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
김선정 지음 / 팬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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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의 인터넷쇼핑몰 MD인 선아에게 어느 날 한 장의 편지가 배달된다.  

그녀가 낳은 아이를 입양한 부모로서 10년이 되는 5월 10일 선아의 아이가 잘 자란것을 함께 축하하고 싶다며 날아온 로마행 비행기표_ 

결혼은 커녕 3 년간 사귄 남친으로부터 헤어지잔 말을 들은 지 얼마 안되는 상태에서 난데없는 졸지에 미혼모가 되어버린 자신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선아는 자신의 엄마가 예전부터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미혼모와 그 아이들을 당분간 맡아서 키워오던 정은이란 아이의 아기였단 사실을 알게된다.  

남친의 맘을 돌려보려 가게된 그의 집에서 앳된 새로운 여친과의 만남을 목격하고 도망치듯 나오던 그녀는 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철저히 입양아를 만난다는 목적이 아닌 혼자만의 여행을 하기위해서- 

하지만 비행기 안 옆좌석에 앉은 남자승객인 천우와 만남을 갖게되고 자신의 어이없는 덜렁대는 실수연발의 행동을 뒤로하고 비행기에서 내린 후 몸이 이끄는대로 관광이 아닌 양오빠와 자신을 맞이하러 나온 새침떼기 여자아이, 자신의 딸이란 보니와 상면한다.  

이어서 보니의 입양부모 앞으로 보니를 데려다주는 아르바이트로 로마행 유학길에 올랐던 인연으로 꾸준히 그들 가족과 소중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천우와 다시 재회, 로마의 유명한 장소인 트레비분수를 비롯해서 진실의 입에서 보니가 물었던 친엄마란 사실 확인 앞에서 확실한 말을 못하고만다.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보니와의 짦지만 약간의 정을 가진 채 보니의 부모를 찾아주기로 약속하고 이내 일상생활로 빠져들어갈 즈음 천우로부터 약속을 이행하란 말을 듣고 보니부모 추적에 함께 나서게된다.  

결국 보니의 부모찾기는 원하는 대로 이끌진 못했지만 자신의 고향인 경주에서 외할머니, 아버지, 엄마와 천우의 친밀한 관계, 외국인들과 함께한 신라의 문화알기 일환으로 함께 참석한 천우와 같이 둘 만의 풋풋한 로맨스의 감정을 확인한다.  

보니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위해 보니에게 자신이 엄마가 되어주기로 하고 천우와 함께 그녀 자신 또한 엄마의 자식이 아님을 알고 있었던 사실들의 혼란 속에 빗대어 보니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한다.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란 대표적인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전력으로 상큼한 로맨스 이야기를 중심으로 따뜻한 가족애 찾기를 함께 책이다.  

처음엔 로마의 휴일이라고해서 오드리헵번의 영화를 다시금 시나리오의 힘을 빌어서 한국형에 맞는 새로운 사랑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만 실망은  금물이다. 젊은 패기답게 오랜 역사의 유적을 갖고 있는 서양의 로마와 우리나라의 천년 고도인 경주를 두 갈래로 해서 곧 30살로 접어들어 결혼과 일과에 대한 생각으로 복잡한, 더군다나 사랑의 실연상처까지 가지고 있는 이선아란 여성의 좌충우돌, 덤벙대기 사랑을 일궈나가고 있는 책이다.  

남친으로부터 도망치다시피 모범택시라고 탄 리무진에서의 첫 만남을 가졌던 천우란 청년을 다시금 비행기 안에서 만난다는 설정, 다시 로마에서까지 그 인연이 이어진단 설정이 인위적이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디 뭐 인생사란 것이 내 뜻대로 내 맘대로 이어진 것이 아닌 만큼 만날 인연은 어떤 경우에서라도 반드시 만나게된다는 사실을 미뤄본다면 그리 허황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둘 청춘남녀의 알콩달콩한 밀고당기기 사랑의 심리전만이 아닌 가족이란 과연 무엇인가? 란 것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글이 돋보인다.  

선아 자신이 같은 시각 고속버스 안에서 만삭의 출산을 앞두고 탔던 그 공간에 자신의 엄마라고 알고 있던 지금의 엄마와 남편, 그리고  선아의  친엄마, 아빠가 추돌사고를 당하면서 뱃속 아이와 엄마의 남편, 선아의 친엄마가 하늘로 가면서 맺어진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된 배경, 그 모든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거란 사실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괴로워했지만 사실은 이미 알고계셨단 사실 앞에서 가족이란 그저 혈연의 관계를 떠나서 오롯이 진실로 서로가 사랑하고 신뢰하는 바탕에서 이뤄진 것이야말로 참된 가족이 아닐까 하는 제시를 준다.  

선아 또한 보니의 친모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임신을 하게되었고,  입양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끝내 세상을 저버린 삶을 두고서 자신이 진실로 보니의 엄마가 되어주기로 결심한 순간이 아름다워보인다.  

이 또한 새로이 맺게된 가족의 형태 연장선으로서 천우와의 진실된 진심을 마주하게되고 그와의 사랑을 확인하게됨으로써 다시금 희망찬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서 이 소설은 사랑의 본질적인 형태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단 말이 있지만, 이 소설에선 아마도 예외가 될 것같다.  

로마란 말만 들어도 거리거리 곳곳마다의 활기넘치고 뚜렷한 이목구비의 남녀를 대한다는 것 만으로도 흥분이 되는, 다시금 로마에 가고 싶단 생각이들게 하는 명소의 소개가 미주 부분에 들어있어서 책 속으로 들어가고 싶단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고즈넉한 경주의 찬란한 유적을 바탕으로 내리쬐는 로마와는 또 다른 경주의 고택의 차분한 모습을 대비시킴으로써 한쪽의 흥분을 차분한 자제의 심성으로 돌려놓는 설정구성도 좋고, 시나리오 작가라서 그런지 한 장면 한 장면이 눈에 그려지는듯한 글의 흐름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직도 사랑을 꿈꾸고 정말 내 짝은 어디에 있노?라고 외치고 싶어하는 사람들~ 

 아마도 로마에 가면 그 인연을 만나게되지 않을까?  

아니다. 이미 한국을 출발하면서부터 그 인연은 출발이란 선에서 진행형이 되고 이제 서서히 시동만 걸면 되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은 새삼 지난 날의 풋풋한 시절을 그리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 막 쿵닥쿵닥거리는 심장의 떨림을 느끼고 서로 탐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읽어도 부담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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