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스트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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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억 부 이상 판매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된 《트와일라잇》시리즈의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의 새로운 작품 《케미스트》. 그 첫 시작은 궁금증을 자아내며 출발했다. 스파이 소설을 즐겨 읽는 주인공의 생활은 소설보다 더 소설처럼 진행되고 있었으니까. 단 하나의 목적인 숨을 쉬며 살아가기 위해 집안 곳곳은 온갖 보완 장치와 무기로 가득했고 알렉스라는 이름 외에 다수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주인공. 자신만의 거미줄에 둘러싸인 채 욕조에서 잠이 들어야 하는 그녀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CHAPTER 01을 읽었을 뿐인데 주인공처럼 나도 순간 잔뜩 긴장하며 읽게 된다. 흥미로운 시작,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소설이었다.

 

 

 

현재 그녀에게 살인은 승리를 의미한다. 전쟁 자체가 아니라 그안에 속한 하나의 전투에서. 현재까지 그녀는 모든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다른 누군가의 심장은 박동을 멈추겠지만 그녀의 심장은 계속 뛸 것이다. 그녀를 잡으러 오는 사람들은 희생자 대신 포식자를 발견하리라. 그녀의 섬세한 함정 뒤에 숨은 독거미를. (본문 15p)

 

얼마 전 드라마《맨투맨》을 시청했다. 비밀 요원인 남자 주인공을 둘러싼 배신, 음모,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영화에서 흔히 자주 볼 수 있는 스토리인데다 스릴보다는 로맨스와 코믹에 치중한 탓에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던 드라마였다. 요즘 흔하게 등장하는 비밀 요원, 신선할 것 없는 배신, 음모 그리고 러브스토리. 헌데 사실 따지고보면 《케미스트》도 별반 다를 것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먼가 새로운 느낌을 준다. 남자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비밀 요원에 그렇게 강해보이지도 않는, 10대 소년 같은 여린 느낌의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탓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암살하고 싸워야 하는 비밀 요원이 아닌 과학자였기 때문일지도.

 

그녀는 이제 다른 자아, 그 부서에서 '케미스트'라 불렀던 자아를 불러냈다. 케미스트는 기계다. 냉혹하고 끈질긴 괴물이 이제 풀려났다. (본문 107p)

 

진짜 이름은 '줄리아나 포티스'이지만 현재는 크리스 테일러라 부르는 그녀는 4시간을 우회하여 3분이면 충분한 이메일을 확인하다가 예전 고용주의 이메일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를 죽이려 했던 부서는 그녀의 멘토이자 단 하나 남은 친구인 조지프 바니비 박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녀는 매일 위험들을 감내하며 살아야했다. 그 메일은 그런 그녀에게 부서에 고용된 사람들 가운데 그나마 인간적이었던 카스턴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그리 길지 않은 내용에는 방침이 바뀌었으며 여러 사람의 생명이 위태롭기에 그녀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비공식적인 사과였다. 진실일지, 음모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랜 고민끝에 그녀는 카스턴을 만나게 되고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일을 돕기로 한다. 카스턴이 준 파일에 의하면 대니얼이라는 교사는 마약왕 데 라 푸엔테스의 음모에 가담하여 미국 땅에 치명적인 바이러스TCX-1을 퍼뜨릴 계획이다. 의사 알렉스라는 이름으로 다니엘에게 접근하여 그를 납치하는데 성공하고 과거 자신의 임무처럼 약을 통해 자백을 받으러 하지만 다니엘을 구하기 위해 죽을 줄만 알았던 형 케빈이 오면서 알렉스의 임무는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다른 음모와 배신이 숨어 있었다. 그녀가 아는 것을 두려워했던 조직, 그리고 CIA 조직으로 첩보 활동에 가담한 케빈. CIA 골칫거리였던 줄리아나와 조직의 골칫거리였던 케빈, 그렇게 조직은 두 마리의 전갈처럼 그들을 유리병에 함께 넣고 흔들어 서로를 제거하길 바랬던 것이다. 대니얼은 그들을 함정에 넣어 두려고 무작위로 고른 미끼였다. 이것을 안 이상 상황은 달라져야한다. 이제 각자가 아닌 하나가 되어 이들은 역경을 헤쳐나가게 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스토리일지 모르겠으나 여기서 알렉스는 차별화를 주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녀의 섬세함, 예민함이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는 탓이다. 케빈과 대니얼의 상반되는 캐릭터와 빠지면 섭섭한 로맨스도 즐거움을 더한다. 결코 신선하지 않은 소재와 스토리가 될 수 있었으나 작가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긴장감을 갖고 몰입하기에 충분한 흥미로운 작품이기에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이미지출처: '케미스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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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지키는 아이들 라임 청소년 문학 29
김태호 지음 / 라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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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TV 동물농장》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버려진 유기견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자신을 버린 주인을 한없이 기다리는 그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키운 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몇 십마리나 되는 유기견들을 돌봐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엄연히 존재하니까요. 책 제목이 너무도 예쁜 《별을 지키는 아이들》은 동물에 대한 인간의 잔혹한 면과 버림받은 동물을 돌보는 선량한 사람들 그리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면을 가진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검정 구두가 타던 흰색 차가 지나가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차 앞으로 달려들곤 하는 오달고는 비린내가 가득한 굵은 턱수염에게 잡혀 트럭에 묶이게 됩니다. 의자 위에 개털이 떨어져 있는 걸로 봐서 다른 개가 묶여 있었던 것 같았어요. 오달고는 실랑이를 하다 제풀에 지쳤지요. 턱수염은 생선 장수였어요. 밤이 되서야 장사를 마친 트럭은 한참을 달려 허름한 나무 대문 앞에서 오달고를 한 할머니에게 건네주네요. 할머니는 떨고 있는 오달고의 몸을 두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때 정말 밝고 커다란 별똥별이 떨어졌습니다.

 

"할매, 개만 자꾸 데려와서 죄송, 죄송. 도울 수 있는 건 사료 몇 포대밖에 없네요. 잘 부탁혀요." (본문 15p)

 

할머니 집에는 개가 많았어요.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검은 개는 호박씨, 회색빛 털로 덮인 우람한 덩치에서 남다른 위압감이 느껴지는 늑대개 캔그레이트맥스장군, 언젠가 멋진 알을 낳을 거라는 알을 품는 개 개닭이 등 할머니는 많은 개들을 돌보고 있었어요. 하지만 오달고는 자신을 찾고 있을 검정 구두를 생각하며 도망칠 궁리를 했지요. 그렇게 뒷마당을 통해 산으로 도망가던 오달고는 외눈박이 도사견에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다행이 불편한 걸음으로 쫓아왔던 할머니의 도움으로 오달고는 무사할 수 있었어요.

 

산 너머 아파트에서는 할머니네 개로 인한 소음과 위생 때문에 민원이 끊이질 않았고, 가축이 개에게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자꾸 발생하는데다 산을 없애는 개발 계획 때문에 할머니와 개들은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이사를 갈 수도 없을 만큼 개들이 많아진데다 할머니에게는 마땅한 갈 만한 곳도 없어서 걱정이 많지요. 그래도 할머니를 도와 개를 보살펴주러 오는 우주복 아줌마와 자원봉사자들도 있습니다. 방 안에서 아픈 강아지들을 돌보던 자원봉사자들이 TV를 보며 가까운 산 너머 마을에 운석이 떨어져 사람들이 귀하다는 운석을 찾으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날 밤 닭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개닭이가 한 짓이라 오해를 받게 되고 동물보호소에서도 찾아오게 됩니다. 그러자 호박씨는 자원봉사자들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할머니를 위해 별똥별을 찾기로 합니다.

 

그렇게 호박씨, 캔그레이트맥스장군, 오달고는 별똥별을 찾으러 나서게 되고 수많은 일을 겪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별똥별을 찾아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지요. '별을 지키는 아이들'이라는 근사한 수식어가 붙은 개들이 사람들의 입에 쉴 새 없이 오르내리면서 별똥별에 욕심을 내는 사람들이 자신이 버린 개를 찾아 주인행새를 하네요. 그렇게 검정구두도 오달고를 찾아옵니다.

 

 

 

《별을 지키는 아이들》에 등장하는 유기견들은 저마다의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이들은 유기견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따스함을 느끼고 가족이 되어가는 따뜻함이 있어요. 가족을 위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별똥별을 찾으러 다니는 이들의 모습은 사람들보다 더 인간적이었습니다. 반면 사람들의 잔혹함, 이기심, 욕심이 정말 잔인하게 보여지고 있네요. 그 잔인함 속에 호박씨와 할머니가 나눈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네요.

 

"할머니, 그냥 돌이잖아. 그런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난리야?"

"세상에 몇 개 없는 아주 귀한 거니까."

"할머니, 나는 세상에 딱 하나뿐인데……, 왜 버림받았을까?"

"……."

"할머니 만나려고 그랬나?" (본문 136p)

 

동물들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들의 모습을 담아낸 《별을 지키는 아이들》를 통해 작가는 유기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되짚어주고 있습니다. 반려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는 이 때,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기에 권해봅니다.

 

(이미지출처: '별을 지키는 아이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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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고바야시 미키 지음, 박재영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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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 아내도 꾸는 꿈'이라는 부제를 단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책제목이 노란색 표지 탓인지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내인 입장에서도 굉장히 쎈 느낌을 주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책 제목을 본 남편들은 오죽하면 아내들이 이런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를 먼저 생각해봐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물론 괴씸하다며 노발대발하는 남편도 많겠지만 이혼도 아닌 남편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결혼 19년차인 나는 아직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남편이 원수가 되고 어느 노랫말의 가사처럼 '님'이 아닌 '남'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왜 아니겠는가? 19년을 살면서 서로 다른 의견 때문에 싸우기도 하고, 내가 아닌 타인을 먼저 생각할 때는 서운할 때도 있었으니까. 사랑이 살의가 된 아내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토록 힘겨워하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과 이기적인 마음을 갖고 그들을 통해 위로받고자 책을 펼쳤다.

 

 

"남편은 저보다 두 살 많지만 마치 '무능한 부하 직원' 같아요. '좀 알아서 행동하라고. 당신 남자잖아?'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짜증 나 미치겠어요." (본문 49p)

원한에 사무친 나이 든 아내의 마음은 실로 헤아릴 수 없다.

'어떻게 복수해야 속이 후련할까?' (본문 163p)

 

 

 

사회가 변화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상당부분 가정일과 육아는 아내의 몫이다. 이는 아내가 직장을 다니든, 전업주부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는 결혼한 여성에 대해서 녹록치 않은 곳이다. 결혼을 하거나 인심을 하면 퇴사를 종용하고, 육아휴직이나 칼퇴근을 할라치면 온갖 눈치를 봐야만 한다. 직장인으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하는 여성에게 남편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아내가 감당해야만 하는 부분이 많지만 남편의 작은 배려만으로도 아내들은 힘을 얻기 때문이다. 얼마 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너무도 재미있게 시청했다. 다양한 삶을 살아온 중년의 여성들이 등장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중 나문희, 신구 배우 역할의 문정아, 김석균 부부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극중 문정아는 전업주부이지만 결혼한 세 딸의 집을 오가며 집안일을 도와 용돈을 번다. 김석균은 아파트 경비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에게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아내를 무시하는 발언을 시도없이 한다. 동생과 친척에게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지만 아내한테만은 조금의 배려도 없는 김석균. 문정아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남편몰래 집을 얻어 가출을 감행하게 된다. 어쩌면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이 부부와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아내에게 남편의 말과 배려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남편은 직장에, 아내는 가정에 있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어서 남녀의 임금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것이 아닐까? 그 불이익을 당하는 여성의 고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본문 89p)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한 아내들의 분노를 보여준다. [육아라는 시련]편에서는 직장을 다니면서 영유아기의 자녀를 키우는 아내의 분노에 초점을 두었고,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면 지옥의 문이 열린다]편에서는 부득이하게 전업주부가 된 이들의 사례를 보여준다. [더 이상 남편 따위 필요 없다]에서는 베이비 붐 세대 아내들의 원한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에는 아이 유치원 준비와 출근 준비로 바쁜 아내와 달리 한 잔의 차로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남편, 회사에서 짤리면 좋겠냐며 협박을 하기도 하고, 자신만큼 벌어오면 집안일을 하겠다거나 아이랑 놀기만 해서 좋겠다며 빈정거리는 남편들이 있다. 아내는 일찍 퇴근하는 것에 대해 직장에서 사과하고,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에게 미안하다 해야한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여전히 사회는 육아와 집안일은 아내의 몫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아내가 우선적으로 직장을 포기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런 일들로 인해 아내들은 이혼을 생각하지만, 이혼 역시 쉽지 않다. 이혼녀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현실, 재취업의 어려움 등이 버거워 아내는 이혼보다는 남편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인 것이다. 물론 남편의 입장도 있다. 육아휴직이 직장에서는 도태를 의미하고, 정시퇴근도 쉽지 않다.

 

육아휴직을 얻거나 잔업하지 않고 육아와 진압일을 위애 빨리 퇴근하면 '출세에 영향을 미친다', '좋은 업무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여겨서 주저하는 것이다. (본문 214p) 

 

 

사회전반에 걸친 권위의식, 구 시대적인 성 역할 의식, 남녀 노동 환경의 격차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배우자가 죽기를 바라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으리라. 사실 아내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기저귀 한 번 갈아주는 것만으로도, 젖병 삶아주는 것만으로도 아내가 가지는 살의는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를 통해 워킹맘, 전업주부, 중년 여성 등 남편에게 살의를 느끼는 아내 14인의 속마음을 담아냄으로써 독박 육아, 독박 가사를 피할 수 없는 일과 가정 양립의 현주소를 조명하면서 남편의 행동 지침을 제시하며 사회의 의식 변화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다소 무섭고 괴씸하게 느껴지는 책 제목에 불편함을 느끼는 남편들이 많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아내들이 왜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한번은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위로받는 아내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길.

 

(이미지출처: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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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한 유럽의 도시 9 - 미리 알고 떠나면 더 행복한 유럽 여행
백승선 지음 / 가치창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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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방학도 다가오고, 10월 황금연휴도 있다보니 요즘 여행 생각이 간절하다. 틈만나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 싶어 여행사이트, 여행 도서 등 인터넷 검색을 해보던 중 눈에 띄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행작가 백승선이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럽의 여행지 30여 곳 중 여행자가 가장 행복감을 느끼고 만족스러워하는 도시 아홉 개를 담아낸 《한국인이 사랑한 유럽의 도시 9》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는 유럽의 9개 도시에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와 순간들을 사진과 글로 담아내고 있는데, 여행지에 대한 정보보다는 행복한 여행이 되도록 코칭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저 책을 읽는 것뿐인데도 마치 여행을 하는 듯 설레인다.

 

 

어설픈 정보만 전달하는 것 같아 걱정되지만 누군가에겐 꿈꾸었던 첫 여행지일 그곳,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남아 있을 그곳, 지난 13년 간 도시를 걸으며 만났던 유럽의 풍경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속 도시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기에 아홉 곳에 한정시키는 것이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어떤 풍경을 보든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곳임을 전하며 당신이 꿈꾸는 도시에 더해지기를 바랍니다. (프롤로그 中)

 

 

 

첫번째 여행지는 '가고 싶은 여행지'로 모두가 꿈꾸는 도시, 모든 것이 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도시인 이탈리아 로마이다. 로마의 랜드마크인 콜로세움, 로마의 시작과 로마 제국의 멸망을 함께 한 로마의 정치, 경제, 문화가 역동적으로 펼쳐졌던 포로 로마노,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거대한 여행자에게나 현지인에게나 이정표 역할을 해주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수 중 하나인 트레비 분수, 낭만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는 나보나 광장 등에서 세상에게 가장 낭만적이고 유러스러운 로마를 만나볼 수 있다.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1순위 도시, 옛 프랑스의 '영광'이 곳곳에 남아 잇는 도시,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무대의 음악 공연을 볼 수 있는 도시, 젊은 예술가들의 그림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도시, 예술과 문화와 또 그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도시, 바로 파리다. 분주하고 복잡한 파리의 일상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버팀목과도 같은 곳 개선문, 관광객의 눈과 마음을 사라잡는 쇼핑의 천국인 상젤리제 거리, 파리 시민들의 휴식처인 튈르리 정원, 소설과 영화 등 여러 예술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곳 노트르담 성당, 누구와도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누구와도 사랑의 약속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무 다리 퐁데자르, 파리 시민의 마음이 가득한 곳 에펠탑 등은 삶이 무료해지는 어느 날, 파리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 곳이다.

 

 

 

세번째 여행지는 동유럽 여행의 심장 프라하이다. 중세의 매력에 푹 빠져들 수 있는 구시가지 광장, 중부 유럽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조 다리 카를교, 현재까지 사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1,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프라하 성, 600년이나 걸려 완성된 성 비타 성당, 자유와 인권 그리고 민주를 향한 외침인 '프라하의 봄'과 민주화 시민 혁명이었던 벨벳 혁명이 일어났던 체코 현대사의 중심 바츨라프 광장 등은 아름답다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곳곳에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도시 런던에는 해마다 전 세계에서 350만 명 이상의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런던의 대표적인 명소 런던 아이와 영국 왕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런던 탑,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낭만을 꿈꾸는 다리 밀레니엄 브리지, 영화 <노팅힐>로 유명해진 포토벨로 마켓 등이 행복한 여행지로 안내한다. 거대하면서도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가우디가 설계한 도시 바르셀로나는 마음껏 상상하고 자유롭게 표현한 것들로 인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그리스 아테네의 신전 같은 거대한 신전으로 만들고자 했던 구엘 공원, 동화 속 유령의 집을 연상시키는 카사 바트요,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등 바르셀로나에는 한 도시를 재창조한 건축가 가우디의 열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시원한 바다, 오를 만한 언덕, 열정적인 사람들,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화 속 마을 같은 지중해의 선물 산토리니는 그리스 키틀라데스 제도 최남단의 섬으로 지구촌 여행자들이 꿈꾸는 특별한 섬이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가진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과 페스트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부다 지역의 강 쪽 언덕 위에 서 있는 어부의 요새가 전망이 가장 좋다. 나폴레옹이 유럽의 응접실이라고 극찬한 종루를 가진 물의 도시 베네치아 여행의 중심은 산 마르코 광장이라 할 수 있겠다. 베네치아인들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는 곳 산 사르코 성당, 베네치아의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지도자들의 공식적인 주거지였던 두칼레 궁전,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리알토 다리 등은 나폴레옹의 극찬을 이해할 만한 곳이리라.

 

환상적인 풍경을 지닌 '아드리아 행의 진주' 부드라브니크까지 저자를 따라 여행한 유럽의 9개 도시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직접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여행한 것처럼 설레임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여정이었기에 《한국인이 사랑한 유럽의 도시 9》는 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까지도 달랠 수 있는 책이기에 추천해본다.

 

(이미지출처: '한국인이 사랑한 유럽의 도시 9'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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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피부 여행 - 생명의 보호벽, 피부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옐 아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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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자들은 365일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노력한다. 매일 고민하는 이 다이어트 외에도 관심을 갖는 또 하나가 바로 피부가 아닐까 싶다. 여자라면 매끈한 피부에 감탄하면서 좋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요즘은 남자들도 피부에 관심을 부쩍 많아졌고 남성전용 화장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피부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우리 몸의 가장 큰 장기로서의 피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싶다. 독일 아마존, <슈피겔> 1위 베스트셀러이자 피부과학 강국 독일에 피부 읽기 열풍을 불러온 와이즈베리 《매력적인 피부 여행》에서는 표피부터, 진피, 피하조직까지 피부 깊숙이, 그리고 두피부터 콧구멍이나 음부 등 점막이 있는 곳, 발톱까지 피부 구석구석으로 안내하면서 아름다운 피부를 갖는 비법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 옐 아들러는 독일 피부과전문의로 피부에 관한 복잡한 의학적 전문지식을 알기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녀는 《매력적인 피부 여행》에서 피부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한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PART 1 지하주차장 -피부의 세 가지 층에서는 표피, 기저막, 진피, 피하조직에 대해, PART 2 밀착 취해-삶의 풍파에 시달리는 피부에서는 인생의 시기별 피부, 피부와 햇빛, 바디케어 습관, 보톡스와 필러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PART 3 생식기 피부의 비밀에서는 피부와 섹스, 성병과 병원체에 대해, PART4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피부다 편에서는 피부를 위한 음식, 섭식과 생활 변화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피부 질환과 음식에 대해 소개한다. 마지막 PART 5 영혼의 거울에서는 감정과 신경증을 통해 우리의 심리 상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피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피부는 영혼의 거울이자 내면과 무의식을 보여주는 모니터다. 우리 피부과 의사들은 유능한 형사처럼 열정적으로 피부에서 증거들을 수집한다. 피부에 남은 흔적들은 때로 내면 깊은 곳까지 우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우리는 문득 깨닫는다. 피부가 영혼의 결핍, 스트레스, 정신적 균형 상실, 신체기관, 섭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을 말이다. (본문 16p)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감싸고 있는 넓이 2제곱미터에 이르는 피부, 이는 바깥 세계와 우리를 연결해주는 고리이자 안테나로 감각 신호를 전송하고 수신하며 우리 몸의 최전방 경계선이며 인생의 자취가 담긴 매혹적인 틀이라고 한다. 더욱이 피부는 산성막으로 담을 쌓아 병원체, 독, 알레르기 유발물질 같은 모든 위험에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 환경과 접촉하여 기온을 측정하고, 수분과 노폐물을 열심히 몸 밖으로 배출하고 빛을 온기로 바꾸는 것은 물론 심지어 냄새도 맡고 소리도 듣는다고 한다. 더불어 저자는 피부는 인생의 캔버스처럼 세월이 남긴 흔적을 담아내고 있다고 말한다.

 

책 속에는 피부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었나? 라는 신비로움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 색이 입혀지지 않았더라고 안경을 쓰는 사람은 안경을 쓰지 않는 사람보다 일반적으로 눈 밑에 주름이 적고, 립스틱은 입술 암을 예방한다고 한다. 단, 미네랄오일이 함유된 립스틱에는 방향족타화수소 같은 발암물질이 들어 있을수도 있으니 미네랄오일이 함유되지 않는 립스틱을 바르는 것이 좋다. 피부보호벽이 자리한 표피의 각질층이 형성되는 데는 약 4주가 걸리는데 우리는 향 좋고 색 예쁘고 거품 잘 나는 비누로 보호벽 벽돌 사이의 모르타르를 계속 씻어냄으로써 피부에 대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 이에 저자는 매일 샤워를 하는 것은 좋지만 물만 쓰라고 강조한다. 예전에 오줌이 피부에 좋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 건성 피부라면 '요소'가 첨가된 바디로션이 좋은데, '요소'를 쉽게 말하면 오줌 물질이다. 옛날에는 요소의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 오줌을 피부에 직접 발랐는데 냄새가 나긴 했지만 효과는 아주 좋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보면, 노화에 대한 두려움, 보톡스, 입술필러 등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다. 우리는 태어나 울음을 터트리는 바로 그 순간부터 늙기 시작하고, 매일 조금씩 죽어간다. 삶은 치명적이고, 언제나 죽음으로 끝난다.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이고 삶이 얼굴에 기록한 모든 역사와 함께 삶을 즐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 (본문 254p)

 

우리는 완벽한 미모와 젊음을 원한다.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연예인이 광고하는 화장품을 사용한다면 나도 그와 같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좋은 화장품을 찾기도 하고, 때로는 병원을 찾아 주름을 없애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피부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고, 잘못된 습관으로 피부에게 테러를 자행하는 일과 같은 행위를 하기도 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연예인과 같은 아름다운 피부를 가질 수 있는 비법을 배울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물론 셀룰라이트, 선크림, 보톡스, 문신 등 피부관리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과 오해들을 속 시원하게 풀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피부의 겉만 살필 것이 아니라 내부 세계와 소통하는 피부에 면면을 들여다 봐야함을 알게 된다. 피부 상태는 내부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 예컨대 섭식뿐만 아니라 정신건광과도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피부는 인간이 가진 가장 크고 매력적인 기관이며 경이로운 걸작이다. 이에 저자는 피부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피부는 우리 몸과 영혼, 인생을 비추는 거울이다. 아름다운 피부를 원한다면 좋은 화장품을 찾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이 원하던 물광피부가 병원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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