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43살의 저명한 정신과의사인 빅토르 라렌츠 박사는 4년 전에 딸이 실종된 후 딸을 찾기위해 애를 쓰지만 자신도 모른새 어느 덧 정신분열의 상태로 병원에 갇히는 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 

담당의인 로트박사의 실험에 따라서 약물치료를 중단한 상태로 정신이 온전해졌을 때 9일 후 본격적으로 자신의 얘기를 하게된다.  

딸의 실종으로 맘을 다스리고자 분테란 여성잡지사의 독점인터뷰에 응하기로 하고 파르쿰섬에 신드바드로 불리는 개와 함께 기거를 하게 된다.  

어느 날 안나 슈피겔이란 미모의 여성이 자신을 찾아오고 치료받던 의사로부터 소개를 받아서 이 곳 섬에 왔으며 자신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소개, 직업은 아동 소설가이며 자신이 쓴 소설속의 주인공인 샤를로테 얘기와 나눈단 것을 말한다.  

그녀와의 대화를 하면서 점차 그녀의 얘기가 자신의 딸인 요제프와 연관된 사실을 발견한 그는 그녀를 통해서 자신의 딸 행방을 찾기위해 노력을 한다.  

갑작스런 신드바드 개의 죽음, 섬 시장인 할바슈테트와 미하엘의 경고와 실종등 사건은 연이어서 이어지고 그녀가 마치내 자신이 쓴 책속의 내용을 읽어주고 듣는데서 자신의 존재를 알아간다.  

한편 빅토르의 살인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던 변호사들은 의사의 소견을 듣고 그에 대한 법적인 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빅토르는 자신과 약속한 로츠 박사에게 마지막 비밀을 알려주고 그에게서 약을 가로채 먹고 다시 혼수상태에 빠진다.  

6개월 후 프랑스 해변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빅토르의 아내 이자벨 앞에 나타난 로츠 박사는 그녀와 실종됬다고 믿었던 요제프의 존재를 확인한다.  

 작가가 전공한 정신의학을 토대로 아주 반전의 반전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책이다.    

현실과 환상간의 오고감이 특별한 구분없이 이어지고 있어서 읽다보면 여기가 어디인지를 잠시 잊을 때가 있다.

정신용어로  뮌히 하우젠 바이 프록시(뮌히 하우젠 대기증후군....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 거짓병을 꾸미고 주위 사람들을 속이는병)과 정신분열증을 동시에 앓고 있던 주인공은 로츠 박사가 약물 치료를 중단한 상태에서 맑은정신으로 있었던 시기에 자신이 자신의 내부에서 만들어내고 이야기를 꾸민 토대를 마치 현 시점에서 살아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만큼 아주 고도의 치밀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데서 허를찌른다.  

딸의 성장으로 인해서 자신과의 사이가 점점 멀어질 것을 두려워해서 딸의 알레르기 반응을 이용한 약물투입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더욱 의지하고 살아가게 만들려는 행동이 딸의 목숨까지 잃게되는 경우에 다다르자 정신분열증세를 겪는 아버지의 집착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죽었다고 생각한 딸의 행방을 실종이라 여기고 가상의 여인인 안나 슈피겔(거울이란 뜻)을  등장시키고 가상의섬인 파르쿰과 가상의 개인 신드바드, 섬 시장, 뱃사람의 존재등 가히 작가의 반열에 이를수도 있다는 허구속에 진실을 보여주는 장면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 사람이 범인이다라고 생각한 대목에서 당연히 대 반전을 이룬다.  

끝내 자신의 병적인 성향을 고칠 수 없음을,  부인이 당시의 사고때 이미 실종처린된 딸의 존재를 숨기고 타국에서 살아간 것을 알곤 있었지만 자신이 다시 사회에 나오게 된다면 또 다시 그런 집착적인 성향이 나올 것을 대비해 약을 먹는 행동은 아버지로서 사랑하는 딸에 대한 최선의 방책이었단 것을 드러내보여줌과 동시에 그릇된 인간의 정신분열의 형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씁하기만 하다.  

보통사람들이 알 수없는 정신분열의 세계를 전공한 학문을 토대로 이야기를 엮어간 작가의 솜씨도 탁월하고 뭣보다 안나가 슬픈 표정으로 빅토를 바라보는 장면은 그토록 자신의 거울을 바라봄으로써 자가치료를 하고자 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서서히 삶을 마치려는 빅토르의 모습이 눈에 선한 것이 아직도 아른거리게 만든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범인의 행동은  아직도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느끼게 되고 우울한 분위기의 섬 마을 묘사와 그 안에서 심리전을 펼쳐나가는 빅토르와 그 자신의 내면의 부딫침이 생생해서 읽는 재미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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