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집의 봄가을
우메자키 하루오 지음, 홍부일 옮김 / 연암서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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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작가의 새로운 책만큼이나, 모르는 작가의 책도 즐겨 읽는 편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우메자키 하루오 작가의 <낡은 집의 봄가을>도 그랬다.

 

반전소설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번에 만난 소설집 <낡은 집의 봄가을>에서는 내가 기대했던 강렬한 반전 메시지보다는 그냥 전후 일본의 평범한 일상을 다룬 그런 소설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강렬한 한 방 대신, 소소한 이야깃거리들에 대한 조망이라고나 할까.

 

기세 좋게 태평양 바다를 모두 집어 삼킬 것 같았던 일본이 망조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걸린 시간은 딱 6개월이었다. 결국 세계의 공장 미국을 상대로 한 물량전은 일본의 참담한 패전으로 귀결되었다. 일본군은 2백만 명이 그리고 미군은 40만 정도가 희생되었다고 한다. 민간인들의 피해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으리라. 우리는 지금 먼 서쪽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그야말로 실시간 중계로 보고 있지 않은가.

 

우메자키 하루오 작가는 전쟁의 원인이라든가 전후 일본의 비참한 모습 대신, 점령군 사령관이자 일본 총독 맥아더 아래서 진행되는 일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기묘하게도 화자들은 예술가 그 중에서도 화가들이 많이 등장한다. 관조적인 시선으로 일상을 화폭에 담는 그들이야말로 가장 객관적이라는 저자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일까.

 

전쟁에 대한 기억은 소멸되어야 하는 것일까. 전쟁에 나간 사이, 종군한 남편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 부인은 다른 남자와 살림을 차렸다. 어느 화자는 인근 주점에서 일하는 구미코라는 아가씨에게 눈독을 들이는데 유부남 라이벌이 등장해서 피곤하다. 라이벌이 주점에 진 거금의 외상 술값을 갚아 주는 조건으로 구미코 씨에게 단독 대시를 하고 결혼에 골인하지만 새색시는 폐렴으로 죽고 만다. 그리고 부인이 죽은 뒤 발견한 일기장에서 SS라는 이름을 발견하고는 죽은 부인에 대한 의처증에 빠지는 남자. 이러한 아이러니는 전쟁 중에는 반드시 격멸해야 하는 미영귀축이라 부르며 경멸하던 적군이 점령군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변한 일본인들이 품을 수밖에 없었던 양가적 감정이 떠오르기도 했다.

 

표제작인 <낡은 집의 봄가을>에서는 왠지 낭만적이거나 목가적인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스토리는 전혀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된다. 요즘 말로 하면 전세사기 혹은 부동산 매매사기를 당한 두 남자가 한 지붕 아래서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되는 그런 서사가 중심에 서 있다. 일본 시민들을 전쟁으로 내몬 전쟁지도부는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몇몇 전범들을 처벌하고 무사히 살아남아 다시 부귀영화를 도모했다. 원폭을 필두로 미군의 전략 폭격에서 살아 남은 시민들은 자신들을 그런 비참한 상황에 내몬 이들을 다시 지도부로 모시고 미군의 군정이라는 지붕 아래 좋든 싫든 살아야 했다. 무엇 하나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고, 역사의 청산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현재에까지 도달한 그네들의 역사의 부조리를 보는 듯한 기시감이 곳곳에 묻어 있는 그런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뚜렷하지 않은 기억을 바탕으로 한 <기억>도 인상적이다. 술에 취해 지인과 같이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나는 길이 좁다는 이유로 집 앞까지 가기를 거부하는 택시기사에 대한 항의를 한다. 나라면 아마 그러지 않았을 텐데. 요즘 같으면 SNS에 올라갈 만한 그런 이야기일까나. 화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택시회사에 전화를 해서 컴플레인을 한다. 그리고 그 회사의 담당자는 그날의 택시기사를 데리고 화자를 찾는다. 거의 억지 사과를 받은 화자는 과연 기분이 풀렸을까? 진심이 1도 담기지 않은 사과라면 나는 안 받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사온 화과자도 먹지도 않고 버렸던가, 불살랐던가. 그리고 다시 택시기사와 승객으로 만난 이들은 장기로 신켄쇼부에 들어간다. 웃기는 짜장들이 아닐 수 없다.

 

, <기억>에서 포인트 중에 하나는 자신이 택시기사에게 품은 불만만 뚜렷하고 나머지 부수적인 기억들은 하나도 선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나의 불만 역시 정당한 걸까? 아마 이 사건을 법정으로 끌고 간다면 상대방의 유능한 변호사는 화자의 불투명한 기억을 공격하면서 승소를 이끌어 내지 않았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품어 보기도 한다.

 

마지막의 두 꼭지 낚시 이야기는 한 시절, 어부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낚시에 미쳐 살던 때 생각이 났다. 이야기의 화자는 건장한 청년이라면 모두 전선이나 공장에 나가 전쟁을 치러야 하던 시절에 병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바다의 돌제에 나가 세월을 낚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야했다. 그런데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갯지렁이 같은 낚시 미끼 때문에 오해를 사고, 툭탁거리는 장면을 보니 내 고등어 미끼를 물고 푸른 바다 위를 날던 갈매기 생각이 났다.

 

살아 꿈틀거리는 갯지렁이를 잘못 끊으면 내 손가락들을 가차 없이 물기도 했었지. 광어 녀석들은 미끼를 물고도 모랫바닥에 가만있어서 계속해서 낚싯줄을 올려 봐야 했고, 경박한 도미들이 미끼를 물어대는 어신의 맛이란 정말! 날카로운 이빨의 우럭의 추억도 쏠쏠했다. 이렇게 문학의 힘이란 나의 기억의 저장고 어딘가에 고이 잠들어 있는 추억을 펄떡거리게 만드는 그런 마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동료 낚시 단골이 어떤 사내들에게 잡혀 가는 장면으로 소설집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지 않나 싶다.

 

우메자키 하루오는 거창한 반전 메시지 대신, 패전의 상실감이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가운데 소소한 일상들을 포착하는데 주력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무언가 획기적이고 알싸한 맛을 기대한 나 같은 독자에게는 싱겁다고나 할까. 어쩌면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 대신 회피 기동을 선택한 그들 문학 세계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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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2-03-24 14: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궁금한건데 매냐님은 어느 나라의 책하고 코드가 잘 맞는 편이신가요? 꼭 선택한다면요 ㅋㅋㅋ 전혀 편독이 없으셔서 궁금해요.

레삭매냐 2022-03-24 16:27   좋아요 2 | URL
잡식성 책쟁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추론해 봅니다 :>

전 개인적으로 라틴쪽 작가
들이 코드에 맞는 느낌입니
다.

루이스 세풀베다, 바르가스
요사 그리고 로베르토 볼라
뇨 등을 애정합니다.
 


오늘 아침에 부리나케 중고서점으로 가서 2권의 책들을 사들였다.

하나는 앨런 홀링허스트의 <이방인의 아이> 그리고 다른 하나는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강철왕국 프로이센>이다.



3년 전에 나온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몽유병자들>을 노리고 있었는데 그 책은 수배하기가쉽지 않더라.

 

먹잇감을 노리는 매처럼 그렇게 중고서점에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 두꺼워서 도서관에서 빌린다고 하더라도 언제 읽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기에.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로 사서 읽는다는 보장도 없고. 뭐 그렇다.

 

일단 책의 두께가 보통이 아니다. 대략 천쪽이 넘어가는 태세다. 사들이면서도 과연 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묻게 된다. 벽돌책 격파단에 가입이라도 해야 하나.



어제 검색해 보니 앨런 홀링허스트의 책인 <이방인의 아이><스파숄트 어페어>가 입고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달뜬 마음에 드디어 입수하나 싶었으나... 그 새 <스파숄트 어페어>는 누가 사간 모양이다. 이 동네에 나랑 책 취향이 비슷한 닝겡이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도대체 누구인가. 너무나 궁금하다.

 

이 책도 만만치 않다. 800쪽 정도. 한숨부터 진하게 나오는구나 그래.

너무 두꺼워서 두 권 모두 사무실에 두고 집에 왔다. 가져와서 좀 펴보기라도 해야 하는데...

 

이달에는 당최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구나. 뭐 그런 달도 있는 법이지.

 

앨런 홀링허스트의 <아름다움의 선><수영장 도서관>은 창비에서 나왔는데, <이방인의 아이><스파숄트 어페어>는 민음사에서 나왔다. 첫 두 권은 역자가 같아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에는 역자도 제각각이다. 가능하면 같은 역자가 한 작가의 책들을 번역해 주었으면 하는데...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게 뭐가 있나 그래.



일요일날 도서관 가는 길에 만난 짬타이거 녀석.

잘 먹어서 겁나 뚱뚱한데 아주 날랬다.

꼬맹이가 추격을 시작해서 사진을 찍기도 전에

언덕 위로 튀어 버렸다. 오 잽싼데 그래 -



언덕 위에서 닝겡들을 바라보는 짬타이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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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3-22 06: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파숄트...는 새파랑님이 가져가셨나 봅니다.라고 하면서 이간질해 보는...🤣

새파랑 2022-03-22 06:55   좋아요 5 | URL
저는 알라딘 직배송으로 구매했더라구요 ㅋ 저 아닙니다 ^^

레삭매냐 2022-03-22 11:26   좋아요 5 | URL
저도 새파랑님 <스파숄트 어페어>
구매하셨다고 해서 깜놀~했답니다.

제것을 슈킹~하셨나 봅니다.
그리하야 저는 다음 기회를 노려
보겠습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2-03-22 10: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방인의 아이>가 벌써 중고로 나왔어요? 쳇 저는 새 책 사서 아직 안 읽었는데.....ㅋㅋㅋㅋ
뚱냥이 귀엽네요.

얄라알라 2022-03-22 11:29   좋아요 4 | URL
저는 잠자냥님과 레삭매냐님 글보고 <이방인의 아이> 머릿 속에 입력입력 하던 차인데
˝벌써 중고로 나왔어요?˝ 물으시는 걸 보니
제 업데이트가 한참 늦은 것 같습니다 ㅎ

레삭매냐 2022-03-22 13:30   좋아요 3 | URL
어디 저희 책쟁이들이 새책을 중고
로 맹그는 기법이 어디 어제 오늘
이야기던가요 ㅋㅋㅋ 다 그런 거지효.

저는 주시하고 있었지만, 저희 촌동네
까지 흘러 들지 않아 기다리던 중이었
습니다. 어제 아침에 바로 달려가서
낚아챔요.

뚱냥스가 제법 날래서 당황했습니다.
잽싼 녀어석~

청아 2022-03-22 11: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천쪽이 넘는다니 레삭매냐님 그런 두께를 구매하신 것 부터 존경입니다.^^*

저는 <아름다움의 선>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두꺼워서 가끔 다정하게 눈길만 주고 있거든요.ㅎㅎ
<이방인의 아이>궁금하네요!

레삭매냐 2022-03-22 13:35   좋아요 3 | URL
<강철왕국 프로이센> 913쪽
<이방인의 아이> 879쪽

다들 과연 벽돌책급입니다 넵.
고저 무모한 만용으로 봐주시길...

전 앨런 홀링허스트의 데뷔작
<수영장 도서관>이 너무 하드
코어해서 쩜... 암튼 그랬다고
합니다.

이제 연세가 좀 드셨으니 갠춘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

사는 건 잽싸게, 읽는 건 찬찬히.

얄라알라 2022-03-22 1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책을 산책로 벤취에 놓고 찍으시는 레삭매냐님 기분(읽고 싶으시던 책 중고서점에서 겟하셔 즐거우신 마음) 막 상상이 됩니다.
저도 책 받아들고 나오자마자 벤취에서 사진 찍어본 적 있어서....과도한 해석인지 모르지만요

책 구하셨다니 축하드려요

레삭매냐 2022-03-22 13:33   좋아요 3 | URL
ㅋㅋ 정확하십니다.
만날 사무실에서 대충 사진 찍다
벤치 컷은 어떨까해서 야외촬영
으로다가 -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03-22 1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강철왕국같은 책은 보통 소장용으로 사기에 중고서적으로는 잘 안나올듯도 하네요. 제 책장에도 저런 별돌 역사책들이 즐비하게 있고 읽지도 않았건만 중고시장에 내어놓을 생각은 일도 없으니 말이죠. ㅎㅎ 그래도 뭔가를 겟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날쌔게 득템하시는 레삭매냐님 멋있으세요. ㅎㅎ

레삭매냐 2022-03-22 19:06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소장각의 책들은 시장에 잘
나오질 않더라구요 ^^

아무리 읽지 않는다고 하더
라도 팔 지도 않는 거죠!!!

만날은 아니지만 이렇게 운
좋게 걸리는 날에는 룰루랄라
랍니다. 감사합니다.

mini74 2022-03-22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강철왕국 뽀대납니다 ㅎㅎ 여름밤 제 소중한 벽돌책으로 모기잡던 남편이 떠오르네요. ㅎㅎㅎ간도 크지 말입니다.

그레이스 2022-03-22 19:03   좋아요 2 | URL
미니님^^
저는 남편책으로(물론 아낄 필요 없는 책이예요^^) 천장에 던져서 모기잡다가 벽지 찢어먹었던 기억이...ㅋㅋ
벽돌책은 무거워서 굼떠요 ^^

레삭매냐 2022-03-22 19:08   좋아요 2 | URL
오옷 간 큰 남자!

저는 지난 번에 읽지도 않은
책 위에 청테이프를 오래 놔
두었다가 표지가 뜯기는 그런
비극을 경험하기도 했답니다.

나중에 읽어 보려고 하니 글
자가 눈에 들어 오지 않더군요.
너무 어려워서리... 뭔 말이야 !

부수적이지만
책의 제목은 <G.H.에 따른 수난>
이었습니다.

라로 2022-03-24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언덕 위에서 닝겡들을 바라보는 짬타이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요!!! 호오~~.
근데 매냐님과 취향이 비슷하면서 행동은 약간 더 빠른(?)닝겐님은
누굴지 저도 궁금해요.
이거 풀어야 하지 않을까요??ㅎㅎㅎ
꼭 누군지 밝혀지길!!

레삭매냐 2022-03-24 16:29   좋아요 2 | URL
예전에 동네 중고 책방에 기다리던
책이 떠서 바로 사러 달려 갔었는데
그 새 채갔더라구요 !!! 오 마이 가뜨!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
하여>란 책이어서 더 놀랐답니다.
세상에나 -

짬타 녀석은 행동이 무지 잽쌌습니다.
 


지난 주에 예약 도서를 주문했다. 그 책의 이름은 바로 오늘 도착한 우메자카 하루오라는 일본 작가-처음 들어보는 그런 작가였다-<낡은 집의 봄가을>이라는 소설집이다.

 

모두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페이지수는 277. 연암서가에서 나온 책이다. 한 권이 더 있는데 그건 이 책을 만나 보고 나서 읽던가 아니면 사서 보던가 결정할 생각이다.

 

제목의 원제는 <보로가노슌쥬>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 “보로는 고물, 넝마 그리고 누더기 같은 뜻이라고 하네. 오래 전에 배운 일본어를 더듬더듬 읽는다. 이래서 어렸을 적에 무엇이든 배워야 하는가 보다.

 


오늘 오후에는 도서관에 들러서 연체된 책들을 모두 반납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는 연체료는 물리지 않고 대신 페널티로 대여일만큼 빌리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까 난 하루 연체했으니 오늘은 빌리지 못하고 내일부터 빌릴 수 있는 거다.

 

방역패스가 해제되면서 도서관에서 책읽는 꼬맹이들이 많이 늘었다.

 

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까 하다가 절친이지만 코로나 시국 때문에 그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냥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짠하고 뭐 그런 친구다.

 

코로나에 걸렸다가 지난 금요일날 해제가 되었다고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휴일인 오늘 그리고 내일도 그동안 못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한다. 사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이맛트로 장보러 다녀왔다. 원래 저녁도 그곳에 있는 칼국시 집에서 해결하는 그런 플랜이었는데 한 명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결국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고 집에 왔다.

 

우리가 정확하게 저녁 7시에 식사하러 들어갔는데 엘베에서 나오는 손님들에게서 술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더라. 그들은 과연 대리기사님을 불러서 갔을까? 난 왠지 그러지 않았을 거라는 느낌적 느낌이 들더라.

 

지난 한 열흘 정도 마음이 다 잡히지 않아 책이고 뭐고 다 손을 놓아 버린 모양이다. 오늘 새 책도 도착하고 했으니 다시 책을 읽어야지 싶다. 우리 책쟁이들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모름지기 책에서 힐링을 얻는 법이다.



아까 참에 이맛트에서 찍은 꽃사진이다.



꽃 장사가 사양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꽃 들고 다니는 이들이 제

법이더라.


가게에서 파는 꽃들은 왜 이리 다 이

쁘고 싱싱하던지.



역시 봄에는 튤립이다.


오래 전에 에버랜드 시절에 그곳으로

떠났던 출사의 추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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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19 21: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오늘 도서관 갔다왔어요. 비가 와서인지 아이들이 많았어요. 도서관 수업도 시작해서 아이들 우렁차게 뭔가를 따라 읽기에 뵜더니 동화구연인지 뭔지 하고 있던데 귀여웠어요. 저도 다시 책을 펼칩니다. ㅎㅎ 도피가 아닌 힐링이 되길 바라면서요 *^^* 주말즐겁게 보내세요 매냐님 ~

레삭매냐 2022-03-19 22:02   좋아요 4 | URL
햇볕이 쨍쨍해야 하는데 아침부터
눈발에 비에... 꾸리꾸리하네요.

낼은 날이 좋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얄라알라 2022-03-20 06:20   좋아요 2 | URL
학교에는 꼬마들이
도서관에도 꼬마들이
~~
게다가 꼬마들이 우렁찬 따라읽기를 했다니
상상만으로도 봄 같습니다.
레삭매냐님 올려주신 꽃 사진 다 좋은 중에서도 두번 째, 라넌큘러스(?) 너무나 예뻐요. 꼬마들 목소리랑 어울리겠다는 상상~~하고 갑니다

레삭매냐 2022-03-20 08:29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 꼬맹이들의 다시 활기
찬 모습을 보니 좋더라구요 :>

앗, 저는 장미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꽃 이름이 라넌큘러스였군요 !

한 수 배웠습니다. 대따 이쁘더군요.

라로 2022-03-21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어려서 일본어를 배우셨군요!! 어쩐지!! 저도 동감입니다, 뭐든 어려서 많이 배워 두면 좋은 것 같아요.

2. 친구 분도 코로나.ㅠㅠ 이젠 정말 언제냐가 문제겠어요. ㅠㅠ

3. 거부권 행사하시 분은 꼬마분??ㅎㅎㅎㅎㅎ(아이들 국수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스파게티는 좋아하지만, 저희집은;;;)

4. 꽃 사진 이뻐요!! 그런데 이 사진은 혹시 새로 장만하신 카메라로 (아니 새로 장만 하셨나요?? 이마트니까 걍 휴대폰으로 찍으셨을까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생각;;;

5. 에버랜드까지 출사를 나가셨을 정도로 예전부터 사진에 열정이 있으시군요!!

레삭매냐 2022-03-21 23:47   좋아요 1 | URL
어려서라기 보다는... 고등학교 때
잠깐 배울 걸로 아주 유용하게 써
먹고 있답니다 ^^

지난 주에 먹으러 갔던 곳이 좋다
고 해서 당근 먹으러 갈 줄 알았
는데 느닷없이 배신을 땡기는 바람
에 그만 -

아직 미러리스 카메라는 땡기지
못했고요, 대신 새로 얻은 핸드폰으
로 찍은 사진이랍니다.

예전에 필름 카메라 시절에 현상과
인화하는 법도 배워서 직접 하곤
했답니다. 그땐 그랬지 ~

가필드 2022-03-22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꽃 색상이 눈이 부시네요 ^*^ 매냐님

레삭매냐 2022-03-22 19:08   좋아요 0 | URL
요즘 꽃집이 되나 싶었는데 -

봄이라 그런지 화사한 꽃들이
아주 잘 팔리더라구요.

오늘도 꽃집에서 꽃 사는 분
을 보았답니다.

반짝반짝 눈이 부셔 지지지지~
 


튤립이 피었다. 그리고 왕수선화도...

지난 9일날 산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꽃 핀 걸 몰랐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꽃이 올라와 있더라.


역시 봄에는 튤립이지.



이건 왕수선화다.

화원 주인 아줌마가 두 뿌리가 달린

걸 골라 주셨는데 아마 다른 녀석도

곧 꽃이 피지 않을까 싶다.


다른 화분에 돌멩이를 두지 않았더

니만 클로버들이 창궐하고 있더라.

오늘 아침에 가위로 김을 매 주었다.



이 녀석은 이름을 몰라서 다음 꽃검

색을 해보니 구절초일 확률이 36%

라고 한다.


내가 뭘 아니 그래. 그런 줄 알아야지.


확실히 봄이 온 모양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내린 눈은 무엇.



어제 유일로보틱스 공모주로 벌어서 오늘

먹은 치킨이다.


익절은 진리고, 공짜치킨은 더더욱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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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3-19 09: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뭔 꽃인지.... 산구절초를 닮긴 했네요. 이파리 보고 산구절초라 짐작해봅니다.
구절초에 목 매는 이유는, 시집 그리운 여우에서 예천 촌놈 안도현이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별할 줄 아느냐고 잘난 척 하는 바람에..... ㅋㅋㅋㅋ

레삭매냐 2022-03-19 15:42   좋아요 2 | URL
오오 산구절초였군요 !

구절초도 모르는데 어찌 쑥부쟁이
를 제가 알겠습니다.

제 철도 아닌데 피는 녀석이 대견
하네요.

청아 2022-03-19 1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내 보고 있을 수 없으니 당연한건데도 꽃들이 부끄러워서 몰래 피는 것도 같아요.ㅋㅋ튤립 반갑네요!!^^*

레삭매냐 2022-03-19 15:42   좋아요 2 | URL
구석탱이에 놓여 있어서
모르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
꽃봉오리가 피어 올라서 깜
놀했답니다 :>

삭막한 집에 꽃이 피니 기
분이가 좋네요.

cyrus 2022-03-19 15: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꽃을 보는 남자 레샥매냐님, 정말 멋집니다! ^^

레삭매냐 2022-03-19 15:46   좋아요 3 | URL
인스타에서 보니 과일 씨로
텃밭을 가꾼 이가 있어서
저도 작년에 해바라기 씨와
들꽃 씨들 그리고 과일 씨들
을 받아서 곳곳에 심었는데
무럭무럭 자라고 있네요.

나중에 분갈이들을 해주어야
하는데 다 일이네요.

mini74 2022-03-19 2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위로 김매기 ㅎㅎ 넘 귀엽습니다. 저희 집 능개숭마도 잘 자라는 중입니다. 해배라기 씨앗도 발아했어요 ㅎㅎ 봄이라 이건 좋네요. 오래오래 살아라 얘들아. 툴립 넘 예뻐요 매냐님 ! 익절 축하드립니다. 저는 저 지하로 ㅠㅠ. 인간의 욕심이란 ㅠㅠㅠ

레삭매냐 2022-03-19 22:04   좋아요 1 | URL
저도 해바라기 씨 다시 한 번
심어 볼라구요... 제가 젤루 좋아하
는 꽃이 해바라기 꽃이랍니다.
올 타임 훼이버릿!

우리 립순이가 무럭무럭 자라니
기쁠 따름입니다.

주식은... 할말하않이라지요 -
익절은 쬐끔 손해는 막심 !!!
고저 존버갑니다요.

그레이스 2022-03-19 2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튤립 사다 심고 구근이 내년에도 꽃을 피우려나 했더니,,, 소모성 구근이어서 가을에 다시 사다 심어야 한다고 하네요
가을에 잊지말고 사다 심어야지 하고 있어요

레삭매냐 2022-03-19 22:06   좋아요 2 | URL
으아아~ 저 그럼 사기 당한 건가요?
화원 주인장 아주머니는 구근이
내년에도 꽃을 피울 거라고 하셨는데
구라였나 봅니다 ㅠㅠ

그럼 저의 노랑이 수선화도? 카흐 -

그레이스 2022-03-19 22:24   좋아요 2 | URL
제가 살때도 화원에서 그렇게 말했어요 ㅠ
그런데 찾아보니...ㅠ
수선화는 아닐거예요
튤립만 그렇다고 읽었어요

라로 2022-03-21 18: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구절초일 확률이 36%인 꽃 아주 예뻐요!! 꽃잎이 많군요.
그리구 저 닭튀김은 거의 완벽해 보이는데 양념은 더 완벽해 보여요!!
보통 양념갈비 양념이 저렇게 찰지지 않고 줄줄 흐르잖아요?^^;;
먹고 싶네요. 츄읍

레삭매냐 2022-03-21 23:48   좋아요 1 | URL
(산)구절초가 군락으로 피어
있으면 그렇게 멋지더라구요 :>

옆지기는 양념이 줄줄 흐르지
않는다고 불만이던데요 ㅋㅋ

아이 츄릅, 또 배가 고파지네요.
 
우에스기 겐신 국내 미출간 소설 21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박현석 옮김 / 현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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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의 호랑이 다케다 신겐에 맞선 호적수 에치고의 용 우에스기 겐신의 화려한 용병술이 돋보이는 서사다. 다만, 너무 부분적이라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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