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편하지 않았고 가슴 한 쪽이 먹먹했다.  

그다지 크지 않는 영화관에 드문드문 자리를 채워 앉은 다른 관객들도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싶었다. 모두가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움직임조차 없이 그대로 앉아 있었다. 환하게 불이 켜질 때 까지 

영화를 보기전 매체들에 나온 혹은 개인적인 블로그에 나온 평을 읽었다. 다들 지루하다고 했고 스토라를 통해서 주제가 나오지 않고 직접 대사를 통해 감독이 자신이 주장하려는 주제를 연설하고 있다고 했다. 지민과 다혜의 이야기도 서로 얽히지 않고 지민을 폭력적으로 대하는 지민부에 대한 설명이 없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다들 연기를 너무 딱딱하게 했다고도 하고 모든 주제가 대사를 통해서 서로서로 직설적으로 튀어나온다고 했다. 하나같이 끌리지 않는 평들이었다. 

그런데 어디서 봤는지는 잊어버렸다. 자주 가던 사이트였던거 같은데..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감독의 만듬새는 엉성하고 매끄럽지 않아도 우리가 살면서 잊었던 것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인데 간과하고 지난 것을 생각케 한다는 짧은 평을 보고 이 영화가 몹시 보고 싶었다. 

아무데서도 하지 않은 영화를 시네큐브에서 한다는 걸 아침에 알고 부랴부랴 나섰다,나중에 경기도로 이사가면 이 영화관이 제일 많이 그리울 거 같다. 혼자서 영화를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분위기 아무 동행없이 로비에서 서성거려도 내가 전혀 튀지 않는 그런 차분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의 영화관인데.... 

영화를 보면서 "밀양"도 생각났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생각이 났다. 살인이 일어났고 범인이 잡혔고 주위에서는 선한 의도로 용서를 하라고 종용하고 피해자는 온힘을 다해 용서를 하지만 정작 가해자는 반성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은 밀양을 닮았다. 나는 아직 용서를 하지못하고 아니 용서를 했어도 이렇게 마음이 지옥인데 정작 가해자는 쉽게 용서를 받고 이해를 받고 법적으로도 감형이 되고 심지어 형을 마치고 나와도 그 사실을 내가 전혀 알 수 없다. 가해자 보호는 이렇게 철저하게 그 인권을 위해주고 모두를 위해 비밀을 유지해주지만 막상 피해자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종교조차 피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한다. 상대를 용서해야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고 그것이 마음의 지옥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첫부분에서 성당에서 세 사람이 만나 수녀님에게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부분에서 나는 몹시 불편했다. 아직 나는 그 사건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고 아직도 알 수 없는 죄책감 분노로 일상을 그르치고 사는데 제 삼자가 자신이 성직자라는 이유로 그렇게 용서를 강요하고 심지어 용서를 하는 것이 주님의 뜻인것 마냥 용서를 하지 않는 행동이 더 나쁘다는 듯이 몰아붙이는 거 같았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내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면서 가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하는 것 이것은 협박이 아니고 무엇일까..  

다혜도 자신의 용서가 자신을 구하고 가해학생을 구했으라리 믿지만 아니 믿으려고 하지만 쉽지않다, 옆에서 자꾸 제 속을 긁어대는 지민때문만도 아니고 스스로가 속이고 있다는 걸 알기때문일거다. 다혜가 인터뷰하는 사람들도 겉으로는 이미 용서를 한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도 가해자에게 사과를 받은 사람은 없다. 그들 마음속에도 가해자가 반성했을거라는 한가닥 믿음 혹은 그들과 마주치는게 두렵다는 것 혹은 원망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지민도 자신을 폭행하는 부모를 용서하고 싶다고 했다. 한번이라도 사과한다면 잘못했다고만 한다면 그동안의 원망과 두려움은 다 잊고 용서할거라고,. 그러나 반성이 없는데 어떻게 용서가 있을 수 있냐고 소리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힘들었다. 이전에 우행시 같은 사형주의 인권에 대한 영화들도 있었다. 그 영확 혹은 책 속에서도 피해자 어머니의 손이 떨리는 분노 용서할 수 없는 증오가 나왔지만 결국 그걸 극복하고 용서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용서라는 것이 그렇게 쉬울 수 있을까 

아직 내가 입은 상처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나는 아직도 고통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데 내가 누굴 용서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보이는 가해자의 인권부분이 정말 욕나오게 보호해주면서 피해자의 그것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언제 가해자가 석방이 되는지도 모르고 가해자의 안정을 위해 면회도 할 수 없고 그저 모든걸 신에 맞기고 용서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어라고 강요를 당하는... 

가해자인 부모를 용서하고 싶어하는 지민의 모습이 그래서 더 안타깝고 아프게 다가왔다,  

누구 말대로 이 영화는 피해를 입고 누군가를 용서해야할 사람들이 볼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고도 용서를 받고 싶은 사람이 봐야하지 않을까... 그들이 용서를 구하기 위해 먼저 반성이 그리고 사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단 한마디 미안하다 잘못했다.. 그 말이 그렇게 어려울까..  그 하나면 그동안 지옥같았던 내마음이 그리고이렇게 누군가를 찢어죽이고 싶게 미워하던 나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질거라고.. 단지 그것만 바랄뿐이라는 피해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도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내내 생각이 많았고 생각나는 것들도 많았는데 정리가 잘 안된다..  

지민이를 보면서 자식을 키우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다혜를 통해서 어쩌면 나도 무언가 진실과 마주하는 게 두려워서 용서라는 이름뒤로 숨어든적은 없었나 그러고도 마음속의 앙금은 아직 계속 남아서 스스로를 괴롭힌 적은 없었나 생각하게 된다. 

나는 사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처럼 그렇게 사형수의 인권에 대해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 주장하는 사람도 우리사회에 정말 필요하다. 죽음이라는 벌을 인간이 내릴 수는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그들에 의해 어느날 갑자기 고통을 받고 지옥으로 떨어져버린 피해자들이 먼저가 아닐까.. 누구하나 위로하지 않고 도리어 대중매체에 드러나고 누구나 쉽게 알아 볼수 있고 가정은 깨어지고 고통받는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위로하고 사회적인 대책이 시급하지 않을까... 

감독은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지만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사족... 정말 감독이 이 영화를 위해 많이 자료조사하고 발로 뛰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혜가 인터뷰하는 대상 한명한명의 말이 너무나 가슴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그것이 영화속 대사라기 보다 더 직설적인 주장처럼 들리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먹먹했다.  

지민의 아버지의 폭력은 나도 이해되지 않는다. 며색이 젊잖은 판사라는 분이 딸을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폭행할까.. 그건 어쩌면 부모의 여러가지 학대를 하나의 가시적인 상징으로 보여주는게 아닐까하고 스스로 위안해본다. 심리적으로 교묘하게 학대하는 부모도 있을테니.. 그런것보다 확실하게 보여지는 건 물리적 폭력일테니까...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영화속의 신부님과 수녀님이 너무 보기 힘들었다. 너무나 용서를 자비를 사랑을 강요하시는 모습이.. 제발 이제 그만하라고.. 나라도 소리지르고 싶을만큼 이기적이고 집요하게 사람을 몰아가는 모습으로 보였다. 그것이 연기라면 아마 이 영화에서 최고의 배우는 두분일듯하다. 

오늘... 언젠지는 모르지만 내 마음이 편해지는 그날을 천천히 기다리기도 했다던 다혜가.. 오늘 오늘을 그렇게 잘 채워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나름 꽤 쿨한 성격이었는데 무심하고 무덤하고 감정의 기복이 없던 사람이었는데 

요새는 조금만 화나고 슬프고 나를 건드려도 눈물부터 나고 감정이 앞서면서 말이 데데데....하게 되고 내몸속에서 언어들이 마구마구 꼬이면서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논리가 튀어나오고 ................암튼 그렇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 갱년기 증상인걸까? ' 

감정들이 모든 숨구멍에서 마구 뿜어져 나오고 모든 수분들 눈물 콧물 침등등이 수시로 분출되고 내가 스스로 통제가 안된다. 게다가 막강 소화력을 자랑하던 위도 요즘 조금만 까칠해지면 더부룩하고 소화장애를 일으킨다. 

나이를 먹으면서 유순하고 여유로와야 되는데 점점 쌈닭이.. 그것도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면서 털만 날리고 침만 질질 흘리는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닭대가리 같은 모습만 보인다. 

아 부끄러워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스스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둘째.. (아직 초2다) 

책읽는 게 너무 싫고 도서관 좋아하는 지 언니 절대 이해 안되고.. 외할머니가 푸념삼아 책많이 읽고 똑똑한 것들이 잘난척 하면서 세상 다 말아먹는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자기는 그저 착하게 책읽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주장인데.. 

우연히 밥먹다가 지금 고3인 이종사촌언니 이야기가 나와서 초등학교를 마치면 중학교를 가고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를 가고 고등학교를 마치면 대학을 가는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 당연히 가는 거고 고등학교는 의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기본적인 교양과 상식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려면 고등학교는 나와야 하고 대학은 공부를 못하거나 공부에 뜻이 없다면 꼭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랬더니 한참을 고민하더니 자기는 대학교는 안가겠단다. 그렇게 오랫동안 공부를 해야하는 것도 자신이 없고 꼭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될거 같아서... 

그땐 그말을 그냥 웃으며 흘려들었다. 한때는 똘똘한 친구랑 몇번 놀더니 자기는 그 친구따라 하버드 대학을 가겠다길래,, 그 대학은 미국에 있고 거기 갈려면 영어도 잘 해야한다니까.. 그럼 하버드는 그만두고 서울대학"이나" 가겠단다 (그친구가 하버드니 서울대니 그런말을 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며칠뒤 허물없는 아이친구 엄마들을 만나 웃으면서 그얘길 했다, 

"우리 *빈이는 대학을 안가겠대" 

그랬더니 반응들이 

"우린 고졸 며느리는 좀 그런데... (한때 이집 아들내미랑 우리딸이 결혼할거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세상에 살려면 대학은 나와야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오면 스스로 자격지심도 있을거고 살아가는데 많은 핸디캡도 있고..." 

웃자고 한 소리에 심각한 답들이 달린다. 그렇다고 이 모임이 다들 아이들 교육에 극성인 엄마들도 아니다. 아이들 벌써부터 공부공부하면 얼마나 힘드냐 왠만하면 놀리자... 조금이라도 덜 시키자 하는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엄마들인데.. 그래도 마음속으로 마지노선으로 그어놓은 것이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거였다. 

나도 내 아이는 공부를 잘하면 좋겠다. 공부를 잘 해서 **엄마는 좋겠어요. 어쩜 저렇게 애가 똑 소리나게 잘 해요? 비결이 뭔가요? 하는 그런 인사치레말을 듣고 싶은 속물엄마다.  

그게 아니라면 무던히 잘하고 잘하고 싶어하는 아이였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서울에 있는 2호선 라인의 대학에 괜찮은 과에 들어가고 나와서 남들이 다 아는 곳에 취직을 하거나 전문직을 가졌으면 좋겠고.. 그리고 잘 살았으면 좋겠고 그런 직장과 생활이 아이를 즐겁게  기쁘게 하는 거였으면 좋겠고 나아가 이 사회에 해악이 되는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등등등 그런 소망이 있지만 

내 아이라고 내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사실 세상에 어떤 아이도 학생도 공부도 못하고 욕듣고 비난을 듣고 싶어하는 아이는 없을것이다. 그런 어른이 없는것처럼 

다들 잘 하고 싶고 뛰어나고 싶지만 그 분야가 공부가 아닐 수도 있고 다른 기술일 수도 있고 어른들의 눈에는 하찮고 어이없는 일일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거라서 하고 싶은 아이도 있을거다.  

또 내가 무얼 잘 하는지 하고 싶은 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 사실 어른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내가 무얼 하고 싶은 지 잘 하고 싶었는지 언제 알았는지.. 사실 40이 넘은 지금도 내가 가장 잘하는게 뭔지 지금 하고 싶은게 뭔지 잘 모르겠다. 

세상에 아이들이 다양하면 좋겠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 공부를 잘 하고 싶어하는 아이 

공부는 죽어도 싫은 아이 다른 관심사에 더 몰두 하는 아이 

몸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 빈둥거리면서 생각이 많은 아이 

끄적거리고 밍기적 거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 

먹는 걸 좋아하는 아이 보는 걸 좋아하는 아이.. 

그렇게 다양한 아이들이 다양한 길로 가는게 세상살이가 아닐까 

모두가 한방향으로 한쪽을 향해 전력질주해야하는 건 그건 무슨 소시지공장도 아니고....  

다만 부모로서 내 아이가 내가 원하는 걸 원하는 아이가 아니라도 인정해줘야 한다. 

밍기적 거리고 아직 아무런 꿈도 없고 도데체 머리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는 녀석이 내 자식이라고 내 눈앞에서 알짱거려도 그 아이를 기다릴 줄 알아야겠지...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공부는 해야하지 않을까.. 가 아니라. 

그러나끼 요리를 하고 싶고 그러니까 춤을 추고 싶고 그러니까 게으르고 싶은 아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어른들도 많아지면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jinny 2011-11-0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이예요..^^
 
[자석 강아지 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자석 강아지 봅 -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임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둘째가 태어났을때 신기할만큼 큰아이는 의젓한 언니가 되어주었다. 한번도 동생을 시샘한 적 없고 행여 남이 자기의 동생에게 해할까 엄마아빠를 빼고는 동생에게 가까이 가는 것조차 차단하고 동생을 안고 어르고 이쁘다고 뽀뽀하고 ,,, 정말이지 누구나 부러워하는 의젓한 첫째의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한때 자만했었다. 나의 탁월한 육아법으로 인하여 형제간의 갈등이란건 우리집에선 존재하지 않는구나.. 음하하.. 

그러나 탁월한 육아법은 없었다. 동생이 자라서 자아가 생기고 고집이 생기는 세살.. 그때 둘째는 정말 어디 내놓기 넘사스러울만큼 이기적이고 고집쎄고 누구와도 만짱뜰만큼 째려보기의 고수로 나를 힘들게 한적이 있었다, 그때 부터였다, 큰아이가 제 동생을 힘들어하고 미워했다.  

'엄마 난 쟤(지 동생)가 부끄러워..."  

그리고 그 이후 둘 사이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그로 인해 배운 교훈,, 아이들은 무엇이든 겪지 않고 지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때가 아이마다 다를 뿐이다.. 

그렇게 온동네가 칭찬하던  의젓하고 배려깊은 첫째딸은 어디로 사라지고 사사건건 동생과 싸투고 질투하는 큰아이와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둘째가 내 옆에 있게 되었다. 

자석강아지 봅을 보면서 나는 누구보다 에트나에게 관심이 갔다. 저렇게 동생이 태어났을때 미리 좀  질투하고 화를 냈었다면 부모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을 때라 절 다독여줬을텐데... 부모를 안심시켜놓고선 뒤늦은 질투로 모두를 당황하게 하고 더 야단맞았던 우리 큰애가 바로 에트나였으니까..  

책에서 첨 동생 봅이 태었을 때 에트나의 표정은 화사하다. 그러나 그 다음장부터 에트나는 계속 화가 나있고 뚱하고 폭발 일보직전인 표정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들 봅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이어서 뚱하고 화난 에트나의 표정과 너무나 대비가 된다.그런 에트나의 표정은 봅이 몸에 철들을 붙인다는 실험을 하면서 조금씩 풀어진다. 동생을 데리고 온갖 실험을 해보고 동생의 능력을 알게 되고 온동네를 끌고 다니면서 (개니까 개줄에 매달아 끌고 다니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왠지 정말 저렇게 동생을 끌고 다녀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만큼 "끌고 다닌다'   에트나의 표정은 점점 밝아진다. 친구들에게 동생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기도 하고 빌려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동생을 인정한다.  

그리고 마침내 용감한 남매는  자기의도와는 상관없지만 은행강도를 잡게 되고 봅의 신체의 비밀이 풀리고 이제 봅에게 멋진 능력도 없어졌지만 에트나와 봅은 다정한 남매가 되었다. 우여곡절끝에 여러 희노애락을 거쳐서 남매는 다정해졌다고 그렇게 책은 끝나지만  봅과 에트나가  다시 다투고 삐지고  서로를 증오하며 소리치는 일이 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직 한창 자라야 할 아이들이니 아직도 그만큼 많은 갈등과 시기가 남았으리라... 

그렇게 동생이 부끄럽고 밉고 숨기고 싶던 큰 아이는 요새는 동생을 데리고 등교를 한다. 엄마가 없으면 동생을 잘 돌봐주고 밖에서는 화장실에도 데리고 다녀주고.. 동생도 언니는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고 키도 크고 멋지다는 걸 인정하지만.... 그래도 둘 사이에 평화가 온건 아니다. 아직 분란의 씨앗이 남은 다만 휴전상태일 뿐이다. 조금 방심하면 너무나 유치하고 사소한 일로도 말싸움을 하고 서로 치고박고 육탄전도 벌어지고  세상에서 제일 미워서 사라졌으면 하고 바라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봅과 에트나도 그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성잘 할 것이다. 어쩌면 철이 든 에트나가 자석을 먹는 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니까.. 다시는 동생 봅이 그런 위험한 일을 벌이지 않도록 잘 보살피면서 지켜봐야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봅도 다정해진 에트나 누나에게 감사하면서 사랑스런 동생노롯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평생?? 그런 아니다. 언젠가 이들도 싸울거고 또 으르렁댈거고.. 다시 사이좋아지기도 할것이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도 자랄 것이고 에트나와 봅도 자랄것이다. 모든 형제들은 싸우면서 자라고 그 세력 다툼 부모에 대한 애정갈구를 비교하면서 열등감 우월감을 느끼면서 자랄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을 넓혀나가리라 믿는다.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서로 무관심해서 아무일도 없는  

것보다 백배는 나을거라는 믿음만  자매들 혹은 남매들 다툼에서 엄마가 견디는 길이 아닐까? 

제목이 자석 강아지 봅.. 이라는게 조금 걸린다. 봅 만큼이나 에트나의 비중도 큰데...혹 저자가 둘째였었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정신과 의사가 쓴 10대들을 위한 심리학 책. 

표면적으로 위험한 십대니 버릇없는 세대니 하는 단정은 그만하자. 그맘때 나도 그 당시 어른들의 눈에는 불안하고 유치하고 버릇없이 보였던건 마찬가지일거다. 내아이 혹은 내 아이의 친구 나아가 세상의 모든 10대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그때를 돌아볼 수 있다면 지금의 아이들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자라는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에게 시시하고 우스운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이런 책이 필요하다.

 

 

  

 이걸 읽고 또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떼쓰면 안되는데... 좁은 아파트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건 사람들에게는 행복인지 몰라도 개에게는 스트레스일 수 있다는 그럴 듯한 핑계로 미루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 좀 위험하지 않을까? 하지만 강아지 입양이라는 것 그리고 강아지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건 좋은 일이다.. 얘들아 강아지는 책속의 강아지로 만족하자꾸나...

 

  

요새는 아이들도 몸매나 외모에 민감하다. 왠만해선 자신이 날씬하다고 예쁘다고 생각하질 않는다. 항상 더 이쁘고 더 마르고 더 멋진 이상형만 동경한다. 외모란게 노력으로 커버되기도 하지만 타고난 것인데.. 그건 몸매와 얼굴은 자신이 선택한게 아니므로 그걸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는대도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 마르고도 그런 고민이 있을거다. 그러나 표지에서 그 마르고가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추고 있다. 아니? 어째서 저렇게 행복해보이는거지? 책 속에 그 비밀이 있을거다. 아이와 함께 읽고 생각해보고 싶다.

 

 

 

  

할머니가 남긴 선물 이라는 그림책을 참 감동적으로 읽었다. 단순한 이야기에 콧잔등이 찡해지면서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내가 먼저 먹먹해졌었는데.. 그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부모의 사랑으로 자라던 바닷쇠오리가 홀로서기를 하게 되는 내용... 언제나 어린아기 일 수 없고 언젠가 내 손을 놓고 혼자 발걸음을 떼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언젠가 그 손을 놓아줘야 하는 부모에게도 작은 감동을 주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용감한데 어른들이 겁쟁이인 경우가 많다. 지레 겁을 먹고 손을 놓지 못하는건 어른이 아니었을까? 바닷쇠오리의 행운을 빌며...

 

 

 

 

항상 내아이가 수학을 잘 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 수학이 너무 싫어서 거의 수포자로 살다겨 겨우 겨우 대입을 끝낸 엄마 마음에 아이들이 수학을 잘했으면.. 아니 잘 하진 못해도 포기하지는 말고 좋아하기라도 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수학.. 이라는 글만 보이면 눈이 번쩍!이고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고 본다.그 수학이 미스테리라는 옷을 입고 나왔다. 한창 미스테리물 에 빠진 아이에게 좋은 당의정이 되었으면... 달콤한 이야기에 끌릴 지라도 그 속에 숨은 수학의 재미도 알았으면 한다.. 엄마만의 욕심은 아니길....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