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그림이 자꾸 19금을 향하고 있다... 애들이랑 같이 보는데ㅜㅜ

이제 스즈랑 친구들도 고등학생이 되고 막내언니는 결혼을 할거고 다른 두 언니도 편안하고 좋은 남자친구가 생겼고 가족 구성도 조금씩 변하면선 안정감이 느껴진다.

아직 철이 없는 엄마는 여전하고  이모 할머니의 욱~도 여전하시시만

다들 조금씩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걸 보면.. 역시 만화는 만화구나 싶으면서도 안도감이 느껴지는 건?? 뭔지 모르겠다.

뭐든 좋게 끝나는게 이젠 좋은 모양이다,

 

말이라는 게 어떻게 꺼내느냐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가족이라도 끊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끊어버릴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장 아프고 힘든 대상이지만 끊어낼 수 있다고 마음을 먹으면 별 일 아닐 수도 있게 된다.

또 다음 권은 언제 나올지...

그냥 잊고 있다보면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또 다시 발간되겠지...

 

우울하고 기분이 처질 때 쌓아놓고 읽으면 참 많이 힘이 나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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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은 켈리는 사랑했다,

아니 사랑했다고 믿었다,

그런데 안경끼고 키도 크지 않고 근육도 없고 공부 잘하고 글을 잘 쓰지만 남자 답지 못한 그는 절대 고백하지 않는다. 그저 혼자 사랑한다고 믿는다.

함께 동굴같은 살캥이 편집실에서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

서로 말이 잘 통한다는 것

함께 차를 타고 귀가하고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는 일이 일과처럼 되고

함께 연말 파티에 가고 함께 세상을 돌아보면서

그는 어떤 표현은 하지 않으면서

켈리와 농염한 사랑을 꿈꾸고 미래에 의사가 된 자신과 의사 부인이 된 그녀와 함께 하는 일상을 꿈꾸지만 결코 표현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녀가 나를 좋아할지 모른다고 기대하고 착각하고 믿어버리면서

다른 날 사소한 행동으로 그가 나를 밀어내고 나를 싫어한다고 단정한다,

혼자 믿고 혼자 단정하는 일....

그건 찌질한 일일뿐 아니라 폭력이다.

나 혼자 모래성을 지었다 허물었을 뿐이라고 하겠지만 그 일방적으로 흐르는 마음은 폭력일 수 있다.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다. 상대의 마음이나 감정은 조금도 상관없다.

그냥 미루어 짐작하고 판단한 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모든 것이 서로 간의 관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나의 일방적인 판단일 뿐이다

그 파장이 30년동안 휘몰아쳤고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혼자만의 판단이 몰고 온 비극에서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설령 모든 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내 잘못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나의 어긋나고 삐뚤어진 마음이 어디서 스파크를 일으켜 불꽃이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쿡이 로맨스를 쓰나보다 생각했다.

이렇게 무언가를 감추면서 뭔가 대단한 반전이 있을거라는 냄새를 팍팍 풍기면서  전개된다,

너무너무 속터지게 결과를 까보고 싶지만 문장은 한없이 느리고 한없이 모든 것들을 아우르면서 흘러간다.

녹색의 여륾날 그 화사한 햇살이 손가락사이에서 흘러내리고 있고

덥고 답답한 공기가 휘몰아쳤다가

춥고 으슬한 공기가 다시 나도 모르게 스며들었다가 사라진다,

문장문장은 한업이 늘어져서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한문장 한문장을 건너뛰고 갈 수도 없다. 어디서 어떤 묘사가 어떻게 튀어나울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렇게 한없이 느리고 답답하게 이어지는 벤의 독백과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보나마나 뻔한 결말이 나오겠구나 싶은 순간.....

어떤 한마디의 증오의 씨앗이 30년동안 모두에게 비극을 안겨준다,

누구도 사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했던 증오의 추문이 결국 모두를 비극으로 몰아갔다.

어디서 멈출 수 있었을까?

누구의 죄가 가장 무거울까?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삶은 그렇게 흘러가고 처음부터 정해진 시간의 질감은 되돌릴 수 없다.

 

그동안 쿡은 불안과 수치심 그리고 의심하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칡덩굴에 엉켜 있었다.

느리고 매혹적인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적나라하고 무시무시한 본성과 마주한다,

이 책도 결국 예외는 아니었다,

그저 찌질하기만 한 벤만 따라갔는데 벤 혼자만이 아니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망들

질투 탐욕 배신 증오 무고 등등의 저마다 가지고 있던 감정들이 남부 작은 마을에서 뒤섞이면서 사건을 만들어내고 누구도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고 누구도 부끄러움과 의심을 풀어버릴 수 없다.

 

별거 아니지만....

별 거 아니라는 것조차 얼마나 무시무시해질 수 있을지///

 

 

나는 부인에게서 눈을 떼고 켈리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나머지 모든 사람을 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라일과 실라와 로지 메리와 레이먼드 심지어 토드까지 모두 하나같이 작고 어린아이같은 얼굴이었다. 모두의 눈동자가 마치 그들의 청춘 그들의 희망 그들이 계획했던 미래 저 앞에 보이지 않은 덫이 놓일 줄은 사상도 하지 못하듯 이상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자 나는 깨달았다. 언젠가 켈리가 묘사한 것처럼 어쩌면 촉토는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걸 모아둔 하나의 온전한 세계였다고 . 그와 똑같이 알 수 없는 세계에 같혀 있었던 게 틀림 없다고 그리고 그것을 엮어내는 어딘가에서 하나의 상처가 다른 상처를 봉합하고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 낸다고 그렇게 의지 ㅇ않은 길고 어두운 상처의 핏줄을 만들어내며 흐르는게 틀림없다고

 

 

 

 

 

이것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어두운 이야기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평생을 애써왔다.

머구름과 폭풍우가 어울리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떠올리면 진흙탕을 달리는 그녀의 발이 생각난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은 햇빛 쨍쨍한 한 낮에 일어났으며 그녀의 다리는 그해 유독 길었던 봄날의 끝 무렵에 훌쩍 자란 짙푸른 칡덩굴에 엉켜 있었다.

 

우리는 이것을 문 디에 숨어 있는 어떤 것으로 생각한다. 시퍼렇게 번득이는 칼날로 서늘하고 냉정한 총구로 본다. 뾰족한 모퉁이 뒤에서 또는 밤을 삼킨 짗은 안개에서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서성거리다가 위협하며 다가오는 검은 형체  골목길 끝에서 작고 사악한 눈을 번득이며 점점 다가오는 것으로 종종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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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류는 읽지 않으려고 했다. 그냥 누구든 타인의 개인적인 기록을 알고 싶지 않았다.

세상은 알아야 할 것들 몰라서는 안되는 것들로도 충분히 넘쳐나는데

그냥 남의 일상사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그냥 더워지고 짜증이 나고 누군가의 행복이나 여유에 질투가 날거 같았다.

그냥 모른 채 넘어가면 없는 일이 되고 그러면 내 마음이 순간이나마 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도서관에서 아무 생각없이 꺼내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는 순간..

이건 빌려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단단하고 무심한 문장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을 그려낸다

나에게는 낯선 도시 파리에서 내가 절대 알지 못하는 그리고 알 필요도 없는 사람들의 일상과 말과 행동들이  그림처렴 펼쳐졌다,

무심한 일상이고 그저 저자가 아는 세상의 이야기들이지만 묘하게 매력있었다,

간단하고 단순한 문장들이 아름답다,

여름엔 그저 모든 장식을 뺀 단순한 옷이 가장 아름답고

최소한의 양념으로 원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이 더 끌리는 법이다,

천체 망원경을 구입한 노인이나 누구에게나 부탁을 잘 하는 앨리스나  저자의 아랫층에 사는 의사까지 나는 알지도 못했던 그들의 사소하고 은밀한 일상이 궁금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름에 읽기 좋은 글들이다.

 

 

 

 

 

 

 

 

 

 

 

 

 

 

저절로 튀어나온다,

어이구 어쩌면 좋아....

혹시 이렇게 전개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한치의 어긋남 없이 그대로 펼쳐진다,

뻔하다는 생각보다 사람사는 일이 다 거기서 거기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일이 아름답고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일임에도 아무도 그 희생은 보지 않고 그저 아름답고 고귀하다고 칭송할 뿐이다. 몸이 따르지 않은 입에 발린 찬사들은 개똥보다도 쓸모없다.

아이를 집에 두고온 젊은 엄마의 날카로운 불안

젊은 부부의 미묘한 갈등

뭐라고 말 할 수 없지만 밉고  성가진 이웃 부부

자녀의 가족사에 끼어드는 장민과 장모

어쩌면 이런일이.... 어쩌면 이렇게.... 라는 예상에 딱딱 맞게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결국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느냐는 허무함이 남는다,

어떤 상처나 어떤 흉도 덮어서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두꺼운 덮개를 씌우고 깊이 파묻어도 그 고약한 악취나 밑에서부터 썩어가는 걸 막을 순 없다. 묻어서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일이 아니다,

손톱밑 작은 가시를 방치하면 손끝은 나도 모르게 곪아가고 썩어서 끝내 잘라내지 않으면 안되는 순간이 반드시 닥친다,

더구나  인간사의 소소한 일들은 반드시 그렇게 되어버린다, 빌어먹게도...

앤과 마르코  부부가 곁에 있다면 등짝이라도 후려치고 싶다 . 이제라도 정신차리라고..

제 무덤을 파버린 부부에게 해 줄게 그거 밖에 없다.

습습하고 끈적거리는 소설이다, 여름처럼

 

 

 

 

 

 

 

 

 

 

 

 

 

 

 

 

100시간의 가정폭력 상담 교육이 끝나고 함께 스터디 하기로 한 도서

개인적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은 상호의존적이다, 

개인적인 일이 정치적인 일이다,

상담가와 내담자는 평등하다

역량을 강화한다.

여성의 시각은 가치있다,

 

위의 원리에 따라 상담이 진행된다,

단순히 상처받고 불안한 개인을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눈으로 가부장적 사회에 모순과 거기서 소외당하고 평가절하된 여성의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가치관의 전환의 문제이다,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가치판단과 거기에 따르는 비난이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울어진 사회가치의 문제라고 본다,

여성주의 상담은 여성 개인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맥락에서 파악하고 나아가 사회의 변혁운동으로까지 이어진다,

여성주의 이론과  상담의 방법과 실제들이 차레로 나오며 여성주의 상담가의 길을 가고 있는 저자들의 자기성찰적 고백이 있다.

꼭 여성주의 상담뿐 아니라 상담을 하는 사람들

나아가 일상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이 우선 알아야 하는 것은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다,

내가 세상을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판단하는 선악의 기준은 무엇일까

내가 가지게 되는 가치관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내가 가진 생각이나 판단이 정말 옳은 것일까

아니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정의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일은 없을까?

결국 살아가는 일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말하고 표현하고 그리고 다시 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하긴 쉽지만 행하긴 어려운 것이다,

여름 이 한권의 스터디가 끝나면 나는 어떻게 달라질까?

 

 

 

 

 

 

 

 

 

 

 

 

 

 

 

 

한달에 한번 갖는 독서 모임에서 이달에 함께 읽을 책

지난 달 다시 읽은 제인에어가 다들  제각각의 이유로 좋았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 읽었던 기억과  영화등의 영향으로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의 기억이 뒤섞여 있다는 의견이 많ㅇ서 내쳐 이 책까지 읽기로 했다.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와 함꼐 읽은 제인에어만큼 좋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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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은 관계를 떠나 살 수 없다.

누군가 타인과 관계를 맻는다는 것은 입고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만큼 중요하다.

기본 욕구가 충족된 다음 사람은 누구와 관계를 맺고 인정받고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동시에 누군가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인정하고 싶다.

어쩌면 사람이 사람에게 바라는 것은  관계를 통한 인정받음이고 그 방식은 상대가 보여주는 감정반응일 것이다,

웃어주고 울어주고 화도 냈다가 어깨를 툭툭 치면서 괜찮다고  힘내라고 하는 말과 행동과 표정들   그런 하나하나의 몸짓이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같다.

내가 웃으면 함께 웃고 울면 함께 울어주고 어깨를 다독여주고 무서울 땐 안아주고 힘들 땐 가만히 기다려주고 하는 감정표현들이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다.

 

다만 그 감정의 표현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바가 늘 있다,

내가 깨닫지 못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식

나는 지금 화내지만 그냥 다독여주면 좋겠어요

나는 지금 화를 내지만 사실은 그냥 울고 싶은 걸 참는 거예요

웃고 있지만 지금 너무 불안하고 무서워요.

울고 있지만 사실 개운하기도 해요....

어쩌면 사람마다 가지는 감정의 패턴은 조금씩 다르다,

 

아니 우리는 모두 우리감정조차 모르기때문에 타인의 감정은 더더구나 알지 못한다.

내가 가진 감정조차 그것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 남의 욕구나 감정을 어떻게 알까

그냥 알아주길 바라지만 사실 서로 오해하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우리는 서로 잘 안다고  니마음은 내가 잘 안다고 너말고 누가 날 알아주겠냐고

그렇게 조금씩 어긋나고 조금씩 오해하고 오해받으면서도 관계를 이어나간다

그건

모두에게 통용되고 인정받는 방식과 함께 사회마다 개인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각각은 다르지만 그럼에도 공통으로 통하는 무언가를 가지는 것 그것이 사람들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들의 질서다.

그래서 누구나 알기도 쉽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 감정이고 표현이고  가장 쉬우면서 어려운 것이 타인과 관계하는 일이다,

 

선윤재는 선천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다,

자기에게 일어나지 않은  감정이므로 타인의 감정도 알지 못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선재는 일일이 상황마다 경우마다 그때의 감정들을 배우고 외울 뿐이다, 쉽지 않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른데 사람ㄷ과 상황이 뒤섞이면 그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로 늘어날 뿐이다,

다만 선재는 내 감정도 모르고 타인의 감정도 모르기에 솔직하다,

나는 모른다, 나는 다르다, 나는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낼 뿐이다,

엄마라는 울타리가 없어진 이후 어쩌면 선재에게 솔직함만이 살아가는 무기가 될수 있겠다,

그리고 곤이를 만난다,

전재와는 정반대에 있는 곤이

아무것도 모르고 무심한 선재와 달리 가장 에민하고 가장 민감하고 가장 약한 곤이가 만난다,

서로는 서로를 알 수 없다,

복잡한 수학공식보다 더 알 수 없는 존재들이다,. 서로에게

그리고 소년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윤재는 윤재의 방식으로 그리고 곤이는 곤이의 방식으로  나중에 등장하는 도라 역시 그만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각각이고 그래서 아름답고  세상은 괴롭고 동시에 즐겁다.

 

 

소설은 조금은 독특한 선재의 성장담이며 동시에 선재가 만나고 관게맻는 사람들과 나누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관계 맺음은 세가지로 나뉜다,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

사람들은 나와 다른 타인과의 관계맺음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쩌면 그건 가장 쉬운 방법일 수도 있다. 그저 맞는 척 연기할 수도 있고 조금 양보하면 그만이거나 무대뽀로 밀고 나갈 수도 있다. 연기할 수도 있고 그래서 상처받기도 하지만  타인과의 관계없이 살기는 쉽지 않기때문에 누구나 어쨌든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누군가 타인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면 사회와의 관계도 맺어 나가기 어렵지 않다,

가장 어려운 일은 아무래도 자기와의 관계 맺기다,

사람들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어서 가장 무심하게 대하는 존재가 바로 자신이다,

곤이는 스스로 곤이를 모른다, 이수였던 곤이 그리고 댱양한 이름으로 불렸던 곤이이전의 이후의 이름들의 그 존재를 스스로 잘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그토록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아니 어쩌면 그 감정들이 두렵고 낯설어서 더 설쳐대고 더 강한 척하고 더 거칠게 군다,

윤재도 윤재자신을 모른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 무엇이 꿈틀거리는지 알지 못한다, 단지 감정을 알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자신을 모른다고 여긴다,  윤재와 곤이의 다른점은 여기서 시작한다,

윤재는 자기를 모른다는 걸 알고 있고 곤이는 그것조차 모른다,

윤재는 그저 솔직하게 자기를 드러낼 뿐이다, 상처를 입거나 상처를 주거나 정직하게 직면하고 받아들이고 학습한다

곤이는 피하고 무시하고 도망칠뿐이다, 더럽고 치사하고 싫고 두려워서..

 

성장을 말하고 있을지 모를 이야기에서 나는 관계맺음을 찾는다,

나와 타인과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래서 내 삶이 해피앤딩이 되는 것인지 새드 앤딩이 되는 것인지는 다 살기전에 알 수 없다.

다 살고 나서도 쉽게 단정지을 수 없을 것이다,

삶은 그냥 그대로의 삶이지 그게 행복이든 불행이든 의미가 없을것이다,

그건 다만 나중에 관계 없는 타인들이 붙이는 이름이다,

 

다행히 이야기 말미에 모두기 조금씩은 더 행복해지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나가지만

그래도 삶이 끝나지 않은 한 또 다른 모퉁이가 나오고 또다른 복병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그래서 살만한지도 모르겠다.

 

 

사족  요즘 보는 드라마 '비밀의 숲'에 나오는 황시목이라는 인물이 윤재의 20년 쯤 후의 인물이 아닐까 싶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해 지나치게 솔직하고 직선적인 인물

드라마를 보면서 자꾸  아몬드의 윤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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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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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직전

독일의 어느 학교 교실에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이 동급생이 되었고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친구가 될 수도 ... 라는 예감에 서로 친구가 된다.

 

작가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자연과 계절과 성과 시내 곳곳을 묘사하고 있지만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을 넘기면서

언제 뇌관이 뽑힌 폭탄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다,

더 친하기 전에

더 상처받기 전에

이 우정을 멈추는 것이 낫지 않을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이기적인 마음은 두 소년의 우정이 기쁘지만은 않았다,

 

저자는 노골적으로 나치즘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언뜻 보이는 히틀러의 초상화 나치의 문양을 스치듯 표현하고 말지만 그 은밀하고 습습하고 불길한 냄새는 자꾸 책장밖으로 넘어나왔다,

이제 그만.... 더 상처 입기 전에 이 우정을 멈추기를...'

 

결국 갈등이 일어나고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었고

그리고 전쟁의 기운이 드리워진 후

한스는 미국으로 떠나고 콘라드는 독일에 남는다, 당연하게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둘은 이미 잊었다고 여겼고 삶은 절대 어느 지점에서도 만날일이 없는 긴 선을 만들어 갔지만  우연히도 날아온 동창명부에서 한스는 콘라드를 발견한다,

단 한문장이 그렇게 중격적인 반전을 만들었다.

 

단 한문장이 주는 반전  이라는 광고가 과장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뭐 다 아는 역사. 다 아는 상황

누구나 아는 결말이지만

어떤 피도 전쟁도 갈등도 다루지 않으면서 서로 어긋나야하는 친구관계만으로도 이렇게 긴장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다 알아서 더 불안하고 두근거렸다,

다 알아서 무섭고 한장 한장 줄어드는게 가슴을 조이더니

결국 마지막에  불협화음같은 대단원이 나타났다.

 

다 읽고 나면 아름다웠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것이다,

두 소년의 우정도 작가의 문장들도...

 

그는 1932년 내 삶으로 둘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사반세기가 넘은 9천일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별다른 희망도 없이 그저 애쓰거나 일한다는 느낌으로 공허한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갔다, 그 중 많은 나날들이 죽은 나무에 매달린 마른 잎들처럼 종작없고 따분했다,

내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절망의 원천이 될 그 소년에게 처음 눈길이 멈췄던 것이 어느 날 어느 때였는지를 나는 지금도 기억할 수 있다. 그것은 내 열여섯 번째 생일이 지나고 나서 이틀 뒤 하늘이 잿빛으로 흐리고 어두컴컴했던 독일의 겨울날 오후 3시 였다.

 

 

어떤 작품도 이처럼 아름답지 않고 이 두 소년처럼 순수하지 않다,

이 소설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첫사랑의 이야기일 것이다,

저 첫 도입부에서 느껴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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