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의 원전 (컬러 도판 양장본) - 역사의 목격자들이 직접 쓴 2,500년 현장의 기록들
존 캐리 엮음, 김기협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10월
평점 :
인류의 태동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는 역사, 15년 만에 재발행된 북펀딩을 통해 만나보게 된 책이다.
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에 의해서 쓰였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를 벗어나 2500년 현장의 역사를 철저히 '르포르타주'를 기반으로 한 내용으로 구성된 총 181개의 현장기록과 9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을 담아낸 현장성이 뛰어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존 캐리 저자는 르포가 유행한 유래와 “르포르타주란 목격자가 기록한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그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담아낸 내용임을 밝힌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책을 읽게 되면 그동안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기본적인 세계적인 역사 사실들 안에 담긴 숨겨진 장면이나 대화 내용들, 현장에서 실제 체감했던 이들의 진실된 현장의 표현은 구경꾼, 여행가, 살인자, 희생자, 기자... 다양한 필자들의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다가온다.
첫 장인 '아테네의 역병'을 기록한 투키디데스의 글을 읽자니 요즘의 코로나 세태를 기시감처럼 느껴보게 되고 이어서 플라톤, 투키디데스, 마크 트웨인, 빅토르 위고, 샬럿 브론테 등 철학자, 문인, 실제 전쟁에 참전한 소총병들까지 과거 역사라고 불리는 사건들을 목격한 이들의 글들은 보고 느낀 자들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인해 더욱 체감 있게 다가온다.
특히 마타하리가 사형장으로 가면서 입은 검은 스타킹에 모피 코트 차림에 대한 묘사, 토끼 사냥을 통해 '살인'에 대한 느낌을 알아가는 이야기, 이순신 장군과 비교되는 넬슨 제독의 전투, 독배를 마시면서 남긴 소크라테스의 말들(“크리토여, 우리가 이스쿨라피우스에게 수탉 한 마리 값을 치르지 않은 것이 있다네. 잊지 않고 갚아주기 바라네.”)_은 또 다른 그 시대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이처럼 고대부터 현대의 굵직한 역사 사건을 목격담에 대한 방대한 부분들을 추리고 구성한 저자와 편역자의 자세한 설명 부분들은 훨씬 이해하기 쉽고 기존의 역사를 달달 외우고 시험을 보던 것에 벗어난 제대로 된 역사관을 느껴보게 한다.
이번 펀딩의 특징 중 하나인 책 커버의 뒷면에 역사 시대 기록과 함께 그림까지 곁들인 부분들은 내용과 함께 보면 훨씬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뭣보다 총천연 컬러판의 그림들이 당시 역사적인 생생함을 느껴볼 수 있게 편집되어 있어 방대한 책임에도 지루함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기존의 역사서와는 차별화된 책이라 역사에 흥미를 가진 독자라면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란 생각이 들고 편역자 말처럼 역사를 바라보는 ‘방법’ 그 자체에 관심을 새롭게 가질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