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증말 빨리 간다는 걸 띄엄띄엄 들러보는 내 서재에서 종종 느낀다.
2010년도에 읽은 첫번째 책을 올려 놓고 이리저리 일에 치이다 게으름을 부리다 보니
벌써 2월도 열흘이나 지나 버렸다.
짱구엄마와 짱구, 도토리가 모두 1월 6일 눈길을 뚫고 따듯한(사실은 무지 더운) 남쪽나라
말레이시아로 떠난지도 한달이 다 되어간다.
숏타임 기러기 아빠로 (귀환 일자가 2월말이니 기러기라는 호칭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생활하면서
도서관에 자주 들락거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매주 금요일에 밤마다 얼어붙은 세탁기와
씨름하고 어렵게 빨래를 하고 나서 널고, 청소하고, 이래저래 집안 일을 챙기다가 도서관은
아주 잠깐 몇 권의 책만 빌려서 나오는 곳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1월 중순 무렵부터 안 좋던 몸은 대략 2주동안 지독한 감기몸살로 사람을 못살게 굴더니
감기가 나아질만한 지난 주 월요일에는 출근하다 빙판 길에 미끄러져 발목이 겹질리고
심한 통증으로 2주동안 절뚝거리며 다니고 있다. 병원에서는 수영 마저 금지시키고,(다른 운동은
하라고 해도 발목과 발등이 넘 아파서 할 수가 없고) 짱구엄마랑 결혼 전 절친한 직장동료였던
나의 보스는 "너 딴 생각, 딴 짓 못하게 내가 일을 잔뜩 주겠다"고 선언한 이후 매일 야근과
휴일 근무 거리를 던져주시는 통에 매일매일 격무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답답함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이와중에 위안이 되는 벗은 오로지 책과 영화들이다.

2007년 양심선언을 통하여 삼성 그룹의 비자금 ,증뢰 등을 온 세상에 알린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는 삼성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두루두루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알라딘의 단문 서평, 리뷰 등에서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책인 듯싶다.

강신주라는 이름은 나에게 강준만, 진중권에 비하여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대하는,돈이 대하는
사람에 대하여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을 하나씩 배우고 있다.
메가쇼킹이라는 쇼킹한 필명의 작가 부부의 자전거 전국 일주 신혼여행기이다.
이우일과 선현경을 연상시키는 커플인데, 그 고생의 강도는 이들이 좀더 세다.
중간에 차량과 배 등을 이용하는 편법도 등장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일정을
오직 자전거로만 소화한 이 부부의 유쾌 발랄한 여행기 (게다가 만화다)는
읽는 내내 부러움과 미소를 가득차게 한다.

그리고 며칠 전에 손에 쥔 이책..<예수평전> 과연 내가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만...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읽기도 힘들듯 한데.. 이번 설 연휴에나 읽어볼까?

해도해도 끝이 없는 영어의 세계...
짱구와 도토리의 세계 일주 제1단계가 말레이시아인 것도
영어 때문이라는 .. 뿌와짜짜라는 귀여운 필명의 저자가 뉴욕에서
겪는 영어와 관련된 이야기...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생생한 팁들이 많다.
우리는 지하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치열한 눈치작전과
은근한 신경전을 전개하지만,
뉴요커들은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더라도 대부분 앉지 않는다.
왜 그런지 궁금하시면 이 책을 보시라..
자 또 시간되면 옴다..
그리고 새해인사..제 서재에 오시는 분들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