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이 좋아서 사진으로 남겼다.

 

 

 

 

 

 

 


1. 없어지고 있는 것
뭔가 활기찬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뭔가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 이런 게 상실되고 있다. 완전히 상실된 건 아니고 상실되고 있다고 쓰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느끼기 때문. 예전엔 도전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뭔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일을 벌였던 것 같다. 이젠 귀찮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도전 정신이 없어진다는 것은 정신이 늙고 있다는 증거. 정신에 힘이 없어지고 있다. 이성복 저자가 <고백의 형식들>에서 “힘이란 곧 용기이며, 용기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105쪽)라고 말한 것에 공감하는 순간이다.

 

 

 

 

 

 

2. 쓸쓸함
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며칠 전에 말씀하셨다. 밤에 텔레비전을 보다 잠이 들었다가 깨면 허전하고 쓸쓸함을 느끼신다고. 내가 말했다. “누구나 그럴 거야, 나도 그래. 아침에 눈뜨면 허전하고 쓸쓸할 때가 있어.” 솔직한 말이었을까,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한 말이었을까? 분명히 쓸쓸한 기분이 들 때가 있긴 하다. 이게 남들에 비해 정도가 더한 건지, 덜한 건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게 어디 이뿐이랴.

 

 

 

 

 

 

3. 어른들이 해야 할 일
언젠가 인터넷 ‘연합뉴스’(2016/07/08)를 통해 읽은 것.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하느라'가 29.1%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책 읽는 시간이나 장소가 별로 없음' 27.8%, '책 읽는 자체가 지루함' 24.5%,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름' 11.1%, '독서가 또 다른 공부라 생각됨' 4.4% 등이라고 한다.

 

 

학생들에게 독서가 얼마나 재밌는지를 빨리 알게 해 주는 게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인 것 같다. 우선 독서가 재밌다는 걸 알아야 딴 일 제쳐 두고 책을 읽은 게 아닌가. ‘청소년 필독서’라고 말하면서 유익하긴 하되 지루하게 읽힐 책을 끼어 넣는 일 같은 건 삼갈 일이다. 필독서라는 말을 없애고 ‘흥미서’라는 말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흥미로운 책이라는 뜻에서다. 중요한 건 어릴 때부터 책이 재밌다는 걸 알게 해 주는 일이다.

 

 

 

 

 

 

4. 되돌아가고 싶은 시절
되돌아가고 싶은 시절 5위 안에 드는 것 중 하나는 첫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문학 강의를 들으며 다니던 삼십 대 초반의 시절이다.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친정의 대문을 닫고 나오면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매일 아이에게 시달리며 살다가 홀몸으로 외출을 하니 겨드랑이에 날개라도 생긴 듯 몸이 가볍고 마음이 공중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다시 미혼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에겐 육아 문제는 큰 부담이었다. 지금은? 육아 문제로부터 해방되어 좋다. 내 시간을 육아에 빼앗기지 않아도 돼서 아주 좋다. 그런데 그 대신 젊음이 도망가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5. 재미없는 천국
“미혼은 재미없는 천국이고 결혼은 재미있는 지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젠 바쁨이 싫고 한가함이 좋다. 재미보다 한가함이 좋다. 둘 중 하나를 지금 택하라면 ‘재미있는 지옥’보다 ‘재미없는 천국’을 택하리라. 일이 많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일까? 재미없더라도 몸과 마음이 편안한 천국이 좋네.

 

 

재미있는 지옥에선 ‘재미있음’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재미없는 천국에선 ‘천국’에 비중을 크게 두는 걸로 하자.

 

 

반대로, 재미있는 지옥에선 ‘지옥’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재미없는 천국에선 ‘재미없음’에 비중을 크게 두지 말고 말이다.

 

 

 

 

 

 

6. 추석 연휴를 후회 없이 보내기를
가장 잘 사는 건 후회 없이 사는 것.

 

 

후회할 일 같은 것을 만들지 않음이 최선이라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나는 또 생각한다.

 

 

TV 뉴스에 자주 보도되었던 명절 뒤의 사건 소식.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해 부부 사이나 식구들 사이에서 마찰, 잡음이 일어나서 벌어진 사건 소식을 떠올리며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 후회가 없도록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저부터요... 저는 내일 2박 3일로 며느리 역할을 하러 지방에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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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9-13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미혼은 재미없는 천국이고 결혼은 재미있는 지옥! 공감 100배입니다. 언니와 또 다른 입장에서.ㅎ 저는 다시 돌아간다면 연극할 때입니다. 그땐 정말 지겨웠는데 돌이켜 보면 왜 그리도 그리운지... 아니면 아예 명절이 기다려지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던지.

명절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9-13 20:54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땐 명절을 기다렸어요. 그러나 지금은... ㅋㅋ 상상에 맡기겠어요.

스텔라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9-1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추석 즐겁고 좋은 연휴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9-13 20:5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cyrus 2016-09-1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연휴에 기름진 음식, 술을 입에 안 대기로 했어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ㅎㅎㅎ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6-09-13 20:55   좋아요 0 | URL
저는 기름진 음식도 먹고 술도 조금은 마실래요. 그 재미로라도 있어야 일 할 맛이 난답니다.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세실 2016-09-1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아침, 여유로워요~~~
편안한 추석 보냈답니다.
저는 요즘 색연필화 배워요.
일주일에 2번, 2시간씩인데 몰입하는 즐거움이 있답니다. 실력은 없지만!

페크pek0501 2016-09-19 13:58   좋아요 0 | URL
와우 세실 님.
추석 잘 지내셨군요.
저는 편안한 정도가 아니라 즐거운 추석을 보냈답니다.
성묘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튀긴 알감자와 함께 차가운 아메리카노도 한 잔 마시고 사우나도 갔답니다. 마치 가족 여행을 다니는 듯했어요.

색연필화 배우시다니... 왜 저랑 취미가 똑같은 건가요?(으음... 우리는 좋아하는 책도 비슷하고...ㅋ)
저는 연필화를 배웠답니다. 흑색 연필로 그리는 것이죠.
실력 느시면 서재에 올려 주세요. 저도 올릴까 말까 잠시 생각중... ㅋ

가까이 사신다면 제가 님의 색연필화 구경 한 번 가는 건데... 아쉽당...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