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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티움 문명 ㅣ 한길그레이트북스 196
앙드레 기유 지음, 김래모 옮김 / 한길사 / 2025년 6월
평점 :

서로마 제국이 역사 속에서 사라진 후 그 연장선에 있었던 동로마 제국, 일명 비잔티움 제국이라고 불린 시대를 다룬 거시적, 미시적 관점으로 다룬 책이란 생각이 든다.
역사 지리학자, 구조사가로서 첫 서문부터 할애한 비잔티움 문명을 대할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내용은 지리적인 방대한 영토와 그 안에서 다룬 각 제도권, 생활양식, 종교, 교양, 사회, 정치, 예술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지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점들을 소개한다.
서로마제국이 4세기 이후 기독교를 국교로 삼았던 것과 기타 다른 제도들을 이어받은 점들은 초창기 기초를 세우는 과정에서 취할 부분들과 이후 점진적으로 발전된 제도들로 인한 독자적인 행보들은 비잔티움 문명이란 이름 아래 보수주의와 구체성의 혼합으로 오늘날 우리들이 부르는 이름으로 남겨지고 있다.

첫 챕터부터 지리와 지정학적으로 다가선 넓은 영토를 할애 한 부분부터 독자들은 저자가 왜 이점을 우선적으로 다뤘는가를 생각하며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리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지닌 의미를 일찍이 알고 있던 제국의 황제들이 각기 다양한 민족과 인종들을 하나의 제국 안에 시민으로서 살아갈 세속적인 부분과 이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이자 정치와 연결된 종교적의 결합은 천 년에 걸쳐 유지할 수 있었던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신의 대리인이자 최고 주재자로서 아우토르하토르라 불린 황제와 교회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역할 분담에 맞는 제도와 권력, 사회와 신분, 권력, 경제, 사상과 신앙, 여기에 예술이 합쳐진 끊임없는 균형의 조율을 유지하며 제국을 지탱해 나간 문명의 세부적인 해부는 하나의 주제 속에 여러 가지 분야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오늘날 비잔티움 문명권에 속했던 나라들을 떠올려 보면 여전히 종교의 힘을 통해 정치와 합을 이루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끊임없이 영토 분쟁과 종교적인 이유로 전쟁이 벌어지는 곳들이 있기에 비잔티움 제국의 정치와 제도적인 유연성은 복잡한 가운데 그때마다 실정에 맞는 조절성이 뛰어났다는 것을 느낀다.
이렇듯 지속성으로 말할 수 있는 비잔틴 제국의 찬란했던 모습들의 흔적은 각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고유의 종교적인 색채와 흔적들, 사회의 모습을 통해 오랜 전통을 이어받고 있음을 느끼는 바가 크다는 것, 저자의 방대한 조사와 사료를 참고 삼아 보인 사진과 그림들, 건축 설계도들은 거대한 문명 하나를 필름처럼 현상하듯 글과 함께 보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어떤 역사나 문명을 다루고자 할 때 저자의 주관이 들어가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벗어나 역사적 토대를 근거로 삼아 입체적으로 다룬 내용들이 타 책들과는 다른 결을 보여 한층 심도 있게 다룬 점이 돋보인다.

찬란했던 인류 문명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비잔티움 문명, 한 역사가 시작되면 우리들은 이 문명이 오래가길 염원하지만 해가 지듯 문명이 질 때의 연민은 차후 오스만 제국이란 또 다른 새로운 문명을 맞기까지 위태로웠던 그 순간들이 이 책을 읽으며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무릇 구시대는 저물고 새 시대가 도래한다는 이치를 생각해 본다면 비잔티움 문명이 지닌 운명적인 인류의 역사는 찬란했던 한 문명을 기억하고 되새기면서 시대에 맞춰나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한 시간, 고대 문명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