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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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정판으로 만나본 저자의 초기작품 '부러진 용골'-




일본이  아닌 12세기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이어지는 미스터리 추리물로써 마술과 신비, 판타지라는 분위기를 이용해 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영국의 지배 하에 있는 외떨어진 솔론 제도를 다스리고 있는 로렌트 영주는 숙적인 데인인의 침공 대비를 하기 위해 용병을 모집하는 가운데 동방에서 온 기사 팔크와 종사인 소년 니콜라로부터 암살시도가 있을 것이란 소식을 전해 받는다.








곧이어 로렌트 영주가 작전방에서 죽은 채 발견이 되면서 누가 그를 죽였는가에 대한 조사를 영주의 딸인 아미나와 함께 풀어나가는데, 그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범인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까?




중세유럽에서도 사자왕 리처드와 십자군 원정을 배경으로 외진 섬에서 벌어진 사건의 내막을 하나둘씩 파헤쳐 나가는 이들의 활약은 판타지와 암살기사가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여 살인을 벌인 미니언이라는 존재를 이용해 성공한다는 설정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당시 작전방에 있었던 주요 용의자들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용병출신이란 점과 이들이 사건 당일 어디에 있었는지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가에 대해 추적해 가는 방식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저주받은 데인인들의 침공까지, 긴박한 설정과 그 이후 몰아치는 범인을 밝혀내는 추리현장은 재미를 느끼게 한다.








독자들이 상상했던 범인의 실체가 맞는가에 대한 추리력과 함께 팔크가 지목한 범인이 진범인가에 대한 진실들, 여기에 마술을 이용해 아바타처럼 살해를 실행시키는 과정에서 마술이 지닌 힘과 밀실 살인이란 배경 속에서 소거법에 의한 증거를 통해 진범에 다가가는 진행들이  눈여겨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저자의 작품들을 읽어본 느낌으로는 초기작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추리력의 설정 향상과 작품 속 내용들이 갈수록 발전됐다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강한 임팩트로 다가온  분위기는 아니지만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다룬 점과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인해 조금은 다른 추리물을 접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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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62
너새니얼 호손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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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읽은 후 오랜만에 접하는 문학작품, 특히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만나보게 된 작품으로 책 속에 수록된 삽화들이 한층 내용전개에 빠져들게 한다.




미국 개척사에서 청교도들이 이주하면서 그들만의 종교적인 색채가 두드러진 초기 미국의 정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인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남편보다 먼저 미국에 도착한 헤스터 프린은 2년이 넘도록 남편의 소식을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은 채 임신한 몸으로 지내더니 곧 여아를 출산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불륜을 저지른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은  당연지사, 그녀는 평생 동안 A자를 가슴에 달고 다니면서 마을 사람들의 온갖 천대와  비웃음을 감내하며 바느질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



여기에 존경받는 목사 딤스데일의 비밀에 싸인 고통과 그 주변에서 복수의 칼날을 지니며 조금씩 숨통을 조여 오는 칠링워스의 존재는 세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 시대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한 번의 실수였을까? 아니면 진정한 사랑으로 아이를 낳고 그 모든 수치를 견딜 수 있었던 근간에는 무엇이 그녀를 지탱하고 있었을까? 









예전 어린 시절에 읽었던 기억을 토대로 다시 접하며 읽은 작품 속 내용에서 세 사람의 심리들은  저자가 그려보고자 했던 한 인간으로서 지닌 자유와 용서, 종교적인 분위기 속에서 죄를 저지른 자로서의 고뇌, 배반당했다고 생각한 자의 복수들이 심층 있게 다가왔기에 가치관의 변화와 시대 흐름에 인간들의 사고인식이 변화된 점들을 비교해 볼 수 있게 한다.





간통제 폐지에 따른 찬, 반대의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제도로 인한 사회적인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책임은 그 자신들이란 점, 종교인으로서 자신의 치부와 수치를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었다는 사실은 안타깝게 다가온다.




 간통(Adultery)을 뜻하는 주홍글씨 A를 능력(Ability)라고 부르기 시작한 사람들 앞에서도 꿋꿋하게 버틴 헤스터나 아내의 불륜에 대한 분노로 인해 자신의 삶에서 복수란 이름으로 행동을 보인 남편, 목사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파헤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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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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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독일출신 유대인으로 그의 문학작품을 모은 작품집, 총 42편의 이야기는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그동안 그의 글을 대한 분들이라면 이번에 출간된 이 책 속의 내용들을 통해  이런 글도 썼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접할 수 있는데 노벨레 형식의  짧은 단편이 주는 깔끔한 문장과 그 속에 담아낸 의미들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꿈과 몽상 속에서는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몽상 속에서 헤매는 것인지를 그 나름대로 표현한 문장의 구조와 이해하기 쉬운 면이 있는가 하면 조금은 어렵게 다가온 문장들이 섞이면서 진중한 울림을 준다.








이 외에도 각 큰 주제들 속에 담긴 단편들이 특히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런 느낌들이 많았는데, 그가 기존의 쓴 글들의 색채를 생각해 보면 이의 연장선으로도 여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서평 부분을 다룬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읽기 좋고 저자의 생각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에 그가 좋아하는 화가 파울 클레의 작품들을 함께 수록함으로써 책을 대하면서 읽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과 짧은 메모 같기도 한 문장은 물론 각 챕터마다 담아낸 글들은 묘한 매력을 품게 한다.








한 단편들을 끝내고 나면 다음 단편들이 기다리고 있는 구성과 처음으로 다시 되돌아가 다시 곱씹어보게 하는 문장들의 의미는 그만의 실험적 글쓰기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후 그의 글이 유명해진 점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가 그의 인생에서 느꼈을 고독과 고뇌들을 이렇게라도 독자들이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소장할 가치가 있는 작품집이다.





  -내가 그리워한 대상은 왜 그렇게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일그러져 있었던 것일까? 답: 꿈에서 내가 그 대상에 너무 가까이 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때 처음으로 경험한 그리움, 아예 그리움의 대상 안으로 들어가 있던 나를 엄습했던 그 그리움은, 대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데서 비롯되어 대상을 그리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그리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복된 그리움이었다. 상상하는 것과 소유하는 것 사이의 문턱을 이미 넘어서 있는 그리움. 그런 그리움은 이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 뿐이다. 그리운 사람은 이름 속에서 생명을 얻고 몸을 바꾸고 노인이 되고 청년이 된다. 이름 속에 형상 없이 깃든 그는 모든 형상의 피난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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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체인지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8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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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의술이 날로 발전해 가는 시대에  노화와 건강에 관한 많은 생각들을 던지는 작품이다.



거리를 지나가봐도 온통 젊은이만 보이는 사회, 정작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노년의 삶을 생각하는 시선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근 미래의 일을 배경으로 한다.

(근데 근 미래가 2045년. 헐~)



70대의 한나는 자신의 주위를 둘러봐도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만남이 점점 어려워지고 시대의 흐름상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그 자신도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다.



일명 '호르몬 체인지'라고 불리는 수술은 바이어라 불리는 그 자신과  자신에게 호르몬을 제공하는 셀러라 불리는 이와의 선택으로 이뤄진다.



20살의 잔디로부터 호르몬 체인지를 받은 그녀, 정신은 70대이나 겉모습은 젊은 20대의 모습, 셀러와의 긴밀한 연관은 결코 자유로울 수도 없는 상태이자 자유로운 젊은 시절을 즐길 수도 있다는 딜레마로 이어지는데, 그렇다면 이런 기류들에 편승한 한나는 과연 행복할까?




노년의 삶은 탄생의 시간보다는 죽음과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젊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경험의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한 이해가 많은 나이다.




그런 만큼 세상은 고른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고 서로 주고받은 관계 속에 사회의 구성이 이뤄지는데 작품 속에서는 함께 어울릴 동료가 없어지는 시대에 원치는 않지만 외로움과 고독, 여기에 부와 빈의 격차가 연령차로 연계되면서 바이어와 셀러 간의 모습들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웬만큼 살아가는 데에 부족함이 없는 노년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호르몬 체인징을 하는 사람들, 막다른 골목에 갇힌 가난한 사람들, 특히 젊은이나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셀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들을 보인 각 등장인물들의 삶은 고달프다.





경제적인 부분을 극복했다고 하지만 그 자신의 삶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그들의 선택과  자연스럽게  나이들 권리를 포기한 자들의 삶을 통해 현대 의학의 손을 빌려 재탄생하는 인간의 욕망들을 여러 구도를 통해 그려 보인다.








얼마 전 외국 기사에 한 부자가 자신의 아들 피를 수혈받아 건강한 육체를 이어가려는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접하고 이것이 과연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접한 적이 있는데 일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보톡스나 성형하는 점들을 생각하면 인간의 잠재된 내면에는 여전히 젊음에 대한 갈구가 크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젊음은 젊음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아름다움이 있다.




노인들이 쌓은 지혜는 시간과 경험의 결과물이기에 이 작품을 통해  노인혐오나 젊음에 대한 욕망을 통해 현재의 우리들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내용이라 많은 생각이 든다.





- 나는 늙은 내 몸이 부끄러울 것도, 슬플 것도 하나 없어요. 나는 내 늙음이 자랑스럽진 않아도 가리고 숨겨야 할 정도라곤 생각하지 않으니까.(중략) 


나는 큰 결심을 한 듯 목소리에 힘을 시어 그에게 물었다.

"대체 나이 든 노인이 왜 보기 싫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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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8
헨릭 시엔키에비츠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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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크리스마스 시절이면 어김없이 단골로 등장하는 영화가 바로 '나 홀로 집에' 시리즈다.



어린 시절 주인공이 지금은 어엿한 성인으로서 성장할 때까지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를 안방에서 보기에 앞서 오래전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영화를 꼽으라면 '쿼바디스', '벤허', '삼손과 데릴라'였다.



기독교 세계관을 충실히 그리는 가운데 로맨스가 적절히 곁들인 영화, 그때 쿼바디스 영화 주인공들이 미남미녀란 생각이 지금도 떠오른다.



폴란드에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그린 만큼 원작과 비교해 볼 수도 있는 작품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은 영상미보다 훨씬 깊은 내용을 품고 있다.





                                         (네이버 발췌)



전장에서 돌아온 장군 비니키우스가 부상으로 잠시 머물던 플라티우스 집에 기거하던 중 그 집에서 미모의 여인을 발견한다.



리기 족의 공주로서 인질로 잡혀온 리기아로 불리는 여인, 플라티우스가 양녀로 삼음으로써 평안한 삶을 살던 중 그의 눈에 들었고 비니키우스는 곧 삼촌인 페트로니우스에게 청해 그녀를 자신의 집에 올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한다.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졌다면 쉽게 이룰 일도 조카를 위한다고 행한 일들이 점차 두 사람의 고난의 연속처럼 여길 수 있는 안타까움을 안기게 됐으니 이후 그들의 이야기는 두 권의 장대한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네로 시대 말기인 AD 63~68년 로마를 배경으로 당시 로마사회를 심층 있게 묘사한 역사적 사건은 로마의 대화재와 이를 그리스도교 인들이 했다는 소문을 퍼뜨려 자신의 죄를 모면하려 했던 황제와 그 수하들의 음모, 힘없이 원형경기장에서 희생당하는 그리스도교인들의 모습은 내내 숨 막히게 다가온다.




처음엔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리기아에 대한 생각이 그녀가 믿고 있는 기독교를 통해 점차 다른 사람으로 변모해 가는 비니키우스는 이 작품에서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인다.












사랑함으로써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던 자의 성실한 태도와 이에 반해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인 페트로니우스가 보인 행동은  로마의 현실정을 비틈으로써 황제와 그 외 수하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탐미주의자이자 회의주의자로서 향락과 이기적인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죽음 앞에서는 그만의 방식으로 취한 점들이 인상 깊다.








저물어가는 로마와 신생 종교로 떠오르는 기독교의 발전, 여기에 광란과 탐욕, 욕망, 아첨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네로의 멸망과 사랑과 희생으로 결실로 맺은 두 남녀의 행복한 삶은 비교된다.




서양의 역사 근간을 이루는 기독교의 초기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등장인물들 계층과 계급들을 통해 당 시대의 생활상들을 충실히 표현함은 물론 함축적인 표상을 드러냄으로써 고국의 현실을 비유한  저자의 유려한 글은 고전의 맛을 느끼게 한다.




2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리스도교 인들의 희생들이 과감 없는 표현으로 인해 읽기가 힘들었지만 그런 만큼 가장 이기적이고 광폭한 면에서는 인간에 비교할 것들이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종교와 사랑을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잘 엮은 작품, 영화로 다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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