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 어느 말의 자서전
애너 슈얼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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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어떤 책의 제목인 듯 싶지만, 이 말을 보더라도 칭찬이 주는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느끼게 한다. 칭찬과 격려는 100%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나는 <블랙뷰티>를 통해서 ’칭찬의 힘’ 말고도 여러가지 면에서 새삼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동물들이 가족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동물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길거리를 떠도는 유기견들과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들, 멸종위기에 몰리는 동물 등 아직도 사람들의 학대와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동물들이 많이 있다.

말을 자동차처럼 이용하던 19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블랙뷰티’라는 말을 통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통해서 겪게 되는 고통과 사랑 등을 말하고 있다. 동물들은 사람들처럼 사랑과 칭찬을 통해서 행복을 느낀다. 동물은 사람보다 약한 동물로 여기기 보다는 사람과 같은 하나의 생명이라는 것을 간혹 잊어 버리는 것 같다.

존은, 사람들이 자기가 키우는 동물의 가치를 절반도 인정하지 못하고 마땅히 나누어야 할 우정을 나누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동물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꼽자면 결코 존을 빼놓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88p

’블랙 뷰티’는 처음부터 좋은 마부들을 만나서 어릴때부터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었기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도 잘 적응하면서 잘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진저는 처음부터 학대를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불신이 아주 깊었다. 다행이 ’블랙 뷰티’와 좋은 주인을 만나면서 진저는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다.

’블랙 뷰티’가 나쁜 환경에서 살게 되었을 때도 뷰티가 어릴 때 몸에 배어있던 좋은 습관은 환경을 극복하면서 살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 ’3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어릴 때 좋은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느끼게 한다.

19세기 중반의 영국은 ’말들의 지옥’으로 불릴 정도로 말들에게 혹독했다고 한다. 유행에 따르고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말을 혹사시키던 제지고삐로 말을 고통스럽게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채찍질을 가하기도 했다.

일할 때는 무게를 실어야 하는데 자네는 지금 그걸 못 하게 막고 있어. 그러다 보니 관절과 근육에 지나친 부담이 되고 몸이 망가지는 속도도 훨씬 빠르지. 말들도 우리만큼이나 자기 머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해. 유행에 따르는 대신 조금더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많은 일들이 훨씬 쉬워질 걸세. 게다가 말이 발을 헛디디기라도 할 경우 목이 뒤쪽으로 꽁꽁 묶여 있다면 쉽게 균형을 찾을 수 있겠나, 없겠나? 82p

동물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다.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자신이 가진 힘보다 더 에너지를 발산하고 주인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사람이 가장 강한 동물이야.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무 감정 없이 무자비하게 나올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저 견디는 것뿐이지. 결국 끝장날 때까지 견디고 또 견디는 거야. 죽은 말들을 많이 봤는데 더는 고통을 겪지 않잖아. 일하다가 그 자리에서 죽었으면 좋겠어. 도축업자에게 가지 않고 말이야." 286p

잔잔한 드라마같은 이야기로 진행이 된다. 한편의 잔잔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블랙 뷰티'라는 말을 통해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순과 악과 선을 동시에 가졌다. 그런 모습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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