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화가 왈칵 치밀어 올라 내 삶이 종이라면
구겨서 쓰레기통에 쑤셔 넣고 싶은 날.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나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져 내 삶이 신발이라면
다른 이의 신발과 살짝 바꿔 신고 싶은 날.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이불 뒤집어쓰고 눕거나
‘아무 일도 없었어.’ 하는 표정으로 책을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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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렇게 느꼈다는 것은 아닙니다.

살다 보면 그렇게 느껴지는 날이 있습니다.

제 글이 모아져 있는 폴더에서 이 글이 오늘 눈에 들어와서 올립니다.

 

 

 

 

 

 

 

 

물이 너무 맑아 바닥이 훤히 보입니다. 이달에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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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8-21 0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베르토 망겔은 스스로 위로할 때 침대 머리맡에 책을 놔둔다고 합니다. 아마도 망겔도 ‘아무 일도 없었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을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8-08-21 13:49   좋아요 1 | URL
침대 머리맡에 책을 놔두는 것, 이해가 됩니다.

저는 기분이 안 좋을 땐 저를 책에게 그냥 맡깁니다. 마치 위로를 받는 행위인 듯.
아무 일도 없는 듯한 표정이 지어지는 건 책에 빠지면 머릿속엔 온통 책 내용만이 가득차서지요. 딴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는 거지요.

좋은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렇게 해봐야겠어요.

감은빛 2018-08-21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날이 있죠.
저는 너무 자주여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 날엔 친구랑 밤늦도록 수다를 떨거나,
아무 생각없이 다 때려부수는 액션 영화를 보거나,
혼자 책을 읽으며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좀 풀리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8-08-22 21:1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공감하시는군요. 그런데 자주, 가 아니라 어쩌다 한 번, 이어야 할 텐데요...
남자든 여자든 수다가 제일이군요.

다음에 저도 술을 마시며 책을 읽으면 어떤 기분일지 알아봐야겠네요.
요즘 통 술 마실 기회가 없네요. 술 마시자고 불러내는 친구가 있어야 말이죠.ㅋ

저만 그런 걸 느끼는 게 아니었다는 확인은... 반갑군요.
그러나 힘냅시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8-08-22 0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런 날들이 있어요. 크고 작은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다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럴 때 좋은 해소법을 사람마다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를 생각해보면, 잠을 자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차분해지는 것도 좋았어요.
잠이 부족하거나 피곤할 떄는 조금 더 예민해지는 떄가 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어느 때에는, 그런 생각이 들면 그 생각이 나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잠깐 움직이는 것도 좋았어요. 공간이 바뀌면 그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의 전환도 조금 더 잘 되는 것 같고요.

문제는 그런 생각이 들 때 그 생각을 참느라 다른 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을 때 같아요.
그 때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고, 그냥 계속 같은 생각을 하면서 불편한 기분이 조금 더 오래가거든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평소에 좋아하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 기회에! 하는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낫겠지, 같은 생각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페크님, 날씨가 많이 시원해졌어요. 낮에는 덥지만 저녁에는 많이 시원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좋은 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8-22 21:1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수면 부족이면 괜히 예민해져서 작은 문제도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충분히 잠자고 잘 먹고 그래야 기분도 괜찮아지지요.

좋은 방법입니다. 장소의 이동... 효과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엔 그런 기분이 들면 산책도 효과가 있습니다만, 그런 기분에는 움직이는 게 싫으니까 안 나가게 되더라고요. 누가 불러낸다면 아마 기분 전환이 될 것 같습니다.

태풍 주의하라는 예보가 있던데... 잘 살피시고...
서니데이 님도 좋은 하루 매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