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둘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5.5.1~20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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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로의 행복한 비행
구이도 콘티 지음, 임희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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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사랑과 이별, 청춘의 시 30
장석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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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언니 부자특강- 평범한 월급쟁이 부자되는 공식
유수진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5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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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삶과 죽음, 인생의 시 30
장석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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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언니 부자특강 - 평범한 월급쟁이 부자되는 공식
유수진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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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우리 사회는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는데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기적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사는 게 더더더 답답해지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뿐인가. 불과 며칠 전 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남매가 살해를 공모한 사건이 일어났다. 언제 대박이 나는지, 창업을 해도 좋은지, 결혼은 언제하는지...등등의 수많은 고민과 이런 사회문제들을 들여다보면, 결국 모든 문제는 '돈'이 원인이다. 돈돈돈 하는 세상, 누군들 부자가 되고 싶지 않겠는가. 헌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나 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청담동 공주나 성북동 공주로 태어나는 것, 즉 부모를 잘 만나는 방법과 잘사는 집 공주로 태어나지 못했다면 잘사는 집 왕자를 만나 그 집 며느리로 들어가는 법, 그리고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서 '사'자로 끝나는 직업을 갖거나 창업을 해서 대박을 내는 법,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수입을 알뜰하게 모아서 종잣돈을 만들고, 그 종잣돈을 불려 돈이 돈을 벌게 만들어 부자가 되는 법이다. 가만히 따져보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확실하고 현실성 있는 방법은 마지막 방법일 뿐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하는 걸까? 시간과 인내가 있다면 정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여기 보험회사에 입사해 첫해 연봉이 1억 원을 넘어섰고 다음 해 2억 3천만 원, 이듬해 4억 7천만 원, 그다음 해 6억 원을 갱신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연봉 6억 부자언니'라는 별명을 갖게 된 유수진이 직접 쓴 단계별 종잣돈 모으기에서 잘나가는 기업에 빨대 꽂는 법까지 저금리 시대를 위한 스마트한 자산관리법의 모든 것을 담은 책 <<부자언니 부자특강>>이 있다. 이 책은 경제 지식은 부족하고,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20~30대의 이 시대의 평범한 월급쟁이 여성들을 위해 현 금융 환경에 맞는 체계적인 재테크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을까?  벼락부자를 꿈꾸는 남자와 달리 겁이 많아 모험보다는 안전을 추구하고, 9,900원짜리 티셔츠 한 장을 사도 상품평에 별이 몇 개인지 보고 사용 후기도 하나하나 읽으며, 사귀는 오빠가 좋은 남자인지 나쁜 남자인지조차 남들한테 묻는 이러한 여성들의 성향은 부자되는 데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데다 본래 여자의 덕성인 끈기와 인내는 남자보다 여자가 부자되기 더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젊고 예쁜 고객들이 자신을 통해 희망을 갖고 차근차근 부자의 길의 걷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저자 인생의 보람이라고 하니, 한 번 믿고 따라가보자. 사실 투자, 자산관리 등에 대해 문외한이고, 겁이 많아 그저 금리가 낮으면 낮은대로 적금만을 추구하면서 금리가 점점 낮아질 때마다 한숨도 같이 늘어가는 40대인 나도 부자 한 번 되어보련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가슴 뛰는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가슴 뛰는 일만 찾기에는 우리가 처해있는, 얽매여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진학하고, 또 학점과 토익 점수에 맞춰 취업을 하고 업무가 좀 익숙해진 후부터는 집에서 회사로, 회사에서 집이 되는 생활 패턴에 인생이 무료해진다. 그렇다고해서 경제적으로도 윤택해지는 것도 아니고. 헌데 가슴 뛰는 일을 찾고나면 어떨까? 그 일을 찾고 나면 다시 내게 현실이 다가올 뿐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금의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몸값이 높아지고, 월급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지만 부자가 될 종잣돈을 만들어주는 것이 월급이니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을 소중히 생각해보라고. 나는 그동안 자기계발서에서 말하고자 했던 가슴 뛰는 일을 찾으라는 비현실적인 조언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저자 유수진의 조언이 훨씬 더 가슴에 와 닿았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평범한 월급쟁이가 부자가 되려면 결단코 시간을 들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종잣돈을 모으는 데 시간을 걸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자 DNA를 물려받지 못한 우리가 스스로 그것을 만들어나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테크는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다. (본문 62p)

 

물가는 오르고 금리는 낮아진 탓에 과거 금리가 20퍼센트에 육박하던 때 우리 부모들이 적금으로 재테크를 하던 재테크 방법은 어리석은 일이다. 재테크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뀌었기에 바뀐 환경에 적응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부자가 되는 관건은 무조건 종잣돈임을 알아야 한다. 종잣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는 돈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내가 일하지 않고 내 돈이 돈을 벌어오게 하는 방법은 투자밖에 없는 탓이다. 종잣돈을 만드는 방법은 이 책에 너무도 자세하게, 친절하게 수록되어 있으니 책을 참고하면 될 것이며, 투자 노하우 역시 자세히 수록되어 있으니 책만 읽으면 끝!

 

만약 예금, 저금을 고수하겠다면 인프렐이션으로 인해 내 돈의 가치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 줄어드는 만큼보다 많은 이자를 주는지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나 적금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세값 같은 서민들의 실질적인 생활에 밀접한 항목들은 빠진 채로 발표되는 통계청의 물가상승률 말고,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물가상승률을 생각해보자. 전세 값, 담배 값, 커피 값, 치킨 값만 해도 얼마나 엄청나게 상승하고 있는지를. (본문 148p)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언제 어떻게 무엇에 투자해야 하는지까지 모두 배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금방 부자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여기엔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저자는 15퍼센트 수익을 내는 또 다른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생활 자체가 돈이 되게 하는 법이다. 바로 부자가 되는 라이프스타일, 즉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지출을 줄이고, 열심히 일해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고,  재미있는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도 조그만 애쓰면 소득과 연결 시킬 수 있으니 그로인한 부수입을 만드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재테크는 기술이 아니고 습관이다.

 

라이프스타일도 부자의 삶에서 배울 것들을 찾아 실천하며 바꿔나간다. 후천적으로 부자 DNA를 만드는 것이다.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수시로 로드맵을 그려보며 로드맵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절약, 부수입, 연봉 높이기, 투자 등 연 15퍼센트의 수익이 나게끔 생활한다. 또 돈은 아끼되 쓸 때는 전략적으로 쓰고, 필요 없는 것들은 가차 없이 버리며 심플하게 산다. 남의 시선에 좌우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주도하는 삶을 위해 자존감을 높이고, 투표를 잘하고 연애를 잘한다.

이렇게 하면 부자 안 되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본문 261p)

 

<<부자언니 부자특강>>은 이렇게 자산관리사의 레전드라 불리는 유수진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수록되어 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일확천금을 꿈꾸며 로또를 구입하러 가기보다 이 책을 먼저 읽어보자.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다시 열심히 사는 것뿐이니까. 습관을 바꾸고 시간을 투자한다면 돈이 돈이 되는 세상, 희망 없는 시대 속에서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이 책이 바로 최고의 자산관리사가 되어줄 것임을 나는 믿는다. 20~30대 여성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긴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40대인 내가 읽어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들이 너무도 많았으니 말이다. 이에 최고의 자산관리사인 <<부자언니 부자특강>>을 강력추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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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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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시작되면 자리에서 일어나실 수 없습니다." (표지 중)

 

그랬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 도저히 책을 손에서 쉽게 놓을 수가 없었다. 아주 급한 용무가 아니면 나는 결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있었다.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 그 어떤 것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야기는 그리 유쾌한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다. 때로는 섬뜩했고, 때로는 생각하기도 싫었으며, 때로는 강한 여운이 남아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결코 믿기지 않는 말그대로 허구뿐인 이야기들이라 생각되었지만, 사실 누구에게나 이런 남들은 믿기 힘든 이야기 혹은 마음속에 감추어두었던 이야기들이 있기에 그저 허구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쉬운 무언가가 존재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엄마 아빠를 졸라 옆집에서 텐트며 침남 등의 캠핑 도구를 빌려 계곡으로 피서를 오게 된 아홉 살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유 없는 불안감이 소년의 마음속에서 뒤척일 때 갑작스러운 폭우가 시작되었고, 소년은 엄마 아빠를 잃었다. 이 폭우로 60명이 죽고 32명이 실종되었지만 소년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어른이 된 소년 정우는 '월간 풍문' 잡지를 출간하는 상당히 미스터리한 출판사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책을 포장하고 주소 라벨을 붙히거나 자료 정리를 맡아왔던 정우는 대오 선배와 함께 '밤의 이야기꾼'을 취재하는 첫 임무를 맡게 된다. '밤의 이야기꾼'들을 취재하기 위해 가게 된 곳은 목련 흉가라는 이름은 붙은 폐가였다. '밤의 이야기꾼들'에는 멤버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 이야기를 하되 반드시 자신과 관련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특이한 규칙이 있으며, 매년 한 번씩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오늘 이곳에 모인 사람은 사근사근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날카로운 목소리를 지닌 여자를 비롯해 중년의 남자, 연령을 짐작하기 힘든 목소리의 남자, 소리가 묘하게 울리는 여자 등 여섯 명이었다. 정우는 각기 다른 여섯 개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져 축축한 어둠 속을 맴돌자 메스꺼워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을 뛰쳐나왔다. 토하던 정우는 뒤편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발소리가 가까워짐을 느끼고 위험을 감지하여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았지만 빛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대호 선배의 도움으로 다시 합류하게 된 정우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고 곧 빠져들고 말았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지 않느냐는 여자의 질문과 시작된 이야기는 고집과 오만을 갑옷처럼 두르고 폭력이라는 무기로 아내를 괴롭히는 K라는 남성이 부인으로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실종과 관련된 옛 이야기를 듣게 된다는 이야기다. 잃어버린 물건과 난쟁이 이야기는 그리 괴기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었음에도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다음은 호감 가는 말투의 품위 있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정신과 의사가 그가 만난 기묘한 환자 B는 도플갱어를 만나 불안해했다. 의사가 보기에 B는 성형으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장애 그리고 망상에 이르는 복합적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듯 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B는 전에 볼 수 없이 목소리에 생기가 가득했다. B와 함께 술을 마시게 된 의사는 그녀가 "제가 드디어 B를 처치했어요. 저희 집에 잡아 가뒀다니까요."라는 말을 듣게 되고, 그녀의 집에 쓰러진 사람을 보게 된다. 오싹하지는 않았지만, 의사가 만난 여자가 B였을지 아니면 정말 도플갱어였을지에 대한 의문을 갖다보면 점점 섬뜩한 기분을 느껴진다. 정우가 그렇듯 나 역시 '밤의 이야기꾼들'에 푹 빠져들고 있었고, 털끈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집에 관한 이야기였다. 가난한 전업 작가였으나 석 달 전 출간한 책의 반응이 좋아 전세 대출을 받고 새로 집을 구하게 된 그는 주인 남자를 만나게 되지만 곧 그가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사 후 남자는 주기적으로 집을 찾아왔으며 가족들 사이를 맴돌았다. 집에 대한 두 가장의 지독하면서도 섬뜩한 이야기를 들은 정우는 이 남자가 모녀 살해 사건의 살인자임을 알게 되지만 이 모임의 규칙상 어쩔 도리가 없었다.네번째 이야기는 목소리만으로도 섬뜩함을 불러일으켰던 여자의 이야기로 정우는 이번 이야기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랬다. 이 야기는 정말 위험했다. 아니 위험하다기보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이야기는 계속 내 주위를 맴돌았다.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사랑, 관심받지 못했던 여자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무자비한 폭력을 당했으며 미친놈 자식새끼하고는 어울리지 말라는 마을 어른들로 인해 친구도 없었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아버지가 젊었을 적에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서 사 왔다는 피에로 뿐이었다. 곰팡내나는 다락과 그 안에 깃들어 있던 끈적끈적한 어둠이 안식처였던 그녀는 피에로에게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았고 피에로는 항상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피에로가 알려준 대로 늘 웃었고, 피에로가 가르쳐주는대로 쥐를 가지고 놀았으며, 이후 고양이, 강아지까지 잡아서 가지고 놀았다. 늘 실실 웃는다고 미친년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그녀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도시에서 전학오게 된 Y와 짝이 되었고, 더 끔찍한 변화를 겪게 된다. 정말이지 너무도 섬뜩한 이야기 [웃는 여자]는 소름끼치는, 그래서 읽고 싶지 않으면서도 몰입해서 읽게 되는 자극적인 이야기였다. 정말이지 피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다음엔 무뚝뚝하고 목소리가 탁한 남자의 30년이 훌쩍 넘은 여자친구와 저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오싹함과 동시에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토해진 진실하면서도 축악하고 섬뜩한 강력한 이야기가 끝나자, 사회자는 처음 참석하게 된 정우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정우는 아홉 살 여름의 그 먹먹했던 밤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고, '밤의 이야기꾼들'이 진행되는 동안 이야기 속에 등장했던 존재들이 아주 잠시 동안 실체를 얻어 이 세상에 오게 된다는 사회자의 말처럼 정우는 이야기가 끝낸 후 아빠와 엄마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 이 책 <<밤의 이야기꾼들>>을 읽으려 한다면 나는 꼭 '밤'에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섬뜩함, 털끝이 삐죽삐죽 서는 느낌을 제대로 맛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어떤 이야기는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섬뜩했으며, 어떤 이야기는 곱씹을수록 오싹한 느낌을 느끼게 되었고, 어떤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듯 했고, 어떤 이야기는 도저히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을 법한 이야기임에도 묘한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수학여행에서 늦은 밤, 친구들끼리 모여 이불을 뒤집어쓰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며 잠못 이루었던 그날 밤처럼, 이 책을 읽은 후 괜히 사방을 둘러보게 되었다. 윗층에서 들려오는 저벅저벅 소리에 흠칫 놀라고, 밖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오싹해하게 만드는 이야기 <<밤의 이야기꾼들>>. 무서워서 다시는 읽지 않으리라, 하면서도 괜히 그 오싹함이 주는 묘한 쾌감에 다시 읽어보게 되는 책이었다. 무서워 혼자 화장실도 못 가면서 공포 영화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자꾸 끌리는 이야기 <<밤의 이야기꾼들>>은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정신없이 몰입되는 흡입력 강한 책으로 무료함이 싫은 이들, 자극적인 무언가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이 괴기한 이야기를 권해본다.

 

지금까지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 그 어떤 것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야기 <<밤의 이야기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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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로의 행복한 비행
구이도 콘티 지음, 임희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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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동화를 참 좋아한다. 동화는 소설보다 더 따뜻한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미쳐 깨닫지 못하는 기본적인 삶의 진리를 깨닫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어른들에게도 동화책을 권하는 편인데, 여기에 어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딱! 좋은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세종서적에서 출간된 구이도 콘티의 <<닐로의 행복한 비행>>이다. 명작동화 <닐스의 신기한 모험>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황새 닐로의 모험을 통해 우리 삶의 여정을 살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벽돌 공장 굴뚝 위에 자리 잡은 둥지에는 엄마 황새와 아기 황새가 살고 있다. 엄마 황새는 아기 황새에게 동방의 공주라는 뜻의 '닐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아빠 황새는 닐로가 알에서 깨어나던 날, 동 트기 전 둥지를 떠난 뒤로 돌아오지 않았기에 엄마 황새 혼자 새끼를 키웠다. 엄마 황새는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냈지만, 겨울이 오기 전에 닐로가 첫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수다쟁이 닐로는 엄마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고, 엄마 황새는 닐로에게 나쁜 짓을 하면 언젠가는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며 닐로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갈 때 꼭 기억하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나는 법을 연습할 때 용기가 나지 않을 때는 엄마가 용기를 주었고, 땅 위의 무서운 것들로부터 지켜주었다. 닐로는 자라면서 말수도 줄어들고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으로 변했으며, 커다란 날개와 날신한 몸은 갈수록 우아한 자태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 엄마 황새와 닐로는 도시를 떠날 때가 되었다.

 

"우린 언제 출발해요, 내일요? 어떻게 길을 안 잃어버리고 가죠? 만약에 길을 잃으면 어떻게 다시 찾아가죠?"

닐로는 계속해서 엄마에게 물었다.

"네 가슴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들어보렴. 그것이 너를 항상 자연스럽게 이끌어줄 거야. 두고 보렴." (본문 50p)

 

 

 

엄마 황새의 격려를 받으며 닐로는 여행길에 올랐고, 엄마가 아빠를 만났던 곳에서 머리깃털이 선 황새 '미안'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미안은 남쪽 나라에 도착하면 함께 둥지를 짓고 싶다며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함께 하겠다고 말하지만, 거센 돌풍과 폭우, 사방에서 무서운 기세로 몰아치는 우박 때문에 닐로는 엄마, 닐로와 헤어져 혼자가 된다. 이제 닐로는 엄마와 미안을 찾아 고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고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다행이 닐로는 자신을 도와주는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된다. 자신이 도와 준 은혜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갚으라던 할머니, 연약한 닐로를 보호해주고 안내자가 되어준 매의 자손인 살림, 기진맥진해 농가 지붕에 낮아 쉬는 닐로를 보며 기적이라며 황새를 건드리는 사람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행복에 겨운 아빠가 된 농부, 함께한 시간과 닐로가 들려준 이야기가 행복을 주었다는 죽음을 눈 앞에 둔 배백 할아버지, 닐로를 박제로 만들려던 어부로부터 도망치고 외로웠던 길을 함께 해 준 핀치새 하디와 코끼리, 기린 등을 통해 닐로는 용기와 희망을 얻으며 긴 여정을 이어나간다.

 

 

 

"너를 이렇게 만난 것이 내게는 큰 선물이야. 그리고 내가 너를 도와 준 은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갚도록 해라. 넌 이제 지켜야 할 약속이 하나 생겼구나. 곤경에 처한 사람을 만나면 이 할미를 기억하고 내가 너를 돌봐준 것처럼 그를 돌봐주렴. 꼭 그렇게 해야만 해. 선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은혜는 하늘에 있는 신들의 몫이란다. 은혜의 고리는 신성하기 때문에 절대 끊어서는 안 돼. 부탁하마." (본문 73,74p)

 

 

 

"나의 가장 큰 행복은 너에게 은혜를 나누어주는 것이야. 나를 절대 잊지 말거라! 사막 위를 날아갈 때는 나를 떠올리렴. 네게 길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너와 함께 있을 거야. 부디 네 마음을 따라가렴. 내면의 소리를 듣는 법을 배워야 해." (본문 116p)

 

 

 

닐로의 길고 긴 여정은 마치 우리 인생의 여정을 보여주는 듯 했다. 때로는 폭풍우를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하기도 하지만 타인과 관계 속에서 비바람과 절망 속에서 용기를 얻기도 하고, 극복해나가는 우리의 모습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고난과 역경 등을 극복해가면서 성숙해진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은 더욱 소중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닐로가 긴 여정을 통해 헤어지고 만난 이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전해지는 삶의 지혜와 위로로 인해 가슴이 따뜻해진다. 또한 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닐로의 행복한 비행>>은 우리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선물은 아닐런지. 닐로의 여정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동적인 그림 또한 용기를 더해주는 요소가 되어주는 작품이었다. 세상의 모든 어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작품 <<닐로의 행복한 비행>>이다.

 

(이미지출처: '닐로의 행복한 비행'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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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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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데뷔 십 년을 기념하게 된 열한번째 책이다. 자신의 새로운 시작이 될 소설을 쓰고자 생각하면서 쓰게 된 작품 <<미궁>>. 이 작품에는 주인공 신견의 내면에 존재하는 R이라는 인격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작품 속에 나오는 R은 옛날에 자신 안에 실제로 있었던 존재이며, 지금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책을 읽은 후에 듣게 된 작가의 고백이 처음에는 왠지 섬뜩하게 느껴졌는데, 생각해보면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나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가? 예전의 나라면 생각하지 않았을, 행동하지 않았을 행동이나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때면 말이다. 나 아닌 또다른 나는 지금의 나를 지탱해주는, 지켜주는 브레이크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신견은 어린 시절 자신의 내면에 R이라는 또다른 인격이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신견은 의사의 지시대로 자신의 침묵을, 오른쪽 허벅지를 긁어대는 버릇을, 오른쪽 눈만 질끈 감는 습관적인 틱을, 새 어머니의 속옷을 훔쳐내는 짓을, 같은 반 친구 유리 짱을 껴안아버린 실수를 그의 분신인 R에게 책임져달라고 하였고, 이후 그런대로 살아올 수 있었다. 그는 바에서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가 곧 전학을 가긴 했지만 중학교 동창이었다는 우연으로 함께 하게 된다. 그녀와의 하룻밤을 지내고, 지금은 행방불명이 된 그녀의 남자친구의 양복을 입고 출근하게 된 신견은 양복을 되돌려주기 위해 그녀를 다시 찾아 갔다가, 자신에게 부탁을 하러 온 탐정으로부터 그녀가 1988년 일어난 미궁 사건인 일명 '종이학 사건'이라 불리는 일가족 살인사건이었던 히오키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도쿄 네리마 구의 민가에서 히오키 다케시(45)라는 남성과 그의 아내 유리(39), 그리고 그의 장남(15)이 사체로 발견된 사건. 장녀(12)만 살아남았다. (본문 36,37p)

 

남편과 아내는 모두 제삼자로부터 예리한 흉기에 의한 자살, 장남은 심하게 구타를 당한 끝에 독극물을 먹고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구타의 흔적으로 볼 때 범인은 몸집이 제법 큰 사람이었으며 왼손잡이었다. 외부 침입 쪽으로 수사하였으나 내부는 밀실 상태였고, 현관문은 체인으로 잠겨 있었다. 아내 유리는 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고, 사체를 장식하듯이 종이학에 파묻혀 있었다. 어렵게 찾은 용의자는 기소에 이르지 못했고, 사건은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던 사건이었다. 탐정은 신견에게 행방불명이 된 남자의 시체가 그녀의 방 큰 화분에 묻혀있는지를 확인해달라고 하였고, 싫다는 답변과 달리 신견은 그녀에게 찾아가 함께 확인하게 된다. 탐정에 의한 그녀의 의심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신견은 미궁에 빠진 히오키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되고, 사건과 관련되었던 변호사와 이 사건으로 책을 쓰려했으나 유가족의 프라이버시를 폭록하게 되는 탓에 출간하지 못했던 프리라이터를 만나며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파헤쳐간다. 그가 이 사건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어린시절 꿈꾸었던 살인사건이었고, R이 저지른 사건일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이었을게다. 그리고 이제 밀실 살인사건에서 아빠와 엄마 그리고 오빠를 잃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나에를 통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야 만다.

 

"즉,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거야. 그런데도 침입자의 흔적이 있어. 구타할 때에 범인이 남긴 그 피부 조각. 게다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을 터인 다케시의 사체까지 그곳에 있었어. 다케시의 구두도 발견되지 않았는데...알았나? 그러니 종이학 사건은 미궁 사건인 거야." (본문 135p)

 

".......이를테면 A를 해결하면 B라는 문제가 터져. B를 해결하면 C라는 문제가 터지지. C를 해결하면 D라는 문제가 튀어나와. 하지만 D를 해결하면 모든 해결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게 돼.....미궁 사건이라는 건 그런 거야." (본문 136p)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탓이었을가? 나는 밀실 사건의 범인이 누구일것이다, 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주는 긴장감이나 흥미가 반감된 것은 전혀 아니었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에서는 범인이 누구일까? 에 주목하게 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범인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반면 어떻게? 라는 부분에 전혀 짐작을 할 수 없었던 탓이다. 어떻게?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었을까? 신견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면서 언론에 드러나지 않았던 일들이 서서히 드러나지만, 끝내 어떻게? 라는 점은 밝혀내지 못했다. 가족이 모두 죽은 상태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나에, 범인은 10년 뒤에 다시 만나러 오겠다고 했다. 사나에의 두려움, 그로인해 죽고 싶은 누군가로부터 죽임을 당하고 싶은 사나에. 그런 그녀를 사랑하고 안쓰럽게 여기는 신견, 그리고 해결되지 않는 사건. 나는 점점 미궁에 빠지고 있었다.

 

자신의 세계에서 살았던 신견은 탐정의 등장으로 자신만의 세계가 아닌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밀실사건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임에도 여전히 밀실에 갇혀있던 사나에는 신견과의 만남으로 인해 밀실에서 비로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후에야 그 밀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꽤나 흥미로운, 꽤나 긴장감 넘치는 여행을 한 듯이.

 

<<미궁>>은 과거의 밀실사건을 추적하는 신견을 통해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제공한다. 어린아이조차 들어가고 나갈 수 없는 밀실사건의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끊임없는 호기심을 줄 뿐만 아니라, 신견을 통해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풀어냄으로써 독자들로하여금 추리하도록 한다. 작가는 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속에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이들이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출구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신견과 사나에의 사랑을 담았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의 열쇠는 결국 타인이었다. 타인과의 관계, 이해, 사랑이었던 것이다. 혹 내 안의 비밀에 갇혀 바깥으로 나오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가? 그 출구의 열쇠는 어쩌면 나 혼자만이 쥐고 있는 것은 아닐 것임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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