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세먼지가 많아서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황사 때문에 봄이 싫어졌는데 이젠 겨울에 미세먼지라니. 별 게 다 속 썩인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걷는 운동 삼아 친정에 가려 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갈 수가 없었네. 시장에 가서 사 올 게 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갈 수가 없었네. 청소할 땐 이불을 털기 위해 창문을 여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열 수가 없었네. 부엌에서 가스 불을 쓸 땐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열 수가 없었네. 미세먼지 하나가 참 불편하게 만든다 싶었다.
어제 처음으로 발령됐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오늘 해제되었다. 창문을 통해 확인해 보니 어제 희뿌옇게 보이던 먼 산이 오늘은 선명하게 보인다. 와우, 신난다. 오늘은 밖에 나가도 되겠다.
평상시에는 공기의 존재 같은 건 아예 생각하지 않고 사는데 이렇게 불편을 겪고 나니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전쟁이 나 봐야 평화의 소중함을 알듯이. 병이 나 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듯이.
티브이 뉴스를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에 폐암을 유발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 “현재 서울 평균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으로 돌아왔으나 주말에는 다시 중국에서 날아온 스모그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이 전망되고 있다.”(한국경제, 2013-12-06)고 한다.
그러니 앞으로 공기 맑은 날이 되면 감사하는 마음이 될 것 같다. 이런 것까지 감사하며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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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왜 이 문제에 대해 글을 쓴 블로거가 없는 거지?
나만 심각하게 생각한 건가?
글이 내 눈에 띄지 않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