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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나의 것
니컬러스 파담시 지음, 김동욱 옮김 / 롤러코스터 / 2025년 11월
평점 :

제목부터 의미심장하게 와닿은 작품, 현 영국에서 옵서버 선정 최고의 신인 소설가에 이름을 올린 저자의 작품이 현시대를 돌아보게 한다.
유럽의 현 상항에서 이민자들의 물결이 본토박이 그들의 시선에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가, 여기에 종교란 이름을 깔고 다시 그들을 대하는 자세에서 우리들은 어떤 해결방안들을 모색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들과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들을 다시 떠올려 본다.
이란인 엄마와 영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데이비드는 초등시절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부모 이혼 후 각자의 가정을 돌아가며 살아가는 청소년이다.
곧 대학입학을 목전에 두고 있는 그는 유명 가수를 좋아하는 한 명의 청소년이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한 명의 영국인이지만 좋아하는 가수가 인종차별이 담긴 발언에 대해 캔슬 컬처를 당하고 주위에도 이런 흐름들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되는 가운데 의기소침해진다.
더군다나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인해 무슬림 청소년들로부터 지울 수 없는 모욕을 당하면서 외롭고 고립된 채 온라인상에서만 존재하는 이로 활동한다.(게임)
한편 파키스탄인 부모를 둔 하산은 친구들이 데이비드에게 한 행동으로 친구들과 절교하고 대학 입학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전화상담을 하는 일까지 시간을 할애하며 노력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작품은 두 청소년들의 성장에 있어서 영국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백인들 눈에는 무슬림처럼 보인 데이비드와 백인들에게 폭행을 당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로 고생한 하산의 경우를 통해 영국이란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과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무슬림이란 이름 하나로 모든 이들을 증오의 대상으로 일삼는 폭력과 증오의 형태를 비교해 보인다.
고립된 자가 온전한 나로 보일 수 있었던 온라인 게임방이 점차 극우주의 채팅방으로 이어지면서 적대적으로 모든 무슬림을 대상으로 타깃을 삼아버린 데이비드의 변화된 모습들은 주변 환경 자체도 그를 보다 폭넓은 수용의 자세로 이어가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였고 하산이 데이비드에게 건넨 사과의 말 한마디로 그가 마음의 변화를 받아들였다면 어떤 결과들이 이어졌을지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작품은 배경이 영국이지만 현재 전 유럽권에서 이민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발생하고 있는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인구 증가와 이들이 벌인 사건사고를 통해 본토 백인들의 걱정과 두려움들이 정치적, 경제적인 여건까지 겹치면서 보이는 사회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여기에 가상의 인터넷상에서 밈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다양한 견제와 데이비드처럼 점차 극우주의로 가게 되는 모습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보았던 이의 안타까운 모습을 바라보게 한다.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은 두 청소년의 이야기는 비단 유럽만의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여건과 이해할 수 있는 노력들이 중요함을 일깨운 내용이라 인종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와 태도는 물론 소외된 자들을 사회에서 품어 안을 수 있는 제도 또한 필요함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