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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리엄
로렌 올리버 지음, 조우형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1. 상대에게 성적으로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
2. 부모가 자식을, 스승이 제자를, 신이 인간을 아끼는 것처럼 상위 존재가 하위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3.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
4.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5.. 열렬히 좋아하는 상대
이상은 새삼스럽게 찾아본 사랑의 사전적 의미들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본질엔 사랑이라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의 첫번째 대상인 남녀간의 애틋한 감정은 물론이요, 부모와 자식간에, 가족간에도,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사이에도 관심을 가지며 함께하는 시간속에는 사랑이라고 하는 감정이 깔려있습니다.
청춘시절 한때 찾아와서는 폭풍과도 휘몰아치는 사랑은 달콤하면서도 쌉사름한 것, 한없이 행복하다가도 끝없는 아픔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것, 우린 그 사랑이 찾아오길 바라고 지키고 싶어합니다. 아플줄 알면서도 시작 하고, 행여나 찾아오지 않으면 조바심을 냅니다.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감정의 굴곡 또한 내 몫이려니, 나의 몸과 마음 모든것을 휘감아 도는 감정은,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이별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부하기엔 너무나 달콤하고 행복합니다.
그리고 거기엔 감정을 표출하는 행동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서로의 마음에게 끌리는 만큼 함께있고 싶어지고, 더 즐겁게 만들어 주고 싶고, 따뜻한 행동과 감정이 가득담긴 시선을 가지게 됩니다.
헌데 그 사랑을 질병으로 규정지어버린 세상이 있었으니 멀지않은 미래, 전쟁과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에 새로이 들어선 정부의 이야기였습니다. 마치 지구의 멸망이 감정에 의한것이라도 되는 듯 인간이 느끼는 격렬함 감정을 통제하는 정부는 사랑을 질병으로 규정해 치료약을 만들었습니다.
만 18세가 되면 모든 사람들은 테스트를 거친 후 치료를 받아야만 했고, 국가가 지정한 상대와 결혼을 하고 정해진 직업에 종사해야만 합니다.
사랑의 고유 권한인 감정도 삶을 지탱해주는 생계도 국가가 .... 그야말로 개인의 모든것을 국가가 통제하고 있는 것 이지요.

지금까지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모를 ' 딜러리엄' 이라는 생소한 제목에 금발의 머리카락을 날리던 숙녀의 표지, 게다가 486페이지에 이르는 두께까지, 이 책을 처음 만났을때는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헌데 평가일 아침 아침 6시에 시작되는 17살 소녀의 일상이 시작되었던 그 시간부터 저는 마냥 허구같지 만은 않았기에 멀지않은 시간에 혹 도래할지도 모를 그 시간속으로 빨려 들어갔답니다.
전쟁과 폭격으로 지구는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 책임이 인간의 감정에라도 있었다는 듯 새로운 정부는 사람들의 감정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감정은 물론이요, 남녀간에 존재하기 마련인 애정문제까지~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무슨말을 하는가 감시를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건가 불시 검문까지 서슴치 않습니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여섯살 어린나이에 엄마의 자살이란 극단적인 상황에 몰렸던 아이는 이모집에 더부살이를 하며 외로운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남달랐던 상황만큼이나 감정의 혼란속에서 유일한 친구인 해나와의 생활만이 위안이 되는 나날이 계속되는 일상, 남들이 다 그러하 듯 18살이 되면서 평가를 통해 자신의 배우자와 직업이 정해지면 편안해질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헌데 그 평가일날 뜻하지 않았던 만남이 그녀의 일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소떼의 습격이라는 초유의 사태속에 운이 좋게도 두번의 평가를 거치면서 10점 만점에 8점을 획득하며 배우자와 대학교, 미래의 직업도 정해졌습니다. 친구 해나, 또한 부유한 가정환경이 플러스 요인이 되면서 시장 아들이라고 하는 거물이 배우자로 정해졌지요.
하지만 그들에겐 철저히 통제하는 사회에 대한 반감이 있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욕구, 춤추고 싶은마음, 감정에서 표출되는 따뜻한 말과 행동, 이성에 대한 끌리는 감정 그 모든것을 통제하는 사회에 대한 불신과 저항, 거기에 그냥 스며들어갈까 싶어지는 불안감이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해나였습니다. 때로는 용감하면서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감정콘트롤 또한 확실한 그녀는 음악과 통제된 공간으로의 일탈, 금지된 이성관의 만남등, 공식적으로 한 남자의 여자가 되기 전 시간을 즐깁니다. 그러한 해나의 일탈에 잠깐 잠깐 끼어들어가던 레나는 알렉스라고 하는 한 남자를 알아가지요
그리곤 그와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사랑의 감정에 아려오는 마음, 게다가 자살했다 생각했던 엄마의 12년의 시간, 풍문으로만 나돌았던 평야의 사람들... 그 모든것이 한꺼번에 닥쳐왔지요. 하지만 레나에게 닥쳐오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지요, 18살이 되면서 누구나 받아야만 하는 치료의 시간 또한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사랑이라고 하는 감정을 빼앗기는 바로 그것 ~~~~
음악과 춤,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감정과 직업까지 통제하는 사회에서 레나와 알렉스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희망을 가졌지만 암울해 질수 밖에 없었던 현실
" 병명은 아모르 델리아 너보사, 극심한 혼돈과 식욕부진, 불면증을 동반하여 사람을 멍청하고 충동적으로 만드는 그 병을 옛 사람들은 사랑이라고 불렀다 " 레나의 시간에선 불가능했던 그 사랑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선 가능하다라는것이 참으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