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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예약 도서를 주문했다. 그 책의 이름은 바로 오늘 도착한 우메자카 하루오라는 일본 작가-처음 들어보는 그런 작가였다-의 <낡은 집의 봄가을>이라는 소설집이다.
모두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페이지수는 277쪽. 연암서가에서 나온 책이다. 한 권이 더 있는데 그건 이 책을 만나 보고 나서 읽던가 아니면 사서 보던가 결정할 생각이다.
제목의 원제는 <보로가노슌쥬>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 “보로”는 고물, 넝마 그리고 누더기 같은 뜻이라고 하네. 오래 전에 배운 일본어를 더듬더듬 읽는다. 이래서 어렸을 적에 무엇이든 배워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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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는 도서관에 들러서 연체된 책들을 모두 반납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는 연체료는 물리지 않고 대신 페널티로 대여일만큼 빌리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까 난 하루 연체했으니 오늘은 빌리지 못하고 내일부터 빌릴 수 있는 거다.
방역패스가 해제되면서 도서관에서 책읽는 꼬맹이들이 많이 늘었다.
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까 하다가 절친이지만 코로나 시국 때문에 그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냥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짠하고 뭐 그런 친구다.
코로나에 걸렸다가 지난 금요일날 해제가 되었다고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휴일인 오늘 그리고 내일도 그동안 못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한다. 사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이맛트로 장보러 다녀왔다. 원래 저녁도 그곳에 있는 칼국시 집에서 해결하는 그런 플랜이었는데 한 명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결국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고 집에 왔다.
우리가 정확하게 저녁 7시에 식사하러 들어갔는데 엘베에서 나오는 손님들에게서 술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더라. 그들은 과연 대리기사님을 불러서 갔을까? 난 왠지 그러지 않았을 거라는 느낌적 느낌이 들더라.
지난 한 열흘 정도 마음이 다 잡히지 않아 책이고 뭐고 다 손을 놓아 버린 모양이다. 오늘 새 책도 도착하고 했으니 다시 책을 읽어야지 싶다. 우리 책쟁이들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모름지기 책에서 힐링을 얻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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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참에 이맛트에서 찍은 꽃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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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장사가 사양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꽃 들고 다니는 이들이 제
법이더라.
가게에서 파는 꽃들은 왜 이리 다 이
쁘고 싱싱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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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봄에는 튤립이다.
오래 전에 에버랜드 시절에 그곳으로
떠났던 출사의 추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