나온 책들이나마 자유롭게 구해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크라우드 펀딩을 해서라도, 다시금 이 책의 재판이 나오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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