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전 1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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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 년에서 1813 년에 벌어진 스페인 독립전쟁이 배경인 이 소설은 스페인의 주요도시가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함락하는 가운데 스페인 어린 국왕은 볼모로 잡혀가 있고 나폴레옹의 형이 스페인을 다스리고 있는 시기의 카디스란 해안 도시가 그 배경이다.  

카디스가 갖고있는 천연적인 지형때문에 프랑스는 번번이 공략에 실패를 하고 이 프랑스 군인들 중엔 카디스를 공략하기 위해 대포의 발사속도와 시간등을 연구해 발포하는 일을 맡는 전직 교사 출신인 데소포 대위가 있다.  

그런 와중에 대포의 목표위치는 번번이 벗어나게되고 그런 와중에 카디스 사람들은 만성이 되어가는 와중에 대포가 떨어진 곳으로부터 얼마 안되는 장소에 15~17세정도의 소녀들이 무참한 모습으로 죽은 시체가 발견이 된다.  

 이 일을 맡고 있는 티손 형사는 대포와 소녀시체간의 어떤 연관성이 있진 않을까하는 의심속에 흑인 뮬라토가 배를 통해서 적진에 오고 간단것을 포착, 그를 심문하면서 박제사 푸마갈이란 인물이 전서구를 이용해서 프랑스 적진에 포탄 떨어진 지도를 그린 것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알게된다.  

 한편 카디스엔 대대로 내려오는 명망있는 집안에 실질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롤리타팔마란 여인은 자신의 아버지 친구와 함께 나라가 인정한 무장선, 말하자면 적군의 배를 훔침으로써 그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포획하는 일에 동참하게되고 배의 선장인 페페로보를 만나게된다.  

 형사 티손 또한 푸마갈을 체포함으로써 그로부터 전서구를 이용한 간첩행위에 대해서 실토를 받지만 그가 감옥에 있는 사이 또 연이어서 소녀의 시체가 발견이 되는 수모를 겪게된다.  

 이에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바꾼 그는 프랑스 적진에 있는 데소포 대위에게 살인사건을 말하게되고 자신이 정한 위치에 포격을 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범인 색출에 창녀를 미끼로 삼는 작전을 실행한다.  

 하지만 번번이 놓치게되는 가운데 롤리타는 페페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차마 말을 못하는 자신의 처지와 해야할 일 가운데에서 초심을 잃지않는 냉정함을 보이는 가운데 자신의 운명이 걸려있는 배가 프랑스에 포획됬다는 소리에 로보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미끼를 이용한 범인 색출에 실패를 한 티손은 어느 날 안개 낀 골목에서 한 남자를 추적하게되고 자신이 쏜 총에 맞은 범인을 잡음으로써 늑대의 본성을 발휘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은 상태- 

범인은 이미 롤리타의 하녀를 죽인 상태였고 그녀의 아버지인 염전에서 일하면서 때로는 게릴라전에고 참전한 모하라에 의해서 고통을 받는다.  

 19세기 초의 스페인의 카디스란 곳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전쟁은 과연 누굴 위해서 하는 것인가? 하는 물음 앞에서 실질적 주인공들인 데소포 대위, 티손, 페페, 롤리타의 인생의 한 단면들을 보여준다.  

데소포 중위도 원하진 않았지만  나라의 부름에 전쟁에 참여를 하곤 있지만 과연 이 대포가 주는 영향이 어떤식으로 변해가는지, 자신과는 결코 상관이 없는 상대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포를 퍼부어야만 하는 전쟁이 주는 괴리에 빠진 모습과 전쟁에 대한 회한을 보여주고,  비열할 만큼 냉철한 티손도 역시 전쟁을 그저 하나의 일상사로 여기면서 포가 떨어져도 결국은 언젠가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게 될 날이 여전히 오게됨을 인지하는 인물로 나온다.  

 본국인 스페인 행정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차 새로운 것을 바란 나머지 간첩행위를 하는 푸마갈의 행동과 티손과 바롤 교수의 말처럼 소용돌이란 이름하에 자신의 의지와 행동을 결부시켜 어리석게도 죄 없는 소녀들을 죽인 범인의 행동은 전쟁이 치러지는 가운데서 평범한 날이었대도 행해질 수 있는 범죄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 시대는 라틴아메리카에 식민지를 두고 있었던 강대국들 간의 이익다툼과 그 과정에서 국고로 들어간 개인재산에 대한 회수 가망성이 없는 가운데 자신의  가문생사가 달려있는 은화가 들어있는 배가 나포되자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먼저 생각해 냉철한 행동을 끝까지 보이는 안타까운 롤리타와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가에 대한 물음과 그녀가 주는 행동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배를 가져오는 위험한 행동을 한 페페의 사랑이 그려진다.  

 그렇다고 아주 절절하게 신분의 차이을 극복하지 못하는 애련한 연인들의 모습이 아닌 그 당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불구가 된 페페를 봐야만 했던 롤리타의 모습은 전쟁이 주는 또 하나의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만큼 작가는 평이한 감정선을 유지한다.  

 결국 스페인의 대 공세로 자신의 위치에서 이제는 서서히 물러가는 데소포 대위의 눈이 바라보는 카디스, 티손이 범인을 잡고도 여전히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카디스, 끝까지 "내가" 아닌 "우리들" 이란 말을 함으로써 자신과 페페간의 거리를 둔 롤리타와 이미 죽은 목숨이란 걸 아는 페페의 카디스... 

 한마디로 카디스는 그저 아무런 일에 관련이 없었던  평범했던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전쟁이란느 것에 모두 모여서 관련이 되고 매듭을 짓는, 그런의미에서 진정으로 작가는 이 전쟁의 잔재 가운데서 인생살이의 한 면을 보여주는 메타포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된다.  

 전쟁은 아무런 승리자도, 패배자도 위한 것이 아닌 오직 평범했던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변모시킨단 점에서 작가는 이 장소를 택했고 그런 점에서 카디스가 주는 공간적, 시간적인 흐름은 읽는 내내 아련함을 준다.  

1 부보다는 2부에서의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가 훨씬 긴박하게 돌아간단 점에서 대포의 거리조정이나 재료를 다루는 장면의 지겨움만 지나간다면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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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랑한다 세트 - 전3권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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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충렬왕과 안평공주(후에 원성공주, 제국대장공주)사이에 태어난 원은 어릴 적 절친인 종실수사공(종친에게 주는 정 일품의 명예직) 왕연의 삼남인 왕린과 절친이다.  

원이 화려한 공작스타일의 얼굴이라면 린은 한 마리의 백학에 비유를 할 만한 뛰어난 외모의 미 소년들이다.  

어느 날 시전에서 한 미소년이 무뢰배와 싸우는것을 보고 린이 그 소년을 도와주게 되고 자신들의 위구르어를 알아듣는 것을 원이 이 소년에게 반하게되면서 자신들이 있는 금과정에 찾아올 것을 부탁한다.  

원을 먼저 궁궐로 보내고 잠시 스치듯 지나간 형인 왕전의 모습을 본  왕린이 비밀화합에 들어간 장소를 보고 뒤를 쫓는 한편 미소년도 자신의 아비가 그 장소에 들어간 것을 보고 쫓게되면서 둘은 흑철릭이 쫓아오는 것을 피하면서 서로 불신의 대상이 된다.  

그 미소년의 이름은 왕산- 

왕족 영인백의 외동딸로서 공녀로 차출될 것을 염려한 거부상답게 집 안의 외진 곳에 별채를 따로 마련해 산적의 칼부림으로 얼굴에 흉터가 있단 소문을 내면서 바깥 출입을 금지당한 상태였다.  

하지만 변복을 하고 자신의 시녀인 비연으로 하여금 자신의 방에 있게하는 수법으로 빠져나오는 행동을 일삼던 차에 그녀는 린의 정체를 파악하기위해서 금과정에 오게된다.  

그 곳에서 자신의 정체를 말하게되면서 셋은 절친한 친구사이가 될 것을 약속하지만 여전히 린의 의심증은 풀리지않고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혼사대상이 바로 린의 윗 형인 왕전이 될 것이란 말을 들은 산으로선 아주 난감한 상태가 된다.  

몽골제국의 지배로부터 헤어나올줄 모르는 충렬왕의 여색을 탐하는 행동과 환관, 간신들에 둘러싸여 정비인 자신의 공주를 내쫓고 원을 낳은 몽골공주를 정비로 삼은 것에 분한 맘을 갖고 자주적인 고려를 세우고자 한 왕전은 응교 송인과 만남을 갖음으로써 그의 계략에 휘말려 점차 사건에 빠진다.  

송인은 자신이 발굴하고 색을 키웠던 옥부용을 환관 최세연을 통해 충렬왕에게 바침으로써 본격적인 원을 해치우고 왕전을 왕으로 내세움으로써 허수아비 왕 뒤에 실질적인 세도를 누리기위한 계획의 발판을 다져나간다.  

아버지와 아들사이의 사냥일은 린의 의견대로 교묘히 부딪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는 가운데 옥부용은 비연에게 접근, 자신들의 뜻과 합세한 무석이란 남자를 내세워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  산 대신 공녀로 차출이 된 린의 여동생 단은 그 사실을 안 원의 첫 정비로 된다는 소릴 듣게된다.  

팔관 회가 있던 날 여인의 옷차림으로 나타난 산은 단을 위협하는 무리들과 싸우던 중 시전에서 싸우던 무뢰배인 개원과 염복에게 납치를 당하게된다.  

단의 외침으로 린은 산을 구하게되고 단은 원에 대한 사랑을 더욱 키워가게되고, 원은 자신의 세력을 다지기위해서 황실에서 제 2의 비를 맞을 것을 결심하면서 비로소 산에대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  

다른 곳에선 자신의혼인을 서두르려는 아버지를 피해 무석을 믿고 도망치지지만 무석의 배신으로 산채두목 대정 유심이 있는 곳에 갇히게된다.  

그 곳에서 유심의 딸인 송화로부터 자신들이 삼별초의 일원이며 무석이 자신의 남편임을 알게된다.  

린의 도움으로 구출이 된 산은 둘의 마음을 확인하게되고 산채에 있던 사람들을 자신이 데리고 있던 사람들과 어울리게 살게하면서 그들의 신분세탁에 힘을 쓰게된다.  

하지만 린과 산의 관계를 알아차린 원은 이미 아비가 죽고 없는 산의 위치를 보호하고자 한단 명목하에 왕에게 혼인을 금지시키되 재산을 왕가에서 지켜준단 것으로 , 또 왕족간의 결혼을 금지시키는 법을 이루어낸다.  

원과 린이 원 왕조에 입조를 가기로 결정이 되고 산은 린에게 향낭주머니를 선물하면서 이별을 맞게되지만 린이 구휼미를 싣고 오는 일을 맡게되면서 다시 고려에 들어오게되자 산을 만나러간다.  

린을 감시할 겸 같이 출발한 원의 시위인 장의는 우연히 삼별초란 신분을 나누는 사람들의 말을 엿듣게되지만 린의 부탁으로 원에게 발설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서 원은 장의, 린, 산에 대한 배신으로 그들을 반역자로 처신하고 그 과정에서 린은 엄청난 몽둥이 찜질로 인해서 정신을 잃는 가운데 색목인에게 노예로 팔려나간다.  

산은 산대로 궁궐 내의 밀실에 갇혀있다 단의 결심으로 탈출하게되면서 송화 일행과 함께 원나라 대도에서 객주의 일로 터전을 삼아살아간다.   

린의 행방을 쫓기위해 장의와 함께 타클라마 사막으로까지 가게되지만 그 곳의  사람들로부터 다시 돌아가란 말을 듣고 다시 돌아오게된다.  

한편 린은 베키란 여자아이의 노예로 살다가 원의 사촌인 카이샨의 수하로 들어가게되고 카이샨으로부터 원이 자신을 배신할 시에 직접 죽이란 명을 받게된다.  

원의 왕이 죽게되면서 정세는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서 고려의 운명도 갈라질 틈을 타서 송인은 송인대로 원이 다시는 고려에 오지 못하게 할 백지 상태의 원의 옥새가 찍힌 것을 원의 조정에 보내게되고 단으로 부터 산의 거처를 알게된 후 그녀를 붙잡아 두다 결판을 내기 위해 원이 카이샨을 만나러오는 그 곳에 산을 데려간다.  

대도에서 도움을 받은 베키의 행동으로 풀려나게 된 산과 그녀의 행방을 모른 채 원과 카이샨의 화해를 위해 애를 쓴 린은 그 자리에서 송인이 원과의 결판을 통해서 목숨을 저버린 것을 확인, 산이 있는 곳을 알게 된 그 방향으로 말을 돌린다.  

 드디어 해후한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원은 둘을 다시 쫓아가기 전에 도망가라고 한 후 이별을 고한다.  

 참으로 긴 로맨스 이야기다.  

로맨스이기 전에 한 나라의 국왕으로 살다간 후일 충선왕으로 불린 원의 생활과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궁내에서 벌어지는 다툼을 그리고 있는 역사소설이란 느낌도 든다.  

풋풋한 감정으로 시작한 청소년기의 세 사람의 행로는 오직 자신만 바라보길 원했던 원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린과 산이 정인으로서 만남을 이어가자 그녀를 갖기위해서, 린의 배신감같은 감정을 느낀 분노의 감정은 복수의 칼날을 가진 사람으로 변하게 만든다.  

산의 모습을 찾기위해 대용품격인 예스진을 다루는 과정이나 오직 누이로서만 생각이 된다는 단에 대한 감정은 모든 여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나쁜 남자이기도 하다.  

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한 행동도 양날의 비수를 감추고 그간 살아왔던 비열함과 냉혹함 속에서도 어느 누구하나 믿지못하는 궐 내에서 그나마 오직 자신만을 믿고 따르던 친구를 잃었단 감정, 산이 린보다 자신을 먼저 봐주지 않았단 점에서 심한 좌절감을 느끼게도 한 한없이 약한 모습의 인간적인 모습도 보인다.  

 실제적으로 아버지와 대립함으로써 아버지의 행적이 아닌 오로지 고려란 나라의 개혁을 위해서 끊임없이 행동을 한 그의 행동엔 어쩔 수없는 정략결혼의 정치적인 이행도 보이지만 결국엔 무비의 말처럼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으로부터는 친구이상의 그 무엇도 얻을 수 없었던 인간의 모습으로 남는다.  

 원나라의 정세에 변화를 직접 몸으로 느끼고 당한 흔적따라서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린과 산의 아들을 다시 만나 그들의 아들임을 느껴가는 과정은 한 편의 인생의 길을 그림으로 보는 듯한 감동을 준다.  

신부의 차별없이 누구나 공평한 , 아무도 알지못하는, 한 번 빠져나오면 다시는 갈 수 없는 외진 사막의 한 마을에 터전을 일구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원의 모습은 진정으로 모든 것을 가지고는 있었으나 자신이 진실로 원했던 친구간의 우정, 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은 가질 수도 받아들이길 거부당한 한 왕이 슬픈 이야기란 생각도 든다.  

 비록 그가 질투와 배신에 자신의 한 때의 감정으로 두 연인을 헤어지게 하지만 10 여년의 인고의 세월을 겪어낸 린와 산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흔한 인스턴트식 사랑으로 도배되는 현대의 사랑과는또 다른 진한 차의 순수함을 느낄 수가 있어서 모처럼 진지한 로맨스다운 책을 접했단 느낌이 들었다.  

책을 덮고서 이런 생각을해보게됬다.  

역사서엔 나오진 않지만 혹 원이 린과 산의 아들로부터 받은 방울을 따라서 시위 진관과 함께 잠시나마 그들이 살고있던 그 마을을 방문해 한 때나마 자신과 어울렸던, 이미 늙어버린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싶어 하지 않을 거란 산의 말을 인정하면서도 , 그래도 그들이 진정한 우정을 나누던 시대가 있었다고,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회상하면서 진한 차 한 잔을 두고서 두런두런 얘기를 속삭이진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고국인 고려에서조차도 진정한 고려인으로서의 인정을 받지못하고 반은 고려인, 반은 몽골인으로서 고국의 미래를 위해 애를 썼던 충선왕은 그렇게 우리들 곁에서 살아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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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검열과 사랑 이야기 민음사 모던 클래식 49
샤리아르 만다니푸르 지음, 김이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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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출생지는 이란이다.  

그의 바램은 자신의 모국어로 쓴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출판하는 것이다. 즉 결말이 빛을 향해 열린 입구인 이야기를 쓰기위해 시작한 것으로 그간의 자신이 써 온 테두리에서 벗어나 희망의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란의 검열기관을 거쳐야하고 그 기관의 책임자인 포르피리페트로비치의 손을 거쳐야만 탄생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그가 어떤 장면을 읽었을 때 반대를 할지를 미리 상상하고 작가는 자신이 하고싶었던 진정한 이야기, 글에 쓰여진 실제이야기, 글은 쓰여졌지만 차마 검열에 걸릴까봐 줄을 그어간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이란의 샤의 전제정치를 내리막길로 몰아넣은 이란의 대혁명은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작가은 한 구절 한 구절을 이루기까지 왜 이 글이 이렇게 쓰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자신의나라인 이란의 상황과정과 전통적인 보수체계로 돌아선 나라의 상황에 따라서 남,녀 간의 접촉은 있을 수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남녀간의 로맨스를 이루어나가는지, 그 전개는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해준다.  

따라서 이 소설은 소설속에 작가가 때로는 주인공인 다라에게 말을하고 다라는 작가가 의도하진 않는 행동을 나서게되는 상황으로 가는 것까지 화술을 곁들여서 보여주기때문에 소설이라고도 할 수있고, 작가의 자신의 나라의 검열에서 오는 작가의 글쓰기의 한계에 부딪치는 벽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점에서 사실 보고서 형태를 띠고있다.  

집 안의 남자들이 아니면 접촉할 수 없는 이란에서 작가가 내세우는 여 주인공인 사라는 테헤란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다 정작 자신은 현대의 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나라의 정책에 따라서 오래된 고대 시를 외워야만 하는 현실에서 어느 날 공공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빌리고자 하지만 없단 말을 듣게되고 그녀를 따라붙은 한 남자를 의식못한 채 집으로 오게된다.  

 일주일 간 그녀의 집 근처에서 노천에 펼쳐놓은 책을 파는 한 남자로부터 원하는 책을 사게 된 그녀는 책 속에 한 단어당 일정치 않게 점이 찍힌 것을 알게되고 이를 연결한 결과 한 통의 편지같은 내용을 읽게된다.  

사연인 즉슨 그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쫓아다닌 다라란 남성이 그녀가 원하는 책을 갖고 있었고 오랫동안 지켜봤단 말과 함께 다음 도서관에서 어린왕자를 빌리란 말로써 그들의 사랑은 시작이 된다.  

테헤란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다 금지된 비도덕적 영화,비디오를 대여했단 죄목(우리가 보기엔 전혀 금지가 될 수없는 현시대의 유명 영화들이다. 다만 미국산이란 것이 걸릴뿐.)으로 감방에 갇히게 된 그는 도시를 떠나지 않겠단 약조하에 석방이되고 여전히 감시의 대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 페인트칠을 해 주면서 부모와 같이 살고있는 청년이다.  

이들의 관계는 근 1여년간 서로의 모습을 정면으로 보지도 못한 채 흘러가고 대학에서 자유에 죽음을/ 감금에 죽음을 이라는 피켓을 들고 찾아 온 그녀 앞에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숨죽인 만남을 지속한다.  

역기서 작가는 우리들이 익히 알고있는 연인들의 만남서부터 설렘에 이르는 대화나 과정을 묘사하기까지 솔직한 자신의 글 솜씨를 꺼내놓길 망설인다.  

사라와 다라의 이름이 지어진 유래, 이란의 문학성이 내포하는 은유를 모르고선 나의 작품속에 들어있는 대화를 이해할 수없는 근거까지 들추어내면서 독자들이 검열이란 세계의 맛을 들어다 볼 수있게 한다.  

예를 들어 여인의 가슴이란 표현은 석류, 입술은 생김에 따라서 실크, 루비, 애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자면 자연과꽃의 비유하는 옛 시인의 이야기를 들추어내며 이란의 고전 문학의 세계로 이끌기도 하고 둘이 만나서 코코아를 마시는 장면의 대화에선, 

사라가 말한다. "아주 뜨거워요." 

다라가 말한다. "내것 역시 그러네요." 

정작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부분에선 과감히 줄을 그어가면서 대신 훨씬 은유적이고 검열관이 넘어가길 바라는 생각에서 다른 분위기의 말로 마무리를 짓는 행위를 보여준다.  

따라서 한 글에 작가가 검열관에게 보여주는 대사와 그 옆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 그리고 왜 이런 이야기를 쓰는지에 대한 자신의 고유한 어법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기에 다소 소설속의 남녀간의 이야기는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으나 작가 자신의 비유와 설명까지 들어야히기에 처음은 혼동이 올 수있다.  

작가는 또 검열관 외에 이란에선 나라의 일부 지성인들괴 비평가들의 검열또한 있기에 쉽게 한 문장을 쓰고서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단 사실도 말해준다.  

즉 사라와 다라의 통화장면을 놓고서도 누가 먼저 거느냐에 따라서 지성인들은 독방까지 간 다라의 행동이 왜 먼저 걸어야하는 것으로 따질 만큼 참을성이 없단 뜻으로, 비평가인 페미니스트 입장에선 남성우월주의에 영향을 받아서 쓴 글이란 것으로 비판을 받는 현실의 양갈래의 힘든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이란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들은 너무나 기기묘묘해서 부연설명 없이는 이란인 아닌 사람들이 이란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불가등한 지경이다.-p 295  

작가의 위의 말처럼 끝내 두 연인의 사랑의 결말에 대해선 끝까지 마무리 짓지못하고  

작가 자신은 서둘러서 카펫을 타고서라도 집네 도착해  문을 걸어 잠그어야 한다것 뿐... 이란 말로 매듭을 지으면서 독자들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한 숨 빠지게 만들지만 문학을 함에 있어서 작가로서 자신의 온전한 표현방식을 포기하면서까지 검열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는 쓸 수없는, 그래서 이 글을 완성했어도 이란에선 출판될 수없음을 알기에 작가의 고통스런 창작의 노력은 우리에게 새로운 형태의 문학작품을 보여준다.  

밀폐된 사회란 느낌이 드는 이란이란 나라에서 미국에 현지 살고 있는 이란작가의 작품이기에 현시대를 같이 살고있는 세계의 문학 독자들에게 아라비안나이트에서나 가능할 은유의 세계와 코카콜라, 밀란쿤데라, 미국의 영화을 곁들여서 글을 비유하는 솜씨는 또 다른 그의 작품세계를 기다리게 하는 흥분을 준다.  

비록 검열이 아무리 심하다해도 다라와 사라는 어떤 식으로든지 서로의 만남을 갖는다는 설정엔 뜨거운 사랑 앞에선 이마저도 무의미함을, 조마조마한 사랑의 줄타기같은 아슬함을, 그리고 끝내는 검열에 맞서 자신이 생각한대로 글을 마무리하지 못한 작가에 대해 위로를 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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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양장)
김려령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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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년전  태희는 오명랑이란 이름으로 동화작가로 등단한다.  

온 가족의 축하와 자신도 곧 유명작가의 대열에 낄 것이란 희망은 이렇다할 인기작품을 내놓지 못하자 식구들의 눈치가 보이고 내친김에 이야기 공부방을 개설하고 아이들 모집에 나선다.  

 

잘 듣는 아이가 말도 잘한다. 

선착순 소수 정예모집! 

1개월 무료수강! 

-동화작가 오명랑의 이야기 듣기교실- 

하지만 정작 모인 학생은 총 3명 

영어학원 가기 싫어서 여 동생을 데리고 온 5 학년 종원이, 그리고 여동생 1학년인 소원이, 같은 학년이지만 반은 다른 5학년 나경이-  

이 세 명 앞에서 명랑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시작할까 하다가 세상의 그 누구에게도 발표한 적이 없는 건널목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리랑 아파트 후문을 거쳐서 가면 바로 초등학교가 나온다.  

이 길엔 신호등도, 건널목도 없이 그냥 아이들이 대충 차가 오지 않으면 건너가기 일쑤다.  

어느 날 이 아파트에 살고있는 쌍둥이 형제가 길을 건너다가 머리에 이상한 모자를 쓰고 있는 아저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길을 건너게된다.  

 그런데 이 아저씨의 머리에 있는 모자가 이상하다. 앞 뒤는 빨간색, 양 옆엔 초록색 동그라미가 그려져있고 길을 건널때를 대비에 어깨에 메고있던 카페트를 펼치자 그 카페트엔 하얀 줄이 그어져 있는 영락없는 건널목 표시가 된다.  

 멀리서 보고 운전하던 차들도 그 표시를 알아보고 이런 일이 계속되자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할머니, (즉 복숭아를 건널목씨에게 준 인연으로 복숭아 할머니라 불린다. ), 마을 부녀회장, 그리고 경비원 아저씨의 성원에 힘입어 기존에 살던 팔각정이 있는 고물상 집 옆방에 살던 곳에서 빈 경비실에서 지내게된다.  

 성실한 모습과 어린이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쏟는 그에게 어느 날 1502호에 살고 있는 도희란 어린이가 부모가 싸움을 하는 것을 피해 밖에 있는 것을 보고 경비실에 있게 하고 이후부터 건널목씨가 알고 있는 태석이와 태희란 어린이  살고 있는 집을 같이 방문하게 된다.  

태희 아빠와 일로서 만나다가 태희네 아빠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돈을 벌러 나간 엄마로부터도 연락이 끊긴 상태인 그 남매들에게 건널목씨는 기름이며 음식등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6학년이던 도희는 자연히 그 아이들과 친하게 되고 그런 일이 계속 이어지던 어느 날 도희네는 친할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되면서 전화번호를 주고받고 헤어지게 된다.  

 그 사이에 태희 엄마는 남편의 죽음도 모른 채 일하다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오게되고 아이들로부터 전후 사정을 알게 된 후 건널목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려했지만 이미 건널목씨는 또 다른 곳으로 떠난 후였다.   

참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접했다. 

이미 어린이용으로 나왔다고 하던데, 이번 책은 어른들도 읽을 수 있게 양장용으로 나온 것이란다.  

자신의 어린 쌍둥이들과 부인을 사고로 하늘로 보내고 자신의 아이를 생각하며 같은 또래의 아리랑 아파트의 쌍둥이들에게 신경을 써 줬던 건널목씨는 도희란 어린이의 상처를 들어주고 보듬어주면서 또 다른 가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던 태석 남매에게도 그 누구도 할 수없는 온정을 베풀어준다.  

 명랑이 스스로 할쉽게 할 수없었던 ,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아이들에게 풀어놓음으로서 엄마에 대한 서운함과 고마운 감정의 화해를 표현하는 계기가 되고, 도희와 계속 이어온 인연은 새언니란 자리로 한 식구가 되는 경위를 알려준다.  

어려울 때 단 한마디! 

나 힘들어요. 좀 도와주세요! 라고 말 할때 건널목씨처럼 어느 것 하나 바라지않고 묵묵히 자신이 할 수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사람일 것이란 생각이든다.  

많은 걸 잃고도 많은 걸 주고 간 건널목씨란 표현이 정말 가슴을 울렸다.  

세상에 워낙에 무서운 일도 많이 일어나고 슬픈일도 많다보니 웬만한 사건엔 매마른 감정이 되었다는 내 심장에 이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한 편의 이야기는 아직도 식지않은 감성이 남아있었구나 하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했다.  

 어딘가에서 또 다시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고 다시금 그들에게 안전한 건널목이 되어주려 길을 떠난 건널목씨같은 사람이 우리들 곁에도 항시 있었음 하는 욕심이 생기게하는 책이었다.  

 소중한 작은 씨앗이 서서히 뿌릴 잡고 그 뿌리가 줄기가되어 자신이 해 온 일에 대한 같은 심정으로 행동을 옮기는 태석의 행동에도 미소가 방긋지어진다.  

 어린 가슴에 엄마가 필요로 할 때 없었던 엄마의 존재를 엄마 나름대로의 사연을 듣게 된 명랑이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맘에 담아두었던 , 말을 내뱉음으로써 건널목씨는 또 하나의 선물을 주고 간 셈이다.  

 지금 혹시 책에 나와있는 모습의 이런 분을 보신분이 계신지?  

 그렇다면 소리없는 응원과(왜냐면 아저씨는 뭘 바라고 한 일이 아니기에 부담을 느낄 것이 확실하니까...)  태희와 태석이, 도희, 그리고 아리랑 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다고... 

부담갖지 마시고 한 번쯤 꼭 들러서 어여쁘게 자란 우리들 모습을 보러오시라고.... 

꼭! 좀 전해주세요!!!  

 이렇게 외치고 싶지 않았을까?

참! 그리고 이 글을 읽었던 독자들에게도 그 잘생긴 (필시 이런 일을 하신 분들은 미남일 것이란 확신이 든다.) 얼굴도 보여주시는 기회를 주시면 더욱 감사하구요~ 

어쩌면 성인 문학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글을 쓴다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읽은 내내 도희,태석,태희,종원,소원,나경이의 맘 속을 어쩌면 작가는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잘 풀어쓴 솜씨가 정말 궁금할 정도다. (아울러 새삼 부러움 반, 질투 반도 느낀다. ) 

완득이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우리들의 감성을 적신 이 짧지만 한 편의 소중한 감동을 주는 드라마 같은 소설에 여운이 내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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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피라예 - 가장 최고의 날들
자난 탄 지음, 김현수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아버지는 치과의사, 엄마는 가정주부, 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가는 피라예의 가족구성이다.  

피라예란 이름- 아버지가 터키의 금지시인인 나즘히크메트의 부인의 이름을 자신에게 지어준 것이고 문학과 연국에 빠져서 관련학과를 가려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마르마라대학 치과대학에 입학한다.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에신과 함께 수업을 듣던 중 같은 과 아리프를 만나게되고 그와 함께 시를 통해서 서로의 교감이 같음을 느낀다.  

하지만 그의 보이지않는 자신을 구속하려는 행동에 부담을 느낀 그녀는 시작도 해보기 전에 끝나는 사랑의 경험을 한다.  

 이후 항상 유쾌한 과 친구 외메르와 같이 어울려다니면서 그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못본척, 외메르는 그런 피라예가 아리프와 헤어진 원인이 자신도 같은 처지가 될까봐 친구로 남길 자처하지만 때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보이곤 한다.  

 그러던 중 나이는 7살 위로 같은 과를 전공하는 하심베이(여기서 베이란 것은 영주을 뜻하는 과거의 의미가 있었으나 현재는 Mister란 의미로 쓰인단다. 하지만 글의 전개를 보면 과거의 의미를 함축한단 뜻으로 쓰였단 느낌이 강하다.) 를 우연히 주차장에서 보게되고 이내 그는 그녀에게 접근을 한다.   

실제로 아나톨리아의 대 평원의 다야르바키르의 대지주의 아들인 그는 외메르와도 친하고 기존에 사귀었던 다른 남자보다도 더 강한 믿음을 보여준다.

 빈틈없는 그의 접근에 자신도 그에 대한 확고한 사랑에 대한 감정이 확실하단 느낌도 없이 일사천리로 부모님과 그와의 인사, 그의 부모님의 이스탄불 방문에 이어서 그의 군 입대와 병역을 마침으로써 그와 피라예는 결혼에 이른다.  

 애초부터 이스탄불에서 치과개업을 원한 피라예는 하심의 줏대없는 친구에 대한 배신행동과 자신과는 일말의 의논 과정없이 고향에 개업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보면서 우여곡절을 겪게되고 둘 만의 살림을 원한 파라예의 뜻도 저버린 채 시가에 들어가 살게된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손님접대에 지친 피라예는 남편의 치과로 일을 하러가게되고 그 곳에서 자신의 전공인 치과치료에 몰두하게된다.  

 어느 날 남자환자를 마스크도 없이 치료를 하는것을 본 하심은 그녀에게 손찌검을 휘두르게되고 그녀의 피임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로부터 못마땅한 내색과 말을 듣게되면서 임신을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딸 디즐레가 태어나고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둘째아이를 가질 계획은 다시 손자를 바라는 시부모님의 뜻을 알게되고 이를 위해 다시 임신에 돌입하게 되지만 불임판정을 받게된다.  

 남편인 하심의 뜻과는 달리 빨리 이 사실을 알리라고 한 피라예는 친정아버지가 쓰러졌단 소식에 딸과 함께 이스탄불로 가게되고 시일은 길어지면서 하심이 마을의 한 처녀와 결혼한 사실을 듣게된다.  

 배신감마저 이젠 물러가고 이혼을 결심한 피라예는 하심과 딸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그들만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게 된다.  

 둘째 부인격인 그녀가 미숙아를 출산하고 장애를 갖고 살아가게 될 것이란 말에 하심은 점차 파라예에게 매달리게되고 피라예는 이미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음에도임신 6개월차에 접어든 사실마저 감추며 이스탄불에서 지낸다.  

 마지막까지 매달린 하심의 말을 거절하고 하심이 부탁한 태어날 아이인 남자아이에게 자신의 이름을 붙여줄 것을 부탁해보지만 이마저도 거절 ,  쇼핑 후 돌아온 집에서 하심이 마을사람들과의 토지 문제로 다투다 총에 맞아 죽었단 소식을 듣게된다.  

 흠인력이 좋은 소설이었다.  

기존에 터키의 문학하면 오르한 파묵의 책만 읽다가 알게된 이 여작가의 눈으로 그려낸 터키의 실 생활 모습과 구.신세대간의 갈등, 관습이란 것에 얽매어 성인이 될 때까지 살다가 화려한 대 도시의 이스탄불에서의 자유분방한 활기넘치는 생활을 하는 하심의 여린 감정이 잘 그려내지고 있다.  

이스탄불의 개방적인 부모밑에서 살아 온 피라예란 여인의 소녀에서 성인의 여인으로서, 자신의 연애관, 결혼에 이르는 과정, 대도시와는 다른 완전한 구관습에 얽매어 사는 시어머니와 시누이간의 갈등, 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확고함이라곤 찾아 볼 수없는 하심의 모습이 내내 피라예의 인생을 방황하게 하는데 일조를 한다.  

 읽으면서 이 소설이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기존의 남녀간의 사랑은 물론이고 같은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다르게 살아온 고부간의 갈등이 남의 일같지 않은 아주 친근한 예전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보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시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부엌에 대한 주도권과 아들과 며느리를 내 손안에 쥐고서 살고자 해 꾸며놓은 초록방이라 불린 신혼방, 그 안에서 피임약을 발견할 정도의 사생활 침입을 느낀 피라예로선 이해 할 수 없는 행동들이 하심이 보기엔 가족으로선 당연한 관심사요,  보이지않게 감추어두란 말에는 생각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시어머니의 입장에선 자신의 말대로 고분고분하고 수더분한 전통적인 며느리감을 원했겠지만 매사에 활달하고 개방적이고 솔직하기까지한 피라예의 행동엔 너무나도 다른 환경차이를 느꼈을 심정과, 그런 시어머니와 불쑥 내뱉는 말 한마디에 비수를 꽃는 시누이의 행동엔 동,서양의 문물을 가지고 있는 터키의 종교생활과 세습적인 전통관계를  동양적인 시각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을 듯 싶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현대의 씨받이라고도 할 수있는 구습적인 자손에 대한 대 이음을 중요시여겨 억지로 결혼시킨 전략이나 그런 전략을 알고도 거절하지 못했던 하심의 행동엔 어쩔 수없었단 말로는 용서를 할 수없는 피라예의 생각이 부딪쳐 이혼까지 가게되는 상황을 유도하게 되지만 어쩌면 피라예 , 그녀 자신도 이런 생활에 어느정도 타협점을 가지고 끈기있게 나갔더라면 이런 극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너무 강한 자신의 확고한 유리성만 쌓다가 그 유리성이 깨지자 더는 이어붙일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하심의 행동이 가장 큰 사유가 되겠지만, 그런 하심의 행동을 바라보고 결혼까지 했을 때에는 어느 정도의 포기도 있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좀 더 현명한 결정를 할 수도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된다.

 하지만 이 소설의 묘미는 친정엄마의 잔소리부터 시작된다.  

가난한 공무원 맏아들인 첫 남친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프에대한 미래에 대한 부정한 설교를 읽고있노라면 세상의 모든 엄마는 정말 똑같은 레파토리를 가지고 있구나 하는 웃음이 나온다.  

하심과의 결혼과정에 이르러선 그 지방 고유의 민속춤 광경은 아마도 터키를 방문했거나 TV에서 나오는 민속춤을 본 사람이라면 책에서 나오는 그 광경이 생생할 정도로 , 예단 준비서부터 잔치에서 벌어지는 음식접대, 손님초대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없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단 느낌이 들 정도로 여 작가의 섬세한 필치 솜씨가 두드러진다.  (우리네의 예단 풍습이 많이 닮았다.)

 자신없인 못살겠단 하심의 어이없는 죽음 앞에서 이젠 딸 다즐레와 곧 태어날 남자아이를 생각하면 다시금 살아나가야 할 이유가 생긴 피라예 인생 이야기는 아쉬움과 함께 그녀가 곧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개업한 치과를 토대로 이혼한 언니와 함께 또 다른 생의 삶을 시작 할 것이란 희망을 보게 된 책이다.  

간만에 흡인력이 좋은 책을 만났단 생각이 든다.  

그것이 아마도 여성의 눈에 쓰인, 개방적인 여성이 관습과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인생의 한 길을 거쳐나가는 흐름이 자연스런것도 있겠지만 파묵의 작품만 읽다가 터키에도 여전히 이런 관습이 있다고 보여지는 관습과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생을 찾고자했던 피라예란 인물이 소설속에서만 살고있는 주인공이 아니라 실제의 우리의 이웃같단 친근감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이 불법복제 작품이 많다는 말이 보여주듯이 터키 국민들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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