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로그를 가진 블로거는 하나의 직무를 가지게 된다. 어떤 직무인가? ‘글을 올린 지가 너무 오래돼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방문자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횟수가 많아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글을 올린다. 아니다. 누군가가 댓글을 쓴 것을 발견하고서 급히 글을 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껴서 올린다. 아니다. 지금 갑자기 소나기가 와서 비 오는 여름밤이 좋아 시시한 글이라도 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껴서 올린다. 아니다. 사실은 지금 듣고 있는 노래 때문인지도 모른다. 존 레논의 Imagine을 듣고 있어서인지도...

 

 

이 노래를 들으니 학교 앞 어떤 다방에서 리포트를 쓰던 시절이 생각난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존 레논, 소나기, 여름밤, 추억 그리고 블로그.

 

 

어울리는 조합인가 아닌가? 

 

 

 

 

 

 

2.
엄밀하게 말하면 깨달은 자는 없습니다.
오직 깨달은 순간들만 존재합니다.
- 스즈키 순류

 

 

엄밀하게 말하면 행복한 자는 없습니다.
오직 행복한 순간들만 존재합니다.
- pek0501

 

 

 

 

 

 

3.

소설을 쓰겠다고 하다가 몇 년이 지나 소설을 포기하고 문학 평론을 공부하기로 했다는 작가 지망생에게 어떤 선생님이 말했다. “소설이 안 되니깐 이제 평론이래.” 이 말을 듣고 본인은 물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웃었다. 오래전의 일이다.

 

 

그 선생님이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기 좋아하게 된 나를 보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글이 안 되니깐 이제 사진이래.”

 

 

 

 

어떤 절에 있는 연꽃. 꽃보다도 넓은 잎사귀가 맘에 들어 사진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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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8-2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ㅋ 누군가의 댓글을 보고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올라와요 ㅋㅋㅋ
사진에 찍힌 저 뜨거운 햇살이 느껴지네요 와우 사진 굳 ㅎ

페크pek0501 2016-08-25 21:1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댓글을 보고 글을 올려야겠단 제 생각에 공감하시다니 반가워요. 그렇더라고요.
이렇게 댓글을 달아 주는 분도 있는데 글을 올려야지, 이렇게 돼요.

비가 왔나 봅니다. 창문이 젖은 것을 보니 시원한 느낌이 드네요. 여름이 물러날 채비를 하고 있는 듯해요.

사진, 잎사귀가 정말 잘생겼죠? ㅋ

댓글 고맙습니다.


cyrus 2016-08-2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백 기간이 길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면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페크pek0501 2016-08-25 21:21   좋아요 0 | URL
흠흠... 자꾸 공백 기간이 생깁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날씨도 덥고 해서 열심히 살기가 싫은 모양이에요. 게으름의 의자에서 책만 보며 살고 싶은 모양이에요.

이곳 알라딘에서 좋은 분들 많이 알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16-08-2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그제 소나기 오니까 좋긴하더라구요.
일본은 물난린데 우린 가뭄이고. 고르지도 못해요.
평론도 쉽짆않죠. 아, 글 쓰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ㅠ

페크pek0501 2016-08-25 21:24   좋아요 0 | URL
오늘 저녁도 소나기가 왔어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비 올 줄 알았지요.
홍수도 문제, 가뭄도 문제... 적정선이 늘 문제군요.
평론은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죠.
흠흠... 저도 글쓰기가 어려워 글을 자주 올리지 못하고 있잖아요.

좀 무식해져야겠어요. 무식해서 용감한 사람이 되자, 이러면서... ㅋㅋ
고마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