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아이 운동의 힘 - 행복한 영재를 만드는 똑똑한 운동 습관
정주호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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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때만 해도 동네 골목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우렁찬 함성 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이며 숙제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탓인지 골목이 조용하다. 그만큼 아이들이 뛰어노는 시간이 없다는 뜻일 게다. 우리 때와 달리 아이들은 키가 훨씬 크고 덩치도 좋아졌지만 체력적인 면에서는 많이 약하다. 그뿐 아니라, 식습관의 변화로 아이들의 비만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하루 10분도 땀나게 뛰어놀 수 없는 아이들이기에 운동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운동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성인을 위한 몸매, 체형 가꾸기 책은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아이를 위한 책은 찾기가 쉽지 않다. 한채영, 유이, 한효주, 이병헌, 이범수, 고수, 배수빈, 송중기 등 스타의 몸매를 책임진 "스타 트레이너" 정주호 역시 서점에서 어린이 운동에 관한 책이 없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성장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는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근육, 연골, 뼈가 완전히 자라지 않은 어린이들이야말로 성인보다 더욱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자라나는 시기에 올바른 운동을 해야 원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서구적인 식사 습관으로 소아비만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이들에게 체중 조절에 효과적인 운동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우리 아이들이 한 뼘 더 크고 조금 더 날씬해질 수 있도록 키 성장과 체중 조절을 위한 운동을 모두 담았습니다. _프롤로그 中

 

 

<<하루 10분 아이 운동의 힘>>으로 아이는 키 성장을 돕는 48가지 운동과 체중 조절을 돕는 48가지 운동을 배울 수 있다. 키 성장을 돕는 운동으로는 점프와 스트레칭 등의 '수직 동적'운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체중 조절을 돕는 운동으로는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유산소 근력 운동'으로 구성된다. 이 책은 먼저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가기 전 준비 운동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리고, 체온을 높여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준비 운동과 키 성장 운동, 체중 조절운동은 1주에서 4주까지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심신을 안정시키고 근육을 이완시켜 근육통을 예방하는 마무리 운동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운동들은 지문과 사진으로 설명되어 있어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겠다.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핵심은 운동이다.

지구력이 높아지면 공부에 대한 인내심이 높아지고, 근력을 키우면 집중력이 올라가고, 순발력을 끌어올리면 학습 판단력가 창의력이 높아진다. 유연성과 균형력을 키우면 유연적인 사고와 긍정적인 사고력은 덤으로 따라온다. 운동을 통해 아이의 정신과 육체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면 아이는 우등생으로 자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운동의 힘이다. (본문 11p)

 

 

더불어 저자는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것에는 식사 습관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키 성장과 체중 조절에 적합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잘못된 식사 습관을 개선하면 땀흘린 운동의 효과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키 성장을 방해하고 비만을 부르는 잘못된 식사 습관과 건강한 식사 습관을 기르는 핵심 노하우, 키 성장과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음식 리스트와 식단표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는 사실이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하길 원한다면 아이의 운동 습관을 먼저 체크해보는 건 어떨까? 인스턴트와 자극적이고 당분이 많은 간식을 많이 섭취하고, 학교와 학원 등 바쁜 일상으로 운동할 시간이 없는 내 아이가 걱정된다면 이 책을 한 번 접해보길 권한다. <<하루 10분 아이 운동의 힘>>은 미국, 캐나다, 호주, 홍콩, 한국 등 5개국에서 트레이너 자격증을 취득한 풍부한 경험과 미국 최고의 헬스 케어 전문가 양성기관 NESTA의 아시아 마스터 트레이너인 정주호 저자의 노하우를 모두 풀어냈기에 충분히 신뢰할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나도 내 아이의 건강을 이 책에 맡겨보려 한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많은 책 중에 아이를 위한 운동 관련 책이 나왔다는 것이 너무도 반갑다.

 

 

(이미지출처: '하루 10분 아이 운동의 힘'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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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 - 별별마을 별난토끼 : 가을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3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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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동갑내기 작가들의 모임 '미토'에서 <별별마을 별난토끼> 시리즈를 출간했네요. 이 시리즈는 여덟 명의 작가가 만들어낸 개성 넘치는 여덟 토끼들의 좌충우돌 신 나는 일상이 재미있게 펼쳐지는 이야기랍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여덟 토끼가 알콩달콩 지내는 별별마을에 가을이 찾아왔네요. <봄맞이 청소는 꼬질이처럼><간질간질 여름이 좋아!>로 봄, 여름을 보낸 이들에게 이번 가을울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당근이 커졌어!]는 '특별한 당근'을 뽑는 날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요.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꿈을 꾸는 먹보에게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가 났지요. '특별한 당근'을 뽑는 날이라는 쫑알이의 소리였지요. 특별한 당근은 그야말로 특별한 맛이 나는 당근이라고 하네요. 토끼들이 좋아하는 온갖 맛이 다 나는 당근이래요. 달콤하고 고소하고 새콤한 맛은 기본이고 입안에서 톡톡 튀거나 솜사탕처럼 살살 녹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저도 궁금해집니다. 특별한 당근을 향해 뛰어간 먹보와 쫑알이는 보통 당근보다 훨씬 커다란 잎과 줄기를 보게 됩니다. 씨앗은 정말 작았고, 얼마 전까지도 작은 싹이었는데 진짜 신기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잘 자란 건 자기 덕분이라며 원칙이가 나섭니다. 그러자 붓으로 아주, 아주 작은 벌레들을 찾아서 털어낸 자신 덕분이라며 걱정이가 나서고,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말을 걸어 줬다며 쫑알이도 나서네요. 그렇게 다투는(?)사이에 두더지에게 당근을 빼앗길 뻔 했지만 먹보의 방귀 때문에 무사히 당근을 지켜냈어요. 토끼들이 힘을 합쳐 당근을 뽑았는데 그 '특별한 당근'의 크기는 겨우 엄지손가락만 하네요. 그런데도 토끼들은 지난번보다 더 커졌다고 좋아하며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어요. 특별한 당근이 정말 맛있는 건 모두가 함께 당근을 키웠기 때문은 아닐까 싶네요.

 

 

[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는 단풍잎 편지를 받은 토끼들의 이야기랍니다. 누군가 멋쟁이 집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단풍잎 한 장만 달랑 놓여 있었지요. 단풍잎 위에는 '옹'이라고 써 있었어요. 잠시 뒤 쫑알이는 확성기로 보름달이 그려진 편지를 받았다며 편지 받은 토끼가 또 있다면 집으로 달려오라고 소리쳤어요. 쫑알이네 집에는 멋쟁이랑 쫑알이 말고도 먹보, 원칙이, 걱정이도 있었답니다. 탁자 위에는 주황색 단풍잎 편지 다섯 장이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단풍잎에 적힌 글자와 그림은 제각각 달랐지요. 거기에는 깃털 달린 모자랑 달 그림, 오세요, 샘으로, 옹이라는 글자가 있었어요. 토끼들은 그 뜻을 생각해보았어요. 그러다 배가 고픈 먹보가 단풍잎을 먹으로 하는 바람에 단풍잎 편지가 공중으로 팔랑팔랑 날아오르다 떨어졌고 탁자 위에 떨어진 단풍잎 편지를 순서대로 다시 읽었을 때 그 비밀을 알게 되었지요. 비밀을 풀고 찾아간 곳에서는 낭만이가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답니다.

 

 

 

꼭 가을이여야만 알 수 있는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네요. 개성 넘치는 여덟 토끼들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듯 합니다. 개성 넘치는 여덟 토끼들이 보여주는 겨울은 또 어떤 모습일까요? 사뭇 기대가 되네요. 늘 기대하게 되는 별별마을 별별토끼들이랍니다. 별별마을로 놀러 오세요~

 

(이미지출처: '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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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무궁무진한 김밥의 맛]

 

생애 첫 김밥 만들기부터 김밥 완전 정복까지, 실패 없이 맛있고 예쁜 김밥을 만들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만 담았다. 밥과 재료 준비부터 말기, 썰고 담기까지의 김밥 만드는 과정을 레시피팩토리 테스트쿡이 명확하게 정리, 왕초보도 맛있는 김밥을 만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리와 수납 아이디어 343]

 

집 안 구석구석을 활용하여 정리와 수납을 완성하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정리의 달인, 수납 전문가,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실제 본인의 생활에서 적용하고 있는 수많은 노하우를 알려준다. 그녀들의 생활공간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맨 처음 한자]

 

<오무라이스 잼잼> 조경규 작가의 흥미로운 만화로 한자를 급수별로 공부할 수 있는 ‘한자 학습서’. 한자의 유래와 원리는 신나는 문화 여행으로 이해하고 초등학생에게 꼭 필요한 한자 500자는 급수별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화재에서 살아남기]

 

아슬아슬한 모험을 통해 과학상식을 배우는 학습만화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시리즈.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간 지오가 화재 현장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탈출기를 담고 있다.

 

 

 

 

 

개나리, 벚꽃이 한창입니다. 이제 김밥을 싸들고 꽃구경갈 때가 된 듯 싶네요. [무궁무진 김밥의 맛]이 적시적소에 출간된 거 같아요. 아이들 소풍때도 늘 똑같은 김밥을 싸주곤 했는데, 이 책을 보면 아이들에게 점수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김밥을 쌀 수 있을 거 같네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도 출간되었습니다. [화재에서 살아남기]는 아이가 정말 좋아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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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눈 놀이터 - 별별마을 별난토끼 : 겨울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4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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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동갑내기 작가들의 모임 '미토'에서 <별별마을 별난토끼> 시리즈를 출간했네요. 여덟 명의 작가가 만들어낸 개성 넘치는 여덟 토끼들의 좌충우돌 신 나는 일상이 재미있게 펼쳐지는 이야기랍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여덟 토끼가 알콩달콩 지내는 별별마을에 겨울이 찾아왔네요. <봄맞이 청소는 꼬질이처럼><간질간질 여름이 좋아!><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로 봄, 여름, 가을을 보낸 이들에게 이번 겨울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꼬불꼬불 눈 놀이터]는 별별 토끼 마을에 첫눈이 온 날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요. 밤새 내린 첫눈은 길을 모두 삼켜버렸답니다. 간신히 커다란 나무 꼭대기와 지붕 몇 개가 보일 뿐이었어요. 토끼들은 모두 깜짝 놀랐지만 첫눈이 오면 놀이터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잊지는 않았답니다. 뜀박이는 눈으로 만들어진 벽이 앞을 막고 있었지만 물러서지 않고 힘껏 고함을 내지르며 팔다리를 열심히 휘저어 눈 속에 길을 내며 앞으로 쭉쭉 나아갔고, 멋쟁이는 눈사람 머리핀을 꽂고 옷 가방으로 앞에 쌓인 눈을 밀어 길을 만들며 앞으로 나아갔지요. 걱정이는 밖으로 나갔다가 길을 잃을까봐 걱정했지만 놀이터에서 기다릴 친구들을 생각하며 모자를 이마까지 올려 쓰고는 머리로 눈을 밀어내며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갔어요. 먹보는 친구들과 먹기 위해 군고구마를 가방에 넣은 뒤 가는 동안 먹을 지렁이 쿠키를 손에 쥐고 볼록한 배를 볼록하게 만들고는 눈길을 만들며 집을 나섰지요. 이렇게 토끼들은 모두 놀이터를 향해 출발했답니다.

 

 

[나도 상 받고 싶어!]는 토끼들이 일 년 동안 기다리는 아주 특별한 날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토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한 해를 보내기 전에 서로에게 상을 주는 시상식을 해 왔어요. 오늘은 바로 그 별별 토끼 마을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에요. 시상식이 끝나면 당근떡국도 끓여 먹고 새해에 떠오르는 첫 해를 보기 위해 함께 밤도 새지요. 물론 아직까지 단 한번도 해돋이를 본 적은 없지만 말이에요. 드디어 시상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원칙이가 만든 상은 껑충상, 꼬질이가 만든 상은 깔끔상, 낭만이는 예절상, 쫑알이는 반칙상을 만들어 친구에게 시상을 했습니다. 상마다 나름대로의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데 그 의미가 정말 재미있네요.

 

 

추운 겨울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겨울 이야기를 읽다보니 하얀 눈이 새삼 그리워지네요. 개성 넘치는 여덟 토끼들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듯 합니다. 개성 넘치는 토끼들이 보여준 사계절 이야기로 인해 정말 행복했답니다. 별별마을의 토끼들 이야기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네요.

 

(이미지출처: '꼬불꼬불 눈 놀이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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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추기경
평화방송 엮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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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종교인이기에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책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읽고자 함은, 추기경으로서가 아닌 김수환이라는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화 「그 사람 추기경」에서 시작되었으며 열일곱 명의 인터뷰이들을 통해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신앙을 만나게 해준다.

 

이 책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안에 남은 추기경의 모습을 되살린 것이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기억되고 존재한다. 그리고 기억되는 한, 그는 살아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안에 온전히 살아 있었다. 어떤 이에게는 이십 대 청년의 모습으로, 어떤 이에게는 마흔 초반의 패기 넘치는 사제의 모습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너그러운 할아버지 모습으로 생생히 살아 있었다. (본문 12p)

 

 

이 책에는 그 사람, 추기경을 기억하는 열일곱 명의 인터뷰이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김 추기경의 유머 감각 외에는 모두가 닮아 있는 강우일 주교,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김 추기경의 곁을 지킨 박신언 몬시뇰, 서울교구장으로 김 추기경이 처음으로 허가한 수도원에서 오랜 세월 지도신부로 지내온 송광섭 신부, 민주화 활동에 관련된 국내외 소식들을 전하고 추기경의 뜻을 밖으로 전달하는 창구였던 '민주화의 비밀병기' 깅정남, 스스로를 김 추기경의 '법률 참모'였다고 말하는 김형태 변호사, "김 추기경은 정말 예수님 같은 분이었다"고 말하는 두봉 주교, 김 추기경 옆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들을 돕다가 라파엘 클리닉(이주 노동자 무료 진료소)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었다는 고찬근 신부, 조카 김병기와 조카며느리 문정혁, 우리 교회의 '살아 있는 전설'인 윤공희 대주교, 김 추기경의 사십 대 초반의 젊고 팔팔한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해준 1964년 당시 「카톨릭시보」사의 '올드미스' 기자였던 이단원, 추기경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김수환 추기경의 주치의였던 김영균 박사, 김 추기경을 모시고 등산도 다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며 격의 없이 지낸 후배 사제인 김상진 신부, 빈민 운동자 제정구 씨의 부인이며 예수회 정일우 신부의 친구인 신명자 이사장, 김수환 추기경의 유일한 서품 동기인 정하권 몬시뇰, 김 추기경이 한국에서 가장 작은 마산교구의 주교에서 서울대교장으로 임명받았을 때 첫 번째 비서 신부였던 장 익 주교, 그리고 이해인 수녀다.

 

 

김수환 추기경은 갔지만 이들 안에서 추기경의 모습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젊었을 때의 모습으로, 어른 증손주들의 재롱에 환한 미소를 아끼지 않던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병으로 인한 고통에 힘들어했지만 하느님께 의지하며 다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는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역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손 닿을 거리의 추억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임종 순간의 모습으로 , 또 누군가에게는 사십 대 초반의 다듬지 않은 머리에, 어깨 위로는 허옇게 비듬이 떨어져 있는 추기경의 젊고 팔팔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 어떤 규정이나 격식에 별로 구애받지 않으시고 굉장히 자유롭게 사신 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규정에 맡기기보다는 예수님과 복음에 맡겼기 때문에, 더 큰 구도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사셨기 때문에, 자잘한 것들에 일일이 얽매이지 않으셔도 되지 않았는가 생각이 듭니다. (본문 42p)

 

저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추기경님 그분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이 어둠의 시대에 모든 억울한 사람들이 찾아가 말하고 싶은 분, 유일하게 소통이 되는 그런 분이셨죠. 우리에게 큰 벽이 되어주었던 분이시지요. 이제 우리한테 그런 분이 없다는, 그 상실감이 너무 큽니다. (본문 98p)

 

추기경님 본인이 안구까지 내놓으셨는데 마지막까지 다 내놓으신 거죠. 안구 기증을 얘기하신 것도 생각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이제 나이가 들었는데, 내 몸 중에 유용하게 쓰일 부분이 눈이라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또 눈이라는 것은 빛이잖아요. 우리가 눈을 통해서 모든 걸 보게 되는 것 아닙니까. (중략) 항상 그런 걸 생각하시는 거죠. 내가 뭘 내놓을까. 내가 가진 것 중에서 더 내놓을 것 없나. 그걸 아마 평생 동안 생각하면서 사신 것 같아요. (본문 229p)

 

 

이 책은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울 책이되겠지만, 종교를 떠나 모든 이들에게도 뜻깊은 책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을 통해 기억되는 그 사람, 추기경의 모습은 더없이 따뜻하고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분이었다. 또한 추기경으로서 아닌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서의 모습은 위로와 위안을 주고 있다. 추기경을 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만나본 김수환 추기경, 비록 종교인은 아니지만 나 역시 그의 헌신적이고 자애로운 모습을 담아보고자 한다.

 

이 책은 추기경의 살모가 신앙을, 그 안과 밖을 한 번에 다 만나게 해줍니다. 추기경님 역시 우리와 똑같은 고뇌를 안고 사셨다는 사실에 우리도 추기경님을 닮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이제 남은 것은 '바보 추기경'을 내 안에 담고 살아가는 일일 것입니다.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_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이미지출처: '그 사람 추기경'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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