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킹 걸즈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6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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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또 책을 읽다가 울어버렸다. 청소년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눈물이 자주 흐른다. 아마 내가 그 시절을 겪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때문에 혹은 그 아이이 성장하는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받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은성이와 보라가 아픔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이 예쁘게 담겨져있다. 그들을 통해서 어쩌면 예전의 내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빨리 철이 들라고 재촉하는 어른들의 세계로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보려고 발버둥쳤던 버거운 몸짓이 느껴진다.

불과 2~3년후면 버거운 몸짓에 힘들어하게 될 딸아이의 모습도 겹쳐진다. 하!! 어느새 나는 십대의 내 모습에서 34살의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다. 빨리 어른이 되라고 채찍질하던, 그렇게도 싫었던 어른의 모습으로 말이다.

우습게도 나는 싫어하던 어른의 모습으로 자라있고, 내 딸은 내 모습처럼 버거워하며 자라게 될거라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 내 모습은 은성이와 보라 엄마의 모습을 닮아있다. 그것이 답답함을 더한다. 싫어하던 어른의 모습이 되어있는 나.......!!

실크로드...70일동안 두 아이는 미주 언니의 통솔아래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야한다. 소년원에 가는 대신 이들이 택한 방법이다.

모래와 먼지, 갈증과 끝없이 펼쳐지는 길과의 싸움...그렇게 걷다보면 뭔가 달라지려나?

미혼모의 엄마를 둔 은성은 엄마를 욕하는 아이를 힘껏 때려주었고, 그 댓가로 이 길을 걷고 있었고, 보배는 도둑질로 인해서 이 길을 걷고 있다.

자신에게 관심없는 엄마와 미혼모의 딸이라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힘들어하는 인성은 그 아픔을 폭력으로 달랬다. 학교 짱...인성이 쥔 타이틀은 자신의 아픔을 달래는 일종의 수단이였을 것이다.

그리고 보배....인성과는 전혀 다른 편에 서있는 아이...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하지만 엄마의 반대로 그리지 못하는 아이, 늘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했던 보배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 신세이다. 아이들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맞고 그리고 왕따가 되어버린 보배는 물건을 훔치는 것으로 마음의 허기를 달랜다. 왕따가 되어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는데, 물건을 훔치다 보니, 왕따가 된 아이...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변명 좀 그만 해! '하지만'을 빼고는 말 못해? 네가 정당하다면, '하지만'을 빼고 말할 수 있어야 해. 왜 자꾸 핑계를 대? 왜 자꾸 변명을 하냐고?" 127p

두 아이 모두 자신의 상처와 마음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필요했던 일이 결국 범죄가 되었다. 자신의 모습을 정당화 시키려고 했던 그들의 변명은 옳지 않았다. 하지만........그들은 아직 어렸기에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후회를 해. 후회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래도 조금 덜 후회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지금 네 나이, 가장 열정이 넘치는 나이잖아. 온몸에 힘이 불끈불끈 솟는 때잖아. 그런데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게 문제야. 십 대의 에너지는 십 대에 다 써 버려야 되는 것 같아. 에너지는 축적되는 게 아니라서." 139p

인솔자를 피해 달아났던 두 아이는 사람들은 만나면서 알게 된다. 사막에 펼쳐진 신기루를 따라 가도 오아시스가 나오지 않을지라도 노력 해보겠다고...

낙타의 봉이 낙타의 모습을 보기 싫게 하지만, 봉은 낙타에게 아주 중요한 것처럼 지금 아이들이 갖고 있는 봉은 아이들을 자라게 할 것이다.

나는 너무 작다. 하지만 괜찮다. 더 이상 그 사실을 숨기지도, 부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작아도 좋아. 야호! 달려라, 달려! 272p

짜증내고 화내면서 시작했던 실크로드의 출발점을 시작으로 삐그덕거리면 걸었지만 도착점에서 아이들은 희망을 알게 되고, 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1,200킬로미터도 걸었는데, 못할 게 뭐가 있겠어? 너희들 처음에는 끝까지 걷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잖아. 하지만 결국 해냈어." 278p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능력과 에너지가 있다. 그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견인이 되어야 할 내 모습을 그려본다. 잊고 지냈던 방황하던 내 모습을 되짚어 본다. 그 기억을 통해서 나는 더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리고 2년후의 딸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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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친구 강만기 푸른숲 어린이 문학 2
문선이 지음, 민애수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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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이였던거 같다.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중국에서 살고 있는 꽃제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방영하였고, 그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었던 기억이 난다. 북한에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죽음을 무릅쓰고 중국으로 도망을 갔지만, 중국에서도 도망과 굶주림에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었었다.

꽃제비는 거지처럼 생활하는 북한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추위과 배고픔과 아무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아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나는 통일이 빨리 이루어지길 바라는 사람은 아니나, 이런 아이들을 보면 통일을 통해서든 아니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랏일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지만, 부모입장이라 그런가 꽃제비 아이들의 모습이 속상하기만 하다.

주인공 만기는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겪기는 하였지만, 그나마 꿈을 꿀 수 있는 아이였다. 부모님의 탈북 결정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강을 건너고 중국 땅을 밟았다. 그렇게 탈출에 성공하였다는 안도감이 끝나기도 전에 인신매매범에게 엄마가 납치되었고, 그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탈북자인 민기네 가족을 돌봐주기로 한 중국의 한가정에서 두 아이는 집안일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먼저 남한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민기와 누나를 부르겠다며 떠난 아버지는 오랜 시간동안 소식이 없었고, 두 아이는 온갖 구박과 노동속에서 점점 꺼져가는 희망을 붙잡으려고 애를 썼다.

그러던 민기가 만난 꽃제비 수만이를 통해서 민기는 힘겨운 자신의 삶을 이겨내고 있었고, 두 아이는 아버지의 노력으로 남한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아버지를 만나면서 행복만이 찾아오게 될 거 같았던 민기와 누나 옥단이는 재혼을 하고 싶어하는 아버지에 대한 배신과 여저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겨워 했고, 자신이 탈북자인 것을 알면 아이들이 자신을 업수이 여길 거 같아서 늘 경계하면 살아가는 만기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버거워했다.

귀순용사 김용이 방송 활동을 하면서부터 탈북자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듯 하다. 우리와 같은 한민족인 탈북자를 어쩌면 외국인보다 더 거리를 두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탈북자를 직접 만나 본적은 없지만, 혹 만나게 된다면 나 역시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될 듯 싶다.

목숨을 걸고 희망과 자유를 찾아 탈출을 감행했던 그들에게 우리는 또다른 시선(동정)으로 그들에게 아픔을 주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넌 내가 왜 귀화 식물을 좋아하는지 아니?" 선생님은 만기의 손을 잡고 다시 걸으며 물었다.

"귀화 식물은 자생력이 강해. 아무리 척박하고 불리한 환경에서도 빨리 적응하고 자기 스스로 잘 살아가. 이게 내가 귀화 식물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야. 그리고 말이야, 귀화 식물은 때론 곤충이나 새의 먹이가 되어 주기도 하고 자기 자리가 아니면 비켜서기도 해. 아무리 거들떠 보지 않는 땅에서도 꿋꿋하게 뿔리내리며 자신을 잘 지키지." 220p
 

(사진출처: '딱친구 강만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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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뷰티 - 어느 말의 자서전
애너 슈얼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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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어떤 책의 제목인 듯 싶지만, 이 말을 보더라도 칭찬이 주는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느끼게 한다. 칭찬과 격려는 100%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나는 <블랙뷰티>를 통해서 ’칭찬의 힘’ 말고도 여러가지 면에서 새삼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동물들이 가족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동물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길거리를 떠도는 유기견들과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들, 멸종위기에 몰리는 동물 등 아직도 사람들의 학대와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동물들이 많이 있다.

말을 자동차처럼 이용하던 19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블랙뷰티’라는 말을 통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통해서 겪게 되는 고통과 사랑 등을 말하고 있다. 동물들은 사람들처럼 사랑과 칭찬을 통해서 행복을 느낀다. 동물은 사람보다 약한 동물로 여기기 보다는 사람과 같은 하나의 생명이라는 것을 간혹 잊어 버리는 것 같다.

존은, 사람들이 자기가 키우는 동물의 가치를 절반도 인정하지 못하고 마땅히 나누어야 할 우정을 나누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동물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꼽자면 결코 존을 빼놓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88p

’블랙 뷰티’는 처음부터 좋은 마부들을 만나서 어릴때부터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었기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도 잘 적응하면서 잘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진저는 처음부터 학대를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불신이 아주 깊었다. 다행이 ’블랙 뷰티’와 좋은 주인을 만나면서 진저는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다.

’블랙 뷰티’가 나쁜 환경에서 살게 되었을 때도 뷰티가 어릴 때 몸에 배어있던 좋은 습관은 환경을 극복하면서 살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 ’3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어릴 때 좋은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느끼게 한다.

19세기 중반의 영국은 ’말들의 지옥’으로 불릴 정도로 말들에게 혹독했다고 한다. 유행에 따르고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말을 혹사시키던 제지고삐로 말을 고통스럽게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채찍질을 가하기도 했다.

일할 때는 무게를 실어야 하는데 자네는 지금 그걸 못 하게 막고 있어. 그러다 보니 관절과 근육에 지나친 부담이 되고 몸이 망가지는 속도도 훨씬 빠르지. 말들도 우리만큼이나 자기 머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해. 유행에 따르는 대신 조금더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많은 일들이 훨씬 쉬워질 걸세. 게다가 말이 발을 헛디디기라도 할 경우 목이 뒤쪽으로 꽁꽁 묶여 있다면 쉽게 균형을 찾을 수 있겠나, 없겠나? 82p

동물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다.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자신이 가진 힘보다 더 에너지를 발산하고 주인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사람이 가장 강한 동물이야.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무 감정 없이 무자비하게 나올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저 견디는 것뿐이지. 결국 끝장날 때까지 견디고 또 견디는 거야. 죽은 말들을 많이 봤는데 더는 고통을 겪지 않잖아. 일하다가 그 자리에서 죽었으면 좋겠어. 도축업자에게 가지 않고 말이야." 286p

잔잔한 드라마같은 이야기로 진행이 된다. 한편의 잔잔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블랙 뷰티'라는 말을 통해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순과 악과 선을 동시에 가졌다. 그런 모습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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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 이야기 눈높이 책꽂이 1
고수산나 지음, 정현주 그림 / 대교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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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맺힌 눈물과 삽살개 입을 틀어막은 소년의 모습은 슬픔과 함께 강인함이 느껴진다. 처음엔 소년과 삽살개의 우정을 담은 내용일거라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접했지만, 짧은 글속에 슬픔, 아픔, 전쟁, 역사 등 수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요즘 재기되는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독도에는 독도 경비병들과 함께 삽살개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통개인 삽살개는 독도가 우리 나라 땅임을 일본을 향해 짖으며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개..하면 진돗개를 먼저 떠올리곤 하지만, 덩치가 크고 털이 더부룩하며 눈을 가릴 정도로 털이 많은 삽살개 역시 우리나라의 전통개이다. ’귀신 쫓는 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삽살개는 용감하면서도 주인에게는 한없이 순하고 충성스런 개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통개인 삽살개가 멸종이 될 뻔한 이유는 일제 시대때 일본인이 조선의 개도 일본의 개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일본 개 ’아키다’와 비슷한 진돗개는 남겨두고 옛날 조상 때부터 길러 온 삽살개는 다 죽였다고 한다.

이 책은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삽살개를 동생처럼 아꼈던 석이와 삽살개 복슬이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땅을 일본인들이 마음대로 뺏어가고 농사를 지어도 일본인이 다 빼앗아 늘 먹을 게 없었던 시절.

"그 땅은 원래 우리 당이었어요. 당신들 마음대로 우리 땅을 빼앗아가고 이제는 농사도 짓지 못하게 하다니...그 땅은 우리 할아버지 때부터 농사를 지어 온 땅이란 말이에요."

"이런 건방진 자식! 일본 제국 땅이지 어째서 너희 집안 땅이냐!" 20p

땅도 그리고 이름도 글도 말도 다 뺏어갔던 그 시절.

"우리 중에서 조선 이름을 가진 건 복슬이 뿐이구나. 석아! 우리가 지금은 말도 이름도 다 빼앗기며 살고 있지만, 다시 찾는 날이 있을 거야."

"형!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 우리 땅도 다시 찾고 내 이름도 다시 찾을 수 있게 말이야." 24p

하지만 석이는 땅과 이름과 말 이외에도 형까지 빼앗겼다. 그리고 석이에게 남은 건 복슬이 뿐이였다.



석이는 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우리 나라도 해방이 될 거라고 믿고 있었어. 그러면 보고 싶은 형이 돌아올 테니까. 날마다 ’겨울아! 빨리 지나가라. 어서 해방이 되어라." 하고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렸지. 35p

일본 사람들은 삽살개가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간직한 우리의 토종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게지. 그래서 우리 민족의 혼을 없애 버리려고 작정을 하다 보니 삽살개까지 다 죽여버려야 한다는 것이었어. 37p

석이는 동생처럼 아끼는 복슬이가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칡뿌리 캐러 다닐 때 봐 둔 조그마한 동굴에 복슬이를 숨겨놓았다. 나무 밑동에 묶어두고 혹시 짖을가 염려하여 입을 무명 천으로 묶어 놓았다.

하지만 끝내 복슬이를 죽이려는 일본 군인들에게 발각이 되고 석이는 복슬이가 짖지 않도록 입을 막았지만 들키고 말았다.



화가 난 빡빡 머리 군인이 석이에게 다시 총을 쏘려 했지, 하지만 이번에는 복슬이가 빡빡 머리 군인에게 달려들었어. 복슬이와 빡빡 머리 군인은 한 무더기가 되어 뒹굴었어. 복슬이는 군인의 팔을 문 채 떨어지지 않았어. "탕!" 50p



그 후 해방이 되어 형은 한 쪽 다리를 잃은 채 돌아왔고, 죽은 복슬이가 안타까워 석이는 수의사가 되었다.

이 할아비는 말이야. 아직도 삽살개를 보면 가슴이 뛴단다. 꼬마 석이처럼 말이야. 61p

나라를 빼앗겼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 고통이 석이와 복슬이를 통해서 전해지는 듯 하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라는 표현으로 왕래도 잦아지고 서로 문화교류를 하면서 친하게 지내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는 일본과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 있다.

’종군위안부’ ’독도’ 등 우리는 잊지 말아야하는 부분과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건만, 간혹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하지만 얼마전 독도 문제로 촛불 시위를 하는 국민들을 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

요즘 아이들에게 일본을 무조건 배척하라는 식으로 역사의 고통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하며, 또 잘 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표지속에 담겨진 석이의 눈속에서 해방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사진출처:'삽살개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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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소년 미로, 바다를 보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17
알렉스 쿠소 지음, 아이완 그림, 윤정임 옮김 / 푸른숲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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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화가 나는 일이나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있을 때 눈을 질끈 감아버리곤 한다. 눈을 감으면 보고 싫은 것과 동떨어지는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하고, 다른 모습으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을 감으면 생각하는 것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그려나갈 수 있다. 꿈을 꾸듯.....어쩌면 이런 느낌은 평소에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는 특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앞을 볼 수 없는 미로 역시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꿈을 꾸고 상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다. 미로는 앞을 보지 못할 뿐이고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십대 청소년이며, 청소년들이 느끼는 감정과 느낌을 똑같이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은 앞을 보지 못하기에 먼가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과 우리는 똑같은 감정과 마음과 똑같은 성장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단지 나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었고, 이름은 마리우스이며, 별명은 미로일 뿐이다. 그런데..............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지? 9p

미로는 뤼카와 니노라는 두명의 친구가 있고, 할아버지뻘이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말이 잘 통하는 팔뤼슈 할아버지가 있으며, 늘 말벗이 되어주는 개 볼로가 있다.

볼로, 내가 끊임없이 네게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너만큼 내 말을 잘 들어 주는 이가 없기 대문이야. 넌 나를 가장 잘 알고 있어.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 친구들이 질투할 거야. 10p



미로는 팔뤼슈 할아버지와 낚시를 즐기고, 친구들과 헤엄을 치고, 새로 이사온 뤼스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미로가 원하는 것은 앞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특별한 대우가 아닌 같이 할 수 있는 조화를 원한다.

다른 친구들이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을 갖고 안고 뽀뽀하듯이, 미로 역시 좋아하는 이성과 뽀뽀하고 안고 싶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 미로 역시 우리과 똑같은 사춘기 소년의 감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그것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리라...

볼로, 바로 이런 걸 변호라고 하는 거야. 난 비록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륀의 말을 듣고 있으면 미소 짓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거던. 륀의 목소리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미소까지 알아챌 수 있을 정도라니까.그리고...륀의 미소는 나에게 날개를 달아 준단다. 135p

나는 두 팔을 한껏 뻗어 륀을 품에 안는다. 내 품에 안긴 소녀. 내 예상이 맞았다. 기타를 품에 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는 신선한 공기를 한 움큼 들이마셔 허파를 빵빵하게 부풀린 다음, 하나로 얽힌 두 몸을 천천히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힌다. 자, 이제 숨을 쉬지 않고 키스를 해 보는 거다. 149p



파스텔톤으로 그려진 삽화는 미로의 마음처럼 잔잔하고 차분하게 느껴진다. 이야기 전체 흐름이 그렇게 차분하고 순수하게 진행된다. 잔잔한 영화 한편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세상의 편견, 장애에 대한 편견 등 수많은 편견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미로와 같은 장애우를 다른 부류의 사람으로 취급하기 쉽다. 잘 해줘야 하는 사람 혹은 나와 다른 사람 등으로 그들을 쉽게 판단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조화로움" 이다. "우리" "함께" "같이" 라는 말처럼...
 

(사진출처: '눈먼 소녀 미로, 바다를 보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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