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이란 책에서 ‘오만’에 대한 글을 읽다가 떠오르는 게 있어서 정리해 봤다. ‘오만’을 ‘잘난 척함’으로 대치하여 내 나름대로 써 본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오만하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의 오만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잘난 척을 못 봐 준다. - pek0501
모든 사람은 똑같이 오만하다. 다만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수단과 방법만이 서로 다를 뿐이다. - 라 로슈푸코
모든 사람은 잘난 척하길 좋아한다. 다만 드러내 놓고 잘난 척하느냐, 은밀하게 잘난 척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 pek0501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훈계할 때 선의보다는 오만이 더 크게 작용한다. 우리가 훈계하는 목적은 그들의 잘못을 시정해주려는 것이라기보다 우리 자신은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친구의 잘못에 대하여 충고나 조언을 할 때 우리는 친구의 잘못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보다 자신의 똑똑함과 지혜로움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경향이 있다. - pek0501
자연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육체의 모든 기관을 이토록 정교하게 배치했다. 그런데 우리가 자신의 불완전함을 알고 괴로워하는 일은 없도록 해주기 위해서 오만도 아울러 부여한 듯하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남을 업신여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생긴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싶고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싶고 사업가는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어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가 없다면 세상은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세상을 발전시킨다. 잘난 척 좀 하면 어떤가. 잘난 척하는 재미가 없다면 우리가 세상을 사는 즐거움의 반이 줄어들 것이다. 다만 잘난 척할 때 필요한 게 하나 있다. 잘난 척하면서도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요령이다. - pek0501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