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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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직전

독일의 어느 학교 교실에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이 동급생이 되었고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친구가 될 수도 ... 라는 예감에 서로 친구가 된다.

 

작가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자연과 계절과 성과 시내 곳곳을 묘사하고 있지만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을 넘기면서

언제 뇌관이 뽑힌 폭탄이 터질지 조마조마하다,

더 친하기 전에

더 상처받기 전에

이 우정을 멈추는 것이 낫지 않을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이기적인 마음은 두 소년의 우정이 기쁘지만은 않았다,

 

저자는 노골적으로 나치즘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언뜻 보이는 히틀러의 초상화 나치의 문양을 스치듯 표현하고 말지만 그 은밀하고 습습하고 불길한 냄새는 자꾸 책장밖으로 넘어나왔다,

이제 그만.... 더 상처 입기 전에 이 우정을 멈추기를...'

 

결국 갈등이 일어나고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었고

그리고 전쟁의 기운이 드리워진 후

한스는 미국으로 떠나고 콘라드는 독일에 남는다, 당연하게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둘은 이미 잊었다고 여겼고 삶은 절대 어느 지점에서도 만날일이 없는 긴 선을 만들어 갔지만  우연히도 날아온 동창명부에서 한스는 콘라드를 발견한다,

단 한문장이 그렇게 중격적인 반전을 만들었다.

 

단 한문장이 주는 반전  이라는 광고가 과장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뭐 다 아는 역사. 다 아는 상황

누구나 아는 결말이지만

어떤 피도 전쟁도 갈등도 다루지 않으면서 서로 어긋나야하는 친구관계만으로도 이렇게 긴장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다 알아서 더 불안하고 두근거렸다,

다 알아서 무섭고 한장 한장 줄어드는게 가슴을 조이더니

결국 마지막에  불협화음같은 대단원이 나타났다.

 

다 읽고 나면 아름다웠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것이다,

두 소년의 우정도 작가의 문장들도...

 

그는 1932년 내 삶으로 둘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사반세기가 넘은 9천일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별다른 희망도 없이 그저 애쓰거나 일한다는 느낌으로 공허한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갔다, 그 중 많은 나날들이 죽은 나무에 매달린 마른 잎들처럼 종작없고 따분했다,

내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절망의 원천이 될 그 소년에게 처음 눈길이 멈췄던 것이 어느 날 어느 때였는지를 나는 지금도 기억할 수 있다. 그것은 내 열여섯 번째 생일이 지나고 나서 이틀 뒤 하늘이 잿빛으로 흐리고 어두컴컴했던 독일의 겨울날 오후 3시 였다.

 

 

어떤 작품도 이처럼 아름답지 않고 이 두 소년처럼 순수하지 않다,

이 소설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첫사랑의 이야기일 것이다,

저 첫 도입부에서 느껴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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