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이제 12월 한 달 남았다.
내 세월은 시속 50킬로 달려서 어찌나 휙휙 지나가는지... 벌써 한 해 마감이 코 앞이다.ㅜㅜ 

우리 마을 어머니독서회가 2006년 7월에 시작됐으니 벌써 다섯 살이나 먹었지만 식구는 제자리 걸음이다.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모임이라 정들자 이별이라고 이사 가거나 출산 후 육아로 못나오는 회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꾸준히 자리 지키는 초창기 식구들과 여러 경로로 찾아오는 신입들이 있어 그나마 명맥은 유지하는데
올해는 대외적인 행사엔 참여하지 않고 우리끼리 조용히 지냈다. 

초딩 엄마들이 많아 방학은 쉬니까 2010년 1.2월엔 모이지 않고,
3월부터 시작하면서 어린 자녀들과 같이 읽을 책을 주로 선정했었다.


회원들이 덕혜옹주를 원해서 3월 도서로 간택된 <덕혜옹주>
기대가 너무 컷던지 다들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이었다.
기울어가는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로 고귀하게 태어났으나
그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비운의 덕혜옹주가 우리 마음을 아프게 했다. 

덕혜옹주 리뷰 보기 
동화 덕혜옹주 리뷰 보기  





분혼 표지의 혼마 야스코가 쓴 덕혜옹주는 2008년에 나왔지만,
권비영의 덕혜옹주 덕분에 올해는 유난히 덕혜옹주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4월, 어린 시절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보고 싶어 선택한 타샤 튜터 그림의 <비밀의 화원>은 기대를 충족시켰다. 자연과 더불어 건강을 되찾은 메리와 콜린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이 키워낸다는 것을 깨달았고, 디콘과 마사의 어머니 소더비 부인은 엄마인 회원들 마음에 본받아야 할 어머니로 각인되었다.
 
우리 삼남매 어릴 때 비디오로 시청한 영화 <비밀의 화원>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우리의 정원과는 다른 유럽의 정원에 매료돼 인상 깊었는데, 타샤의 정원을 보면서 이 영화가 떠올랐었다. 우리 큰딸도 타샤의 정원을 보면서 똑같은 얘기를 했었고...^^

비밀의 화원 리뷰 보기 
타샤 튜터의 정원 리뷰 보기  

 

 
5월엔 중학교 독서회에서 초청하는 김남중 작가의 책을 읽고
강연회에 참여하기로 해서 김남중 작가의 책을 읽었다.
<기찻길 옆 동네>는 2004년 '제 8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19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에 일어났던 이리역 폭발사건과, 80년 5월 광주를 한 줄로 꿰어 기찻길 옆 동네에 사는 가난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다. 5월 광주와 이런 저런 모습으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회원들을 먹먹하게 했던 작품이다.  

기찻길 옆동네 리뷰 보기
김남중 작가 초청 강연회 현장 스케치    



김남중 작가초청을 계기로 여러 작품을 읽게 되었지만, 아직 못 읽은 작품이 더 많다. 

 


 

 

 

 
 

6월엔 조정래 작가 생활 40년을 알 수 있는 자전에세이 <황홀한 글감옥>을 선택했다.
초등독서회부터 같이 활동했던 회원들은 대하소설 3부작 한강, 태백산맥, 아리랑을 읽고 김제와 벌교로 문학기행을 갔었기에 조정래 작가에 대한 존경이 넘친다.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기술한 조정래 작가의 작품론, 작가론, 인생론을 망라한 황홀한 글감옥을 읽으며 정말 황홀했다고... ^^  

10월 30일 조정래 작가님 부부와 함께 한 북한산 둘레길 걷기에 참여했던 순오기는, 대작가님을 뵙고 싶던 20년 소원을 풀었다. 역시 글발처럼 휘날리는 그분의 말발을 확인했지만, 그 말들은 모두 황홀한 글감옥에 나오는 내용이었다.^^ 

아~ 이건 리뷰를 안 썼고, 아이들과 <안중근>을 읽기로 해서 안중근 리뷰만 썼다. 
안중근 리뷰 보기  

 



  

 
 



태백산맥은 전라도 말이 입에 붙지 않아 번번히 실패하다가 세번째 도전해 3권까지 읽고 문학기행을 다녀오곤 다시 잡지 못했다.
<사람의 탈>은 <오 하느님>의 개정판이고, 아직 못 읽은 작품도 많지만 관심을 두고 있으니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7월엔 현장학습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우리의 기록유산을 배우기 위해 선택한 <명탐정, 세계 기록 유산을 구하라!> 초등 고학년 자녀들도 재미있게 읽었다고 추천을 고마워했던 작품이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4157890 


이 책 뒤에 실린 참고도서를 보고 읽게 된 <나무에 새겨진 팔만대장경의 비밀>은 팔만대장경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 유익한 책이었다. 덕분에 팔만대장경도 모르는 빨래판을 면하게 됐다.^^ 

나무에 새겨진 팔만대장경 리뷰 보기  

 

  


8월엔 여름방학이라 모임은 쉬었지만 <강남몽>을 읽었고,
9월에도 추석과 겹쳐 모임은 쉬었지만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었다. 강남몽은 생각보다 별로라 리뷰를 안 썼고... 

삼성을 생각한다 리뷰 보기 
삼성을생각한다 2 리뷰보기 

 

 



어머니독서회의 독자적인 문학기행 추진이 어려워 중학교독서회와 함께 하려고 같은 책을 선택했다. 부안 문학기행을 앞두고 <변산공동체학교>와그림책 <당산할매와 나>를 읽었다.
문학기행은 엊그제 11월 27일에 다녀왔으니 후기를 올려야....


산살림, 들살림, 갯살림을 할 수 있는 천혜의 지리 조건을 갖춘 변산에 공동체학교라는 공동체를 이루게 된 배경과 생활을 알 수 있다.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하고 이웃과 함께 살 힘을 기르는 것이며 공동체학교는 바로 그걸 배우는 공동체다.

변산공동체학교 리뷰 보기
당산할매와 나 리뷰 보기 

  


오늘 11월 모임에선 음식에 관한 책을 읽고 나만의 요리법을 공개하기로 했는데, 
단풍놀이와 김장의 계절이라 분주했는지 모두들 책은 안 읽고 왔다는 거.ㅜㅜ  
줄줄이 읊었던 책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음식 책으로 한 상 푸짐하게 차려 눈요기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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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부터 왕의 밥상까지 차렸으니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 

회원들이 자기만의 노하우를 곁들여 소개한 음식은 시루떡, 김장김치, 동치미, 돼지갈비찜, 추어탕, 김치참치볶음 등 푸짐했고.
대화를 끝내곤 약속대로 가져 온 찰밥과 반찬으로 맛난 점심을 먹었다.^^  

일곱 명의 회원들이 하나씩 가져와 거하게 차린 점심 상, 중요한 건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들어 왔다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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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점심 상에 후식까지 너무나 잘 먹어서 저녁을 못 먹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던가요?^^ 

12월엔 이웃 동네 아파트로 이사 간 고참 경화씨의 집들이 겸 송년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오늘 소개한 네 권의 책 중에서 부담없이 읽고 싶다며 <소희의 방>을 선택했다.

회원들이 거의 다 이금이 작가를 강연회에서 만났기에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후속작에 관심을 보였다.
이금이 작품은 초등독서회부터 토론도서로 많이 선택해서 친근하다.^^

어머니독서회 2010년 활동은 이렇게 마감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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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년 어머니독서회 상반기 토론도서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4-01 01:58 
    올해로 여섯 살이 된 마을 어머니독서회는 '책읽는 엄마가 책읽는 아이를 만든다' 는 믿음으로 시작한소박한 모임이다.아이들에게 책읽는 엄마를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모범은 없다고 생각한다.엄마가 조용히 시작한 독서는 아이들과 남편까지 합세해 자연스런 독서생활화가 이루어졌다.올해는 45년생 왕언니부터 77년생 젊은 엄마까지 무려 30년도 뛰어넘는 세대의 모임이다. 자녀를 모두 출가시켜 손주들이 많은 할머니와 이제 삐약거리는 아가들과출산을 앞둔회원까지환경이
 
 
울보 2010-11-30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순오기님은 멋져요,
정말 만난음식들이네요, 먹고 싶어요,,ㅎㅎ

순오기 2010-11-30 01:53   좋아요 0 | URL
내가 멋진 게 아니고 독서회 식구들이 멋져요!!
다들 인심 후하고 배려할 줄 아는 참다운 이웃들이랍니다.^^

마노아 2010-11-30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혼이 기름지는 소리가 들려요. 정이 뚝뚝 넘치는 밥상도 훌륭하고, 함께 나누는 독서 토론도 풍성하기만 해요.
순오기님의 시속은 누구보다 훨씬 알찬걸요.^^

순오기 2010-11-30 01:56   좋아요 0 | URL
영혼이 기름지는 소리가 거기까지 들렸군요.^^
정이 뚝뚝 넘치는 밥상은 정말 이하동문이죠.
다음주엔 중학교, 고등학교 독서 모임이 있어요.
중학교는 이제 곧 끝나고, 민경이랑 성주가 다른 학교지만 내년엔 성주학교만 하고~
성주 졸업하면 민경이 학교에 참여하든가 하려고요. 세개는 벅차요~ ^^

hnine 2010-11-30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자기 전에 음식에 관한 책 전까지 보고 잤는데, 일어나서 보니 내용이 늘었네요? ^^
참으로 가열찬 한 해를 보내셨습니다.
그러니까 독서 모임을 세개를 하고 계신건가요? 와, 와...

순오기 2010-11-30 19:49   좋아요 0 | URL
하하~ 음식 책은 그저 눈요기로 집어 넣었어요.
다음주는 중학교 고등학교 독서회의 한 해를 마무리 해야지요.^^

행복희망꿈 2010-11-30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좋은모임이 있으면 정말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기회가 될것 같아요.
책을 꾸준히 읽다가도 잠깐 쉬니까 다시 책을 잡기가 조금 힘들더라구요.^^
저는 요즘 책은 구입해서 꾸준히 읽고있지만, 서평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지 서평을 잘 안쓰게 되네요.ㅎㅎㅎ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한 점심은 보통점심보다 훨씬 푸짐하고 맛있었을것 같아요.

순오기 2010-11-30 19:51   좋아요 1 | URL
독서모임 하나쯤 소속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덕분에 책도 읽고, 같은 책을 읽고 같거나 혹은 다른 감상을 듣는 것도 좋고요.^^
나도 요즘은 서평 쓰기 싫어서 몽땅 제끼고 있어요.ㅜㅜ
점심은 정말 맛났어요~ 찰밥을 좋아해서 많이 먹었더니 저녁도 안 먹었어요.ㅋㅋ

자하(紫霞) 2010-11-30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년동안의 독서모임 도서를 정리하셨군요~
마지막 밥상 사진은 정말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

순오기 2010-11-30 19:52   좋아요 1 | URL
밥상은 정말 먹고 싶죠?^^
모임 식구들이 다들 많이 먹었어요~~

글샘 2010-11-30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희의 방은... 한 페이지 읽고, 아직 못넘기고 있습니다.
서희한테 빠져서 소희는 좀 있어야 할 듯... ㅋㅋ

순오기 2010-12-01 00:39   좋아요 1 | URL
소희가 서희한테 밀렸군요.ㅋㅋ

꿈꾸는섬 2010-12-01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10년 한해동안에도 열심히 활동하셨네요. 정말 멋지세요.
각자가 가져온 음식으로 차린 상차림도 너무 훌륭하네요. 맛있었겠어요.ㅎㅎ
12월까지 마무리 잘하세요.^^

순오기 2010-12-01 22:35   좋아요 1 | URL
세 개의 독서회가 방학에는 쉬는 쯕으로 흐르고 있어 12월로 마무리하는 분위기에요.
상차림 보기에도 훌륭하지만 맛도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