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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송도로 이사 간 지 3주가 됐다.
결론은 빡세고 힘들다. 우짜쓸까나.
다음 주에 회식할 장소라고 한다. 숙성 돼지고기가 600그램에 64,000원이라고 하던데 비싸지 싶다. 어쨌든 실컷 먹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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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에서 발굴한 구구가가 카페다.
보통 동료들과 점심 먹고 나서 카페에 들러서 수다를 떤다. 하루 중에 기대되는 즐거움이다.
낮술 먹는 분들이 부러웠다. 아 여기가 카페인가 낮술집인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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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피되어 있는 술병들의 자태가 화려하다.
슬래쉬가 즐겨 마셨다는 잭 다니엘스 술병이 눈에 콕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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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 해돋이 도서관에 가서 재직증명서와 사업자등록증으로 도서관 회원증을 발급받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하지만 정말 오래 전에 인천 중도에서 만든 회원증이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카드 발급이 거부당했다. 리브로피아인가 뭔가로 모바일 카드를 만들라고. 이건 아니지 싶었다.
책이라도 한 권 빌리려고 했으나 귀찮아서 패스.
도서관 분위기는 참 좋더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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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에 있는 재활용 센터에 갔는데 누군가 버리고 간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어떤 물건이든 아는 이에게만 보이는 모양이다. 잽싸게 램프의 요정 앱을 구동시켜 본다. 어라, 이거 팔 수 있는 책인데 그래. 유후, 팔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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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공돈 4,700원을 벌었다. 이런 방법이 다 있네 그래.
그렇게 번 돈으로 저녁에 김밥을 사먹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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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D2 지난주에 두 번 들린 커피샵 앞에 스타워즈 캐릭터가 있더라. 내가 또 예전에 그렇게 스타워즈를 좋아하지 않았던가. 새로 나온 시리즈는 영 그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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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먹은 해물팟타이다. 단가는 11,000원. 맛은 그냥 그랬다.
내가 아는 파타이는 달달구리였었는데 그 맛이 좀 부족하더라. 반다시 드렁킨타이 팟타이를 먹어 보고야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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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보니 치자나무 꽃이 피었더라.
아- 치자나무가 이렇게 생겼구나 기래.
오늘 어머니 생신이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치자나무 사진을 먼저 보내 드리고, 출근길에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셨다. 어머니가 흰꽃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는데 어머니가 무얼 좋아하시는지도 몰랐다니...
불효자가 따로 없구나 그래.
지난주에 찾아뵈러 가서 드시고 싶다는 소머리국밥을 사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셨다.
내가 먹은 왕갈비탕은 아숩게도 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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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꼬맹이가 학교에서 신는 실내화가 떨어져서 사러 갔는데 - 종류도 없고 가격도 비싸서 패스했다.
꼬맹이가 주문한 과자 4가지를 사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두 개는 성공했지만, 나머지 두 개는 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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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앞두고 급번개가 성사돼서 트리플스트릿에 진출했다. 좋을시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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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만난 도제부아 로고다.
이 맥주의 존재조차 모르던 시절이 있었는데, 친구가 사다줘서 알게 됐다.
이게 아마 메히코 비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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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릴린 먼로. 혹은 노마 진 베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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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로 문연 양꼬치 집에서 실컷 먹고 나서 2차로 간 집에서 만난 술병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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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권여선 작가의 소설집을 읽고 있는대 재밌다.
뭐랄까 비슷한 시기를 거쳐온 작가가 그리는 시간이 포로가 된 삶에 대한 서사가 마음에 들었다. 뭐 그 땐 그랬지라는 말도 나오고.
그전에 집중해서 찰스 부카우스키의 시집부터 마저 읽으려고 했는데... 새끼줄이 엉켜 버렸다. 게다가 그동안 고대해 마지 않던 필립 로스의 대체 역사서 <미국을 노린 음모>도 나와서 어제 바로 주문장을 날렸다.
다음주에 나올 예정이라고 했는데 미리 나온 모양이다. 아마 오늘 정도 도착하지 않을까 싶은데. 헛, 카톡으로 오후 3시에서 5시에 온다고 한 책이 아침에 도착해 있었다. 놀랍군 그래.
원래 플랜은 다음주에 회사 근처에 있는 K문고에 가서 바로드림으로 사는 거였는데, 역시 램프의 요정이 스피드에서 뛰어나구나 그래.
아무 것도 안하고 주말 내내 책이나 읽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