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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ㅣ 비룡소 전래동화 24
성석제 글, 김세현 그림 / 비룡소 / 2012년 12월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몇 번씩 접해 본 옛이야기입니다. 고구려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우리동네 아차산에는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 우리 아이들에게는 특히 더 정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지요.
(이미지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30114/52276235/1')
언뜻 이 이야기는 구전동화처럼 지어진 듯 보이지만, 사실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인 고려시대 김부식이 펴낸 [삼국사기]에 실린 이야기이며, 평강 공주는 고구려 제25대 평원왕의 딸이었다고 해요. 우리는 고구려 벽화를 통해서 고구려 시대대 역사의 흔적을 엿 볼 수 있는데, 비룡소에서 펴낸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은 이러한 고구려 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삽화를 사용했답니다. 한지 콜라주 기법과 채색 기법을 사용하였으며, 물감으로 찍어 내어 질감을 표현하였다고 하네요. 이 삽화는 옛 이야기와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준답니다.
우리나라가 고구려, 백제, 신라로 나뉘어 있을때, 고구려의 왕은 평원왕이 다스리고 있었지요. 궁궐이 있는 평양에는 온달이 살고 있었는데, 다 떨어진 옷,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 마구 흐트러진 머리털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바보라고 불렀어요.
온달은 눈 먼 어머님과 함께 살았는데, 가난한 탓에 먹을 게 없었던 탓에 어머니에게 드릴 밥을 얻기 위해 이 집 저집 문을 두드렸답니다. 그런 그를 보고 아이들은 '거지 온달' '바보 온달' '거지 바보''바보 거지'라고 놀려댔지만 온달은 화를 내기는커녕 웃기만 했지요.
임금에게는 평강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한 번 울기 시작하면 아무도 말릴 수가 없을 정도였답니다. 그래서 임금은 울 때마다 바보 온달한테 시잡보내야겠다고 했대요. 그럼 공주는 울음을 뚝 그쳤답니다.
세월이 흘러 평강 공주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임금은 나라의 으끔가는 귀족 집안에 시집을 보내려 했지만, 평강은 온달과 결혼하겠다고 했지요. 결국 화가 난 임금은 평강을 궁궐 밖으로 쫓아냈고 공주는 온달을 찾아 갔습니다.
온달은 그런 공주를 마다했지만, 결국은 갈 곳 없는 평강과 함께 살게 되었답니다. 공주가 온달을 깨끗하게 씻기고 손주 지은 옷을 입혔더니, 바보, 거지 온달이 아닌 환한 생김새의 멋진 온달이 되었지요. 공주는 궁궐에서 가지고 온 금팔찌로 세 식가구 살아갈 집, 농사를 지을 논밭, 가축 등을 사들였고, 온달에게 말 타는 법과 글도 가르쳤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뒤, 고구려에서 해마다 3월 3일이 되면 낙랑 언덕에서 열리는 사냥 대회에서 온달은 누구보다 먼저 활을 쏘았고, 누구보다 많은 짐승을 잡아 임금에게 칭찬을 받았지요.
얼마 후 북쪽 나라가 고구려로 쳐들어왔을 때도 온달은 맨 앞에 서 적진으로 쳐들어가 북족 나라 군사 수십 명을 쓰러뜨리는 용맹스러움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고구려 병사들은 힘을 얻어 적들을 크게 무찔렀답니다. 이 일로 온달은 높은 벼슬을 얻었고, 평강 공주도 임금의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답니다.
세월이 흘러 온달을 아끼던 임금이 세상을 떠나고, 공주의 오빠가 새 임금이 되었습니다. 힘이 약하고 걱정이 많은 새 임금에게 힘을 주기 위해 온달은 고구려가 신라에 빼앗긴 땅을 다시 찾고 싶다고 했지요.
"내가 그 땅을 우리 고구려 땅으로 만들지 못하면 결코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소."
싸울 때마다 이겨서 신라 땅 깊숙한 곳까지 쳐들어간 온달은 가슴에 화살을 맞고 숨을 거두게 되었고, 부하들이 온달의 시신을 관에 넣어 평양으로 가려고 했지만 관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았답니다.
그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온 공주가,
"당신은 목숨을 걸고 약속을 지키셨어요. 사랑하는 온달님, 우리 이제 함께 집으로 돌아가요."
라고 말하자 비로소 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두 사람의 신뢰와 믿음,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네요.
지혜로운 평강 공주, 용감한 온달 장군의 이야기는 몇 번을 읽고 또 읽어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 간결한 문장으로 기록되어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이야기와 어울리는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삽화, 마치 고구려 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삽화가 이야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살린 듯 싶어요.
바보였던 온달이 용맹스러운 장군이 되기까지는 그를 믿고 사랑해 준 평강 공주의 지혜로움이 있었지요.
이 이야기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바로 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믿음이 아름답기 때문인 듯 싶네요. 더 재미난 것은 부록으로 수록된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옛이야기]를 읽어보면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고구려 시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는 점이지요.
아차산 자락에 자리잡은 아이의 초등학교에서는 아차산을 자주 간답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데다, 고구려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기 때문이죠.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동상도 자주 접하곤 했는데, 이 책을 읽은 뒤에는 좀더 새롭게 느껴질 듯 싶네요.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독특한 삽화와 옛이야기 속에 숨겨진 역사와 더불어 읽다보니 더 새롭고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마치 온달과 평강 공주가 살고 있던 고구려에 직접 다녀온 듯 그 생생함이 더해지는 느낌이었답니다.
(사진출처: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