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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브라이언 프리먼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4년 10월
평점 :
누군가에게는 신나고 기뻐해야 할 날이 핼리에겐 지옥의 날로 기억된다.
7월 4일, 정확히 독립기념일 날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고 남친이 자신의 룸메이트와 눈이 맞아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았으며 거처는 없어졌으니 그야말로 진퇴양난, 다시 재취업을 하기 위해 파티에 참석하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는 약 남용으로 심정지를 당한 채 죽는다.
아니 죽었다 살아났다. 현장에서 어느 의사의 기지로 심장박동은 다시 뛰게 되지만 그날 이후 자신의 머릿속은 뭔가 이상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누군지 모르지만 막연하게 떠오르는 얼굴들, 가보지 못한 장소를 생생히 기억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 결정적으로 누군가의 시선을 계속 느끼거나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기시감, 여기에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까지 이르는 상황까지 이어지는데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심리서스펜스 스릴이 주는 진행의 정도를 차고 차곡 쌓아가면서 결정적 한방으로 독자들에게 허를 찌르는 반전의 맛이 좋다.
자신의 뇌 속에 누군가의 기억이 자리 잡고 그 기억으로 인해 행동이 따라간다?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갇힌 봉인된 기억과 아픔들과 함께 몸은 하나이되 뇌 활동은 두 개의 인격체로 이뤄져 이 모든 정황들을 기억하고 그 기억의 장소로 이끌면서 밝혀지는 진실의 내막은 발전하고 있는 뇌과학에 대한 연구와 그 연구의 실험대상으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건으로 내몰리는 핼리란 여성의 기막힌 인생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드러낸다.
선의의 과학 연구가 비록 인간의 정지된 뇌나 기억을 백업하고 다시 복구하는 연구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인 도덕관에 관한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비밀리에 각축전을 벌이는 첩보를 방불케 하는 회사들의 경쟁, 결정적으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극한으로 내몬 이들의 아픔들이 진행을 거듭할수록 촘촘히 조여 오는 긴장감의 압박을 드높인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영원한 기억을 간직하고자 한 이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의 방법철차에서 오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심은 물론 불륜과 인종차별, 여기에 결정적인 범인의 등장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충격적인 반전의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만일 핼리 같은 경우를 당했다면 정말 아찔할 것 같은데, 저자의 심리의 변화를 완충조절해 가며 이어가는 흐름들의 좋았던 작품, 심리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만족할 듯싶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