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비친 풍경 때문에 사진이 그림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을 해봤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글쓰기의 장점에 대하여.

 

 

글쓰기는 취미로 좋은 것 같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되니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고 또 요즘은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는 집이 많아서 컴퓨터를 사용해서 글을 쓰면 되니까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 악기 연주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내가 만약 기타를 치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기타를 사야 하니 비용이 들고 기타 소리가 나니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비해 글쓰기는 장점이 있는 취미라고 할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을 해봤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글쓰기의 무익함에 대하여.

 

 

글을 쓰는 데 내가 투입한 노동력과 시간을 다른 무엇으로 보상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설령 원고료를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적은 금액이기 때문에 일한 만큼 대가가 돌아온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글을 쓴다고 해서 사람이 확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글을 쓰면서 배우는 게 많은 건 사실이나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실천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가 무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 시간에 차라리 돈을 버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여기까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을 써 봤다.

 

 

다음 글은 김봉곤 작가가 쓴 글인데 적절하게 표현한 것 같아 옮겨 본다.

 

 

...............
몇 년간 같이 습작을 해온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예술이랍시고 하는 거, 면봉이나 이쑤시개 만드는 것보다 세상에 하등 쓸모없는 일일지도 몰라.” 나는 맞아 맞아 맞창구를 쳤고, 우리는 정치적 올바름 따위는 내팽개치고 우리를 더 불행한 사람으로 포장할 것들을 끌어왔다. 그러나 그 친구도 나도 안다. 우리가 모든 기회비용을 내팽개치고 몰두한 비생산적인 공부와 창작활동이 무엇보다 좋은 것이라는 걸. 그것을 세상에 내어놓지도 못하고, 내어놓은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영화를 보고 만들고, 글을 쓰는 행위가 이제는 삶을 살아가는 한 수행 방식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아주 저렴한 비용에 행복해질 방법을 아는 사람일
지도.(‘Auto’, 208쪽)

 

- 김봉곤, <여름, 스피드>에서.
...............

 

 


나 아니어도 글을 쓰는 작가들은 많을 테니, 글을 쓰는 시간에 차라리 삶에 더 유익하고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볼 때가 있다. 특히 글이 안 써져서 글을 쓰기 싫을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서 공감할 사람이 많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은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입담 좋은 작가의 소설집으로
동성애자인 남자들의 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을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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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5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15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감 2019-03-15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특히 글 잘쓰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내글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때가 많아요 하하하

페크pek0501 2019-03-15 16:10   좋아요 1 | URL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것 같아요. 작가들뿐만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글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그 수가 엄청 많아 굳이 나까지 보탤 필요가 없음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글 쓰는 행복을 포기할 수가 없죠. 결국 타인에게 읽히기 위한 글을 쓰는 거지만 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쓰는 셈이다, 라고 정리가 됩니다.

물감 님이 올리시는 리뷰를 보면 어떻게 후딱(물론 후딱은 아닐 테지만...) 그렇게 리뷰를 써서 올리실 수 있는지 존경스럽습니다. 하하하~~~

2019-03-15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15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9-03-15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봉곤의 말이 맞긴 한데 정말 언제 글 써서 돈을 버나?
이건 돈 버는 것과 상관없는 유희로 봐야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ㅠ

저도 저 책은 아니지만 김봉곤의 단편을 얼마전 읽었는데
생각 보다 딱히 재밌진 않더군요.
자기 얘기를 마치 일기를 소설처럼 쓰는 것 같은데
정지돈도 그렇고 앞으로 젊은 작가들은 이런 식으로 소설을 쓰겠구나
싶더군요.

페크pek0501 2019-03-15 23:08   좋아요 1 | URL
바쁘신 스텔라 님이 오셨네요. 이메일로 님의 글을 잘 받고 있습니다. 저로선 할 수 없는 일을 하십니다. 스텔라 님은 능. 력. 자. ㅋ

김봉곤의 소설집에 6편이 실렸는데 2편의 단편이 별로였고 4편은 괜찮았어요. 정말 일기를 소설처럼 소설을 일기처럼 쓰더군요. 생각 조각들을 이어붙인 것도 같고 마구 편하게 낙서하듯 쓴 것도 같고 그래요. 그래서인지 젊음이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어떤 글은 꽤 잘 썼어요. 이런 글쓰기도 유행이 될 수 있겠지만 독자들이 선호할 것 같진 않습니다. 노래로 말하면 랩, 정도가 되려나요...

바쁘실 텐데, 댓글 감사합니다.

2019-03-16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18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3-15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한 두 권 정도 살 수 있을 정도의 원고료나 받아봤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정말 열심히 글을 쓸 것입니다. 저는 글이 생산성과 무관하다고 해도 계속 쓸 것입니다. 글을 쓰는 가장 원초적인 목적이 ‘앎에 대한 표현’이니까요. 글을 통해 내가 무엇을 안다고 표현하는 것은 곧 나 자신의 생각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죠. ^^

페크pek0501 2019-03-15 23:16   좋아요 0 | URL
님은 이달의 당선작의 단골이시니까 책 한두 권은 사시지 않습니까? 하하~~
그런데 돈으로 받는 건 기분이 다르겠지요? 예전 2005년도인가 조선일보에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짧은 글인데도 주 1회 원고료를 20만원 주더군요. 한 달이면 4주니까 80만원을 받게 되지요. 제가 리포터가 아니라 유명인사였다면 더 많이 주었겠지만... 그 정도라도 황송합니다, 이지요.
님처럼 꾸준히 쓰시면 앞으로 좋은 일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저도 꾸준히, 라는 무기를 가지고 삽니다. 좋은 금욜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