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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삶이 내게 왔다
정성일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매순간 열심히 살아왔다 자부했건만 이 책을 읽다보니 내 자신이 너무도 초라해지는건 무엇때문일까?. 그만큼 치열하지 않았던 나의삶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한참전 자신의 꿈을 그려보다 엄마의 꿈이 궁금했던지 아이가 엄마의 꿈은 무엇이었어요라는 질문을 처음 했을때 난 적잖이 당황했었다. 너무 오랜동안 잊고 살았던터에 내게도 꿈이 있었던가 싶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슴속에 꼬깃꼬깃 숨어있던 꿈을 다시꺼내보던 날 너무도 동떨어져버린 나의 모습이 참많이 서글펐던기억이다. 그리고 지금 다른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 꿈을 잊게 만들었던 내 삶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게된다. 적어도 여기 스스로의 인생에 자부심을 가지고있는 17명의 삶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삶은 분명히 존재했을테니까.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난 무척이나 우울해졌다. 40평생을 넘게 살아온 동안 내게도 분명 삶은 있었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나라는 존재는 없어진채 가족이라는 구성원속에 파묻혀 버린삶, 무엇보다 순리에 휩쓸린채 의지가 아닌 흐름으로 지탱해온 삶이 보였기 때문이다. 내게로 다가온 뚜렷한 삶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다는것은 나의 삶이 그만큼 의미를 잃어버렸다는 결과일테니까....
그렇게 나를 한없는 부끄러움속에 내몰고있는 스스로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했다 자부하는 17명의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내가 처한 나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공선옥 선생님의 책을 보면 가난한 사람들 불쌍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조금은 우울해 질지언정 그 이야기에 깃들여져있는 진정성을 발견하곤 마음의 위안을 얻게된다. 어린시절 불후했던 환경을 있는 그대로 까발린채 자신을 내비치는 글에서 느껴지는 진솔함인듯하다. 그러한 삶이 선생님에게 온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노동운동으로 시작된 삶이 인권운동가가 되기까지 치열했던 삶, 학벌도 그럴듯한 간판도 없이 영화판에서 살아남은사람, 중동의 문화에 젖어 전장속을 누볐던 여기자, 20여년간 버스기사라는 직업속에서 자신과 동료들의 인권과 권리를 위해 홀로 맞서온 인생, 가장 더럽다 인식하는 대변이 떠오르는 기생충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살아온 삶등 결코 평범하다고 할수 없는 사람들의 삶속엔 인생의 미학이 담겨있었다. 적어도 이렇게 살아야하는것은 아닐까 싶은 열정이 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이 가지고있는 공통점은 자신에게 찾아온 삶을 선택했고 복종했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것이었다. 어찌보면 다른 사람의 자부심 가득한 인생을 들여다보는것 참 재미없을수도 있었는데 참 묘한 끌림이 있어 읽을수록 빠져든다. 무언가 이루어낸 사람에 대한 시기심보단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 아 이런것이 인생이고 삶이지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