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러분이 만약 미혼자로 맞선을 보게 된다면 상대자의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겠는가? 상대자의 외모, 재력, 학력, 성격, 매력, 분위기 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게 많겠지만 딱 한 가지만 택하라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지금의 나라면 상대자의 ‘생각’을 가장 중요히 여기겠다. 상대자가 인종 차별주의자라든지 남성 우월주의자라면 아무리 결혼에 유리한 조건을 다 갖추었어도 호감을 갖기 어려울 것 같다.
젊은 날의 나는 맞선을 볼 때면 상대의 외모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결국 내 눈에 미남으로 보이는 사람과 결혼했는데 남편은 인종 차별주의자도 남성 우월주의자도 아니다. 새삼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2.
행복이란 게 특별한 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깨닫게 해 준 건 코로나19다. 평범한 일상 속에 행복이 있었는데 다만 그걸 알지 못했을 뿐이라는 걸 코로나19가 일깨워 주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던 날들이, 감염병을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그 평범한 날들이 그립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니리라.
3.
나를 한 번만 봤을 뿐인데 두 번째 만나서 아는 척을 하는 이를 보면 그 기억력에 놀라곤 한다. 또 요즘은 마스크를 써서 내 눈과 머리만 보일 터인데 나를 알아보는 이를 볼 때도 놀라곤 한다. 이런 이들은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반대로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해 불편을 겪곤 한다. 상대방은 나를 알아보는데 나는 상대방을 어디서 본 건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시를 외우거나 영어 단어를 외우는 건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왜 사람 얼굴은 기억하기 힘든 것일까. 나는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참고로 정해진 장소에 자동차를 잘 주차하려면 ‘공간 지각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한다. 사람마다 능력이 제각각인 게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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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글을 뽑을까 생각하다가 다음 두 권의 책에서 뽑았다.
(큰활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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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힘들어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 일로 해서 사람 보는 안목이 생기고 연애 심리도 이해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일어나버렸는데 그걸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무조건 잘될 거다’ 하는 낙관이 아니라, ‘일어나버린 일은 항상 잘된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거기서부터 출발하면 어느 상황에서든 배울 수 있고, 그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지혜로운 조언도 해줄 수 있게 됩니다.
- 법륜, <인생 수업>, 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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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일보다 실패한 일에서 배우는 게 많다는 사실이 실패자에게는 위로가 된다. 그리고 시련을 겪어 봐야 훗날 자식이 어떤 시련을 겪을 때 부모로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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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시를 쓰고 싶다면, 고기는 고기가 아니고 의자는 의자가 아니며 물은 물이 아니어야 합니다. 대단한 능력이 필요한 일은 아닙니다. 대상을 보이는 대로 보지 말고, 그 너머에 닿으려 해보시기 바랍니다.
- 박연준, <쓰는 기분>, 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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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는 실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패함으로써 성숙해지고 겸허해지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