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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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최고의 한 사람인 로게르 브론은 헤드헌터다.  

키가 170도 안되는 잘 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사랑하는 아내 디아나와 함께 대 저택에  살면서 아내에겐 화랑을 선물해주는 능력자다.  

솔직히 말하면 그의 직업은 투잡이다. 하난 겉으로 여실히 드러나는 헤드헌터, 다른 하나는 대저택유지비와 화랑의 유지비를 위해서 헌터로서 면접온 사람에게 그가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이 있을 경우 그림을 훔쳐 파는 도둑이다.  

그는 FBI에서 실시되고 있는 사람의 면접유도 방법에 따라서 사람들 면접을 보고 이에 따른 보상을 노리는 철저한 헤드헌터- 

이런 그에 걸맞게 갖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도의 심문 수사법을 헤쳐 자신의 신상에 빨간줄이 없게끔 복역하고 나온 우베를 이름있는 경비회사에 취직시켜서 자신의 그림을 팔고 서로 분배를 하는 동업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날 아내가 여는 그림 파티장소인  화랑으로 가게되고 그 곳에서 아내로부터 호테의 CEO로서 얼마 전 퇴사하고 다른 곳을 알아본다는 당사자인 클라스 그레베를 소개받고  그에게 접근하게되면서  마침  GPS관련 회사인 패스파인더로부터 의뢰를 받은 터라 그와 접촉을 시도한다.  

전직 군인출신으로서 수리남에서 적에 붙들려 고초를 겪다가 자신을 괴롭혔던 상대를 끝까지 추적해낸 이야기며, 자신의 심중을 앞지르는 면접 행동을 보고 만족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그가  수리중인 집에서 항간에 소재를 알 수없었던 사라진 명화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이란 그림을 갖고 있단 말에 훔치기로 하고 우베에게 경비시스템을 꺼 놓을 것을 확인, 그의 집으로 들어가 그림을 훔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집에서 아내의 프라다 폰을 발견하고 둘 사이의 불륜을 알게된 로게르는 그의 면접을 불합격 시키기로 하면서 오히려 그의 추적을 받게된다.  

훔친 그림을 가지러 자신의 집 차고에 있던 자신의 차에 우베가 정신을 잃고 있는 것을 보게된 로게르는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호숫가로 가서 그를 던져버리려하지만 이내 그가 살아있음을 알고 일단 그의 집으로 같이 피신한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가야한단 우베와 다투다 그를 권총으로 죽이게된 로게르는 그를 남겨두고 그의 차와 신용카드를 들고 일단 그들만의 밀회장소인 오두막으로 가서 훔친 그림을 바깥쪽 화장실 천장에 숨겨놓게된다.  

하지만 자신의 머리칼 속에 묻혀진 젤 형태의 추적장치가 있음을 몰랐던 그는 자신을 확실하게 추적해 온 클라스의 행동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일단은 변기속에 몸을 간신히 숨겨 목숨을 보전하게되지만 탈출 과정에서 그가 데리고 온 개에게 물려 상처를 입는다.  

설상가상으로 오두막집 주인 살해범으로 몰려서 그와의 차 추격신으로 인해 정신을 잃던 중 병원으로 끝까지 추격해 온 클라스의 방문을 받게된다.  

 다행히도 자신의 신분이 아닌 우베의 신분으로 알고 온 경찰에 의해서 경찰서로 가기위해 목숨을 건지게 되지만 이마저도 클라스에 의해서 자신만 살아남는다.  

이후 머리를 깍고서 자동차를 탈출하면서 자신이 죽은 것처럼 위장을 하게되고 클라스를 우베의 집으로 유인, 우베가 근무했던 경비회사의 경비시설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되 무음과 행동으로서 그가 우베를 살해한 것처럼 보이면서 서로가 죽고 죽이는 상황을 만들어내면서 자신의 위기를 빠져나온다.  

스릴있는 한 편의 도망자 편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책이다.   

북유럽의 인기있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고 하는 이 작가의 이 작품은 첫 목차의 차례 구성의 그림이 총구의 조준 형태를 맞춘 것으로 시각적인 묘미를 더한다.  

노래 ~내가 제일 잘 나가~ 란 구절이 있듯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한 면접의 노하우와 그림도둑이란 상반된 직업의 세계를 갖고 있는 그의 이런 상반된 인생이 어느 날 한 사람의 만남으로 인해서 오히려 범인으로 몰리고 쫓고쫓기는 과정이 영화를 보는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불우했던 아버지의 행동으로 인해서 자식이 태어나면 아내의 사랑을 받지 못할까봐서 아이를 원하는 아내의 청을 거절하고 임신중절까지 하게 하는 인간이고 로테란 여인과 불륜의 날을 보냈지만 이내 아내의 사랑을 찾아서 가정을 지키기도 하는 남자로 그려진다.  

그런 그가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간신히 자신의 신분을 숨긴채 철저한 계획 아래 클라스를 유인해나가는 과정은 헤드헌터와 그와 마주해 싸움을 이끌고 나가는 고도의 머리 사냥꾼으로 변신해  아슬한 곡예수준을 연상시킨다.  

탐나는 패스파인더 회사를 삼키기 위해서 호테라는 회사에서 쫓겨난 것처럼 위장을 하고 패스파인더 회사에 취직을 함으로써 회사 합병을 시도하려했던 클라스의 계획이 일순간 아내의 불륜때문에 면접 불합격을 내릴 것이란 말을 전해들은 클라스의 집요한 추적은 변소통에 숨어야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클라이막스를 연출한다.  

화장지의 롤이 그토록 유용하게 사용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인간의 살고자 하는 욕망 앞에선 다가오는 추적자의 오물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함에도 꿋꿋이 견디는 도전을 보여준다.  

자칫하면 눈살을 찌푸릴 정도의 상황 묘사가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진 면도 있지만 상황의 묘사를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대로라면 아주 절묘한 조합이라고도 생각한다. 

모든 일이 해결이 되고 다시금 일상의 헤드헌터로 돌아가는 로게르의 삶을 나타내고 있는 이 소설의 말미는 책을 덮었을 때 꼭 이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 웬지 이 시리즈의 연속물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 만큼 밀레니엄 시리즈를 접해 본 독자라면 북유럽에서 온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배반한 부인을 죽이고 로테와 새로운 삶을 꾸렸을까? 

 글쎄 , 이것은 책을 읽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적어도 이런 긴박한 삶의 터널을 거쳐온 로게르 입장에선 바라본다면 독자들로 하여금 이런 정도의 여유를 부릴만한 하지 않을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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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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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고정독자를 갖고 있는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책은 항상 새로운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매번 그의 책이 나올때마다 보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 지은 그의 책 속의 소재의 대상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단 점과 그의 책을 대부분 번역한 번역자와 최근의 "신 "시리즈 일부를 번역한 분의 공동 번역이라서 더욱 신뢰가 간 책이기도 하다.

 그의 새로운 책의 소재가 항상 우리가 생각지도 않던 것을 삼아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주가 특출나기도 하지만 이 책처럼 14살 부터 생각해오던 것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책으로 엮어놓은 방대한 지식의 보고는 한 권의 책으로 삼고 보기엔 아까울 정도다.   

(난 과연 14살 적에 무슨생각을 하며 살았나? 하는 과거로 되돌아보게도 한다는....)

구입을 한 지는 꽤 됬지만 한 번에 읽는 것이 아닌 머리맡에 두고서 잠들기 전에 한 두개의 챕터를 보면서 , 아니면 손에 쥐어지는 대로 쉬엄쉬엄 읽다보니 세월아 ~ 내월아~ 한 경향이 있지만 그 정도로 부담이 없고 읽어나가면서 그의 방대한 지식의 향연을 곳간에 두고온 곶감을 한 두개씩 빼먹어 가면서 조금씩 읽고 싶은 맘이 크기도 했다.  

같은 것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내가 생각한 것과 그가 생각한 방식의 차이, 같은 견해이면서도 달리 해석을 붙여서 자신의 생각을 내포하고 내뱉는 그의 글 솜씨는 가히 부러움의 대상이자 어떤 면에선 질투의 대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전작인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 "의 책에서도 감탄을 금할 수 없었던 그의 지식의 보고를 접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여기에 덧붙여서 좀 더 보완된 책이라 그런가 제법 두껍다.  

책의 일부분에서도 전에 읽고서 기억에 남았던 곳도 있어서 반가움이야 두말 할 것은 물론이다.  

그래도 책 속에 읽었던 구절 중엔 우리, 아니 내가 생각하고 바라본 세계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단 점에서 이 책은 독서의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들었다.  

일례로, 

개와 고양이가 생각하는 차이,  

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줘. 그러니까 그는 나의 신이야" 

고양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줘. 그러니까 나는 그의 신이야"
 

위의 구절은 동물의 특성을 잘 포착한 면도 있지만 때론 그럴 수 있는 동물의 행동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을 해 보게 만들고 사실인 진실을 두고서 한 쪽은 진실을 말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 다른 무리의 사람들이 그의 주장이 틀렸다고 주장할 때  자기도 모르게 그에 동조하게되는 타인의 영향, 인류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그의 주의깊은 관찰력과 상상의 세계, (아마 "신" 시리즈에서도 조금은 그 영향이 엿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실험, 특히 아프리카에서 생각하는 노인과 아기에대한 죽음을 두고 생각하는 차이와 유럽에서 생각하는 관점의 차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가볍게 읽기시작했지만 군데군데 깊은 사색을 요하는 그의 상상력의 글 필치의 보고는 아마도 , 여러분들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실지??? 

*****  숫자 142,857 에 대해서 

1부터 6까지 차례대로 곱하면 

142,857 * 1 = 142,857    

142,857 * 2 = 285,714 

142,857 * 3 = 428,571

142,857 * 4 = 571 .428

142,857 * 5 = 714,285

142,857 * 6 = 857,142 

그럼  *7 = 999999 

142 + 857 = 999,  

14 + 28 + 57 = 99 

142,857의 제곱= 2040812249 

이는 20408과 12249로 이루어진다.  

두 수를 더하면 142857이 된다.  

바로 읽자마자 계산기를 두들겨 봤다는 어느 독자의 고백을 아울러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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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김선정 지음 / 팬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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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의 인터넷쇼핑몰 MD인 선아에게 어느 날 한 장의 편지가 배달된다.  

그녀가 낳은 아이를 입양한 부모로서 10년이 되는 5월 10일 선아의 아이가 잘 자란것을 함께 축하하고 싶다며 날아온 로마행 비행기표_ 

결혼은 커녕 3 년간 사귄 남친으로부터 헤어지잔 말을 들은 지 얼마 안되는 상태에서 난데없는 졸지에 미혼모가 되어버린 자신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선아는 자신의 엄마가 예전부터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미혼모와 그 아이들을 당분간 맡아서 키워오던 정은이란 아이의 아기였단 사실을 알게된다.  

남친의 맘을 돌려보려 가게된 그의 집에서 앳된 새로운 여친과의 만남을 목격하고 도망치듯 나오던 그녀는 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철저히 입양아를 만난다는 목적이 아닌 혼자만의 여행을 하기위해서- 

하지만 비행기 안 옆좌석에 앉은 남자승객인 천우와 만남을 갖게되고 자신의 어이없는 덜렁대는 실수연발의 행동을 뒤로하고 비행기에서 내린 후 몸이 이끄는대로 관광이 아닌 양오빠와 자신을 맞이하러 나온 새침떼기 여자아이, 자신의 딸이란 보니와 상면한다.  

이어서 보니의 입양부모 앞으로 보니를 데려다주는 아르바이트로 로마행 유학길에 올랐던 인연으로 꾸준히 그들 가족과 소중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천우와 다시 재회, 로마의 유명한 장소인 트레비분수를 비롯해서 진실의 입에서 보니가 물었던 친엄마란 사실 확인 앞에서 확실한 말을 못하고만다.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보니와의 짦지만 약간의 정을 가진 채 보니의 부모를 찾아주기로 약속하고 이내 일상생활로 빠져들어갈 즈음 천우로부터 약속을 이행하란 말을 듣고 보니부모 추적에 함께 나서게된다.  

결국 보니의 부모찾기는 원하는 대로 이끌진 못했지만 자신의 고향인 경주에서 외할머니, 아버지, 엄마와 천우의 친밀한 관계, 외국인들과 함께한 신라의 문화알기 일환으로 함께 참석한 천우와 같이 둘 만의 풋풋한 로맨스의 감정을 확인한다.  

보니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위해 보니에게 자신이 엄마가 되어주기로 하고 천우와 함께 그녀 자신 또한 엄마의 자식이 아님을 알고 있었던 사실들의 혼란 속에 빗대어 보니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한다.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란 대표적인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전력으로 상큼한 로맨스 이야기를 중심으로 따뜻한 가족애 찾기를 함께 책이다.  

처음엔 로마의 휴일이라고해서 오드리헵번의 영화를 다시금 시나리오의 힘을 빌어서 한국형에 맞는 새로운 사랑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만 실망은  금물이다. 젊은 패기답게 오랜 역사의 유적을 갖고 있는 서양의 로마와 우리나라의 천년 고도인 경주를 두 갈래로 해서 곧 30살로 접어들어 결혼과 일과에 대한 생각으로 복잡한, 더군다나 사랑의 실연상처까지 가지고 있는 이선아란 여성의 좌충우돌, 덤벙대기 사랑을 일궈나가고 있는 책이다.  

남친으로부터 도망치다시피 모범택시라고 탄 리무진에서의 첫 만남을 가졌던 천우란 청년을 다시금 비행기 안에서 만난다는 설정, 다시 로마에서까지 그 인연이 이어진단 설정이 인위적이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디 뭐 인생사란 것이 내 뜻대로 내 맘대로 이어진 것이 아닌 만큼 만날 인연은 어떤 경우에서라도 반드시 만나게된다는 사실을 미뤄본다면 그리 허황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둘 청춘남녀의 알콩달콩한 밀고당기기 사랑의 심리전만이 아닌 가족이란 과연 무엇인가? 란 것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글이 돋보인다.  

선아 자신이 같은 시각 고속버스 안에서 만삭의 출산을 앞두고 탔던 그 공간에 자신의 엄마라고 알고 있던 지금의 엄마와 남편, 그리고  선아의  친엄마, 아빠가 추돌사고를 당하면서 뱃속 아이와 엄마의 남편, 선아의 친엄마가 하늘로 가면서 맺어진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된 배경, 그 모든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거란 사실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괴로워했지만 사실은 이미 알고계셨단 사실 앞에서 가족이란 그저 혈연의 관계를 떠나서 오롯이 진실로 서로가 사랑하고 신뢰하는 바탕에서 이뤄진 것이야말로 참된 가족이 아닐까 하는 제시를 준다.  

선아 또한 보니의 친모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임신을 하게되었고,  입양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끝내 세상을 저버린 삶을 두고서 자신이 진실로 보니의 엄마가 되어주기로 결심한 순간이 아름다워보인다.  

이 또한 새로이 맺게된 가족의 형태 연장선으로서 천우와의 진실된 진심을 마주하게되고 그와의 사랑을 확인하게됨으로써 다시금 희망찬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서 이 소설은 사랑의 본질적인 형태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단 말이 있지만, 이 소설에선 아마도 예외가 될 것같다.  

로마란 말만 들어도 거리거리 곳곳마다의 활기넘치고 뚜렷한 이목구비의 남녀를 대한다는 것 만으로도 흥분이 되는, 다시금 로마에 가고 싶단 생각이들게 하는 명소의 소개가 미주 부분에 들어있어서 책 속으로 들어가고 싶단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고즈넉한 경주의 찬란한 유적을 바탕으로 내리쬐는 로마와는 또 다른 경주의 고택의 차분한 모습을 대비시킴으로써 한쪽의 흥분을 차분한 자제의 심성으로 돌려놓는 설정구성도 좋고, 시나리오 작가라서 그런지 한 장면 한 장면이 눈에 그려지는듯한 글의 흐름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직도 사랑을 꿈꾸고 정말 내 짝은 어디에 있노?라고 외치고 싶어하는 사람들~ 

 아마도 로마에 가면 그 인연을 만나게되지 않을까?  

아니다. 이미 한국을 출발하면서부터 그 인연은 출발이란 선에서 진행형이 되고 이제 서서히 시동만 걸면 되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은 새삼 지난 날의 풋풋한 시절을 그리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 막 쿵닥쿵닥거리는 심장의 떨림을 느끼고 서로 탐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읽어도 부담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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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안타까움성
디미트리 베르휠스트 지음, 배수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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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년만에 프티부루주아적인 엄마와 이혼을 한 아버지와  일정한 직업도 없는 세 삼촌과 함께 드미트리는 연금을 받아서 생활하고 있는 할머니집에 같이 산다.  

유일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 우편배달부다. 

하루의 일과를 술에 절은 가래침뱉기와 어슬렁 동네의 술집을 돌아다니면서 다트와 싸움을 하는 생활속에 거침없는 욕설, 담배냄새, 더러운 속옷, 냄새나는 양말, 음담패설을 일찌감치 터득하고 자란 드미트리에겐 학교 생활자체가 없다.  

그런 와중에 마을에서 미모로 소문난 고모와 사촌인 실비까지 합세해서 살아가지만 이마저도 고모부의 한방을 맞은 고모가 다시 그와 함께 떠남으로서 먼 후일 다시 만나는 일이 생긴다.  

철저한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는 뭔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단지 청소할거리가 더 많이 생긴다는 의미며, 소유물이 소유자를 소유할뿐,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지고 산다.  

네 아들과 손자의 무방비의 거침없는 생활에도 일절 잔소리 없이 집 안의 유일한 전기기구인 tv와 세탁기만이 이들이 살아가고 있단 것을 증명해 줄 뿐, 이들의 엄마이자 할머니는 모든 수발을 다 해준다.  

돈이 떨어지면 일일 공사판에서 일하고 번 돈으로 술을 먹고 차압당하는 것은 일상사.- 

유일하게 좋아하는 가수 로이 오비슨이 다시 재기한단 공연소식에 흥분하지만 이내 차압이 들어오며서 tv를 볼 수 없게되자 일면식도 없는 동네 어귀의 이란 이민자 집안에 무조건 들어가서 보는 행동은 정말 뭐하 할 수없는 실존자체의 극치를 보인다.  

알콜중독에 빠져나오기 위해 스스로 재활 병동에 갇히길 바라는 아버지 앞에서 삼촌들은 일장연설의 감옥같은 생활을 이야기함으로써 아버지의 길을 막아보지만 정작 그들이 아연실색해진건 바로 병원 앞에서, 그것도 그들 앞에서 투신자살로 뛰어내린 환자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무사히 재활성적이 좋은 아버지가 집으로 다녀올 기회를 얻게되면서 아버진 디미트리에게 운동화와 겨울 외투를 사주고 운동경기대회에 갈 것을 약속하지만 삼촌들의 병원 입소 전에 술집에 갈 것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집은 고사하고 운동경기에 오지 못하게된다.  

어느 날 특별관심대상 청소년보호국에서 온 직원에 의해서 드미트리는 양부모에게로, 다시 대 사건을 일으킨 후 청소년 보호시설로 가면서 이전에 자신이 사용하던 거친 사투리말투와 멀어지고 문화인으로서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볼 것 같다는 예감으로 병원을 방문한 그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손자마저 자신의 아들과 같은 생활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없었던 할머니가 직접 청소년보호국으로 신청한 사연을 알게된 부분은 감동적인 모습으로 기억이 된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여성인 나를 낳은 엄마에 이어서 사랑하지도 않은 여성에게서 실수로 자신의 아이를 낳은점이다  

아이의 아버지 노릇을 하기보단 이 주일에 한 번, 그것도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고 상냥하지만 결코 자신의 아이를 낳을 생각이없는 여자친구가 없을 땐 한계를 느끼는 친아버지의 모습을 보이는 드미트리는 아빠보단 삼촌노릇을 한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맞는다.  

이 책은 작가자신의 이름과 자신이 살아 온 성장기의 시절을 자전적인 묘사로 그려낸 소설이다.  

읽다보면 벨기에서도 한적한 이름도 모르는 마을에서 자란 작가의 어린시절의 얘기가 녹아있기 때문에 나이에 비해서 한층 커 버린 어린시절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술에 절은 삶속에서 그것도 여자라곤 할머니 한 사람이고 오로지 남자들에 둘러쌓여서 자란 주인공은 아버지와 삼촌들의 인생의 아이러니한 삶을 보면서 커나간다.  

언뜻 보면 눈살이 절로 찌푸리게되는 구질한 인생살이이자 루저들의 인생모습인데도 읽는내내 시종 입가에 웃음이 번지게 만드는 에피소드들은 작가의 탁월한 글솜씨 덕분이 아닐까싶다.  

뭐 이런 인생이 다 있지? 하고 고개를 젖게하면서도 그들 나름대로의 철학이 들어있고, 이런 와중에 아버지에 대한 연민의 정,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실로 정말 본 소설의 원 제목인 뭐라 표현이 안되는 아! 유감이다를 연발하게 된다.  

 일테면 술에 절어서 코마상태를 그런 식이 어디 한 두번이라야지 하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할머니의 무식일자로 경찰에게 대꾸하는모습, 술먹기대회 챔피언이 끝나고 자동차를 몰고오다 도망친 차와 충돌한 바람에 오히려 시청으로부터 메달 수여를 받는 삼촌들의 행각을 보면서 읽는 독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도움을 받는 처지에서 일약 글도 쓰고 아름다운 집, 사랑하는 여친, 문화인의 말을 쓰는 현재의 생활에서 간간이 마주치는 삼촌들과의 대화는 드미트리 자신이 옛 추억에 대한 씁씁함 내지 향수를 느끼게 한다.  

아들과 아버지 묘소를 찾다 삼촌들을 찾아 나누는 대화는 여전히 마지막까지 웃음내지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여유를 독자들에게 마지막 서비스까지 하는 기지를 발휘한다.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행동내지 말을 단 몇 시간만에 배운 아들 유리를 통해서 정말 닮지 않을래야 않을 수없는 안타까움을 주기 때문이다.  

[아직 멀었어?] 

[아니, 얼마 안 멀었어. 

한 시간정도면 엄마에게 도착할거다.] 

[그러면 한시간 내내 똑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어야 해?] 

[왜 , 네가 학교에서 새로 배운 노래가 있나 보구나.] 

[아니, 포트럴 할아버지가 가르쳐 준 노래-] 

[포트럴 할아버지 노래는 듣고 싶지않구나.유리. 그게 어떤 노래인지 난 벌써 알거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이란다. 그러니 다른 노래를 부르렴.] 

[하지만 남자랑 여자랑 자는 노랜데..] 

(중략) 

[아빠?] 

[왜 그러니?] 

[나, 오줌 갈기고 싶어.] 

[지금 뭐라고했어?] 

[오줌 갈긴다고] 

[그게 오줌 마렵다는 말인거냐, 쉬야하고 싶다고? ] 

[응, 아빠] 

[그런데 갈간다는 말은 내 앞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마라. 난 그말을 싫어하니까. 알았니? 그건 상스러운 단어야. 상스러운 인간들이 쓰는 상스러운 말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변기에다가 오줌세기를 가늠하며 노래를 불러댄다. 

아! 정말 유감이다란 말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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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버스 2014-06-17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 베르휠스트의 소설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 공연되어 정보 공유합니다. 소설을 읽으신 분들께는 더욱 흥미로운 연극이 될 것 같아 댓글 남겨요. 공연 정보는 인터파크에서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2014.07.10-2014.07.20 아르코 소극장
전석 2만원
예매 바로가기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4006227#TabTop
 
테라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43살의 저명한 정신과의사인 빅토르 라렌츠 박사는 4년 전에 딸이 실종된 후 딸을 찾기위해 애를 쓰지만 자신도 모른새 어느 덧 정신분열의 상태로 병원에 갇히는 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 

담당의인 로트박사의 실험에 따라서 약물치료를 중단한 상태로 정신이 온전해졌을 때 9일 후 본격적으로 자신의 얘기를 하게된다.  

딸의 실종으로 맘을 다스리고자 분테란 여성잡지사의 독점인터뷰에 응하기로 하고 파르쿰섬에 신드바드로 불리는 개와 함께 기거를 하게 된다.  

어느 날 안나 슈피겔이란 미모의 여성이 자신을 찾아오고 치료받던 의사로부터 소개를 받아서 이 곳 섬에 왔으며 자신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소개, 직업은 아동 소설가이며 자신이 쓴 소설속의 주인공인 샤를로테 얘기와 나눈단 것을 말한다.  

그녀와의 대화를 하면서 점차 그녀의 얘기가 자신의 딸인 요제프와 연관된 사실을 발견한 그는 그녀를 통해서 자신의 딸 행방을 찾기위해 노력을 한다.  

갑작스런 신드바드 개의 죽음, 섬 시장인 할바슈테트와 미하엘의 경고와 실종등 사건은 연이어서 이어지고 그녀가 마치내 자신이 쓴 책속의 내용을 읽어주고 듣는데서 자신의 존재를 알아간다.  

한편 빅토르의 살인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던 변호사들은 의사의 소견을 듣고 그에 대한 법적인 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빅토르는 자신과 약속한 로츠 박사에게 마지막 비밀을 알려주고 그에게서 약을 가로채 먹고 다시 혼수상태에 빠진다.  

6개월 후 프랑스 해변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빅토르의 아내 이자벨 앞에 나타난 로츠 박사는 그녀와 실종됬다고 믿었던 요제프의 존재를 확인한다.  

 작가가 전공한 정신의학을 토대로 아주 반전의 반전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책이다.    

현실과 환상간의 오고감이 특별한 구분없이 이어지고 있어서 읽다보면 여기가 어디인지를 잠시 잊을 때가 있다.

정신용어로  뮌히 하우젠 바이 프록시(뮌히 하우젠 대기증후군....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 거짓병을 꾸미고 주위 사람들을 속이는병)과 정신분열증을 동시에 앓고 있던 주인공은 로츠 박사가 약물 치료를 중단한 상태에서 맑은정신으로 있었던 시기에 자신이 자신의 내부에서 만들어내고 이야기를 꾸민 토대를 마치 현 시점에서 살아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만큼 아주 고도의 치밀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데서 허를찌른다.  

딸의 성장으로 인해서 자신과의 사이가 점점 멀어질 것을 두려워해서 딸의 알레르기 반응을 이용한 약물투입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더욱 의지하고 살아가게 만들려는 행동이 딸의 목숨까지 잃게되는 경우에 다다르자 정신분열증세를 겪는 아버지의 집착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죽었다고 생각한 딸의 행방을 실종이라 여기고 가상의 여인인 안나 슈피겔(거울이란 뜻)을  등장시키고 가상의섬인 파르쿰과 가상의 개인 신드바드, 섬 시장, 뱃사람의 존재등 가히 작가의 반열에 이를수도 있다는 허구속에 진실을 보여주는 장면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생각한 대목에서 당연히 대 반전을 이룬다.  

끝내 자신의 병적인 성향을 고칠 수 없음을,  부인이 당시의 사고때 이미 실종처린된 딸의 존재를 숨기고 타국에서 살아간 것을 알곤 있었지만 자신이 다시 사회에 나오게 된다면 또 다시 그런 집착적인 성향이 나올 것을 대비해 약을 먹는 행동은 아버지로서 사랑하는 딸에 대한 최선의 방책이었단 것을 드러내보여줌과 동시에 그릇된 인간의 정신분열의 형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씁하기만 하다.  

보통사람들이 알 수없는 정신분열의 세계를 전공한 학문을 토대로 이야기를 엮어간 작가의 솜씨도 탁월하고 뭣보다 안나가 슬픈 표정으로 빅토를 바라보는 장면은 그토록 자신의 거울을 바라봄으로써 자가치료를 하고자 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서서히 삶을 마치려는 빅토르의 모습이 눈에 선한 것이 아직도 아른거리게 만든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범인의 행동은  아직도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느끼게 되고 우울한 분위기의 섬 마을 묘사와 그 안에서 심리전을 펼쳐나가는 빅토르와 그 자신의 내면의 부딫침이 생생해서 읽는 재미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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