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을 잘 시청하지 않지만, 간혹 홈쇼핑을 시청하다보면 순간 다이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는 제품이 있는 반면 소개하는 제품에 대한 의문을 품게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저는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쇼핑호스트 정윤정의 <<나는 30초가 다르다>>라는 가제본을 읽어본 뒤에야 그 차이가 쇼핑호스트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설득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구입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는 것을 말이죠. 쇼핑호스트 정윤정은 2011년 1,000억 원, 2012년 1,600억 원, 2013년에는 2,400억 원어치의 최고 기록을 남기며 '홈쇼핑계 마이더스의 손' '매진의 여왕' '1분에 1억 원 파는 여자'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가 이런 닉네임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사용해보지 않은 제품은 팔지 않는다."라는 스스로의 원칙을 갖고 오랜 시간동안 고객과 신뢰를 쌓아온 탓이라고 하네요. 저는 1챕터 정도를 수록한 가제본을 읽고 난 뒤 이 책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 짧은 글이었지만 공감했던 부분도 많았고, 귀 기울이고 밑줄 그어야 할 부분도 많았던 탓입니다.
그녀가 처음부터 성공했었던 것은 아닙니다. 방송 리포터로 일할 때, 그토록 바라던 기회가 주어졌지만 길지도 않은 문장을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해서 그만 방송에서 잘리고 말았으니까. 그 뒤로도 그녀의 삶은 좌충우돌의 연속이었고,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다행이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순간들을 이겨냈고, 지금 그녀는 이렇게 우뚝 섰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키운 8할이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그 실패의 경험이 자신을 지탱해주는 끈이 되어준 것이지요.
실패의 경험을 포함해 내가 겪은 그 모든 것들이 정윤정이라는 한 사람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순간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주는 여러 가닥의 끈 중 하나가 된 것이다.
그녀는 '토털 코디'를 보여준 최초의 쇼핑 호스트였으며, 최초로 '파파라치 컷'을 찍은 쇼핑 호스트였습니다. 이런 연출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시도하고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고객의 입장이 되어, 고객의 마음으로 감성을 전달하고자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이렇듯 직접 행동했고, 어떤 이야기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먼저 경험하고 느껴야만 고객들과 신뢰감이 쌓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녀에게도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잘해보려는 욕심이 강했으며 자존심만 센 나머지 다른 사람은 우습게 보는 경향마저 있었던 탓이지요. 저는 지금은 돌아가신 그녀의 시어머님이 남편에게 자주 들려주던 "돈은 남이 벌어준다더라."는 말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지금 그녀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듯 합니다. 요즘들어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한 사람과의 관계에 짜증나고 힘든 탓에 생각이 많았는데, 그녀의 이야기로 조금 정리가 된 듯 합니다.
돈은 사람이 벌어준다는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말을 깨닫고 나서야 관계를 맺는 사람들과 편해지기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고객과 친구가 되었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도 많아졌다. 내 인생이 진행형이듯 관계 역시 진행형인 것이다. 주변의 스태프와 업체 그리고 고객들이 나를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과연 돈은 나 혼자 버는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 눈치를 보는 엄마와 홈쇼핑을 하고, 반품도 수없이 했으며, 충동구매도 해봤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그녀는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가제본이라 짧은 탓도 있지만, 정말 쉼없이 읽어내려 간 책입니다. 실패를 딛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그녀의 이야기는 많이 이들에게 길을 헤쳐나갈 때 필요한 조언이 되어줄 듯 합니다. 그런 탓에 저는 2월 6일에 판매예정인 이 책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쇼핑호스트에 되길 희망하는 이들에게도, 실패를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그리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매직magic과도 같은 그녀의 설득의 힘인 소통, 설득, 공감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되어줄 듯 싶습니다. 그녀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