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 보이지 않는 것에 닿는 사물의 철학
함돈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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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흔한 일상의 사물에 대한 고정적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보여주었던 함돈균 저서의 《사물의 철학》을 읽어본 바 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뻔한 사물에 대한 확고한 상식이 뒤집히는 순간, 세상은 다르게 보이는 느낌이었고, 쳇바퀴 돌아가듯 평범하고 지루하기만 했던 일상 속에 다른 시간의 통로가 조금씩 조금씩 열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저자는 또 한번《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을 통해 계단, 칫솔, 단추, 사다리 등 67가지 익숙한 일상 사물들을 새롭고 낯설게 사유하고자 한다.

 

같은 사물을 '모자'로 보는 어른과 '코끼리를 숨긴 보아뱀'으로 보는 아이의 시선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어린 왕자와 예수와 철학자 벤야민의 공통된 사물 인식은 무엇일까. (뒷표지中)

 

저도 함돈균은 문학평론가로 2006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이래 문학 고유의 정치성과 예술적 전위를 철학적 시야로 결합시키는 이론·문학사연구와 현장비평에 매진해 왔다. 그는 비평적 글쓰기를 시민의 일상으로 확장하고 교육적 방법론으로 공유하고자 『사물의 철학』을 썼다. 또한 인문정신에 담긴 공공성을 사회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실천적 생각발명그룹 시민행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시대정신과 미래전망, 지구적 네트워크를 지닌 새로운 융합형 대안독립진학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는 사물을 다룬 이 두 번째 책에서 계단, 칫솔, 스쿨버스, 단추, 사다리, 좌변기, 텀블러, 콘센트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인공 사물들에 대해 또 한 번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러나 대화의 목표는 역시 새로운 시각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마치 낯은 사물에서 빛나는 비유를 창조하는 시인처럼 가장 익숙한 것으로부터 낯선 질문을 발명할 수 있다면, 이는 얼마나 흥미진진한 지적 여행이 될 것인가. 내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독자들도 이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의 사물들은 외양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실은 '코끼리를 삼킨(숨기고 있는) 어떤 것들'임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면 참 좋겠다. (본문 12p)

 

이 책은 가위에서 확성기까지 ㄱ,ㄴ,ㄷ 순서로 67개의 사물을 이야기한다. 각 사물마다 저자는 해시태그(#)를 달았는데 이를테면, 가위는 #누가 사용하는가, 계단은 #과정과 권태, 고궁은 #역사는 현재와의 대화다, 고글 #불가능한 싸움, 교과서 #교본이 되는 인문 정신, 구루프 #뻔뻔함의 현상학, 귀도리 #과잉 귀여움, 나무 펜스 #보호하는가, 배제하는가, 노란 리분 #사건 이후, 다이어리 #반짝이는 건 출발의 순간, 단추 #머뭇거림의 존재 양식 등 67가지 익숙한 일상 사물들을 가장 힙하고 낯설게 사유하는 인문적 훈련을 유도한다.

 

등산 스틱 #감각을 바꾸는 미디어

지팡이-스틱을 짚고 걷는 이는 요즘 흔히 '어르신'이라 불리는 경로우대 대상으로서의 노인이 아니라 외부 활동을 즐기는 한 명의 '현대인'으로 보일 뿐이다. 이렇듯 사물-미디어는 사용자의 감각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한 존재에 대한 인상과 관념을 간단히 바꾸는 힘을 가지기도 한다. (본문 75p)

 

주변 사물은 우리가 흔히 일상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사물이 어떤 추억과 얽혀져 있다면 그 사물은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사물에 대한 고찰을 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이나 해볼 수 있었을까? 도대체 평범한 사물을 보고 어떻게 철학을 논할 수 있는가 말이다. 《사물의 철학》이어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을 읽으며 평범한 사물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라는 놀라움에 더해진 역사와 문화의 맥락을 통한 저자의 철학적 성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세상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물로 채워져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저 인간의 도구로만 존재하는 사물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독자의 바람처럼 우리는 이 책으로 인해 모자가 아닌 코끼리를 삼킨 어떤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조금이나마 뜰 수 있을 듯 싶다.

 

이 책은 문명의 도구를 통해 정치와 예술과 인문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을 일상 시간 안에서 유머러스하게 주선하고, 그 새로운 만남을 시민(詩民)의 언어로 번역하고 싶은 내 일관된 소망의 산물이다. 군중의상투적 감수성을 넘어 미래의 시간을 예감하는 질문이 담긴 '모자-컨테이너-책'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본문 12,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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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하포드의 경제학 팟캐스트 - 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
팀 하포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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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밀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저자의 신작 《경제학 팟캐스트》가 세종서적에서 출간되었다.〈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책,〈타임스〉 세계 10대 팟캐스트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 올해의 책로 선정된 이 책은  '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이라는 부제로 우리가 일하고, 놀고, 살아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발명들을 살펴본다. 불과 10년 전과 지금의 생활을 비교해보면 참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삶이 달라져있음을 느낄 수 있다. 조금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차이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발명품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리라. 이에 저자는 시계와 면도기, 냉장고와 냉동식품,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스마트폰과 구글 검색 서비스, 바코드 등 일상 속 작은 것들은 어떻게 세계경제를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 팀 하포드는 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가장 인기 있는 수석 칼럼니스트로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 등에서 경제학을 강의했고, 세계은행과 옹립경제학회 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왕립통계확회의 명예 회원이자 옥스퍼드 너필드 칼리지 객원 연구원으로 있다. 그는 2014년 올해의 경제해설자상, 2015년 비즈니스 경제학자협회을 받았으며 재능 있는 경제 저널리스트들에게 수여하는 바스티아상은 2006년과 2016년에 걸쳐 두 번 수상한다 있다. 팀 하포드의 BBC 라디오4 방송

 

빠져들 만큼 재미있다. 하포드는 어려운 전문용어와 어지러운 도표 없이도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러한 재능이야말로 또 하나의 발명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이 책은 I 승자와 패자, II 삶의 방식을 바꾸는 혁신, III 새로운 시스템의 발명, IV 아이디어에 대한 아이디어, V 발명은 어디서 오는가?  VI 보이는 손, VII 바퀴를 발명하다 총 6장으로 나뉘어 축음기, 철조망, 구글 검색, 여권, 로봇, 분유, 냉동식품, 피임약, 에어컨, 전기 발전기, 바코드, 컴파일러, 아이폰, 디젤 엔진, 시계, 레이더, 플라스틱, 모바일 머니, 보험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종이와 바코드, 지적재산권, 글씨기를 포함한 50가지 발명을 하나씩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세계경제가 움직이는 흥미로운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 걸음 다가서거나 물러설 때 예기치 못하게 마주하게 되는 진실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몇몇 신선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본문 15p)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발명이 단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것은 생각의 함정이며 발명은 해결책 그 이상이라고 강조한다. 발명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었고 누군가에게는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문제를 안겨다준 것이라고 말한다. 50가지 발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더 많은 물건을 더 싸게 만들도록 해주었기 때문만은 아니며 각각의 발명은 복잡하게 얽힌 경제 그물망 안에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저자는 이들 발명은 때로 기존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단절시키기도 하며 때로은 완전히 새로운 패턴을 짜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다.

 

냉동식품이 상징하는 식품 산업화 현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선 여성들을 집안일에서 해방시켜 사회생활을 게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다음으로 높은 칼로리를 쉽게 섭취하도록 함으로써 허리둘레를 크게 증가시켰다. 다른 많은 발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냉동식품의 남은 과제는 그 혜택을 최대한 누리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본문 85p)

 

저자는 이처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우리에게 양날의 검이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기술혁신이 가져온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여기에 저자는 국가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나는 토양이 되어야 하며 정부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발명품들에 대해 풀어놓은 팀 하포드는 이 책을 통해 유형과 무형, 상업적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이들 발명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주었기에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모습을 그려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을 듯 하다. 놀랍도록 간결하고 명쾌한 시선으로 주변을 살피는 책,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현재 우리가 풍요롭게 편리한 생활을 어떻게 영위할 수 있으며,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뒷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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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팝니다 - 상업화된 페미니즘의 종말
앤디 자이슬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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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여러가지 측면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여성 조차들도 묵인해왔던 아주 오래전부터 스며들어있던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와 행동들에 대해 이제와 비로소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남성들은 그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성차별, 성비하 발언이 유머로 소비되면서 어린 학생들조차 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에 초중고등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으며 청원에 등록되기도 했다.

 

이렇듯 페미니즘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요즘 우리는 이 단어에 익숙해져 있다. 페미니즘에 관한 많은 상품들이 등장하고 연예인들도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여성 억압적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지만 이 책은 그동안 언급되어 왔던 페미니즘의 정의를 넘어 페미니즘 운동의 성과라고 착각할 수 있는 작금의 페미니즘 열풍을 재검토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촉구하고자 한다. 즉, 화려하게 보이는 페미니즘과 현실과의 간극을 냉철하게 보여줌으로써 페미니즘의 현주소에 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완전한 평등을 위해 페미니즘을 어떤 방식으로 지속시켜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자 한다.

 

평등한 삶을 위해 여전히 여성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세상에서, 우리에게 판매되는 페미니즘을 이런 식으로 조명하는 작읍은 우리의 관심을 끌고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페미니즘 운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버스트 BUST》

 

이 책의 저자 앤디 자이슬러는 작가이자 문화비평가로 20년 넘게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영화나 TV 프로그램, 광고, 잡지가 어떻게 여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내는지 분석하고 있으며 수많은 신문과 잡지에 페미니즘, 대중문화, 언론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페미니즘 운동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대중문화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무 찬양하는 갖가지 신호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미'의 기준에 관한 홍보용 동영상,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강력한 여자 주인공들, 그리고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매니큐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와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가치는 여전히 가장 논쟁적인 영역으로 남아 있다. 언제나 페미니즘의 중심에 놓여 있었던 질문, "여자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권리와 행동의 자유를 가진 인간인가?"라는 질문은 이미 수십 년 전에 해결됐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질문을 요즘 더 자주 던지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정한 페미니즘과 하나가 된 것 같지는 않다. (본문 18,19p)

 

이 책은 1부 페미니즘, 시장에 동화되다, 2부 과거의 잣대로 나누어 소개된다. 책의 앞쪽 절반은 과거와 현재의 페미니즘이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쳐 '방송 페미니즘'을 탄새시킨 과정을 살펴보고, 책의 뒤쪽 절반에서는 아직 완수하지 못한 과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하여 현대사회의 페미니즘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사회에 동화했는지, 그리고 시장 페미니즘이라는 새롭고 이상한 조류 속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대중문화 속에서 페미니즘이 발언권을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발언권은 언론 친화적인 페미니즘에게만 허용된다. 그것은 이성 간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에 도전하지 않는 경제적 성공, 매력적인 외모와 신체의 자율성을 동시에 가질 권리에 집중하는 페미니즘이다. (본문 17p)

 

이 책은 사회에 만연한 성희롱과 여성 폭력, 남녀 임금 격차, 육아 휴직 등 우리를 불편하고 거북하게 하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페미니즘이 인터넷을 점령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이 마케팅업계의 유행어가 됐다는 이유로, 유명한 사람들 몇몇이 페미니즘의 상징 역할을 기꺼이 떠맡는다는 이유로 페미니즘이 성공했다는 담론은 잘못된 것임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상품으로서의 페미니즘, 가치의 유무를 측정하는 개별적인 척도로서의 페미니즘, 상품 판매의 전략일 뿐 살아 움직이지 않는 페미니즘. 이런 페미니즘을 기준으로 페미니즘이 "유효한가 아닌가"를 평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런 페미니즘은 페미니즘보다 자본주의에 가깝기 때문이다.  (본문 391p)

 

페미니즘의 열풍이 반갑다고 생각했고 사회가 변화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페미니즘이 아닌 자본주의에 가까운 시장 페미니즘만을 알고 있었던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시장 페미니즘이라는 가면 속에서 우리는 정말 중요한 여성 억압적 현실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이 책은 시장 페미니즘 열풍에 가려진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페미니즘의 진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페미니즘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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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착각 - 왜 우리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가
스티븐 슬로먼 & 필립 페른백 지음, 문희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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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여러 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시켜왔을 뿐만 아니라 매일 수많은 정보들을 습득하고 있다. 이에 인간은 스스로를 월등한 존재로 생각한다. 새로운 전자제품이 출시되면 사람들은 아주 빠르게 작동법을 익히고 아주 쉽게 제품을 사용할 줄 알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그 새로운 제품을 다 알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쉽게 작동할 줄 알지만 그 사물의 작용 원리나 구조에 대해 묻는다면 설명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우리는 작동할 줄 아는 것으로 그 사물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을 뿐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인간은 지식의 착각 속에서 살고 있으며 개개인의 지식은 보잘것없다.

 

"개인이 얼마나 조금 알고 모두가 얼마나 많이 아는지에 관해 놀랍도록 멋지게 설명햇다. 아주 훌륭한 책이고 재미도 있다. 읽어라." -캐스 선스타인 《넛지(Nudge)》공저자

 

'왜 우리는 스스로 똑독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부제를 단《지식의 착각》은 스티븐 슬로먼, 필립 페른백 공동 저서로 이 책에서 이들은 진정한 초지능은 알파고가 아닌 '집단 지성'에 담겨 있음을 이야기한다. 스티븐 슬로먼은 마음을 연구하는 데 골몰해온 인지과학자로 최근에는 무지와 지식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은 우리의 머릿속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지식 공동체에 담겨져 있다는 것을 정리해 자신의 제자이기도 한 필립 페르백과 함께 이 책을 썼다. 리즈 경영 대학원에서 마케팅 조교수로 재직 중인 필립 페르백은 인과 관계 추론, 확률 판단, 재정적 의사 결정, 도덕적 판단을 포함해 소비자 행동 분야에 폭넓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간은 왜 기발한 독창성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면서도 어이없는 무지로 실망을 안길까? 인간은 어떻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엄청난 위업을 달성했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 책에서 답하려는 질문이다. (분문 10p)

 

이 책은 chapter ONE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 chapter TWO 우리는 왜 생각하는가?, chapter THREE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chapter FOUR 우리는 왜 사실과 다르게 생각하는가?, chapter FIVE 우리의 몸과 세계로 생각하기, chapter SIX 사람들로 생각하기, chapter SEVEN 기술과 함게 생각하기, chapter EIGHT 과학을 생각하기, chapter NINE 정치를 생각하기, chapter TEN 똑똑함의 새로운 정의, chapter ELEVEN 똑똑한 사람 만들기, chapter TWELVE 더 똑똑하게 결정하기 등 총 12chapter로 나누어 지식 공동체를 활용하여 공동체의 안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타고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이야기 한다.

 

이 책은 무지, 이해의 착각, 지식 공동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이해의 착각에 빠져 사는 무지한 개인을 구원하는 것은 지식 공동체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의 지식이 보잘 것 없음에도 큰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은 바로 지식 공동체 안에서 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진정한 초지능은 인공지능 로봇이 아니라 집단 지성에 담겨져 있다는 것.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개인의 지식과 생각이 주위 사물과 사람들에게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이해하며 우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물론 대단한 것이지만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의존하기를 바란다. 

 

다양한 예시를 통한 흥미로운 내용들이었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자신이 무지함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늘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인간은 남들과 함께 생각할 때 가장 많이 배운다고 한다. 저자 역시 무지한 개인을 구원하는 것은 지식 공동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에 공동체 속에서의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인 듯 하다. 우리는 공동체 사회에서 공유되는 풍부한 정보와 전문 지식에 기대어 살아가므로. 내가 가진 지식, 공동체 속의 나를 생각해보기에 좋은 책이기에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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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동물 여행가들 접었다 폈다 동물 탐구 4
큄 토마스 지음, 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 그림, 유 아가다 옮김, 조신일 감수 / 다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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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일정한 시기가 되면 무리를 지어 기나긴 여행을 떠납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 제비가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겨울이 다가오면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긴 여행을 떠나는 동물들이 아주 많이 있다고 해요. 다림에서 출간된《위풍당당 동물 여행가들》은 이렇게 자연의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여행을 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날개형식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발동하는 이 그림책을 따라 우리도 긴~ 여행을 떠나볼까요?

 

 

 

함께 여행을 할 생각에 설레임을 가득안고 표지를 펼쳤더니, 에고!!! 테이프가 다닥다닥 붙어있네요. 깜짝 놀라 만져보니 파본이 아니라 디자인이네요. 처음에 쪼~끔 당황했지만 왠지 긴 여행이 주는 느낌처럼 긴 시간을 연상케해서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요. 이 책에는 15마리의 여행가들이 있어요.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동물은 동물 세계에서 손꼽히는 항해가인 붉은바다거북이에요. 붉은바다거북은 북대서양에서 자그마치 1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먼 거리를 외롭게 여행한답니다. 붉은빛 부리와 다리를 가진 북극제비갈매기는 매년 장거리 여행을 하는 새로 유명하다네요. 여름에는 부극에서 지내고 겨울에는 남극에서 지내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무려 왕복 70,000~90,000킬로미터나 된다네요. 와~ 정말 여행가가 맞네요.

 

 

모나크왕나비는 곤충들 중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특별한 태양 나침반이 있어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왕복거리엗 길을 잃어버맂 않고 정확하게 이동할 수 있다네요. 크리스마스섬에 사는 붉은게의 이동으로 매년 11월이 되면 섬은 오통 붉은 파도가 넘실되는데 이는 이제 곧 우기와 계절풍이 다가온다는 신호라고 해요. 얼룩말은 비를 따라 이동하고, 순록은 육지에 사는 포유류 중 가장 웅장한 여행을 하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고래 중 가장 큰 혹등고래는 매 계절마다 여행은 한답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엄청난 양의 물과 먹이를 먹기 때문에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거의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마젤란펭귄은 날지 못하는 새 중 가장 먼 거리를 여행하며, 아프리카 과일박쥐는 과일 수확 시기에 맞춰 매년 같은 장소로 돌아온다네요. 연어는 살면서 두 번 여행을 하는데 첫 번째는 태어난 강에서부터 바다로의 여행이고, 두 번째는 어른이 되어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합니다. 제비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의 역할을 하고, 유럽 홍학은 추위를 탈출하기 위한 여행을 하며, 500억 마리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한 메뚜기 떼는 언제 날아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네요.

 

 

 

날개 형식으로 구성된 이 그림책은 동물의 특징과 어떻게 이동하는지, 여행일정 등이 자세히 나와있어요. 삽화는 따뜻한 느낌을 주고, 날개를 펼치는 재미가 있어 아이들이 참 좋아할 거 같아요. 각기 다른 목적으로 여행을 하는 동물들과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제공하는 탑승권이 꼭! 필요해요. 동물들의 경이로운 여행에 동참하고 싶지 않나요? 빨리빨리! 서둘러요! 동물들의 여행이 시작됐으니까요!

 

(이미지출처: '위풍당당 동물 여행가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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