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류는 읽지 않으려고 했다. 그냥 누구든 타인의 개인적인 기록을 알고 싶지 않았다.

세상은 알아야 할 것들 몰라서는 안되는 것들로도 충분히 넘쳐나는데

그냥 남의 일상사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그냥 더워지고 짜증이 나고 누군가의 행복이나 여유에 질투가 날거 같았다.

그냥 모른 채 넘어가면 없는 일이 되고 그러면 내 마음이 순간이나마 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도서관에서 아무 생각없이 꺼내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는 순간..

이건 빌려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단단하고 무심한 문장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을 그려낸다

나에게는 낯선 도시 파리에서 내가 절대 알지 못하는 그리고 알 필요도 없는 사람들의 일상과 말과 행동들이  그림처렴 펼쳐졌다,

무심한 일상이고 그저 저자가 아는 세상의 이야기들이지만 묘하게 매력있었다,

간단하고 단순한 문장들이 아름답다,

여름엔 그저 모든 장식을 뺀 단순한 옷이 가장 아름답고

최소한의 양념으로 원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이 더 끌리는 법이다,

천체 망원경을 구입한 노인이나 누구에게나 부탁을 잘 하는 앨리스나  저자의 아랫층에 사는 의사까지 나는 알지도 못했던 그들의 사소하고 은밀한 일상이 궁금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름에 읽기 좋은 글들이다.

 

 

 

 

 

 

 

 

 

 

 

 

 

 

저절로 튀어나온다,

어이구 어쩌면 좋아....

혹시 이렇게 전개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한치의 어긋남 없이 그대로 펼쳐진다,

뻔하다는 생각보다 사람사는 일이 다 거기서 거기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일이 아름답고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일임에도 아무도 그 희생은 보지 않고 그저 아름답고 고귀하다고 칭송할 뿐이다. 몸이 따르지 않은 입에 발린 찬사들은 개똥보다도 쓸모없다.

아이를 집에 두고온 젊은 엄마의 날카로운 불안

젊은 부부의 미묘한 갈등

뭐라고 말 할 수 없지만 밉고  성가진 이웃 부부

자녀의 가족사에 끼어드는 장민과 장모

어쩌면 이런일이.... 어쩌면 이렇게.... 라는 예상에 딱딱 맞게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결국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느냐는 허무함이 남는다,

어떤 상처나 어떤 흉도 덮어서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두꺼운 덮개를 씌우고 깊이 파묻어도 그 고약한 악취나 밑에서부터 썩어가는 걸 막을 순 없다. 묻어서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일이 아니다,

손톱밑 작은 가시를 방치하면 손끝은 나도 모르게 곪아가고 썩어서 끝내 잘라내지 않으면 안되는 순간이 반드시 닥친다,

더구나  인간사의 소소한 일들은 반드시 그렇게 되어버린다, 빌어먹게도...

앤과 마르코  부부가 곁에 있다면 등짝이라도 후려치고 싶다 . 이제라도 정신차리라고..

제 무덤을 파버린 부부에게 해 줄게 그거 밖에 없다.

습습하고 끈적거리는 소설이다, 여름처럼

 

 

 

 

 

 

 

 

 

 

 

 

 

 

 

 

100시간의 가정폭력 상담 교육이 끝나고 함께 스터디 하기로 한 도서

개인적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은 상호의존적이다, 

개인적인 일이 정치적인 일이다,

상담가와 내담자는 평등하다

역량을 강화한다.

여성의 시각은 가치있다,

 

위의 원리에 따라 상담이 진행된다,

단순히 상처받고 불안한 개인을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눈으로 가부장적 사회에 모순과 거기서 소외당하고 평가절하된 여성의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가치관의 전환의 문제이다,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가치판단과 거기에 따르는 비난이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울어진 사회가치의 문제라고 본다,

여성주의 상담은 여성 개인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맥락에서 파악하고 나아가 사회의 변혁운동으로까지 이어진다,

여성주의 이론과  상담의 방법과 실제들이 차레로 나오며 여성주의 상담가의 길을 가고 있는 저자들의 자기성찰적 고백이 있다.

꼭 여성주의 상담뿐 아니라 상담을 하는 사람들

나아가 일상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이 우선 알아야 하는 것은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다,

내가 세상을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판단하는 선악의 기준은 무엇일까

내가 가지게 되는 가치관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내가 가진 생각이나 판단이 정말 옳은 것일까

아니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정의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일은 없을까?

결국 살아가는 일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말하고 표현하고 그리고 다시 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하긴 쉽지만 행하긴 어려운 것이다,

여름 이 한권의 스터디가 끝나면 나는 어떻게 달라질까?

 

 

 

 

 

 

 

 

 

 

 

 

 

 

 

 

한달에 한번 갖는 독서 모임에서 이달에 함께 읽을 책

지난 달 다시 읽은 제인에어가 다들  제각각의 이유로 좋았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 읽었던 기억과  영화등의 영향으로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의 기억이 뒤섞여 있다는 의견이 많ㅇ서 내쳐 이 책까지 읽기로 했다.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와 함꼐 읽은 제인에어만큼 좋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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