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나일까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5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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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초청강연을 앞두고 구입, 6학년 건주와 은찬이의 진정한 자아찾기!푸른문학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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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 대한 엄마의 육감은 적중할 때가 많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기숙사에 있는 고딩 아들을 만나려면 주말 6시 이후 2시간만 면회가 허용된다.
엄마가 기숙사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불편할까봐, 짐을 넣어 준 첫날을 제외하곤 들어가지 않고
아들이 빨래감을 챙겨갖고 나오면 차 속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어제도 남편은 얼른 다녀와서 저녁을 먹겠다고 했지만, 가기 전에 저녁을 먹게 했다.
그래야 느긋하게 차 속에서 간식도 먹이고 아들 이야기를 들으며 끈끈한 모자의 정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녀석은 처음엔 묻는 질문에 단답식 답변을 했지만,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화가 그리운지, 이젠 묻지 않는 이야기도 곧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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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정의의 편에 서고자 해도, 자신에게 닥칠 불이익 때문에 비겁해질 때가 참 많다. 우리 아이들이 선생님께 반박한 일에 대해서도, 스스로 판단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비겁하게 물러서지 말라고 한다. 부당함에 대해 그렇게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정의사회가 구현되리라 믿기 때문에... 

엄마인 나도 그렇지만, 어른들은 비겁하게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나이도 어린 녀석이~ " 운운하면서 입을 막으려 한다는 걸 우린 모두 알고 있다.

 


 
<미친 교육 종결자>댓글 달기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2000원 적립금에 당첨되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10302_kaema

티끌모아 태산이다.
알라딘에서 이달의 당선작이나 땡스투 적립금도 모으고, 각종 이벤트의 적립금을 모아모아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문제집을 사주고, 지인에게 선물도 하고, 내가 보고 싶은 책도 산다.

우리 아들이 같은 과목에 두세 권의 문제집을 사게 하는 게 부당하다는 것도 미친 교육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펴보지도 않는 교과서를 무조건 사게 하고,
교과서는 제쳐두고 사설 문제집만 가지고 수업하는 것은 또 얼마나 웃기는 짓인가! 
공교육도 사교육도 모두 미쳐돌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했던 건 옛말이다.
대한민국의 미친교육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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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의에 대한 저항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11-04-05 11:47 
    * 불의에 대한 저항우리 애들은 나를 닮았는지, 아니면 내가 그렇게 키웠는지... 불의에 저항하는 마인드가 강하다.순오기님의 글을 읽다가 제 자신을 비추어 생각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씁니다. 저는 머리가 나쁘기도 하지만 좋은 면도 있어, 어떤 사람이 명시적이던, 암묵적이던 명제가 주워졌을 때, 신속하게 그 나름대로 가치판단을 하게 됩니다.대화 상대가 수평적일 때는 논쟁,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고 합의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여기서
 
 
2011-04-04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11-04-04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아드님을 두셨네요,
그리고 엄마랑 이런 대화를 나눌 수있는 아드님과의 관계도 많이 부럽습니다,아드님과 선생님의 관계도 오늘 바로 화해 되었으면 좋겠네요,. 선생님이 아이들 마음을 좀 많이 너그럽게 해아려 주시면 좋으련만,,,,

순오기 2011-04-05 08:33   좋아요 0 | URL
선생님께 조목조목 따진 걸 잘했다고 할수는 없지만, 잘못했다고 하기도 어렵더군요.
그래도 같이 이야기를 하고 나니 마음이 풀렸대서 다행이지요.
선생님께 기대하는 걸, 사실 우리 부모도 잘 못하고 있으니 반성할 수 밖에요...

세실 2011-04-05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아직도 로비를 받는 샘이 계시다니요.... 씁쓸하네요.
용기있는 아드님이 기특하지만, 소소한 곳에서 부딪힐까봐 걱정스럽네요.

순오기 2011-04-05 08:36   좋아요 0 | URL
운영위에 올라온 부교재 채택 출판사도 아닌 거 같아 확인해 봐야겠어요.
우리 아들이 선생님께 갈때는 일이 그렇게 될거란 생각을 못했답니다.
성격이고 성향이라 고치긴 어렵지만 경험을 통해 나름의 지혜를 얻겠지요.
대학가면 '시위'를 해보고 싶대요.ㅋㅋ

책가방 2011-04-05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큰아이가 (좋은 게 좋은) 성격이라면, 작은아이는 (아닌 건 아닌) 성격이랍니다.
두 성격 모두 장단점은 있겠지만... 역시 작은아이가 더 힘들더라구요.^^
작은아이가 초등저학년때... 뭔가를 잘못했길래 혼을 낸 적이 있었거든요.
울면서도 제 할말은 다 하는게 어찌나 맹랑하던지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ㅋ
"근데요... 훌쩍, 엄마가 했던 말씀중에요.. 훌쩍, 말이 안되는 게 하나 있는데요.. 훌쩍.."

아닌 걸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용기... 어른인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답지 못한 선생들이 설 자리가 하루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11-04-05 23:26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소나무집 2011-04-0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도 엄마도 정말 화가 나는 일이에요.
선생님의 요지는 사라면 살 것이지 뭔 말이 많아? 이거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따짇지고 드는 학생이 하나쯤은 있어야 선생도 다음엔 한 번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응원해주는 담임샘이 있어서 든든하네요.^^

순오기 2011-04-05 23:27   좋아요 0 | URL
그러죠~ 뭔 말이 많냐?ㅜㅜ
담임샘을 정말 잘 만났어요~ 옆반에서 부러워하는 선생님이죠.^^

꿈꾸는섬 2011-04-06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엄마와 아들, 두분 다 멋지네요. 옳은 소리하는 걸 선생님은 잘 못 견뎌하시는 것 같아요. 예의 운운하시면서 말이죠. 제발, 선생님들은 도덕적이셨으면 좋겠는데...꼭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이 계신 것 같아 걱정이에요. 그래도 담임샘은 정말 좋으시네요.^^

순오기 2011-04-07 12:51   좋아요 0 | URL
역시 속에 뭔가 쌓여 있을 땐~ 말로 푸는 게 제일 좋은 듯해요.^^
다시 공부할 힘을 얻었다니 됐지요~~~~ 학부모의 희망사항도 조금씩 이루어져가리라 믿어요.

2011-04-06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4-07 12:52   좋아요 0 | URL
훌륭하기보단 자신의 뜻을 피력하는데 좀 서투르지 않았을까~~~~ 해요.
선생 된 모든 어른들에게 해당되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포함해서요.^^

sslmo 2011-04-07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빌 언덕이라고 하죠.
님의 아드님에게 그래도 비빌 언덕이 여럿 있어 든든하겠어요.
자기 자신 말고도 비빌 언덕이 있다는 거, 아주 큰 힘이잖아요~^^

순오기 2011-04-07 12:53   좋아요 0 | URL
비빌 언덕~~~~~ 참 좋은 비유네요.
언제나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부모면 좋겠지요~^^

2011-04-07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8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04-12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아드님이네요. 저는 사실 이런 사람이 제일 부럽습니다. 하고 싶은 말 할 수 있는 사람~ 사실, 제가 그러고 살지 못 해서 우리 아이는 그렇게 살았으면 싶은데, 우리 아이가 그렇게 살게 하려면 엄마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니... 순오기님은 잘 키우셨어요. 그리고 확실한 마무리까지~ 훌륭한 부모의 모습을 보며 또 한수를 배웁니다.

순오기 2011-04-12 08:14   좋아요 0 | URL
아들은 말이 없어 나를 안 닮은 줄 알았는데~~~ 커 갈수록 내 속에서 나온 녀석이라는 게 실감납니다.
좋든 나쁘든 속일 수 없는 유전자라는 걸 인정하게 된달까요.ㅋㅋ

푸른학 2011-05-01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안녕? 기숙사에 쳐박혀 있으니까 처음으로 엄마 서재에도 와보네.ㅋㅋ
앞으로도 시간 나면 자주 올게~

순오기 2011-05-01 00:22   좋아요 0 | URL
아들 웬일이니?
자주 오면 안되지~~~~~~ 열공해야지!^^
 

대전에 사는 분들, 책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어 

푸른책들의 책읽는 가족에서 업어 왔습니다.^^

 * 일   시 : 2011. 4. 2 (토) 오후 1:00~3:0

* 장   소 : 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동 126-4번지 신진상가 109호 꾸러기어린이도서관 

* 내   용 : 작품 창작 배경과 선생님 이야기

 * 담   당 : 이성순 선생님



* 일   시 : 2011. 4. 8 (금) 오전 10:30~12:30
 
* 장   소 : 대전시 서구 용문동 594-1번지 도산회관 5층 대전 YWCA 강의실 
 
* 내   용 : 대전 YWCA 동화작가초청강연
 
* 담   당 : 송안나 선생님


   명 창 순

명창순 선생님은 1968년 대전에서 태어나 2004년 장편동화 「안녕, 사바나 」로 제1회 건국대학교창작동화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 공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독서치료 사례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독서치료 관련 강의와 아동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안녕, 사바나』, 『울어도 괜찮아』 『독서치료의 첫걸음』이 있습니다.

   

 

 
내가 읽은 명창순 선생님 작품은 <울어도 괜찮아>와 <독서치료의 첫걸음> 뿐이지만  

독서지도에 관심 있는 분, 특히 독서치료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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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4-01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정보가 많으신 순오기님^^
대전에 사시는 분들 좋은 시간 갖겠어요.^^

순오기 2011-04-02 20:16   좋아요 0 | URL
책읽는 가족 사이트에 매달 작가 강연회 소식이 올라오지요.^^

후애(厚愛) 2011-04-02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전에 사시는 이쁜 분이 생각이 나네요.^^

순오기 2011-04-02 20:16   좋아요 0 | URL
대전에 사는 이쁜 분은 직장 때문에 가기 어려울 거 같아요.^^

세실 2011-04-0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창순 선생님은 제가 모셔서 청주에도 오셨죠. 조분조분 말씀 잘하셨어요*^*

순오기 2011-04-02 20:16   좋아요 0 | URL
명창순 선생님 청주 강연도 하셨군요~ 조분조분!^^
 
2010년 어머니독서회 토론도서

올해로 여섯 살이 된 마을 어머니독서회는 '책읽는 엄마가 책읽는 아이를 만든다' 는 믿음으로 시작한 소박한 모임이다.
아이들에게 책읽는 엄마를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모범은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조용히 시작한 독서는 아이들과 남편까지 합세해 자연스런 독서생활화가 이루어졌다.

올해는 45년생 왕언니부터 77년생 젊은 엄마까지 무려 30년도 뛰어넘는 세대의 모임이다.
자녀를 모두 출가시켜 손주들이 많은 할머니와 이제 삐약거리는 아가들과 출산을 앞둔 회원까지 
환경이 다양해서 딱 한 권을 정하기보다는 그 분야의 책을 자녀들 눈높이에 맞춰 읽기로 했다.
특히 좀 어려운 책을 정하면, 책을 못 읽었다고 모임에 안 나오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부담없는 책으로 선정한다.  


1월엔 김 훈의  <내 젊은 날의 숲>을 비롯한 그의 작품 읽기

1월 24일에 모였는데, 두드러진 특징은 젊은 엄마들은 김 훈 읽기에 짜증났다는 반응이었고,
왕언니와 순오기만 나쁘지 않았다고.^^

수목원의 나무 하나 하나가 모여 숲을 이루듯
등장인물 하나 하나의 문제와 애증과 연민이 모여 인생의 숲을 보여주었다는 총평.
다만 젊은 아가씨 조연주의 회상을 김훈의 해설로 듣는 것 같아
조연주의 숲이 아닌 인생을 관조하는 나이테 김훈의 숲을 거닐었다는 느낌이다.

끊임없이 딸에게 전화해대는 조연주의 엄마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는데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먹고 살았으면서 감옥에 갔다고 버릴 수 있는냐?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따로 마련한 집으로 보내고 병중에도 돌보지 않았으면서
죽은 후에 통곡하는 가식은 무어냐고 버럭했다는...ㅋㅋ

  

김훈의 작품을 읽으며 회원들 저마다 진저리치거나 짜증났던 작품으로 꼽은

<남한산성>은 말의 잔치만 무성한 신하들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능한 인조에게 짜증났고
  

 <공무도하>는 사건 사고의 연속인 인간들 삶의 단면을 늘어놓으며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 강 이쪽에 머물라는 거냐
강 저쪽으로 건너자는 거냐? 헷갈린다고...


<칼의 노래, 현의 노래>도 읽기 어려웠다며, 김훈의 문체를 탓했다.ㅋㅋ

<강산무진>은 유일하게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김훈은 역시 단편이나 에세이에 강한가?^^ 

김훈의 문체는 독자에게 애증을 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안 볼수 없다는...

 


 2월은 박완서 추모특집으로 <엄마의 말뚝>을 비롯한 그의 작품 읽기 

 박완서 문학의 뿌리를 알기 위해서 꼭 읽어야 할
<엄마의 말뚝 1>은 개성 박적골을 떠나 대처에 말뚝을 박은 가족사이고, <엄마의 말뚝 2>는 6.25 전쟁의 소용돌이에서의 황폐한 삶과 오빠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엄마의 말뚝 3>은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후퇴와 진격이 반복되는 6.25 난리통에 피난도 가지 못하고 서울 한복판에서 견뎌야 했던 그 참혹함을 증언하고픈 욕구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여러 작품에서 분단의 비극을 무한반복으로 증언했기에, 전쟁을 겪지 않은 후세들이 몸서리치는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으니 참 다행한 일이다.   

  

 현대문학 3월호를 읽으며 눈물 흘린 구절을 인용하여, 박완서 작가를 이야기 하련다.
 구효서의 <지난 겨울은 추웠네>를 인용하면...

  선생님은, 당신이 직접 쓰셨듯,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추었으며, 성장을 멈추게 한 것은 추위였다. 추위도 다름 아닌 1월 추위였다. 끝내 그 1월 추위 속에서 선생님은 다시 못 올 세상으로 떠나셨다.  홀어머니 올케 어린 두 조카와 함께 두 다리에 관통상을 입은 오빠를 손수레에 싣고 피난 가던 1월 추위에 대해 읽은 적이 있다. 인민군에 의해 가족이 반으로 찢기고 혹한의 밤길을 걸어 임진강까지 끌려가다 구사일생 살아난 이야기. 가장이었던 오빠는 결국 총창을 회복하지 못한 채 운명을 달리했고, 스무 살의 선생님은 그때부터 한 가족의 가장으로 겨울을 살아야 했다.

  선생의 겨울은 가족의 겨울이며 민족의 겨울이며 우리 모두의 겨울은 아닐지. 전쟁의 겨울이 수십 년도 더 지난 어느 날 선생님은 어느 소설 속 겨울 이야기를 무심코 읽다가 그만 석 달을 몸져누우시기도 했다. 항상 웃고 계시지만 언제나 뼛속까지 추우셨던 분, 몸은 노구지만 그 안의 상처는 아직도 청춘이라 하셨던 분.  (173쪽) 

 
그리고 이해인 수녀의 <많은 추억이 많이 울게 하네요>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1988년에는 선생님의 부군 되시는 호영진 님을 문병하기도 했고, 의사 아드님이 일하는 병원에 간 일도 있습니다. 그해 5월과 8월에 사랑하는 두 분을 동시에 하늘나라로 보내고 슬픔의 절정에서 가슴을 치고 계신 선생님 곁에 제가 작은 몫의 위로자와 기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을 지금도 소중하고 특별한 인연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드님의 모습으로 가득한 앨범을 제게 보이시며 "수녀님, 제가 젊으면 이런 아들 또 하나 다시 낳고 싶단 말이에요!" 라고 탄식하시던 선생님을 저는 다만 며칠이라도 수녀원 객실에 혼자 계시게 하고 싶어 권유를 하였고 선생님은 순순히 제 말을 따랐습니다. 너무 힘들어 쓰다가 연재를 중단하시긴 했으나 <한 말씀만 하소서>의 산실이 된 언덕방 1호실은 그 이후로 선생님의 고향 같은 방이 되었지요. (204쪽) 

큰따님 호원숙의 <엄마의 발>에는 평생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박완서 작가의 발의 비밀이 담겨 있다.

  나는 엄마의 맨발을 본 적이 없었다. 항상 양말을 신으셨고 종아리가 드러나지 않는 긴 치마나 바지를 입으셨고 불투명한 스타킹을 신으셨다. 엄마는 딸들과 함께 공중목욕탕에 간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앉아 버선을 신으실 때 엿보았던 엄마의 발에는 흉터처럼 빨간 상처가 있었다. 어릴 적에는 혼자 상상을 했었다. 

  6.25 전쟁 통에 폭격을 맞아 화상을 입으신 건가봐. 그런데 나는 한 번도 그걸 물어보지 않았다. 엄마의 상처를 들추어내는 것 같아서. 엄마가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을 캐물어보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전쟁 이야기를 많이 쓰셨건만 엄마의 작품 어디에도 폭격을 맞아 발에 흉터가 생겼다는 내용이 없었다. 나에게 엄마의 발은 늘 가슴 아픈 의문표였다. 

  지난 해 5월 어느 날이었다. 유난히 하늘이 아름다워 친구들과 멋진 나들이를 갔다 온 길이었다. 좀처럼 먼저 전화를 하지 않으시는 엄마의 전화였다. 울먹이시며 "나 다리를 다친 것 같아. 계단에서 굴렀는데 괜찮은 줄 알고 병률이랑 점심도 먹으러 갔었어. 그런데 아무래도 부러진 것 같아."

  나는 다리가 부러진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엄마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엄마는 웬만한 일에 놀라지 않고 이 세상 누구보다 엄살과 호들갑을 싫어하는 분이시기에. 어쩌면 그런 성격 때문에 항상 차갑게 느껴졌고 엄마 앞에서는 긴장감을 가져야 했는데......
  나는 그날 엄마의 공고한 성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230~231) 

작가님이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발의 비밀은 나도 말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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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EBS강의를 시청한 회원들은 책읽기가 비교적 수월했고,
방송강의를 접하지 않은 회원들을 읽기가 만만치 않아 결국 다 읽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토론이 끝나도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데 모두 동의했고,
끊임없는 샌델 교수의 질문에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과연 샌델 교수가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공리주의 시각인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정의인가? 
자유지상주의 시각인 시장을 규제하는 행위는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기에 부당한가?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몫을 받는 것이 정의인가?
학자들의 주장과 적절한 예를 들어 고민하게 하지만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논쟁을 주고 받는 학문이라는 '정치철학'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상대에겐 정의가 아닐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다는 회원.
평소에 자유를 많이 누리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부분에서 규제를 당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회원. 
정의는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데, 번역서에 대한 안 좋은 기억으로 이 책에 거리감을 느꼈다는 회원. 
돈이 목적이나 수단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어야 하기에 자발적 가난을 실천한다는 회원.
줄거리가 있는 책이 아니라, 몇 쪽 읽으면 꾸벅꾸벅 수면제 책이었다는 고백에 절대 공감했다.ㅋㅋ 

우리는 어떤 때 우리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느끼고 분노하는가?
혹은 '돈이 힘이고 정의'라고 느끼지는 않는가?
정의의 개념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내 삶에서 실천해가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중학생 자녀와 같이 읽기 좋은 <철학통조림>
아버지와 딸의 대화로 철학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은 회원은 농촌체험을 의논하는 다름 모임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고

 
청소년을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로 이해되는
<너의 의무를 묻는다>는 고등학생 자녀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우리의 의무가 무엇이고, 왜 의무를 지켜야 하는지
의무와 권리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인가?
사회의 정의로움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더불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의무에 대한 진지한 물음에 답을 준다. 





2007년 책따세 추천도서 <거짓말을 하면 얼굴이 빨개진다>는 청소년과 읽기 좋은 책이다.

 예절, 양심, 규칙, 법, 사랑 등 그냥 스쳐갈 수 없는 철학적 문제들을 윤리적 관점으로 다룬 철학동화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부딪히게 되는 수많은 도덕적 문제들을 유명 철학자, 종교인, 작가들의 철학적 이론을 통해 풀고자 했다. '약속을 깨면 왜 안 되나?' '거짓말은 무조건 나쁜 것인가' 등 구체적인 사례에서 시작해 깨달음을 전하는 열한 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4월은 최유정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를 비롯한 입양에 관한 책 읽기 

6월 예정의 작가 초청을 5월 가정의 달로 앞당겨서 할까 생각중이라 4월도서로 선정했다.
아들 하나 낳고 딸을 입양한 최유정 작가는 딸에게 입양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입양아 연수가 친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사랑받고 사랑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새기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회원들 책까지 같이 구입해서 지금 읽는 중....

 

 


그외 입양에 관한 그림책

유치원기 아이들에게 입양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엄마를 찾는 초코는 곰아줌마를 엄마로 삼는다.
곰아줌마는 다른 동물을 입양하여 키우며,
생김새가 달라도 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굴러 온 알을 품어 부화시킨 엄마 오리는, 생김새가 다른 구지구지도 또같이 사랑한다. 형제들과 다른 모습에 구지구지는 고민하지만, 오리도 무서운 악어도 아닌 악어오리라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랑스런 구지구지.^^ 

모습은 달라도 평등하게 사랑하는 멋진 엄마오리! 

  

 


 
아이가 없어 슬픔에 빠졌던 부부는 한 아이와 만난다.
그 아이의 온 몸에 돋아있는 고슴도치 가시가, 부부의 사랑으로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드디어 가슴으로 낳은 아이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입양아를 키우며 얼마나 사랑하고 인내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입양한 아이의 네번째 생일에 입양 사실과 입양과정을 자연스레 알려준다. 입양은 불쌍한 아이를 돕는 게 아니라 가족이 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책을 보면 입양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리자는 자신이 엄마 아빠에게 입양된 이야기를 날마다 들으며, 엄마 아빠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하며 기뻐한다. 
엄마 아빠도 리자를 만나기까지 얼마나 설레었는지 들려주고, 친엄마에 대한 것도 숨기지 않는다. 
입양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환경이 좋아 보인다.  

 

 

 입양을 소재로 한 동화책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 <새로운작가상>을 받은 입양가족 이야기다. 
유정이작가는 불임의 10년 세월을 지내고 힘겹게 두 아이를 얻었다.
같은 아픔을 겪은 입양가정을 눈높이와 시각이 다른 네 편의 동화로 위로한다.
따뜻한 사랑으로 사회의 편견과 무관심에 당당히 맞설 수 있도록 사랑의 가족을 뭉클하게 그려냈다. 초등 3학년 정도면 읽을 만하다.



 엄마가 직장에 나가니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소녀 릴리는 이웃 아저씨의 친절을 받는다. 그 아저씨가 돌아가시자 못생기고 고약한 고양이 네마리를 돌보게 된다. 동물에게 사랑을 베푸는 생명에 대한 사랑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초등 3,4학년 정도면 무리없이 읽고 이해할 책이다. 애완동물을 통해 입양을 알려주는 신선함이 좋았고, 고양이를 싫어하던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이 달라질거 같다. ^^ 

 

  

청소년과 함께 읽기 좋은 입양을 소재로 한 청소년 소설 

 
해외입양아 정체성 찾기를 소재로 한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TV에서 본 해외입양아들이 훌륭하게 자라 부모를 찾는 장면은 시청자를 울게 한다.
해외입양아들의 심정을 잘 그려낸 작품도 역시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우린 성공한 해외입양아들에 대해서만 한국인이라고 인정하는 건 아닌가.... 


어려서 공개입양된 준희와 그 친구들의 꿈찾기를 그렸다.  
충분히 사랑받는데도 스스로 상처받는 준희가 안타깝고, 
준희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생모의 삶도 이해하는 성숙함을 볼 수 있다. 
  

 
2008년 제 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려령 작품이다. 우리에겐 완득이로 더 잘 알려진 작가로 마해송문학상도 받았다.
공개입양아 하늘이를 주인공으로 가족 사이의 진실한 소통과 이해를 얘기한다. 하늘이는 가슴에 있는 어려서 받은 선천성 심장병 수술 흉터를 해마라고 부른다.

 

 

 
복스톤 크릭 고아원에서 자란 댈러스와 플로리다 쌍둥이 남매, 여러번 입양되었지만 학대받은 기억뿐 그들에겐 어른이란 피해 달아나야 할 대상일 뿐이다. 하지만 초록계곡인 루비 홀러에 사는 노부부, 틸러와 세어리의 여행동반자로 초대받아 함께 살면서 사랑받는게 무언지 발견한다.  비로소 사랑과 이해받음으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쌍둥이 남매의 희망찾기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내 노년의 모습이 틸러와 세어리 부부 같으면 좋겠다는 부러움도 느꼈던 책이다.^^ 
 
홀리스 우즈는 입양된 가정에서 참을 수없는 감정이 되면 무작정 집을 나와 버린다. 입양기관에선 우즈를 찾아 다른 가정으로 보내고... 
아이는 다시 도망치기를 반복하며 입양가정을 전전하지만 마음을 열고 정붙이지 못한다. 다시 버려질까봐 먼저 버리야 하는 우즈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는 걸까? 진정으로 사랑받고 싶은 아이의 소박한 마음을 알아주는 가정을 얻기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홀리스 우즈는 미술교사였던 조시 아줌마를 만나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여기서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치매로 말이나 할 일을 잊어버리는 조시아줌마에게 자신이 필요할 거라는 존재감도 느낀다. 우즈는 예전에 리건 아저씨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림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5월은 광주의 5월을 소재로 한 5월 문학 읽기!
2001년부터 시작된 광주 학부모독서회 덕분에 해마다 5월문학을 읽다 보니 웬만한 5월 문학작품은 읽은 듯하다.
아직 내가 읽지 못한 5월 문학을 선정도서로 정하면... 

 
2009년 출판한 공선옥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와  

2010년 출판한 김현태의 <5월에도 눈이 올까요?> 


그동안 토론도서로 선정했던 5월 문학은 예전에 페이퍼를 썼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멘트는 생략했으니 궁금하면 여기로~ http://blog.aladin.co.kr/714960143/2097411 
  

해마다 5월에 읽은 5월 문학은 임철우의 <봄날 1.2.3.4.5>

 

 

 

  

강풀의 <26년 1.2.3> 송기숙의 <오월의 미소> 윤정모의 <누나의 오월>황지우의 <오월의 신부> 

>> 접힌 부분 펼치기 >>

공선옥의 <라일락 피면> 박상률의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 한정기의 <큰아버지의 봄> 서지선의 <도둑>
박신식의 <아버지의 눈물> 김남중의 <기찻길 옆 동네> 등. 

 

 

 

 

 

 

 

6월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니 좋은 책 추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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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3-3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젊은날의 숲은 읽는 내내 바싹 마른 나뭇잎 부서지는 소리가 났어요. 너무 쓸쓸했어요.
어떤 토론꺼리가 나오셨을까 궁금합니다.

순오기 2011-04-01 08:43   좋아요 0 | URL
'바싹 마른 나뭇잎 부서지는 소리'라는 표현이 근사하네요.
책을 이렇게 썼냐고~ 김훈을 성토하는 시간이었어요.ㅜㅜ

sslmo 2011-04-01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 님의 리뷰를 본 기억이 없네요.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걸까요? 님이 바쁘셨던 걸까요?^^

순오기 2011-04-01 08:44   좋아요 0 | URL
책을 읽고 바로 리뷰를 쓰지 않으면 나중에 쓰긴 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아직도...

잘잘라 2011-04-0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살 위 언니가 있어요. 제가 설거지 하면 꼭 한마디 하죠. "다음 밥 먹을때까지 되겄냐?" 언니는 뭐든 후딱 후딱 해치우는 선수예요. 그렇다고 대충하는건 아닌데, 오히려 설거지 끝난 부엌이나 청소 끝난 방이나, 언니가 하면 한 티가 나게 깔끔한데, 저는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별로 정리된 느낌이 안나거든요.
우와~ 저 많은 책을 한마디 한마디 척척 정리해 놓으신 솜씨가, 솜씨가,,, 예술입니다요! ^ ^

순오기 2011-04-01 16:55   좋아요 0 | URL
설거지나 청소 등 살림에도 달인이 있겠지요~~~~ ^^
한마디 한마디를 척척 정리하지 않았어요.
예전에 썼던 리뷰나 페이퍼도 뒤적거리고 토론회때 메모한 것도 들여다보면서 심혈을 기울였어요.ㅋㅋ

소나무집 2011-04-0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차게 읽었어요.
<정의란 무엇인가> 저도 잠이 안 올 때 읽었다는 ㅎㅎ
그래도 2주에 걸쳐 다 읽었어요.

순오기 2011-04-01 16:56   좋아요 0 | URL
숨이 턱에 차면 안 좋은데~ ^^
잠이 안 올 땐 이런 책을 읽어주는 센스~ ㅋㅋㅋ

프레이야 2011-04-0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언니, 저도 작은딸 중학교에서 하는 어머니 독서회 신청해뒀어요.
4월부터 한다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
종종 물어볼게요.^^

순오기 2011-04-01 16:57   좋아요 0 | URL
오~ 부산에도 학부모 독서회가 있군요.
프레이야님 참여하면 독서회가 UP 될 거에요.^^

프레이야 2011-04-01 23:12   좋아요 0 | URL
네, 언니. 작은딸 중학교에서 하는 거에요.
아마 처음 만든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이 올지 몰라도 기대는 돼요.
알찬 모임이 되면 좋겠는데 신청자가 적은지 아직 소식이 없네요.

섬사이 2011-04-0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없이 엄마들끼리만 책읽기 모임을 가진 게 겨우 6번인데요,
점점 할 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ㅠ.ㅠ
그럴 때마다 순오기님의 막강한 내공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책들을 조목조목 정리해서 올리실 수 있는지 감탄하며 읽었어요.
아, 저도 순오기님이 하는 독서회에 끼고 싶다는 욕망이 마구마구..^^

순오기 2011-04-01 16:58   좋아요 0 | URL
우린 어려운 책 안하고 그냥 편안하게 이야기 나눠요.
가끔 삼천포로 빠지는 회원도 있지만... 조금 기다려주면 제 자리로 돌아옵니다.ㅋㅋ
우리 독서회는 기대치가 높지 않아요. 그저 책 한권 읽자는 취지니까요.^^

마녀고양이 2011-04-01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시네요, 정말 부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그렇게 꾸준한 활동이 참 어려운데 말이죠.
언니가 총대 매셨을거야.. ^^

역쉬 멋진 오기 언니, 부비부비~~~

순오기 2011-04-01 16:59   좋아요 0 | URL
대단한 건 없는데, 꾸준히 한다는 건 칭찬받을 만 할 거 같아요.^^
학부모 독서회와 달리 졸업도 없으니 한번 멘 총대로 장기 집권한다는...ㅋㅋ

blanca 2011-04-0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체계적인 도서 목록. 정말 조직의 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실감합니다. 독서회가 참 행복하겠어요. 순오기님 같은 분의 이끌림을 받으니요.

순오기 2011-04-02 20:18   좋아요 0 | URL
체계적이진 않아요, 그저 우리가 선정한 도서와 연관된 책들을 소개하는 정도죠.
제가 이끈다는 것보다 함께 걷는 모임이지요!^^

꿈꾸는섬 2011-04-0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정적인 순오기님^^ 정말 좋은 책 많이 읽으셨네요. 앞으로의 계획도 대단하세요. 너무 멋지세요.^^

순오기 2011-04-02 20:18   좋아요 0 | URL
독서회 활동이 10년 세월이다보니 읽은 책들이 제법 쌓였지요.^^
 
엄마의 말뚝 2·3 - 다시 읽는 박완서 다시 읽는 한국문학 22
박완서 지음 / 맑은소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지난 3월 25일 MBC스페셜에서 박완서 작가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아쉽게도 앞부분은 놓치고 10여분이 지나서 보게 되었지만, 현대문학 3월호의 박완서 추모 특집에 실린 이야기와 인터뷰도 나왔다. 노란 옷을 입고 노란 벽에 서서 찍은 박완서 님의 사진은 봄날이건만, 이제 그분은 우리 곁에서 숨쉬고 말하며 함께 지내지 못한다.

   

나는 오랫동안 박완서 작가의 팬이었다.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처녀작 <나목>부터 읽기 시작해 신문에 연재됐던 <휘청거리는 오후>나 <도시의 흉년>을 읽었고, 작품이 나올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 들었다. 80년대 인천에서 유치원 근무할 때, 자모 중에 소설 쓰는 이(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우단의자가 있는 읍'으로 당선된 조혜경)가 있어, 여성동아 출신 작가들 모임에서 낸 여성문학 무크지를 알게 됐고 박완서 작가의 소식을 종종 전해 들었었다. 이런 인연으로 나혼자 친숙한 느낌을 갖고 좋아하는 작가다.   



하동군에서 토지의 최참판댁을 복원하고 평사리문학상을 공모했는데, 2001년 11월 11일 평사리문학제에 박경리 선생과 함께 오신 작가를 뵈었다. 박완서 작가가 행사에 오는 줄 알았으면 책을 갖고 가 사인을 받았을 텐데... 그래도 같이 사진을 찍어서 행운이었다. 손을 들어 사진 찍기를 거절한 박경리 선생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포스였고, 아쉬워 하는 독서회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 박완서 작가는 기념촬영에 응해주셨다. 포근하고 상냥한 작가의 마음이 감지되는 짧은 만남이었는데, 2011년 1월 22일에 돌아가신 작가를 이제는 만날 수 없다. 다시 뵐 수 없지만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떠난 작가를 추모하며, 박완서 다시 읽기로 나만의 작별의식을 치르는 중이다. 서가 한 자리에 모아 둔 그 분의 작품을 어루만지고 들춰보면서...   

  


박완서 문학의 뿌리를 알려면 연작소설인 <엄마의 말뚝>1.2.3을 읽어야 한다. 작가는 5남매를 키워 막내까지 초등학교에 들어가 엄마 손길이 덜 가도 되니까, 자신이 겪은 6.25의 참혹함을 증언하고 싶은 욕구를 글로 풀게 되었다. 처녀작인 <나목>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분단의 비극을 무한반복으로 증언했기에, 전쟁을 겪지 않은 후세들이 몸서리치는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으니 참 다행한 일이다. 
  
 
<엄마의 말뚝 1>은 개성 박적골에 살다가,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서울 현저동 상상꼭대기에 말뚝을 박은 가족사이고, <엄마의 말뚝 2>는 6.25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참혹하고 황폐한 삶과 오빠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엄마의 말뚝 3>은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박완서 작품을 읽을 때마다 너무나 솔직한 진술에, 마치 내 속을 틀킨 것처럼 전율을 느낀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과 표현에. 

"언제나 이 구질구질한 살림걱정 안 하고 살아보냐는 푸념을 나라고 안 하는 바는 아니다. 나만 없어봐라? 보다 더 자주 써먹는 소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입술 끝에 달린 엄살일 뿐, 내 속셈은 어디까지나 내 살림의 종신집권(?)이다.(17쪽) 

"충격 때문이 아니라 부끄러움과 졸음 때문이었다. 나 없는 동안에 일어난 재난의 당사자가 내 식구가 아니라 친정어머니라는 걸 알아들으면서 속으로 나는 얼마나 안도하고 기뻐했던가. 그 사실이 나를 심히 민망하고 부끄럽게 했지만 그런 죄책감조차 별로 절실하지도 못해 들입다 잠이 쏟아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나에게 힘이 되어 주려고 집에 남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 아이에겐 끝내 슬픔을 가장한 채 허겁지겁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마치 불륜의 쾌락처럼 단잠이었다.(27~28쪽) 

이토록 섬뜩한 솔직함은 박완서 소설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지만, 작가는 우리 안의 속물성과 허위의식을 탁월한 심리묘사로 여과없이 드러낸다. 소설이란게 작가의 체험과 상상의 글쓰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이 작가의 속내처럼 느껴져 친밀감을 더하게 된다.

 6.25 전쟁의 공포와 환멸을 반복적으로 증언하는 건 일종의 트라우마로, 빨갱이냐 아니냐보다 더 지엄한 생존의 문제였다. 치욕스런 세월을 견디고 살아야 했던 작가는 그 당시를 증언하는 것으로 복수를 꿈꾸었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겪은 6.25의 참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상에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지만, 그 아들이 어떤 아들이라고 그 아들 목숨하고 바꾼 밥뎅이가 걸리지도 않고 이리 술술 넘어가노.... (78쪽) 

어머니에게 아들이 살았느냐 죽었느냐가 문제지, 빨갱이냐 흰둥이냐는 문제가 아니었다.(80쪽)

"갸안 여자는 아니지만서두 병신이에요. 사람값에 못 가는 병신이니까 여자만도 못하죠. 병신자식은 평생 웬수죠."
어머니의 얼굴에 공포와 비굴이 차참하게 엇갈렸다. 어머니가 그렇게까지 강조할 것도 없이 오빠는 누가 보기에도 성한 사람은 아니었다.(88쪽) 

 
어머니는 박적골을 떠나 현저동 상상꼭대기에 말뚝을 박았지만,6.25를 겪으며 당신 인생의 말뚝같았던 아들을 잃었다. 그리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희망을 버리지 않았건만, 끝내 당신 인생의 말뚝을 박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딸의 회상으로 그려낸 엄마의 말뚝은, 비로소 무덤에 묻히며 당신의 이름 석자를 새긴 말뚝으로 남았다. 고향을 떠나 대처에 살면서도 끝내 당신이 깃들일 고향을 꿈꾸었던 실향가족의 회한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강화도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는 이산과 실향가족의 아픔은, 반세기도 넘었건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분단을 겪은 그 세대들이 모두 돌아가시면 통일이 될거라는 얘기도 하지만, 우리에겐 멀고 먼 길이고 해결해야 할 민족의 과제다. 

 

엄마의 말뚝 2.3과 말미에 실린 <황혼>은 환갑도 안된 시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우리집 노인네로 지칭하는 며느리와의 갈등이다. 젊은여자인 며느리는 한번도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아이가 태어나자 할머니라 부르며, 직접 말을 건네지 않고 아이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말을 했다. 이런 싸가지 없는 며느리 꼴을 보고 살아야 하는 늙은여자는 항상 명치 끝에 무언가 걸린거 같아 아들에게 만져보라거나, 스스로 쓸어내를 행동은 성욕을 품은 행동으로 오해받았다. 하하~ 시어머니를 성욕에 환장한 노인네로 몰아버리는 젊은여자는 자신도 머지않아 늙어간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늙은여자는 아들과 며느리의 불효에 앙갚음 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다만 그들도 저희들의 표현대로 성욕에서 평생 놓여나지 못하는 늙은이가 되겠구나, 스스로 위로하는 것 뿐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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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3-3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에 방송 보고 짠 했어요. 그립고요. 동시에 포근하기도 했어요. 이 작품은 제목부터 가슴을 저미네요.
작가님과 추억이 있는 순오기님이 부러워요. 소중한 사진이에요.

순오기 2011-04-01 08:45   좋아요 0 | URL
방송에서도 작가님을 뵐 수 있어 좋았지만, 현대문학 3월호를 보면 박완서 작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더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는...

sslmo 2011-04-01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1년이면 10년 전이네요.
10년전엔 님도 커트 머리셨네요, 반가워라~^^

순오기 2011-04-01 08:46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올해로 꼭 10년이 되는...
제가 머리를 기른 건 한 6년쯤 되는 거 같아요.^^

섬사이 2011-04-0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자꾸 이 시대의 어른이라 하실 수 있는 분들이 돌아가시는지.
권정생 선생님, 박완서 선생님, 리영희 선생님, 법정 스님...
한 분 한 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허전해집니다.

순오기 2011-04-01 17:01   좋아요 0 | URL
권정생 선생님은 벌써 3주기가 되네요.
박경리 선생님과 법정스님도 2주기...

꿈꾸는섬 2011-04-0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선생님 작품 다시 읽기 해야하는데 매번 미루기만 해요. 제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멋지세요.^^

순오기 2011-04-02 20:21   좋아요 0 | URL
저도 다시 보기한 건 <엄마의 말뚝> 뿐이었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