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박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1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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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인 탓에 청소년 소설을 참 많이 읽는 편인데, 요즘 청소년 소설의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청소년 소설이 보편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어 식상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하이킹걸즈><다이어트 학교>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책에 대한 정보도 필요없이 김혜정 작가 이름이 주는 신뢰만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그동안 보여주었던 대부분의 청소년 소설이 주는 식상함, 보편성이 전혀 없는 새로운 소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사실 이 소재는 <자음과모음>의 사태희 국장님이 작가에게 십대들의 창업 이야기를 써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 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던 이야기였음에도 작가는 이야기를 쓰면서 무언가에 막 도전하고 싶어졌다고 하니 아마 이야기에 빠져있었던 듯 싶다. 정말 참신한 이야기였고, 정말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에는 분명한데, 한편으로는 좋은 대학을 목표로 마치 공부하는 기계처럼 기대하지 않고 꿈꾸지도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의 청소년들과는 현실적인 거리감이 느껴지는 듯 하여 조금 씁슬한 느낌이 들었다. 이에, 이 책이 '잘된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청소년들에게 혹은 그들의 부모에게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엄마의 일곱 번째 가게였던 화장품 가게의 수익이 좋지 않게 되면서 집 안에는 몇 상자의 화장품 재고가 쌓여있게 되었다. 여울은 상자 속에서 친구들이 쓸 만한 화장품을 골라 다음 날 친한 친구인 다솜과 유준에게 선물로 주었다. 특성화 학교인 유비고에 다니는 여울은 유준과는 입학 전부터 모 팬카페에서 알게 되었고, 다솜은 여울의 첫 짝이었다. 다솜은 유준을 짝사랑했고 중간에서 여울이 도와줘 둘이 사기게 된 후로 셋은 삼총사처럼 붙어 다녔다. 점심시간이 끝난 후 여울은 유준과 함께 매주 금요일 5교시 동아리 활동으로 하고 있는 쇼핑몰 창업반에 갔다. 동아리 담당 선생님은 내년 전국 창업경진대회를 독려하기 위해 학교에서 상금이 100만원인 '유비고 창업경진대회'가 열린다고 공지했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엄마에게 용돈을 달라는 말을 할 수 없었던 여울은 상금에 혹했고, 여울은 덤핑으로 넘겨질 화장품을 파는 것으로 대회에 나가자고 제안한다.

 

물건을 파는 건 단순히 장사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거야. 시크릿 박스도 그렇지 않았니? 시크릿 박스가 인기를 얻은 건 단순히 화장품을 싸게 팔았기 때문이 아니란다. (본문 62p)

"시크릿 박스 콘셉트가 십대가 만든, 십대를 위한 선물 상자잖아."

"그래, 우리가 팔려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문화야." (본문 81p)

 

그렇게 셋은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화장품을 포장할 때 필요한 넓은 공간을 위해 유준의 친구인 지후의 집 지하실을 사용하게 되면서 지후도 합류하게 되는데, 할머니랑 단 둘이 사는 지후에 대한 궁금증이 생각에 꼬리를 물어 '시크릿 박스'가 탄생하게 된다. 시크릿 박스로 아이들은 한 달 넘게 일한 거에 비하면 비록 작은 돈이었지만 1인당 9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었고 유비고 창업경진대회에서 2등을 하여 상금 50만 원을 받게 된다. 창업 대회는 끝났지만 여울의 제안으로 2탄을 만들게 되고 처음 기대와 달리 주문량이 많지 않아 실망하였으나 아이돌 그룹 멤버가 SNS에 올린 글로 시크릿 박스의 인기는 기대를 넘어서고 여울은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등 연신 화제가 된다. 하지만 시크릿 박스의 성공과는 반대로 아이들의 관계에는 틈이 생기게 될 뿐만 아니라, 성공가도를 달리던 시크릿 박스는 사회의 냉혹함으로 위기를 맞게 되면서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십대들의 창업이야기 <<시크릿 박스>>는 창업을 소재로 청소년들에게 꿈을 꾸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끊임없이 등수를 매기고, 높은 등수 안에 들기 위해, 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여울의 동생 여랑이 그랬던 것처럼,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업을 갖고 편하게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만이 십대들이 꿀 수 있는 꿈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이것이 꿈의 전부라고만 알고 있는 십대들의 슬픈 현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이들 주인공처럼 노력한다고 꼭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열심히 한다고해서 모든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은 꿈을 꾸고 도전하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열심히 하지 않으면 잘될 기회조차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 많이 꿈꾸고, 도전하는 삶을 살기를! 저자는 이들 주인공을 통해 십대들에게 그렇게 용기를 주고 있었다.

 

"그저 그런 대학 나와서 취업 못하고 빌빌 거릴 거면 지금부터 자격증이라도 좀 따놔. 그래야 취업할 수 있을 거야. 미래가 걱정도 안 돼? 우리는 아마 백 살까지 살 거야. 그런데 직업이 없으면 어떻게 살려고? 적어도 일흔 살까지는 일해야 하는데, 정규직이 아니면 몇 년 일하지도 못한다고." (본문 18p)

 

"왜 공부를 잘해야 하는 걸까? 잘하고 싶은 사람만 잘하면 되는거 아냐?"

"돈 때문이지 뭐. 대학이 4년제냐 2년제냐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잖아. 대졸, 고졸도 차이가 나고." (본문 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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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주세요 -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72
진희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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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사과를 주세요>>는 분홍색 표지의 먹음직스러운 초록빛 사과가 눈에 띄는 책이다.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사과를 표지삽화로 내세운 이 책은 어떤 느낌일까? 왠지 나는 풋풋한 첫사랑이 먼저 떠올랐다. 청소년 소설을 읽을 때면 으레 나는 청소년 시절의 내가 되고, 청소년인 딸아이가 된다. 이 책 속 주인공 속에도 분명 내가, 내 딸아이가 있으리라. 그런 까닭에 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연애 세포 핵분열 중]은 사과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작품이다. 중학생 시절에는 초등학생도 쓴웃음을 짓고 갈 언어유희를 시도 때도 없이 즐겼던 근복은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학교 앞에 핀 벚꽃을 보고도 마음이 심란해지면서 울렁거리는 사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솜사탕처럼 뽀송뽀송하고 뭉실뭉실한 벚꽃을 같이 보러 갈 여자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 입맛이 떨어질 정도였다. 더군다나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못났다고 생각했던 태동이마저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하니 근복은 삶의 의욕이 팍 꺽이는 느낌이었다. 이에 근복은 결국 녹색창에 접속해 여자친구 만드는 법에 관한 질문을 올리기에 이르렀고 한심한 대답 중 머리를 조아리게 만드는 댓글을 발견하게 된다. 태동에게 조언을 구하고 스타일을 바꿨지만 마음에 두고 있는 새봄이마저 자신을 남자로 생각하지 않는 기색이 역력해보이자 좌절하고 만다.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표제작 [사과를 주세요]는 내 생각을 완전히 뒤엎은 스토리였다. 표지삽화와 사과라는 느낌 때문에 풋풋한 첫사랑을 떠올린 작품이었으나 여기서 말하는 사과는 상대방으로부터 사과를 달라는 의미였다. 노란 배지를 달고 있는 의지에게 수학 선생님은 배지를 떼라고 했고 의지는 애도의 권리라고 맞섰다. 이어 '요즘은 개나 소라 권리 타령'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의지는 "저는 개입니까, 소입니까?"라는 되묻게 되고 결국엔 선생님에게 개나 소에 빗대어진 것만으로도 모자라 그보다 못한 인간 취급을 받았다. 이에 의지는 '사과를 주세요'라는 문구가 또렷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교무실이 있는 1층 출입구 앞에 서 있게 된 것이다. 용감하게 1인 시위 중인 의지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고 이 일로 긴급 교사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인터넷에서 '태성고 사과녀'가 잇슈가 되자 선생님은 사과를 하게 되지만 의지는 '진짜, 사과를 주세요'라는 피펫을 들게 된다.

 

[우산 없이 비올라]는 열네 살의 선욱이 레슨을 한 주 쉬는 일주일 동안 외할머니 집에 머물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매일 하이힐을 신는 할머니를 따라 마을 회관에 가게 된 선욱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면서 신 나게 노는 모습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음악이랄 것도 없는 막음악에다 유치하여 다시는 할머니를 따라 나서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그 후로도 계속 마을 회관에 가게 된다. 선욱은 비올라를 연주하려 하지만 오른쪽 어깨가 찢어질 것 같이 아파 활을 당길 수가 없을 정도다. 음악을 좋아했던 선욱이었는데 음악은, 비올라는 선욱의 몸을 자꾸 부러뜨리고 있었다. 그러던 선욱은 마을 회관에서 할머니들과 함께하면서 지식과 생각이 아닌 마음과 몸으로 음악을 느끼게 된다.

 

음악을 좋아한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즐겁지 않다.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고, 성취감을  느꼈지만 이 할머니들처럼 이렇게 즐거운 적은 없었다. 진짜 만족을 느낀 적도, 행복한 적도 없었다. (본문 117p)

 

[바다를 삼킨 플랑크톤]은 우리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을 담은 얘기라 하겠다. 선하는 간절히 바라는 행복, 심장 뛰는 일로 전단지를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행동에 옮겼지만 오히려 엄마와 미술 선생님인 마녀에게 구제불능이 된다. 그러던 중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엄마가 일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아빠의 무직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족은 점점 불안한 상태가 되어간다. 선우는 자주 가는 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하지만 새로 오픈한 샌드위치 가게로 인해 버거 가게의 생활도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학교 출신의 연예인 선배의 강연회를 듣게 된 선우는 버거 가게의 전단지를 시작으로 기적을 만들어냈다. 장사가 잘된 버거 가게는 아빠를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고용했고, 망한 가게를 전단지 한 장이 살렸다는 소문이 돌면서 근처 가게에서 전단지 제작을 부탁해 오는 일이 생겼다. 게다가 마녀 선생님 역시 전시회 전단지를 부탁하는 일까지 생겨난다. 그리고 강연회에 초청되기에 이른다.

 

"사람들이 가장 가능성 없다고 무시했던 일에 오기를 갖고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본문 143p)

나의 터무니없는 무모함으로 시작된 첫 번째 도전은 기적이 되어 나타났다. 신념이, 한 삶의 변화가 자신을 포함해 여러 사람의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기까지 불과 한 달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본문 146p)

 

 

지금까지 정말 많은 청소년 소설을 읽어왔지만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고민들을 제대로 담아낸 책들을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사과를 주세요>>는 그들의 이성, 진로, 꿈에 대한 고민들을 담아냄으로써 그 시절의 나, 지금의 내 딸의 고민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내년이면 고3 수험생이 되는 딸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특히 마지막 구절이 진로 고민에 대답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사과만큼이나 새콤달콤 맛있는 이야기 <<사과를 주세요>>였다.

 

<바다를 삼킨 플랑크톤>

"플랑크톤은 뭉쳐 다닙니다. 그것이 죽는 길인지 사는 길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혼자 특별하게 사는 건 위험하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바다는 넓습니다. 플랑크톤 한 마리가 제멋대로 살아도, 무엇을 해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본문 152p)

 

(이미지출처: '사과를 주세요'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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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리더십 - 위대한 마에스트로는 어떻게 사람을 경영하는가
이타이 탈감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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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끝없이 회자되고 있고 그에 관한 서적도 끊임없이 출간되고 있다. '리더십'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긴 하지만, 나는 왠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먼저 떠오르곤 했다.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100명이 넘는 인원으로 편성되는 악단을 통솔하게 되는 지휘자는 리더십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리더십에 관한 다양한 책들 중 이스라엘 출신의 오케스트라 지휘자이자 비즈니스 업계와 정부, 학계에서 협력과 리더십에 대해 가르치는 '사람의 지휘자'로도 널리 알려진 이타이 탈감의 <<마에스트로 리더십>>이 유녹 눈에 들어왔다. 저자는 이 책이 '음악 만들기'가 리더십의 이상적인 비유가 되는지 알아보는 아주 독특한 관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리더십은 집단의 노력을 강화시키면서 동시에 개인들의 기회도 넓혀주는 능력을 말한다. 실제로 우리의 지휘대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지도자들이 겪는 가장 흔하고 긴급한 문제들을 통찰하게 해주며, 또 모차르트나 스트라빈스키와는 아무 상관없는 매락에서 해결안들을 제공해준다. (본문 11p)

 

저자는 경영의 마에스트로가 되기 위한 핵심 3요소를 무지, 간격, 으뜸음 듣기라고 말하고 있다. '무지(ignorance)'는 새로운 공간을 탐구하려는 의지를 포함하고, '간격(gap)'은 발굴되기를 기다리는 감추어진 잠재력을 품고 있으며, '으뜸음 듣기(keynote listening)'-그러니까 견해와 어젠다를 바꿀 수 있는 듣기-는 사람들이 대화 중에 그들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수 있게 해주는 공간을 창출(본문 32p)한다고 한다. 리더라함은 뛰어난 지도자를 생각하게 마련이기에 '무지'의 요소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2악장 경영의 마에스토라가 되기 위한 핵심 3요소]편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었으며 [3악장 위대한 마에스트로는 어떻게 사람을 경영하는가]에서는 리더십 도구로서의 무지가 위대한 지휘자들의 작업에 드러나는 방식과 강도를 살펴볼 수 있어 그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지한 사람은 또 다른 무지한 사람에게 그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가르칠 수 있다. (본문 44p)

모순적인 해석의 전선(戰線)을 따라 참호를 열심히 팠지만 아무 데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대안. 이런 음울한 전망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간격을 살펴보아야 하고 그것을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본문 74p)

만델라의 리더십은 오 세상을 위해 고상하면서도 지속적인 유럽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그 비결은 그가 비극적이고 폭력적인 가격을 유지한 채, 으뜸음 청자가 되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들 사이의 경청을 유도한 것이었다. 그는 인간을 신임하는 무지를 실천하여 그런 놀라운 결과를 거둔 것이다. (본문 89p)

 

3악장에서 저자는 최고의 효율성을 만들어내는 독재자 리카르도 무티, 조직을 단결시키는 권위 있는 아버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규칙을 준수하는 안전 관리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강렬한 에너지로 사람을 이끄는 구루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진정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자유로운 통제자 카를로스 클라이버, 더 높은 곳을 향하는 의미 추구자 레너드 번스타인 등 여섯 명의 지휘자들을 일터에서 관찰한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들의 지휘 방식을 공연장 저 너머의 문제와 관련하여 살펴볼 수 있다. 이는 리더십의 시각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개인적인 변화를 고려하는 사람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자신에게 있는 뭔가를 없애거나 포기하는 것보다 그것을 확장하고 포괄의 시작점으로 잡으라는 것이다. 나는 이 폭넓은 접근법이 한 사람의 온전한 자아상을 훨씬 덜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또 변화를 지속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해, 현재의 지도자 모습에 만족하지 마라. 그보다는 가장 유연하고 다양한 리더십 해결책들을 포괄할 수 있도록 당신의 리더십 시각을 확장하라. (본문 249,250p)

 

오케스트라, 음악 그리고 그와 관련된 용어 등을 알지 못해 사실 읽기에 좀 어렵지 않을까 처음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는데, 이는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했다. 독자적인 세계관과 일관된 신념을 갖고 있는 여섯 명의 각 지휘자들을 통해 독자 스스로의 삶을 반추할 수 있으며 리더십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를 확립할 수 있을 듯 싶다.

 

(이미지출처: '마에스트로 리더십'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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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 (양장) - 어른들은 모르는 청소년들의 심각한 고민, '외모' 때문에 차별 당하는 세상에 날리는 네 번째 하이킥!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 애플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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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키우면서 동화책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그 중 학교 추천도서에 책들을 되도록 열심히 찾아 읽는 편이었다. 그 목록에 빠지지 않는 작가가 있는데 바로 고정욱 작가이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안내견 탄실이><가방 들어주는 아이> 등 고정욱 작가의 책은 추천도서에서 결코 빠지는 법이 없다. 때문에 아이도, 엄마인 나도 팬이 되어버린 작가 고정욱. 그래서인지 나는 그의 청소년 소설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가 출간되면서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는 외모 때문에 차별 당하는 세상에 날리는 하이킥으로, 이 소설 역시 청소년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법한 내용이다.

 

중고등학교 근처에 가면 모두 똑같은 모습의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유행이라는 부분도 작용했겠지만, 여학생들은 모두 한결같이 앞머리를 내리고 남학생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머리스타일을 하고 있어 누가누구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에게나 개성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요즘 아이들에게는 개성을 찾아볼 수 없다. 더군다나 이렇게 자신만이 가진 개성을 무시한 학생들의 외모 가꾸기의 기준이 바로 연예인이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정 연예인의 머리, 옷, 그들의 몸매가 아름다움의 기준이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그들을 신격화하며 그들이 진리인 양 행동한다. 물론 외모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외모가 전부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모가 전부가 되어버린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 풍조 속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어야하는지는 일깨워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가진 거라곤 큰 덩치와 의리뿐인 주인공 황재석은 여전히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글쓰기에 재미를 붙인 덕에 마냥 지루하지만은 않은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민성을 만나기로 한 재석은 지름길을 이용해 전철역을 가려다 보경여고 학생 서넛이 금안여고의 한 여학생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얼마 전 SNS로 본 왕따 동영상이 떠올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준다. 재석이 민성을 만나려는 이유는, 재석은 아무 데서나 글을 쓰고 써 넣은 것도 쉽게 고칠 수 있는 노트북을, 민성은 좋은 화질로 영상을 찍어 동영상 경연대회에 참여하기 위한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작가와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각자의 꿈을 위해 준오 형의 도움으로 뷔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야자가 끝난 후 재석은 금안여고 1학년 한채린이라는 여학생으로부터 사귀자는 말을 듣는다. 이목구비가 연예인으로 착각할 정도로 예쁜 여자애였다. 재석은 채린의 제안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채린을 좋아한다는 경탄고등학교 최우석 패거리로부터 봉변을 당하고, 보람을 찾아간 당돌한 채린으로 인해 보람에게 결별통보를 받게 된다. 한편 글쓰기에 괴로움을 느끼던 재석은 선생님의 도움으로 요즘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는 박태원 웹툰 작가를 만나게 되고, 재미있는 작품의 다반수가 미인이라는 점에서 재석은 주인공은 다 예뻐야 하나,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고민에 조언을 듣게 된다.

 

"예쁘게 태어난다는 건 축복이야. 하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적인 충실을 기하는 건 정말 훌륭한 태도란다. 내적으로 충실한 사람은 매력을 지니게 되고 그게 개성으로 발전하거든. 그런 내적 충실함을 가진 사람은 주위의 이런저런 말이나 남의 가치관에 흔들리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 (본문 95p)

 

그러던 중 SNS에 올린 사진을 올린 채린은 수많은 악성댓글로 인해 가출을 감행하고 결국 입원하기에 이르는데, 그로인해 재석과 친구들은 채린의 집단폭력과 사이버 테러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 사건은 현 청소년들의 외모지상주의 문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수많은 작품에서 내적 아름다움, 개성의 중시 등을 이야기하며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잘못을 비판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여성의 외적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있으며 예뻐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보편적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주고 있다.

 

얼마 전, 회사 직원은 중학생 딸아이가 학교를 지각하더라도 꼭 화장을 하고 등교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말을 했다. 현재 학생들의 현실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외모나 금전, 성공 같은 비본질적이고 오래가기 힘든 걸 좇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행복하게 살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다. 작가는 잘생긴 외모를 추구하고 열망하는 우리의 욕망은 사실 권력의 혹은 오랜 기간 차곡차곡 쌓아둔 콤플렉스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쁘고 날씬한 연예인들이 자신의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성형을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자신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외모지상주의 문화는 결국 본연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남게 될 뿐이다. 이 소설은 그동안 우리가 외모에 가졌던 편견과 외모에 대한 찬양이 얼마나 불필요한 것이며,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내적 아름다움을 통해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것임을 현실감있는 이야기로 일깨우고 있다.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는 이렇듯 발랄함 속에 청소년들의 고민을 현실감 있게 기록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개성이 있다. 그 개성은 하늘이 준 것이며 그것을 통해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개성을 잘 살려서 자신의 꿈을 가꿀 때 그 사람의 존재는 진정으로 아름다워진다. (본문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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