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탐정 4 : 과거의 친구 -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스무고개 탐정 4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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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 심사 위원제'를 도입하여 어린이 100명이 직접 뽑은 문학상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입니다. 어린이 도서이지만 어른들의 심사에 의해 선택되었던 기존의 문학상 선정 방법 대신 어린이들이 직접 선택한다는 점에서 정말 획기적이었는데, 이 책이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었네요. 초등학교 5학년 문양이가 단 수무 가지 질문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스무고개 탐정과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하는 마술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짜릿한 사건을 그린 1권, 스무 가지 질문만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원칙을 깨고 스무 가지 증거(증언)에 질문을 하여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스무고개 탐정 이야기를 담은 2권, 말라깽이 형의 제안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스무고개 탐정과 문양이, 명규, 그리고 다희가 우연찮게 발견한 보물산을 찾아 떠나면서 펼쳐지는 수난기를 담은 3권에 이은 4권 <과거의 친구>는 또 어떤 짜릿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과거의 친구는 스무고개 탐정을 증오하는 인물입니다. 저는 미처 읽어보지 못했던 <고양이 습격 사건>에서 스무고개 탐정과 대결을 벌였던 인물이라고 하네요. 친구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과거의 친구'라는 별명을 쓰기로 하지만 정말 스무고개 탐정의 친구였던 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며, 탐정과는 잠시도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고 선언한 이 과거의 친구는 탐정을 완전히 무너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탐정이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무시무시한 함정에 빠져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과거의 친구의 목표입니다. 스무고개 탐정은 학교 책상 서랍에서 발견한 파란색 편지 봉투를 친구들과 함께 펼쳐봅니다. 편지 내용은 가을 소풍날 대결하자는 과거의 친구로부터 온 도전장이었어요. 만약 도전을 거절한다면 친구들 중 하나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네요. 스무고개 탐정은 그 경고장을 통해 꽤 중요한 사실을 몇가지 알아냈고 스무고개를 통해 과거의 친구의 정체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합니다. 가장 먼저 과거의 친구가 5학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작으로 5학년 152명 사이에 숨은 과거의 친구를 찾아가는 것이지요.

 

 

 

이들이 과거의 친구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들켜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스무고개는 딱 한 개의 질문만 틀려도 완전히 엉뚱한 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과거의 친구가 금방 여러 가지 함정을 파서 방해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탐정과 친구들은 학교에서 함께하지 않았으며 방과후에는 과거의 친구의 미행을 따돌려 만나야했지요. 아이들은 질문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갔고 152명의 숫자는 점점 좁혀졌습니다. 하지만 소풍날짜가 다음 달로 미뤄지면서 과거의 친구의 정체를 파악할 날짜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 탐정은 쉽게 함정에 걸려들었고 전학을 가게 될 위기에 처해집니다. 스무고개 탐정이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문양이, 학교 최고의 정보통으로 모르는 게 없다고 소문난 명규, 온갖 종류의 마술을 구사하는 마술사, 스무고개 탐정 옆에 딱 붙어 다니면서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따지는 다희는 탐정의 전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지요. 탐정 역시 이번만큼은 친구들이 있는 이곳을 떠나 전학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전학을 가고 싶지 않아요. 최소한 여기에는 친구들이 있으니까요. (본문 102p)

"안 가. 무죄를 증명하고 여기에 남을 거야. 내 친구들이 여기에 있잖아. 다른 곳에는 가고 싶지 않아. 너희들하고 같이 이 학교에 다니고 싶어." (본문 122p) 

 

두 사람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정말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셜록홈즈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탐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스무고개 탐정의 눈부신 활약은 어른인 제가 읽어도 정말 흥미롭습니다. 물론 두 사람의 대결은 아름답게 마무리가 됩니다. 과거의 친구가 스무고개 탐정을 증오하게 된 이유도 밝혀지게 되구요. <<스무고개 탐정 4_과거의 친구>>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우정'이 아닐까 싶네요. 과거의 친구로 인해 위험에 빠진 스무고개 탐정을 네 명의 친구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우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지요. 과거의 친구 역시 그들 각자는 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지만 스무고개 탐정과 함께 있으면 힘이 커지는 이 아이들을 두려워합니다. 스무고개 탐정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4명의 친구로 인해 과거의 친구는 울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으니 그들의 우정이 어떤 마법을 보여주는지 짐작이 가지요? 친구, 우정의 힘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스무고개 탐정 4_과거의 친구>>는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진정한 친구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합니다. 책을 읽어보니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이 왜 이 책을 선택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앞으로 스무고개 탐정과 네 명의 친구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 어린이 대상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은근 조마조마 긴장하게 만든 책이었답니다.

 

(이미지출처: '스무고개 탐정 4_과거의 친구'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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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 IS(이슬람국가)에 대해 당신이 아직 모르는 것들
이케우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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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일본인 인질 두 명이 이슬람국가(IS)에 살해되면서 일본 열도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으며, 프랑스 파리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서도 알 카에다나 IS와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사건이 일어나면서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뿐만 아니라, 터키에서 실종된 한국인 김군이 이슬람국가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큰 파장이 일었고, IS 가담을 시도하려던 영국인 10대 소년 3명이 터키에서 체포돼 영국으로 송환되었다는 뉴스도 이어졌다. 이렇게 전 세계는 이슬람국가에 대한 불안과 분노에 휩싸여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슬람국가의 실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왜 이슬람국가에 가담하려하는지,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위협이 될 이슬람국가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응해야한다.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에서는 IS의 탄생부터 그들의 조직 원리와 근본 사상, 무기와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미디어를 통한 선전 전략, 과거의 행적 등 그동안 이슬람국가에 대해 궁금해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있어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2014년 6월, 당시 자신들을 '이라크·샴 이슬람국가'라 불렀던 이 집단은 6월 10일에 이라크의 제2도시인 모술을 점령하고, 그 후 불과 며칠사이에 티크리트와 바이지 등 북부의 주요 도시를 점령하고 바그다드 근교까지 남하하는 등 이라크에서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으며, 6월 29일에 명칭을 '이라크·샴 이슬람국가'에서 '이슬람국가'로 바꾸고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칼리프에 취임했다고 선언했다. 어디까지나 소규모 지하·비밀 조직으로 존재하며 단발적인 테러와 게릴라 공격을 가했던 '국제 테러 조직'으로 규정되는 알카에다와 달리 이슬람국가는 이라크와 시라아의 특정 지역에서 광범위한 영역을 지배하려 하고 있으며, 이라크와 시리아의 정치적 문맥 속에서 정치 세력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려 하고 있는 등 알카에다를 잇는 국제 테러 조직의 성격과 내전·분쟁 속에서 대두해 영역 지배를 하는 토착 세력이라는 탈레반적인 성격을 겸비한 존재가 된 것이다.

 

이슬람국가의 미디어 전략은 점점 잔혹해져갔고, 잇따른 참수 처형 영상의 공개와 이교도의 노예화 주장은 전 세계적으로 거부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단순히 '광신자들이 미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그 배후에 숨겨진 치밀한 계산과 연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중 인질에게 오렌지색을 입히고 카메라 앞에서 말하게 한 다음 처형하는 방식은 이라크 전쟁 후에 정착된 이른바 '테러문화'의 양식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9·11 테러 사건 이후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군은 적성 전투원으로 간주한 자들을 구속해 전쟁 포로나 범죄 용의자와는 다른 법적 카테고리에 위치시키고 미국법이 미치지 않는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 내의 수용소에 감금했는데, 그 유출된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 수용소 내부의 사진과 영상을 보면 수용자들이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반미 무장세력 사이에서는 서양인을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히고 굴욕을 준 다음 처향하는 것이 이른바 '양식'으로 정착되어간 것이며,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힌 이유는 관타나모와 아부그라이브에서 미군이 이슬람교도에게 자행한 부당 대우에 분개하는 사람들의 눈에 참수나 처형 영상의 공개 같은 행위가 정당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노린 것(23p)이라고 한다.

 

서양인 인질은 모두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있다. 이랍인과 이슬람교도가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나 이라크의 아부그랑브 교도소에서 수용되어 폭행과 굴욕을 당한 기억은 아랍 세계와 이슬람 세계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미국에 수감당한 이들이 입었던 오렌지색 죄수복을 반대로 자신들이 구속한 서양인에게 입히고 요구 사항을 읽게 한 다음 살해하는 절차를 밟음으로써 속이 후련해진 일부 이슬람교도의 지지를 얻는 동시에 어디까지나 미국 측이 먼저 행한 부정에 대한 '정당한' 보복임을 주장하려는 것이리라. (본문 189p)

 

아울러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는 이슬람국가가 어떻게 급속히 성장했으며, 어떻게해서 광범위한 영역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는지, 그 세력의 발생과 확대에는 어떤 역사와 정치적 배경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참수와 노예제도를 과시하는 주장과 행동 뒤에는 어떤 사상과 이데올로기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간다. 저자는 이슬람국가의 앞날은 예측해볼때, 이들이 그대로 영역을 확대시켜 대제국이 될 것이라고는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유인 즉, 이슬람국가의 급속한 확대는 이라크의 경우 이전부터 현 체제에 강하게 반발해온 수니파 주체의 4개 현, 시리아의 경우 아사드 정권이 통치하지 못하게 되어 반체제 세력이 할거하는 북부와 북동부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범위를 넘어서 영역 지배를 확대하기에는 한계(229p)가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해서 이슬람국가를 소멸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에 바그다드 주변이나 쿠르드 자치 정부의 세력권에서 테러를 게속하며 국가를 위협하는 존재로 남을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슬람국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2014년'은 과거의 변동기에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분출하자 과거의 부족했던 노력에 대한 결과와 부정적인 요소를 청산하고자 그 자체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것이 분명한 해결책을 시도한, 구조 변동의 불협화음이 표면화된 해라고 할 수 있다. 이해에 등장한 이슬람국가는 당사자나 공감하는 자들의 눈에 증상을 한번에 해결해줄 '꿈의 요법'으로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중동이 안고 있는 문제의 '증상'이다. 중동·이슬람 세계의 근대화의 결과인 동시에 그 불완전함의 발로이며, 이를 극복하려 하는 어려운 시도라는 측면을 겸비하고 있다. 그 시도 중 대부분은 성공적으로 끝나지 못할 것이며 또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키겠지만, 이 또한 불가항력적·불가역적인 변화일 것이다. (본문 228,229p)

 

 

 

국경을 뛰어넘어 활동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도 '국가 수립'까지 선언한 이슬람국가(IS)의 조직 원리, 근본 사상, 자금원, 미디어 전략, 탄생 배경 등 그 시상을 밝힌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를 읽다보면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추측하게 됨에따라, 그들의 무자비하고 잔인한 행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와 이슬람국가가 자신들의 지배 영역을 구축해나가면서 이슬람국가의 사상과 체제에 동조하는 세력이 생겨나고 이슬람국가에 스스로 가담하는 사태가 계속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사실 이 책은 그동안 이슬람국가를 둘러싼 추측과 별다른 근거가 없거나 부풀러져 난무한 소문 등 그들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냄으로써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한 번 읽는 것으로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국가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만 그들의 무자비하고 잔인한 행보에 대응할 수 있기에 이 책은 우리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출처: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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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
제바스티안 피체크.미하엘 초코스 지음, 한효정 옮김 / 단숨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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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작품은 <눈알사냥꾼>으로 처음 접한 바 있다. 스릴러를 좋아하다보니, 이 작품으로 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이름을 기억해두게 된 탓에 베스트셀러 작가 제바스타인 피체크와 천재 법의학자 초코스의 합작품인 <<차단>>의 출간을 더 반기게 된다. 이번 작품은 '성폭행'과 '해부'라는 소재를 통해 스릴 넘치는 긴장감과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속에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을 시사함으로써 치밀한 구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야기는 피오나가 지름길로 와서는 절대 안된다는 엄마의 말 대신 숲 속만큼 안전한 곳도 없다는 산드로의 말을 듣고 숲 속으로 지나가던 중 낯선 남자가 도움을 요청해 도와주려 하지만, 자신에게 지척의 거리만큼 다가온 남자에게 위험을 느끼고 남자 얼굴을 향해 총을 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로부터 10일 후 헬고란트, 린다는 스토커 남자친구 대니를 피해 섬으로 도망쳐왔다. 오빠 클레멘스가 대니를 처리하겠다고 했기 때문인데, 지금 섬은 폭풍으로 외부 세계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상태였다. 하지만 린다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대니가 있는 듯한 착각에 집 밖으로 도망치다 해변에서 시체 한 구를 발견하게 된다.

 

다음 날 베를린에서는 파울 헤르츠펠트가 잔혹하게 손상된 여자 시체를 해부하려고 한다. 그녀의 아래턱은 턱관절에서 분리되어 제거되었는데 이는 거친 날을 가진 톱을 이용한 것으로 보였다. 동료들과 함께 해부를 하던 헤르츠펠트는 CT촬영 사진에서 원통 실린더 모양의 이물질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총알의 일부일지도 몰랐고 사망 원인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이물질을 꺼내보았다. 하지만 이물질은 파편이 아닌 금속으로 된 캡슐처럼 보였고, 집게와 핀셋의 도움으로 캡슐을 연 헤르츠펠트는 작은 쪽지를 발견하고 현미경으로 종이를 살펴 보게 되는데 그 종이에는 핸드폰 번호와 그의 열일곱 살 된 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자 천식이 있는 한나의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녹음되어 있었다. 이혼으로 가장 많이 고통받았던 한나와는 비교적 최근의 몇 번 되지 않는 만남에서도 잡담의 수준의 대화밖에 나누지 않았는데, 수주일 만에 처음으로 다시 듣게 된 딸의 목소리는 잔인하게 파헤쳐놓은 시체 머리에서 찾아낸 도움을 외치는 소리였던 것이다. 그리고 에릭이 추가적인 지시 사항을 보낼 것이니 그를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남긴 채 그녀의 흐느끼는 울음 소리만 남긴 채 끊어졌다.

 

여섯번째 이후로는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버린 여자는 그녀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심지어 한순간은 지금 여기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의식 속에서 사라지곤 했다. 본래 그녀 자신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기억들은 고통이라는 기억에 의해 그 자리를 뺏긴 것처럼 보였으며, 그녀가 당한 학대는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었다. 그는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그녀에게 폭행을 저지른 후 잠시 동안 혼자 내버려두었는데, 그 시간은 그녀의 수난 중 거의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그것이 언제 계속될지도, 그가 다음에는 어떤 고문 기구를 가지고 그녀에게 돌아올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이 3일 전에 시작되고 있었다.

 

"그 늙은 마녀가 그놈에게 3년 반을 선고했어. 그놈이 우리 릴리를 욕보이고 죽음으로 몰고 간 대가로. 내 하나뿐인, 내 전부인 릴리를."

헤르츠펠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것을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독일에서는 세금을 횡령하면 연금생활자가 될 때까지 감옥에서 썩어야 하지만, 어린아이를 성폭행하면 벌을 받지 않거나 단지 보호관찰처분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 릴리 눈에는 구더기가 기어 다니는데, 그 인간쓰레기는 계속해서 살아도 된단 말인가?" (본문 179p)

 

시체의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발견한 린다는 해변에 있는 죽은 자에게 연락하기 위해 네 번씩이나 전화를 걸었던 발신자의 번호에 전화를 걸어보게 되었고, 그 전화를 파울 헤르츠펠트가 받았다. 헤르츠펠트의 사정을 듣게 된 린다는 태풍으로 헬고란트에 올 수 없는 헤르츠벨트를 대신해 그의 지시에 따라 해부를 시작하고 범인이 남겨놓은 또 다른 지시 사항을 찾아보게 된다. 이렇게 범인이 남겨놓은 흔적을 쫓던 헤르츠펠트는 자신의 딸을 납치한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그가 이러한 범행을 저지르게 된 이유가 밝혀진다. 그렇게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헤르츠벨트, 해부실에서 알 수 없는 공포와 위험에 사로잡힌 린다 그리고 범인으로부터 견디기 힘든 폭행을 겪고 있는 소녀의 절규가 복합적으로 보여진다.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과 생각지 못한 반전 속에서 심장은 쫄깃해진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한 가지는 바로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범법 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법에 대한 비판이었다.

 

 

 

주지방법원은 61세의 그 남성에게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는 자신의 딸을 282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희생자가 자신이 겪어야 했던 일에 대해 수년이 지나서야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때문에 범인은 이득을 보았다. 그 외에도 법원에 따르면 버모지행위는 13년에서 18년이 지난 일이라고 한다. 범죄가 처음 시작되었던 1992년 당시 소녀는 일곱 살이었다. -「데어 타게스슈피겔」, 2010년 4월 16일자

 

그는 네 살 난 아이를 학대했다. 그리고 같은 집에서 계속해서 그의 희생양처럼 살도록 했다. 안드레아스 S.는 지난주 드레스덴에서 2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판사는 그를 집행유예로 풀어주었다. 안드레아스 S.의 변호사들이 검사와 법원을 상대로 거래를 통해 합의를 보았기 때문이다. 안드레아스 S.는 범죄행위를 자백했고, 그 때문에 징역형을 받지 않았다. -「슈테른」, 2011년 4월 13일자

 

기업가 슈테판 W.SMS (……)수백만에 달하는 소득을 숨겼다. 국세청에서 꼬리를 밟아 그의 집과 세무사 사무실을 수색했을 때, 그가 말하길, (……) 소득세 신고를 위해 이미 서류는 완벽하게 준비해놓은 상태였다고 했다. 하지만 사법부에서는 합법적인 자수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뮌헨 주지방법원은 그에게 탈세와 투자사기죄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바즐러 차이퉁」, 2010년 7월 2일자

 

책 말미에 적힌 이런 사례를 보아서도, 가깝게는 우리나라의 여러 사례를 보아서도 법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위한 법처럼 보인다. 법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 지금 우리 사회의 법은 과연 정당하게 집행되고 있는 것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긴장감과 놀라운 반전으로 강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 속에 진중한 주제를 담아낸 <<차단>>. 그 놀라움 속으로 한 번 빠져보시길 권해본다.

 

(이미지출처: '차단'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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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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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일 출근해야하는데....이제 자야하는데....하면서도 늦게까지 손을 놓치 못한 책이 있다. 바로 2013년 영미권에서 출간과 동시에 독자들의 입소문과 콘텐츠의 힘만으로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미스테리 소설이자, 전 세계 40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헐리우드에서 곧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인 작품인 <<허즈번드 스키릿>>이다. 이 소설은 부활절 고난주간인 일주일 동안 남편이 남긴 한 통의 편지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놀라운 반전을 통해 사랑과 배신, 비난과 죄의식, 응징과 용서 등을 이야기하며 인생의 의미까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었다.

 

특별할 것도 없고, 그다지 인상적이지도 않지만 세 딸을 키우면서도 많은 일을 척척 해내는 세실리아는 딸 에스터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베를린 장벽의 흥망성쇠>는 보고 1990년 스무 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선언이 들리고 몇 달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친구인 사라 삭스와 베를린 장벽 조각을 구입했던 것을 기억하고, 에스터에게 돌조각을 주기 위해 다락에 올라간다. 돌조각을 찾던 세실리아는 전화벨 소리에 황급히 내려오다가 철 지난 영수증을 아무 신발 상자에나 넣어 보관하는 남편 존 폴의 신발 상자를 친다. 세 개도 넘는 상자의 뚜껑이 열리면서 그 안에 들어 있던 내용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세실리아는 '나의 아내 세실리아 피츠패트릭에게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라고 쓰여진 봉투를 발견하게 된다. 15년 동안 부부로 살았던 두 사람 사이에는 비밀이 없었기에 세실리아는 출장을 간 존 폴의 전화통화에서 편지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테스는 남편 윌과 사촌 펠리시티와 함께 TWF 광고사를 운영하고 있다. 윌은 기획 실장, 펠리시티는 다지인 실장으로, 테스는 마케팅 상담 실장으로 일을 하는데, 테스가 고객을 상대하는 동안은 윌과 펠리시티만 사무실에 남겨두고 몇 시간 동안 밖에 나가 있어야 했다. 두 사람만 있는 게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테스는 껄껄 웃어버렸지만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뚱뚱했던 펠리시티가 6개월 전 다이어트를 하면서 미인으로 거듭나기 시작했고, 절대 맹세코 잠을 자지는 않았지만 윌과 펠리시트는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테스는 라임을 데리고 바로 비행기를 타고 다리를 다쳐 불편하다는 엄마를 찾아 시드니로 가게 된다.

 

한편, 레이첼은 아이들이 둘째를 가졌다는 말을 할꺼라는 기대와 달리 뉴욕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손주 제이콥을 돌봐왔던 레이첼이 그동안 1984년의 실수에 값을 치러야 했던 것처럼 손주 제이컵을 할인없이 비싼 값을 치루고 뉴욕으로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딸 자니와의 약속에 7분을 늦은 것으로 인해 레이첼은 지금까지 죄의식을 갖고 살아야 했던 것이다.

 

편지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은 존 폴은 예정보다 3일 먼저 집으로 오게 되었고, 폐쇄공포증이 있어 다락에 올라가야 한다면 그것은 죽고 사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던 존 폴이 자신이 잠든 사이에 편지를 찾으러 다락에 올라간 것을 알게 된 세실리아는 편지를 읽어보지 않겠다는 결심을 바꿔 서둘러 편지를 읽어보게 된다. 열아홉 살 어린시절의 실수가 적힌 존 폴의 편지는 가족의 행복을 뒤흔드는 사건이 적혀 있었고, 세실리아는 존 폴에게 크게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 엄마와 함께 지내게 된 테스는 라임을 입학시키기 위해 학교 비서인 레이첼을 만나 등록 절차를 밟던 중 예전에 잠시 사귀었던 코너 휘트비와 재회하게 된다. 코너 휘트비는 체육 선생님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지만, 레이첼은 자신의 딸이 살해를 당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였던 코너를 살인범이라 생각하며 그를 증오한다.

 

편지를 읽게 된 후 갈등하는 세실리아, 남편과 사촌의 불륜으로 괴로워하던 테스가 코너를 만나는 일탈, 코너를 살인범으로 입증할만한 비디오 테이프를 찾게 된 레이첼, 이들을 둘러싼 스토리가 정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펼쳐진 에필로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다가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던져준 반전은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여운까지 남겨준 것이다. 아마존에 평점 4.5점에 무려 13,000건이 넘는 독자 리뷰가 남겨진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 인생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이 아주 많다고 말이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해 인생의 그림을 그려나간다. 그런데 만약, 내가 결정한 선택이 내가 모르는 어떤 비밀에 의해 정해질 수 밖에 없었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비밀을 알게 된다면? 사랑과 배신, 비난과 죄의식, 응징과 용서 등 치밀한 구성에 담아놓은 무직한 의생의 화두와 울림을 담은 <<허즈번드 시크릿>>! 그 놀라운 일주일간의 이야기에 푹 빠져보기를 권해본다. 강추!!

 

우리 인생이 어떤 길로 가게 될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도 그 편이 나을 것이다. 어떤 비밀은 영원히 비밀로 남는다. 그저 판도라에게 물어보자. (본문 536p)

 

(이미지출처: '허즈번드 시크릿'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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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아들 쿠메와와 담쟁이 문고
티보르 세켈리 지음, 장정렬 옮김, 조태겸 그림 / 실천문학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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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지혜를 온 몸으로 배우고 자란 정글의 꼬마 소년과 배가 난파되어 위기를 맞은 한 여행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정글의 아들 쿠메와와>>는 작가 티보르 세켈리의 이력에 더욱 눈길을 끄는 작품입니다. 작가 티보르 세켈리는 물론 언론인이자 조각가 그리고 세계적인 모험가라고 하네요. 브라질 정글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아마존 유역에 사는 식인 종족과 함께 4개월간 함께 지내는 모험을 겪기도 했다고 하는데, 아마존 열대우림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 동화속 이야기는 자신의 이러한 경험에서 쓰여진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책은 읽을수록 더욱 마음이 가는 책인데, 그 이유는 그저 단순한 정글 모험에 관한 책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자연이 주는 삶의 진리와 교훈이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브라질의 아마존 강을 지나던 유람선은 폭우로 난파되면서 겹겹이 얽혀 있는 나무와 넝쿨로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지구에서 가장 원시적인 땅인 아마존에 대피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배가 고팠지만, 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는 탓에 들칠면조의 울음소리가 들려도 저녁거리로 삼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풀이 죽어있던 그때 활과 화살을 든 인디언 소년이 나타났습니다. 소년은 카라자 부족의 '쿠메와와'라며 자신을 소개하고는 들칠면조를 잡아 구워주었습니다. 열두 살인 쿠메와와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돕는 것은 곧 나를 돕는 거다'라는 말로아 할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그들을 도와주었어요. 이 동화책의 주인공인 '나'는 쿠메와와가 지어준 얼굴에 수염이 가득 난 사람이라는 뜻의 '니쿠찹'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고, 쿠메와와와 함께 물고기를 잡고, 거북이 알을 잡아 먹으면서 말로아 할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삶의 지혜를 듣기도 하고, 함께 체험하며 터득하기도 합니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행도에 옮겨지 않는 것은 큰 죄다'. (본문 79p)

'모든 실패를 다 겪고 난 후에 불가능을 말해라' (본문 106p)

'동물은 배가 고플 때만 동물을 죽인다. 사람이 그런 동물보다 더 어리석은 짓을 하진 말아야 한다.' (본문 132p)

 

 

 

<<정글의 아들 쿠메와와>>에서는 이처럼 자연을 통해 얻게 되는 삶의 지혜들이 가득 담겨져 있어요. 정글을 모험하는 듯한 생생한 스토리에서 느껴지는 흥미로움과 삶의 지혜가 어우러진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동화책인 거 같아요.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고 익히는 영어,수학,과학,국어 등에서는 전혀 배울 수 없는 대자연만이 주는 삶의 지혜와 교훈을 이 책을 통해서 느껴보길 바랍니다. 마치 TV프로그램 <SBS 정글의 법칙>을 시청하는 듯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정글의 아들 쿠메와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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