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공주실록 - 화려한 이름 아래 가려진 공주들의 역사
신명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정권의 한가운데 놓여있었지만 권력에선 비껴날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공주들 그녀들의 삶은 행복했을까 불행했을까?. 그 진지한 답을 이제서야 찾아본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하여 많은 기록들이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될만큼 우수함을 증명받았지만 그 기록에서 조차 비껴갔다면 행.불행에 대한 답이 되지않았을가...
지난해인가 이 책의 작가인 신명호님의 책을 통해 난 조선왕비들의 기구한 삶에 눈을 떠 갔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권력을 향한 집념도 있었고 야망도있었다. 그렇다면 조선의 공주들에겐, 그들은 비록 선택받은 출생이었지만 그럴만한 자격도 주어지지 않고있었다. 비교적 행복했던 유년시절에 비해 1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아니 태어나면서부터 정권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단지 살기위한 몸부림만 존재할뿐이었다.
500년 조선의 역사속엔 116명의 공주와 옹주가 있었다고한다. 그들중 가장 기구한 삶을 살았던 7명의 공주를 통해 여인이었기에 공주였기에 왕의 딸이었기에 겪어야만했던 인생역정속에서 숨겨졌던 조선의 왕실을 들여다보게된다.
조선의 개국부터 멸망까지 함께한 공주들의 이야기엔 21세에 요절한 짧은 생부터 83세까지 천수를 누린 긴 삶까지 있었으나 그녀들의 공통점은 결코 행복했다할수없는 삶이었다는 것이다. 정선공주나 정명공주와 같이 탄생부터 축복받지 못한삶도 있었고 효명옹주나 덕혜옹주와 같이 탄생은 화려했으나 그래서 유년기엔 행복했으나 그로인한 불행을 감수해야만하는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선건국의 1등공신인 태종 이방원과 원경왕후 민씨의 소생인 정선공주 그녀의 출생은 처음부터 축복받지 못한 삶이었다. 부모의 불화와 외척을 견제하는 경계심이 합해져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출생은 조선 최초의 부마간택이라는 제도를 만들어내고 부모에게 받지못한 사랑 남편에게도 외면당한채 21년이라는 허망한 삶을 살다갔다. 그나마 남의장군의 할머니요 신사임당의 증조할머니라는 타이틀이 남겨졌음에 위안이된다.
그러다면 문종의 딸 경혜공주의 삶은 어떠했을까 ?. 일찍 단명한 아버지로인해 동생 단종과 함께 계유정난이라는 험한 현실속에서 노비로 전락하고 불가에 몸을 의지하기에 이르지만 자신의 자식들을 위해 원수와 대면해야만 했던 여인이었다. 공주라는 신분으로인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권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거기에 비해 인조의 딸 효명옹주와 영조의 딸 화완옹주는 결론은 불행한 삶이었지만 공주의 신분을 마음껏 누린 경우였다. 왕을 아버지로 둔 사랑받는 딸 공주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던것이다. 적어도 든든한 버팀목인 아버지가 살아있을때까지만해도...
하지만 일반 가정사속에서도 자식을 편애할땐 갈등이 따르기마련 하물며 권력의 핵심에 놓여있던 왕실이라면 말해무엇하랴. 효명옹주는 아버지 인조와 어머니 조귀인의 위험한 총애로 인해 안하무인 자기중심적 가치관으로 성장 불행한 삶을 마감하고 있었으며 조선최고의 군주로 알려진 정조의 정적인 화완옹주또한 결혼생활의 불행과 아버지의 독점된 사랑속에 권력을 탐닉하다 불행의길로 들어서고있었다.
또한 효정의 딸 의순공주와 고종의 딸 덕혜옹주의 삶에는 나라잃은 왕실의 공주이기에 비운의 국운과 함께 사라져간 희생양들이었다.
조선의 공주들은 주가 될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은 온몸으로 받아들여야만했던 참으로 불운한 인생이었다. 나라가 평온할때 태어나 누린 평범한 삶이 그녀들에겐 최선의 인생이었을듯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국운이 기울어갈때 정권이 흔들릴때마다 그녀들의 인생은 송두리째 뿌리뿁혀 나갔다. 참으로 불행한 삶이었다. 힘없는 7명의 여인들 삶을 통해 들여다본 조선의 왕실은 익히 알고있던 모습 저편의 어둡고 냉정하고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