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2015년 2월 25일에 단상(109)를 올렸다. 그런데 며칠 뒤에 그 글을 읽어 봤더니 고쳐야 할 게 눈에 띄었다. 틀린 것도 있었고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고치면 더 좋을 것도 있었다. 어떤 때는 귀찮아서 그냥 놔두기도 하지만 이번엔 다 고쳤다.

 

 

이런 것들이다.

 

 

1.
고치기 전 : 학교란 곳이 원래 인사는 서로 되게 잘한다.

 

읽어 보니 잘 읽혀지지 않는다. ‘되게’를 빼니 잘 읽혀진다. 잘 읽혀지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

 

고친 후 : 학교란 곳이 원래 인사는 서로 잘한다.

 

 

 

 

 

 

2.
고치기 전 : 위의 글의 그녀처럼 돈을 쓰는 방법이든 다른 방법이든 나 자신이 시작해야 한다는 것.

 

‘위의 글의’에서 ‘의’가 두 번 반복되어 하나를 빼기 위해 고쳤다. ‘의’는 되도록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

 

고친 후 : 윗글의 그녀처럼 돈을 쓰는 방법이든 다른 방법이든 나 자신이 시작해야 한다는 것.

 

 

 

 

 

 

3.
고치기 전 :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책이어서 두 번은 읽어야 잘 정리해서 쓸 수 있을 듯하다.

 

‘있을 듯하다’가 어색하게 읽혀져 ‘있을 것 같다’로 고쳤다. 자연스럽게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

 

고친 후 :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책이어서 두 번은 읽어야 잘 정리해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4.
고치기 전 : 예를 들면 수학과 관련한 서적만 보는 대학교수나 건축학 서적과 관련한 서적만 보는 대학교수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면’을 ‘예를 들어’로 고쳐야 문맥이 잘 맞을 것 같아 고쳤다.

 

고친 후 : 예를 들어 수학과 관련한 서적만 보는 대학교수나 건축학 서적과 관련한 서적만 보는 대학교수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5.
고치기 전 : 통계에 따르면 암에 걸린 사람들 중에서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은 3분의 1가량이 된다는 글을 인터넷을 통해 본 적이 있는데(이 통계는 매번 다르게 나와서 신빙성이 없긴 하지만), 아마 나도 그 3분의 1에 속할 것 같아서 미리 예방 차원에서 공부를 해 두고 싶은 것.

 

‘아마’를 빼야 문맥이 잘 맞는 문장이 되므로 뺐다.

 

‘미리’는 ‘예방’이란 낱말의 의미에 포함된 말이므로 ‘의미 중복’이 되기 때문에 뺐다.

 

(예방의 뜻 :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

 

고친 후 : 통계에 따르면 암에 걸린 사람들 중에서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은 3분의 1가량이 된다는 글을 인터넷을 통해 본 적이 있는데(이 통계는 매번 다르게 나와서 신빙성이 없긴 하지만), 나도 그 3분의 1에 속할 것 같아서 예방 차원에서 공부를 해 두고 싶은 것.

 

 

 

 

 

 

6.
고치기 전 : 설령 책을 많이 읽어도 똑똑해지지도 않고 지혜로워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독서가 무가치하다고 여겨질지라도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의 이득이 있지 않은가?

 

‘다음의 세 가지의’에서 ‘의’가 두 번 반복되어 하나를 빼기 위해 고쳤다. ‘의’는 되도록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

 

고친 후 : 설령 책을 많이 읽어도 똑똑해지지도 않고 지혜로워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독서가 무가치하다고 여겨질지라도 최소한 다음 세 가지의 이득이 있지 않은가?

 

 

 

 

 

 

................................................
사람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저는 이것이 최선이라 여겨서 고쳤습니다.

 

이렇게 글쓰기란 ‘문장을 갖고 노는 놀이’이기도 합니다. 
즐거운 놀이입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장소] 2015-03-0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런게..있군요. 자신의 글도 보고 고침을
습관처럼 ~
기록하시는군요.
하나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5-03-05 12:31   좋아요 1 | URL
이 싱거운 글에 댓글까지 달아 주시고 감사합니다. 꾸벅~~

stella.K 2015-03-04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이어요.
저도 페이퍼 올려 놓고 나중에 다시 보면 고칠 게 보여서
자꾸 고치게 되요. 안 고치면 괜히 민망하고 근질거려서...ㅋㅋ

[그장소] 2015-03-04 21:08   좋아요 0 | URL
아..그게 탈고의 과정이겠네요.
페이퍼이기에 가능한..기능이고요.
신문이나 좀 넓은 의미의 매체라면 정정보도를 해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 작가들이 원고지에 쓰고 퇴고까지 수없이 고민하는 그 시간이..우리는 단축된 것.이라는 ..즉흥적이라고 봐야하나..페크님의 새로운 글놀이의 면모가 아니었다면..돌아보지않았을 지도 ....아무튼 좋은 개기 입니다.

페크pek0501 2015-03-05 12:31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도 고칠 때가 많은가 보군요.
으음~~ 그래서 저는 글쓰기보다 독서가 더 좋아용... 헤헤~~

페크pek0501 2015-03-05 12:35   좋아요 1 | URL
그장소 님의 정정보도 말씀을 읽으니 겁나는군요. ㅋ
예전에 어디에 기고한 적이 있는데 인터넷으로 보니 틀린 데가 있더라고요.
고칠 수도 없고...
완벽주의라는 게 좀 피곤해서 대충 살고 싶은데 글쓰기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 완벽주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힘든 작업이에요.

양철나무꾼 2015-03-04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가 쓴 글을 다시 읽고 고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쓴글이나 책들을 읽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님의 이 작업을 보니 좋은 글은 거저 나오는게 아닌가 봅니다. 많은걸 배우고 갑니다, 꾸벅~(__)

[그장소] 2015-03-04 21:13   좋아요 0 | URL
저도 다른 글들을 보며 형식미나
그런것을 보지..세세한 것까지 이리 보나..생각 지도 못했어요.
디테일이라고 하나..ㅎㅎㅎ
어쩐지 습격을 당한 기분이예요.
깜짝 놀랐어요.
몇번 이게..뭔가..지나치며..다른책 알리는 건가..참 재미없게도..알리신다.고 생각했어요.
자세히 읽어 볼 마음이 안 들었어요..이런 건 줄..모르고..
깊은 글 쓰기의 내습 입니다.
완전 기습 당한 ㅎㅎㅎ 그렇지만 즐거워요.

페크pek0501 2015-03-05 12:3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 님이 많은 걸 배우고 간다고 하시니 영광인 걸요.
제가 님한테 배워야죠.^^
어쨌든 이 싱거운 글을 보시러 왕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15-03-05 12:41   좋아요 1 | URL
어쩐지 습격 당한 기분...깜짝 놀람... 깊은 글쓰기의 내습...

와우! 호평이네요.

그냥 잊지 않기 위해 정리를 해 보자, 그랬습니다.
창피한 일이기도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라는 것에 가치를 두면 되는 것이죠.

댓글 많이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장소] 2015-03-0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피한 일..은 ㅡ전혀 돌아볼 줄 모르던..이런 무지한 이
한테나 통하는 말이..그런 경우 일 것이고요.^^ 그래서 완벽주의를 추구하신다는데..또 놀라고요..
감상주의에 빠진 제 글이 부끄럽기만 하네요. 그래도 제 새끼..아끼듯 그래야겠죠..?!

많은 분들이 아시고 혹은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어요.

도움도 되고, 자극도 받는 기회가 되길..

그런 글을 보여주신 멋진 페크님도..
오늘 내내 안녕한 하루 보내시고요.^^
따듯한 미소를 날리며~

페크pek0501 2015-03-05 23:44   좋아요 1 | URL
하하~~ 저도 따뜻한 미소를 날립니다.
고맙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