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모든 새들
찰리 제인 앤더스 지음, 장호연 옮김 / 허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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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휴고상과 네뷸러상 등 주요 SF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장편소설 작품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요새 SF관련 작품을 자주 접하고 있는 터라 이번 작품에 대한 해외평은 물론이고 읽는 동안 타 작품에서 보던 생각할 부분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함을 느낀다.



마치 만화주인공처럼 엉뚱하면서도 그 속내의 진실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은 주변인들에 의해 상처를 받고 성장하는  천재소년 로런스와 괴짜 소녀 퍼트리샤와의 관계를 통해 SF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선들을 가져볼 수 있다.










두 사람의 엉뚱한 행동들이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면서 계약 친구에서 우정으로 이어지다 사랑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단계와 여기에 지구 종말이라는 세계가 닥치면서 두 주인공들이 펼치는 내용이  두 사람이 지닌 특성과 대조되면서  이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새의 말을 알아듣고 마법사라는 위치의 선 퍼트리샤와 컴퓨터 천재인 로런스가 지닌 과학이란 비교는 서로가 인정할 수 없는 영역들이지만 이 작품에서 보인 두 사람이 보인 실천들은 지구종말을 대하는 행동과 말들, 여기에 언젠가는 곧 닥칠 수 있을 것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부분에서 일말의 공감과 함께 두 사람의 성장소설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지구 곳곳에 닥친 위험경고에도 무심히 지나쳐버리고 마는 우리들의 생존적 위기감들이 작품 속 종말이란 화두에 더해짐으로써 여러 가지 색깔의 무늬(동화, 로맨스, 성장소설, 지구위기)를 담아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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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선 논법 - 2025 포스텍 SF 어워드 수상작품집
박건률.이후영.김정수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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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포스텍 SF 어워드 수상작품집으로 만나본 세 편의 작품들은 명칭도 낯설었지만 내용면에서도 새로운 영역의 넓힘으로 읽혔다.



이공계 전공 대상자들만이 참여한 이번 작품집은 대상작 [대각선 논법]을 비롯해 신입 작가들의 참신함이 돋보인 부분으로 기발한 발상 자체에서 어우러지는 일련의 문제의식과 변화들이 미래의 어떤 시나리오처럼 다가온다.



블랙홀 '우주 일식'이라는 소재로 신의 영역과 우주, 철학적인 고뇌에 담긴 부분들이 이에 연관된 이들의 반발에 이르기까지 탐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인간이 종교적인 신을 믿는다는 믿음에서 이에 대한 도전과 이해의 차이들, 여기에 두 번째로 만난 [감정의 땅]은 외계라는 장소에 인간이 인공자아의 도움을 받아 도착하면서 인간이 외계생명체에 대한 친밀감을 느낀다는 설정이  새로운 이미지처럼 다가왔고 땅의 위치에 따라 생명체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모습에선 여전히 미지 개척지란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이외에도 [확률적 유령의 유언]은 친숙하게 여겨지는 홀로그램을 통해 아버지가  사후 유언을 위해 AI로 생성된다는 구상이 근 미래의 모습처럼 여겨진다.



총 3편의 이야기는 SF라는 장르에서 다루는 소재들로 친숙한 것도 있었지만 문장 자체가 전문적인 작가의 글들이 아니기에 문맥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더로 보인다는 점과 SF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쉽게 다가가지 못한  설명 부분들이 있어 이는 앞으로 좀 더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이번 3 작품 선정작을 통해 앞으로 한국의 SF문학장르를 좀 더 신박한 소재와 함께 확장된 세계로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 소설들이라 이들의 차후 작품들이 기대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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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스 -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 원작소설 버티고 시리즈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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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 수가 없다] 원작소설, 이번에 이 개봉 소식 때문인지 새롭게 개정판이 출간됐다. (책 표지는 구판표지)



23년간 제지회사에서 성실하게 자신이 맡아온 일로  근무해 온 버크 데보레-



어느 날 갑자기 회사가 일명 통합이란 이름 아래 합쳐지면서 정리해고를 당하고 실업수당을 받으며 꾸준히 재취업을 알아보는 51세의 가장이다.



그러나 구직 활동을 하면서 쉽게 할 수 있으리란 희망이 점점 어려워지고 실업수당마저 끊기게 된 가정형편은 아내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나서게 되고 두 아이의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선 필히 직장을 얻어야만 하는 그의 심정은 점차 절망과 분노에 다다른다.



이에 잡지에  가상으로 만들어낸 회사에 자신과 같은 경력의 구직자를 뽑는다는 가짜 구인광고를 내고 우편함에는 그의 의도대로 장기 실직자들의 이력서가 쌓인다.



이들 중 자신의 이력서가 같은 곳으로 모일 때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있다면 그만큼 자신에겐 기회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그는 이들을 추려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오래전 아버지가 지녔던 총을 지니고 아내에겐 거짓말로 면접 보러 간다는 구실로 죽일 대상자의 주변을 맴도는 그, 하나둘씩 그의 의도대로 범행을 저지르면서 그는 점차 자신도 모르는 새 살인에 대한 정당화를 인정하는 태도가 된다.



추리 스릴러 성격으로 보면 살인범행 동기가 있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벌이는 주인공의 행동 패턴들이 일단 구성적으로 잘 이뤄진 부분에서 더 나아가 이 작품은 출간 시기상 IMF시대란 흐름을 배경으로 두고 있기에 남다른 생각할 거리가 많은 내용을 지닌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 한순간 가장의 실업으로 이어지면서 아내와의 소통, 자식들의 교육차원에서 서포트해 줄 여건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아들의 일탈, 여기에 한때는 같은 직종의 동료란 인식에서 점차 나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는 이들을 찾아가 살인행위를 벌이는 일들의 모습들은 비단 미국만의 모습이 아니란 느낌이 들만큼 잘 그려진다.



-그들이 앗아 간 건 내 인생입니다. 내가 아니고요. 그들은 내게서 융자를 갚을 능력, 아이들을 돌볼 능력, 아내와 좋은 시간을 보낼 여유를 앗아 갔습니다. 직장은 직장일 뿐입니다. 직장은 내가 아니라고요, 퀸란 씨. 지난 5개월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압니까? 한때 서로 의지하며 친하게 지내 온 동료들이었습니다. 나랑 같이 해고된 수백 명의 직원 말이죠. 우린 항상 그 신뢰를 앞세워 함께 싸워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내 적이 됐습니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되어버렸으니까요. 그게 바로 문제의 핵심입니다. 카운슬러들은 절대 이런 얘길 하지 않죠. 우리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는 것. 더 이상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p. 252 ~ 253







베이비 부머 세대가 겪는 이러한 일들 근간에는 사무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한 육체 노동자는 물론 버크처럼 중간자 사무직에 종사하는 이들을 수용할 필요성이 점차 없어지는 일련의 일들이 해고란 이름으로 이어질 때 인간의 이기심과 본능적으로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식의 표출이 버크란 인물을 통해 어떻게 흐르는지를 보여준다.



출간시기를 생각하면서 읽어도 여전히 이러한 사회적 시스템에서 오는 한계, 여기에 중산층 가정이 겪는 부부의 갈등과 불안한 기류들, 회사 입장에서 인간이 할 일을  기계로 대체함으로써 이윤확장이란 이름으로 해고를 시행하는 변화추이를 작가는 무리 없이 잘 그려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변화는 인간과 자동화 시스템의 조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생각할 때 주인공이 행한 일들은 분명 사회지탄과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만 하지만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왜 버크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게 되는지, 저자의 뛰어난 글 능력에 독자들이 빨려 들어간 결과로써 이렇게 응원해 보는 소설도 오랜만이다.



날 선 비판으로 풍자적 요소와 긴장미 높은 상황 속에서도  아이러니가 속출하는 극적흐름들이 흡입력 있게 다가온 소설로  박찬욱 감독이 처음 제목을 '모가지'로 생각했다는 말에서  작품과 찰떡이란 생각이 들었다.(실제 제목은 바뀌었지만...)




원작을 토대로 감독이 그리는 영상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다뤄질지, 비교해 보는 것도 기대된다. (액스’는 직장에서 해고될 때 ‘도끼질당했다’고 하는 영어 표현에서 나온 제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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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 - 바스티유의 포성에서 나폴레옹까지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5
한스울리히 타머 지음, 나종석 옮김 / 북캠퍼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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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사건들 중에 프랑스혁명이 지닌 역사적 의미는 지금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당시 앙시엥레짐과 계몽주의 사상의 물결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의식이 깨어난 산물이자 오늘날 인권, 자유, 평등, 박애라는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혁명이 지닌 가치는 의미가 깊다.


책은 독일출신 학자로서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게 된 원동력의 하나인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부터 시작해 공화정 공포정치, 이어 나폴레옹의 전제정치로 다시 돌아오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혁명이 발생하게 된 이유로 국민들의 주식인 빵 부족으로 인한 연쇄 폭동처럼 이어졌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따라가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외에도 인구증가, 일자리 부족, 흉작, 계급차이에서 오는 불만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폭발한 것이다.


배부르고 일상생활에서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면 프랑스혁명은 좀 더 시기가 늦춰졌을지는 몰라도 이미 내재된 부패된 왕정 정치는 도시 민중의 자유 투쟁과 농민들의 반봉건 기치 아래 비로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권리선언이 선포되었다는 점에서 오늘의 정치 초석으로 다져졌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비단 프랑스혁명에서 보인 이런 여러 가지 관점 서술을 통해 봉건제 몰락과 시민혁명의 승리라는 점도 주시하지만 이러한 일들의 연계된 흐름들을 통해 사회적, 정치적, 관습과 평등이란 기치 아래 시민들 의식의 깨어남을 보이고 이런 결과물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과거의 역사 사건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할까? 마치 지금의 혼란스러운  전 세계의 정치와 사회 격변기를 겪고 있는 모습들이 프랑스 대혁명의 전조처럼 비치는  기시감들은 무엇인지, 우리들은 제대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스스로 돌아봄을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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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 개정판 미쓰다 신조의 집 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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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시리즈'를 집필한 작가답게 이번에도 여전히 으스스한 소름이 끼치는 글들로 가득한 작품으로 이번에 새롭게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됐다.




전 작인 '흉가'를 읽었을 때와는 같은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이번의 작품이 더욱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보이지 않는 실체의 존재감, 그것을 어느 때인지는 모르지만 기시감이란 말로 대체할 수 있는 섬뜩한 느낌을 마주하고 있다면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된 코타로는 이사 온 지역과 자신이 살 집을 둘러보다 문득 어디선가 본 듯한 기억, 체험 같은 것을 느끼지만 실제적으로  낯선 지역에 있는 우누키 마을 히가시 4번지인 이 일대  지역은 처음이다.


 


같은 동네 정체 모를 숲 앞에서 의미심장한 환청을 들었다는 사실, 무언가 쫓기듯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안개 같은 물체, 누군가 자신에게  같은 말을 듣게 되는 때, 집 안 곳곳에 스르륵, 철퍽철퍽, 머리가 없는 사람의 형상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목욕탕에서 원인 모를 뒷 머리 부근이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는 점...


 


이 모든 일을 두고 할머니에게 이사를 가자고 하고 싶지만 형편상 그럴 수는 없다는 현실의 문제 때문에 고민하던 중 같은 나이의 레나란 여자 아이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의논을 하기 시작한다.


 


가끔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기시감을 느낄 때가 있다.




전생이나 운명론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일지라도 아마 주인공인 코타로처럼 집에 들어가기 무서울 정도의 섬뜩함을 지닌 느낌을 받는다면 그 집은 잠을 편히 자고 모든 것을 내 집이란 생각 하에서 이룰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는 공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저자가 설정한 주인공들은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은 그 무언가를 향해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쉽게 속단할 수만은 없는 미지의 어떤 혼령 내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체에 의해 인간들의 삶이 어떻게 혼란에 빠지게 되는지, 그  대상을 마주하고 이를 뿌리치려는 주인공의 당찬 의지력을 통해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미신, 또는 혼령은 정말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화를 부르는 집, 그 속사연들을 밝혀내는 과정과 과거 10년 전에 벌어졌던 그 집과 근방 집들에 얽힌 사연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위협을 당할 수도 있다는 설정이 팔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으스스한 기분을 전달해 준다.


 






한국에서는 흉가가 먼저 나왔지만 실제 일본에서는 이 '화가'란 책이 먼저 출간이 됐다고 하는 만큼 같이 읽는다면 같은 재앙을 부르는 집의 소재 구성과 설정, 그 안에서 희망적인 이야기도 들어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저자의 나름대로의 글이 달리 받아들여지게도 한다.


 


읽는 동안 내 뒤에 마치 이러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쳐다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아~ 전설의 고향도 아니고 말이지...




등뒤가 섬뜩하며 스멀스멀 기어오른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분위기는 눈앞에 펼쳐진 어떤 극대화된 행동이 아닌 실체 없이 느껴진다는 설정으로 더욱 오싹함을 느껴 불 수 있는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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