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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이름으로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
양호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12월
평점 :
정의의 이름으로
전반과 후반이 전혀다른 느낌 전혀 다른 소재, 이런것을 반전이라고 해야하나 . 아니었다.
반전과는 다른 어떤것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진다. 돈 많은 부잣집 도령님들의 치기어린 방황인가, 생각이 들다가는, 우상으로 떠받드는 아이돌 스타들에 대한 메세지인가 생각했었다. 그러다 어느새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경과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문제에 대한 고발인가도 싶었었다. 헌데 궁극적 결론은 그것들과는 한참 동떨어진 또 다른 강한 메시지가 있었으니 기성세대가 청산해 주지 않은 친일파 잔당 ~~
이 책을 읽은 후 우리 아이들의 반응이 그 어느때보다 궁금하게 만드는 소재였다.
친구들에 비해 역사관련 체험을 많이 했던 아이들은 일본하면 부정적인 의식부터 하고 있기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환경문제가 어른들의 탓이라 생각하기도 하기에, 기성세대가 청산해 주지 않은 친일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다면 또 한번 엄마 아빠 세대에 대한 불신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담임 된장의 역사수업 시간의 어느날, 문제아로 수업시간에는 존재감 없이 조용하기만했던 지항구가 갑자기 ' 그게 말이 됩니까' 라는 뜻도 의미도 모를 한마디를 내밷고는 학교를 떠났다. 그리고 한달이 훌쩍 지난 어느날 공부만 죽어라하며 명문대 입학만을 위해 달리던 독수리 5형제의 다섯멤버중 문지와 은표 둘은 우연히 만나게된 지항구를 따라 종로3가의 어두운 지하실에 둥지를 틀고있던 민족정기수호회 단원들을 만난다.
거기에서 둘은 평소에 관심도 없었고 들어보지도 못했던 친일파 잔당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친일파 잔당들이라니, 그런 사람들이 있었던가, 헌데 그들이 조국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쳐 투쟁했던 독립투사들을 평생 괴롭혀 왔단다. 헌데 더 큰 문제는 그것이 전혀 다른 세상,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민족정기수호회의 친일파 명단속에서 서울대라는 학벌을 내세워 툭 하면 지방대를 나온 엄마를 무시하고, 특목고에 떨어졌다는 이유로 매일 매일 자신을 닥닥하며 집안을 내세웠던 아버지가,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고모할머니를 보았던 것이다. 게다가 자랑스런 집안을 내세우며 거들먹거리던 부잣집 도련님인 친구 할아버지도 그 속에 있었다.
내가 친일파의 가족이었다니, 게다가 담임의 강압으로 무단결석을 하는 지항구의 집에서 만났던 친구의 늙은 아버지와 다 망가져버린 집안살림들이 바로 나의 고모할머니이자, 또다른 친구의 할아버지와 같은 친일파들의 소행이었단다.
몰랐을때는 상관이 없었는데 알고나니 더 많은것들이 알고싶어지고 용서가 안된다.
그러던 차 문지와 은표는 중간고사를 3일 앞둔 싯점에서 항구와 함께 해방 이후 지금껏 주욱 ~ 친일파 였음에도 단죄를 받기는 커녕 부와 명예를 거머쥔 채 한평생 풍요로운 삶을 살아온 친일파의 두목 이무형을 처단하기 위해 저 멀리 바람섬을 찾아간다. 그를 꼭 찾아야만 했던 이유는 지항구의 가족을 몰락시킨 장본인으로, 죄갚은 커녕 애국지사들을 괴롭혀온 악당이었기 대문이다.
이야기는 그렇게 여러 소재들을 끌어와선 처음부터 끝까지 주욱 ~ 무거운 주제들이 나열되고 있다,
하지만 무거운 소재에 비해 스토리는 가볍게 통통 틔고있어 가끔은 통쾌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질실사 하지 않았을까 ?
처음부터 끝까지 기성세대들의 나약함과 사회적 부폐와 어두운 권력의 그림자가 괴롭힌다.
두사람이나 죽었는데, 고작 몇십만원의 벌금형이 전부라니,
민족정기수호대라는 비밀조직이 등장할때부터, 두 사람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어가는 수사종결까지 난 픽션이 아닌 논픽션을 마주하는 듯 착각을 했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릴때면 아 ~ 소설이었지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만큼 이 책속에 등장하는 사회의 모습들은 지금 우리사회를 고스란히 투영해놓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 어떤 문제에도 관심이 없고 인생의 최종목표가 대입인듯 무조건 공부를 위해서만 달려가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분명 여러 문제들에 대한 사고를 끌어 낼 것 같다.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가 , 지금 이대로는 괜찮은 것인가, 우리 사회는 어떠한 사회인걸까,등등등...
사람을 죽이고, 인신매매로 축적한 부를 근거로 친일파의 손아귀에 섬 하나가 통째로 굴러들어갈 상황이 닥쳤을때 그것을 막아낸것은 아주 미미한 존재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한 청년의 마음이었다.
모든것을 이룰것 같았던 친일파의 두목을 제재한것이다.
그것이 바로 관심이었다. 내것을 지키고자 한 순수함이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상황이 반복될지라도 그러한 마음이 있기에 기성세대의 악습의 잔재들은 떳떳히 고개를 들수가 없었던것이다.
이게 뭐지 ~ 이게 뭐지 ~ 어 , 어, 어 하며 읽다가는 어느새 사회의식과 역사의식에 온전히 젖어들게된다
그렇기에 이 책을 만나는 아이들은 분명 한국근대사의 아픔을 제대로 들여다보며 고민하는 자세를 갖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