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 의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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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의학의 기원
박윤재 지음 / 혜안 / 2005년 5월
24,000원 → 22,800원(5%할인) / 마일리지 69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1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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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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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염병의 문화사
아노 카렌 지음, 권복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7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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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정신의학 잔혹사- 현대의술과 과대망상증에 관한 슬픈 이야기
앤드류 스컬 지음, 전대호 옮김, 강신익 감수 / 모티브북 / 2007년 2월
21,000원 → 18,9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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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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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잡지였는지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사실 잡지 이름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21세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작가로 김영하를 꼽았다. 여기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발 양보하여 김영하가 현재, 그리고 향후 한국 문학의 '중요한' 작가가 될 거라는 사실마저도 부정할 사람이 있을까?

지금까지 쓴 작품들이 보여준 김영하의 장점은 빛나는 아이디어를 가진 이야기, 속도감 있는 문체, 군더더기 없는 플롯 이었다. 그렇다면 소설가로서 모든 걸 갖춘 게 아닌가! 하지만 '무게'가 없다. 그의 말마따나 좋은 작품들은 많으나 '대표작'이라 할만한 '무게'를 지닌 작품이 없다는 것이 소설가로서 그가 갖는 유일한 약점이 아니었을까?

<검은꽃>은 이러한 약점을 한 방에 날려버린, 이 한방은 오랜 공백끝에 결승홈런을 날리는 슬러거의 한 방에 비할만 하다,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말, 멕시코로 떠나는 배를 타는 다양한 부류의 조선인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멕시코 드림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더위, 혹사, 노예와 같은 생활. 이 빠져나갈 곳이 없는 답답한 설정에서 무슨 이야기가 더 나올수 있을까하는 것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내 걱정이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김영하는 역사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드는 자신만의 문체와 전개방식으로  사랑과 욕망, 야망과 생존의지에 관한 문제들을 풀어내 보인다.

가난한 황족의 딸과 도망중인 신부와 고아 소년이 어떻게 멕시코 유흥가의 거물이 되고, 무당이 되고 테러리스트가 되는가? 이 소설은 20세기 초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들의 이야기이면서, 최초로 멕시코 이민을 간 이들의 잔혹사이자 수난사이면서 동시에 아이러니한 인간의 운명에 관한 허무한 예증이다. 내가 이 소설을 김영하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지막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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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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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말은 '적당하다'는 것이다. 일단 책의 두께가 적당하다. 320쪽을 넘으니까 아주 두껍지도 않고 아주 얇지도 않다. 두번째는 편집. 막상 책을 펼치면 책 안의 글도 그리 빽빽하지도 듬성듬성하지도 않다. 320쪽이 그리 만만한 분량이 아님에도 쉽게 읽힌다. 이것이 이 책이 '적당하다'고 말하는 두번째 이유이다.

글쓰는 책이 쉽게 읽힌다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이 쉽게 읽히는 진짜 이유이다. 내 생각엔 이 책이 전하는 내용이 전혀 새로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들이, 글쓰기에 대해서 궁금한 독자들이 읽으면서 갈등을 일으킬 만한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쉽게 읽힌다는 것, 이것이 이 책이 적당한 글쓰기 책인 세번째 이유이다.

이 책의 가장 쓸만한 부분은 들어가는 글(5쪽-9쪽)이다. 이 부분을 읽고나면 글을 쓴다는 것이 어느 직종에 있는 사람이나 중요한 일이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것이 비단 한국에만 해당하는 사실이 아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이 책은 지나치게 안전한, 다시 말하면 '적당한' 전략으로 책을 만들면서 글쓰기에 관한 많은 걸 얘기했으나 결국 아무 것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

지금까지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스무 권 정도 읽었다. 내가 평가하기에 그 중에서 최고는 이오덕 선생님이 쓴 <우리글 바로쓰기>였다. 이 책이 좋은 책인 이유는 책 속의 주장이 모두 옳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모두 틀렸을 가능성이 있다. 모두 틀릴지도 모를 이 위태롭고 불안한 주장을 헌신적으로 펼치는 저자의 열정, 그것이 읽는 이를 감동시킨다. 글쓰기 책이 감동적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이 위태로운 주장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장정일의 말처럼 열정적으로 쓴 책은 열정적으로 읽힌다.

적당한 수준의 전략을 요구하는 적당한 두께의 책. 사실 이것이 가장 위험하면서도 정작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이다. 전략을 짜야 하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전략을 짜란 것일까? 이 책을 읽고나서 결국 알게 되는 것은 '글쓰기'의 전략이 아닌 '<글쓰기의 전략>이라는 책'의 전략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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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사드
페터 바이스 지음, 최병준 옮김 / 예니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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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좀 뜸 해졌지만, 사실 요즘 대학극단들이 무슨 연극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이 작품도 '한때 잘 나가던' 대학극 레파토리 중 하나였다. '한때 잘나가던' 이라는 수식어가 괜한 거부감을 일으키긴 하지만 몇가지 예를 꼽아보면, 황석영의 <한씨 연대기>는 한국적인 브레히트 극이 가장 잘 형식화 된 극으로 80년대 대학가의 유명한 레파토리 였다. 이윤택의 <시민 k>도 80년대 중후반의 대학가를 주름잡던 연극 중의 하나였다. <마라/사드>는 그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비슷한 시기이리라, 여러 대학 극단에서 자주 공연한 연극중의 하나다. 

오히려 흔한 레파토리일 것 같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나 체홉의 사실주의 극들이 그리 자주 무대로 올려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너무 어려워서인가? 이건 적절한 이유가 아닐 것 같다. 왜냐하면 훨씬 더 난해한 작품들이 무대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와 체홉의 작품들은 주제나 형식이 난해하기 보다는 그 작품의 깊이를 드러내기 어렵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뭘 말하려는 지는 알겠는데 이걸 우리같은 풋내기들이 할 수 있을까?, 정도의 고민이었던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살핀다면, <마라/사드>는 왜 대학내에서 자주 공연되는 지 알 수 없는 연극중의 하나이다. 우선 대학생들이 접근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무겁고 어렵다. 게다가 좀 생소하다.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성적이면서 정치적인 내용들이다. 원제는 훨씬 더 길지만 약칭 제목인 <마라/사드>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마라와 사드의 대립이 이 연극의 주된 내용이다. 이 둘의 대립을 아주 단순화해서 정리하면, 욕망(사드)과 이성(마라)의 대립이면서 동시에 세계는 개선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인물(사드)과 세계를 개선하느라고 '피로'해진 인물(마라)의 대립이다. 이 둘의 세계관의 대립 주변에는 왕정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의 대립이 존재하고 이 들의 끊임없는 대립은 결국 마라를 피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세계를 개선하려는 꿈을 꾸었던 인물은 결국 목욕탕 속에서 살해된다.

<사드 씨의 지도하에 샤랑통 요양원의 연극반이 공연한 장 폴 마라에 대한 박해와 암살>, 이것이 이 연극의 원제이다. 이 엄청나게 긴 제목은 연극의 내용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연극의 형식적인 면을 드러낸다. 요양원의 환자들의 데몬스트레이션(demonstration)에 의한 연기는 브레히트 적인 방식이 연극에 도입되었음을 의미한다. 워낙에 브레히트는 혁명의 도구로 '서사극'을 개발하였지만 이 연극에서는 '혁명의 불가능성'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아르토의 잔혹극적인 요소들과 브레히트의 서사극 기법들이 섞이면서 이 연극은 형식적으로도 복잡한 형태를 보인다. 이 작품이 대학생들이 공연하기에 그리 만만한 연극이 아니라는 두번째 근거이다. 

이 모든 것들은 이 작품을 연극화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이다. 희곡을 읽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이다. <마라/사드>를 읽는 것은 즐겁다. 시적인 대사와 변화무쌍한 형식들. 즐거운 이유는 많다. 다시 얘기할 것 없이 앞서 얘기했던 이 작품이 연극으로 올려지기 어려운 이유들이 고스란히 이 희곡을 읽는 재미가 된다. 사실 이 작품을 피터 브룩이 어떻게 무대화했을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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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피 블랙 캣(Black Cat) 13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전주현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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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읽기 시작한 세권의 추리소설 중 하나이다. 아이슬란드 작가의 소설이라는 것이 눈길을 끌었고 그래서 읽게 되었다. 수수께끼 풀이 식의 추리소설이 아닌 탐정이 온 몸으로 부딪히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하드보일드 풍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적인 문제가 있는 주인공은 자신의 가정문제와 개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아니라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좀 상투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주인공은 흡연으로 인한 협심증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다 설상가상으로 마약에 찌든 임신한 딸. 이 만하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 가지고도 소설 한 권이 나오겠지만 장르가 추리소설이다 보니 그에게는, 그의 직업이 형사이니까 당연한 일이겠지만, 해결해야할 살인 사건이 있다.

또 한 번 당연한 얘기지만 에들렌두르 형사반장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이다. 연관이 없는 것들이 연관을 맺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가의 방식은 꽤 참신하다. 중반까지만 해도 사건은 꽤 흥미있게 진행된다. 하지만 독자로서 불안했던 것은 혹시 범죄해결을 뒷받침하고 있는 의학적인 근거를 파는 것 말고 다른 것이 없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다. 혹시나 했던 것은 역시나 였다. 중반이후에 이야기는 전혀 반전없이 진행된다. 반전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없었다는 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일수 있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범인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중반이후에 독자를 긴장시키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있으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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