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작성의 기초
이재경 지음 / 나무와숲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언론사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할 목록 1순위에 있는 책이라 합니다. 주로 기사와 기사체에 대한 글쓰기 교본과도 같은 책인데, 중요한 건 기사체로 글을 쓸 수 있으면 거의 모든 장르의 글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여튼 이 책은 글을 쓰기로 결심한 모든 사람이 읽으면 반드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 중 하나입니다~

  

1. 기사란 무엇인가 

첫째, 기사는 뉴스를 담아내는 표현 양식이다. 기사는 소식을 전하는 글의 형식이다.
둘째, 기사는 산문의 일종이다. 그렇다고 소설이나 수상문은 아니다. 역피라미드라는 기사만의 독특한 문체를 갖는다.
셋째, 기사는 사실을 기록한 글이다. 하지만 같은 사실을 전한다고 해서 모든 기사가 같지는 않다.
넷째, “기사는 발로 쓴다”는 말이 있듯이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다섯째, 기사는 사회적인 글이다.
여섯째, 기사는 팩트의 전달이지만 글쓰기 작업의 산물이다. 그런 점에서 기사쓰기는 끊임없는 사고력 훈련 과정이다.

2. 기자는 누구인가 

기사를 쓰고 고치고 편집하는 사람을 기자라고 부른다. 기자는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기자는 정의감과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언제나 무엇이든 들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부지런하고 끈질겨야 하며 특권에 따른 책임과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한다.

3. 편집국의 구조와 기사 만드는 과정 

- 편집국의 의사결정 구조
   발행인과 주필➝편집국장➝담당 부국장➝부장➝차장➝고참 기자급의 팀장과 담당기자
- 기사가 만들어지는 과정
기사 취재는 몇 가지 중요한 결정 과정을 거친다. 취재는 기자가 먼저 시작할 수도 있고 데스크가 지시하기도 한다. 어느 경우가 됐건 취재 초기에는 데스크와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기사 작성부터 인쇄로 넘겨질때까지 다음 6단계를 차례로 거친다.
1) 담당 기자의 기사 작성
2) 담당부장의 검토
3) 편집국장의 검토
4) 편집부 검토, 제목뽑기, 지면배치
5) 제작국 마무리작업
6) 공무국 인쇄

4. 기사의 기본형: 역피라미드 양식

역피라미드 기사 형식의 기본 원리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실을 맨 처음에 제시하고, 이어서 차례로 덜 중요한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다. 역피라미드 기사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독자가 기사의 핵심 사항을 알기 쉽게 알 수 있고, 두 번째는 편집하는 과정에서 기사 뒷부분을 잘라내도 중요한 내용이 삭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사의 구성요소
·제목(헤드라인, 서브헤드): 제목은 편집 데스크의 몫이다. 제목은 기사읽기의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드: 기사의 첫 문장. 독자에게 던지는 미끼. 리드는 간단히 말해서 전체 기사가 담고 있는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한 문장이다. 리드에는 글 Tm는 사람이 그 기사에 부여하는 의미와 중요성이 축약돼 있고, 또 독자가 기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방향성이 제시돼 있다. 때문에 리드를 잡으면 기사의 전체 흐름이 저절로 결정된다.
·본문: 리드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글의 흐름에 따라 단락별로 제시한다. 본문 내용은 취재방향과 강도, 기사의 성격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구성된다.

-내용의 구성요소
·취재원: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가 만나거나 전화로 통화한 사람, 또는 기관을 말한다. 문장상으로는 “@@에 따르면”, “@@는 ···라고 말했다”는 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6하 원칙(5W1H): 기사가 전하는 사실의 구체성을 구성하는 내용이다.

-역피라미드형 기사쓰기
역피라미드식 기사의 구조는 리드에서 제시한 사실에 대한 요약을 문장으로 연결해 가며 구체적 사실을 담은 정보로 뒷받침하는 양식을 취한다. 이런 기사 양식이 발전한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독자는 기사를 읽다가 어느 때고 멈출 수 있다. 기자는 그러한 독자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기사를 써야 한다.
둘째. 지면이 부족하면 기사를 줄여야하는데 역피라미드 방식은 이 작업을 쉽게한다. 뒤에서 잘라도 기사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역피라미드 기사의 작성 과정
·리드를 위한 고려사항
  리드의 내용을 최대한 단순화해 너무 많은 내용을 담지 않도록 한다. 또한 리드를 쓸 때 반드시 강한 인상의 동사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사안의 흐름에 따라 리드는 변한다.
·리드의 다양한 유형
  전체 내용 제시형/ 요약형/ 선택형(기사가 다루는 내용이 양자택일의 상황일 때)/ 질문형(독자의 참여를 노릴때)/ 나열형/ 직접인용형/ 사회고발형

5. 기사거리 찾기

-무엇이 기사가 되는가
언론학 이론에서 기사가 되는 요건으로 제시되는 가치들에는 시의성, 중요성, 근접성, 현저성, 특이성, 갈등양상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느낌 감각 그리고 매일 지면을 채우기 위해 데스크가 내리는 판단이 기사를 결정한다. 이렇게 보면 기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자와 데스크의 기사 감각이다.


-기사 찾기에 필요한 기초적 자질


-기사거리 찾기


기사감각은 노력으로 단련된다.
뉴스 흐름을 이해하라.
새로운 현상을 잡아내는 안목을 길러라
새로운 관점을 가져라
매체의 특성과 데스크의 시각을 파악하라


포커스 집단과 모니터의 활용
사람을 통한 기사 발굴
공공기관의 문서나 자료의 활용
신문과 잡지의 활용
신문광고의 활용
인터넷 활용
취재계획서



6. 취재의 기초와 취재원

-편집국의 취재 체제
-출입처와 대변인
-취재관련 관행들
    엠바고: 취재원 쪽에서 기자들에게 일정 기간 해당 기사의 보도를 보류해 달라고 하는 요청
    온 더 레코드: 취재원과 대화할 때 취재원의 말을 모두 그 사람의 신원을 밝히며 보도해도 좋다는 뜻.
    오프 더 레코드: 쥐재원 쪽에서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할 때 쓰는 표현.
    배경설명(background): 취재원 쏙에서 신분 노출을 꺼려, 기자에게 말하는 내용을 취재원이 누구인가는 밝히지 말고 보도해 달라는 뜻.

-기사에서 취재원 밝히기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경우/ 취재원을 명시한 경우/ 익명의 취재원
- 삼각확인의 중요성
미국 언론에서 강조되는 취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준칙. 절대로 한 취재원의 말에만 의존해 기사를 완성하지 말라는 취재 원칙.

7. 기사쓰기와 고치기 

어떻게 하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기사를 쓸 수 있을까? 어떤 과정을 거치면 큰 실수 없이 기사를 완성할 수 있을까? 4단계 접근법이 이를 가르쳐 준다.

-기사 작성의 4단게 접근법
1) 기사의 주제를 세밀하게 정하기
2) 자료 수집 또는 취재 작업
3) 기사 골격의 구성
4) 기사 고치기

-FORK 방법
F = Focus : 기사의 알맹이 쉽게 찾기
O = Order : 기사 내용 배열 순서 정하기
R = Repetition of key words : 기사의 집중도 높이기
K = Kiss off : 서로 섞이지 않게 기사 구성하기

 
방법론 정리

쓰고 있는 기사의 초점을 기억하라/ 리드를 여러 개 준비하라/ 기사를 쓰면서 독자의 질문을 의식하라/ 기사의 정확성을 확인하라/ 고치기는 나중에 하라/ 큰 소리로 읽어 보라/ 시간 여유를 두고 다시 한 번 점검하라.


- 좋은 문장을 쓰는 요령: 능동형 동사를 써라/ 문장을 짧게 써라/ 복문과 중문은 피하고 단문을 써라/ 글 호흡에 변화를 주라/ 전문 용어의 사용을 피하라/ 시청각 감각을 자극하도록 써라/ 세부묘사를 잘하라


8. 보도자료를 이용한 기사쓰기 

-보도자료란 무엇인가
보도자료는 알리고자 하는 정책이나 사업 또는 행사의 중요 내용을 기자가 이용하기 좋도록 6하 원칙에 따라 정리한 문건.
-보도자료의 기본 성격: 보도자료는 홍보물/ 편파적/ 과장이 포함됨
-보도자료의 유형: 행사안내, 공지사항을 담은 것, 정책 알림, 이미지 제고, 입장을 밝히거나 해명, 사건 개요를 정리한 보도자료

9. 사건·사고 기사

사회 문제가 불거져 나온 곳. 피의자나 피해자는 구체적인 실명의 개인들이지만 그들과 관련된 사건을 알림으로써 사회구조의 뒤틀린 곳을 드러내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응을 촉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건·사고 기사에 접근하는 법
사건, 화재, 교통사고 등은 모두 현장이 중요하다. 기사와 관련된 핵심 정보를 거의 모두 일이 벌어졌던 현장에 관련된 사람에게서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 2단계 접근법
1단계는 현장취재. 2단계는 취재한 사건의 규모나 성격을 정확히 판단한 뒤 어느 방향에서 추가적인 자료를 찾을 것인가를 고려하는 과정을 말한다.


취재해야 할 내용


현장의 취재원


2단계 취재시 고려사항


1.  관련된 사람들의 이름, 나이, 주소와 당시 상태
2. 발생장소
3. 발생시각
4. 발생 사실
5. 사건이나 사고의 원인


-수사담당관 또는 사고대책 담당관
-현장 목격자 확보
-피해자 또는 생존자 인터뷰
-희생자의 친구나 친척 인터뷰
-희생자나 가족에 대한 배려


기사를 얼마나 키울 것인가? 관련 기사를 별도로 쓸 것인가 말 것인가? 추가 취재는 어디에 초점을 둘 것인가? -->주로 과거 관련 기사의 검색이나 유사한 사건 기록의 확보, 주요 관련인사들의 인적사항에 대한 조사등을 포함

-화재기사의 작성
화재기사는 다음 세 가지로 유형화가 가능하다.
단순화재/ 방화/ 특별한 사연이 있는 화재

-교통사고 기사
사고 규모가 크거나 추석이나 명절이 끼였을 경우 교통사고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진다.

-범죄기사
범죄 기사는 경찰기사다. 경찰 출입 기자가 관할 구역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확인하는 관정에서 포착하게 된다. 규모가 큰 절도 사건이나 유명한 사람이 피해자인 경우, 경찰이나 피해 당사자는 사건을 비밀로 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건의 공개는 경찰에게 부담이 되고 피해자는 명예를 훼손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범죄사건 취재는 많은 노력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범죄기사의 취재원: 경찰, 피해자, 목격자, 담당 의사나 검사관, 과학수사요원들
범죄기사의 사례: 살인사건/ 강도사건/ 절도사건

10. 인물기사 

-인물기사 취재와 기사쓰기
인물기사는 기획기사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기사 양식이다. 인물기사는 취재양식 때문에 인터뷰 기사로 불리기도 한다.

-인터뷰란 무엇인가
인터뷰는 기자와 취재원이 접촉하는 여러 가지 대화 양식이다.

-인터뷰의 역사
미국의 저명한 언론사 전문가인 샌디에이고 대학의 마이클 슈츤 교수는 인터뷰가 핵심적 취재활동의 하나가 된 것은 1860년쯤이라고 말한다. 1820년대 취재기자가 등장하고 취재가 중요한 언론활동이 된 지 40여년 만의 일이다. 20세기 초가 되면 인터뷰는 기자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된다.

-인터뷰의 정치 사회적 의미
인터뷰의 공적 성격으로 인해 슈츤 교수는 언론 인터뷰의 참여하는 당사자를 3자로 보고 있다. 기자와 취재원 그리고 독자(또는시청자)의 3자 관계 속에서 인터뷰의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면,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인터뷰가 정치권력이나 경제, 문화적으로 힘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공개적 토론의 영역으로 개방시키는 기능을 한다.

-인터뷰의 종류
양식에 따른 분류: 대면/ 전화/ 서면 인터뷰
내용에 따른 분류: 뉴스/ 인물탐구형/ 집단 인터뷰 

-인터뷰하는 사람의 품성
인터뷰를 잘하는 사람의 품성으로는 우선 호기심을 들 수 있다. 그 다음 중요한 품성으로 관찰력과 기억력, 세부사항을 기록하는 습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취재원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자세도 중요하다.

-성공적인 인터뷰를 위한 고려사항
사전준비/ 편안한 대화 분위기/ 주의 기울여 듣기/ 기록의 중요성
기사의 정확성을 위한 유의사항: 취재원에게 몇몇 상황이나 사안을 되짚어 주며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피차의 이해가 어긋나지 않는지를 확인한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내용으로 중요한 인물의 이름이나 직책, 장비나 신기술에 대한 정확한 자료 등이 있다. 취재원의 전화나 팩스, 핸드폰 번호 등을 알아 두는 일도 잊으면 안된다. 인터뷰가 끝났다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것도 좋은 태도가 아니다.

-인터뷰의 윤리적 고려사항
기사의 생명은 결국 취재원에게 달려 있으므로 정직성과 성실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인물기사의 두 가지 유형


뉴스성 인물 기사


잡지적 인물기사


간략한 인물기사는 특정 뉴스와 관련해 보도되는 게 대부분이다. 꼭 필요한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 글을 쓴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유형을 스냅 샵 프로파일이라고 부른다.


분량이 길고 드라마적 요소가 가미되어 독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수사적 장치가 동원된다. 많은 내용을 자세히 취재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傳記) 기술 방식과도 비교되곤 한다.



11. 미담기사

말 그대로 아름다운 이야기 착한 행동을 기사화한 것. 건조한 신문기사 가운데 유일하게 내놓고 감정을 자극하는 기사유형이기도 하다. 미담 기사는 미국에서는 ‘휴먼 인터레스트 기사’로 불리는 내용이다.

-미담기사의 특징
사람 그 자체보다는 일, 행동 또는 경험이 중요하다.
독자가 쉽게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시간 제약을 덜 받는다.
한 사람뿐 아니라 집단적 경험도 좋은 취재 대상이다.

-유형별 미담 기사 쓰기
1. 특이한 경험: 자연 재해 등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
2. 평범한 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드라마적인 기술
3. 전 사회적 쟁점: 예를 들면 에이즈에 걸린 사람과 가족 이야기, 경제 위기를 겪은 가정의 사례 등

개인적 선행을 다루는 기사/ 집단적 어려움 극복 기사/ 교육관련 미담 기사/ 현장 체험적 미담 기사/ 트렌드를 반영한 미담기사

미담기사에서 주의할 내용: 과대포장이나 지나친 칭찬 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사에 포함하는 일 등이다. 따라서 취재의 기본 명제인 현장 확인과 삼각 취재는 미담 기사에서도 소홀히 하면 안 되는 과정이다.

 

12. 조사의 중요성과 조사기사

-조사는 무엇인가
조사가 직접 취재보다 더 중요할 때가 많다. 호흡이 긴 기사는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 흐름을 이해하는 일과 함께 과거 기록확인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진행되는 기사를 보강하기 위한 2차적 목적으로 조사 작업을 이용했다면 이제느 오히려 조사를 통해 기사를 발굴하고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기사쓰기가 시도되는 상황이다.

-조사작업의 디지털화
모든 기사가 컴큐터에 저장되기 시작하면서 관련 기사의 검색은 스크랩북에서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Kinds의 이용으로 바뀌었다. 각 신문사는 별도로 해마다 자사의 신문 기사를 오은 CD-ROM을 만들어 자료로서의 접근성을 높였다.

-주제별 조사의 종류
인물조사/ 조사 기사 취재기/ 쟁점조사/ 기관과 조직조사

-여러 가지 조사 작업과 주의사항
문헌조사/ 디지털 자료 조사/ 그 밖의 조사 작업(자체 기획한 설문조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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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8-09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리하느라 힘드셨겠어요~
나중에 차근차근 읽고 공부하더라도,일단 백만개 쯤의 추천을 날리고 싶습니다~

후덥지근 하지만,가만 바람에 얼굴을 내맡기고 있으면 가을 냄새가 나요.
며칠만 견뎌내면 무사히 여름을 지나가게 될거예요~

yamoo 2010-08-09 01:16   좋아요 1 | URL
별루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리뷰 쓰는 것보다 이렇게 정리하는 게 훨씬 쉽거든요~ㅎㅎ 꼭 구입해서 읽어보세요...이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책이라고 신방과 친구들이 얘기해 줬습니다..ㅎㅎ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밤엔 좀 선선해 지는 군요..9월도 무덥다는데, 쪼금만 참으면 나무꾼님이 말씀하신 가을 냄새를 맡을 수 있겠죠~^^

pjy 2010-08-09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약이 별로 힘들지 않다니~오호^^ 전 딴지걸기에 자신있습니다ㅋ

yamoo 2010-08-09 21:43   좋아요 1 | URL
리뷰 쓰는 것과 비교해서요~ㅎㅎ 근데, 워떤 딴지를 거실생각이신가요~~~^^;;
 

알라딘에서 <윤리학>책을 검색하다가 우연찮게 P.W. 테일러의 <윤리학의 기본원리>를 찾게 되었다.  

 

 

 

 

 

 

 (바로 요책!)

근데, 순간적으로 내 눈을 잡아 끈 것은 이 책의 가격이었다. 정가가 무려 18000원이나 나갔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나는 2년전에 중고서적에서 500원을 주고 샀기 때문에 더더욱 책값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내가 구입한 책은 85년판으로서 정가가 5500원으로 표기되 있다. 

근데, 지금 고백하는 말이지만 이 책이 2만원을 넘었어도 난, 이 책을 구입했을거란 사실이다. 

2007년부터 나에게 고민을 던져준 말이 있었다. 

07년부터 논리학과 윤리학에 대한 책들을 욜심히 독파하고 있었는데, 한 교수가 그랬다. 논리학과 윤리학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이 두 학문을 공부할수록 도저히 그 말의 진의를 알 수 없었다. 완전히 다른 학문인 것 같은데 왜 그 교수는 그런 이상한 말을 했을까..라는.. 

헌데, 미치겠는건 또 다른 교수도 그렇단다..뭐, 더 공부해 나가면 깨달을 거라나.. 

분명한 공통점은 있었다. 모두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학문이 시작됐다는 거~ 

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 혼자 제창학 학문과 마찬가지며, 윤리학은 그가 최초로 윤리학의 범주에서 논해지는 것들을 <니코마코스 윤리학>으로 명명했기 때문에 그렇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한 사람에 의해서 잉태된 철학의 두 분과 학문이 매우 이질적인데, 어떻게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인지 오리무중이었다. 

그런데, 올 6월에 테일러의 <윤리학이 기본원리>(그리고 한면희님의 <환경윤리>)를 읽으면서 논리학와 윤리학의 관계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왜 두 분 교수가 그렇게 말했는지 드디어 고개가 끄덕여 졌다~ 

500원에 구입한 책이...그것도 2년 간 박스 속에 있던 책에서 궁금증을 해결한 것이다~  

<윤리학의 기본원리>가 얼마나 대단한 책인지는 읽어봐야 알 수 있다. 약간 교과서적인 체계가 아쉽지만 그래도 윤리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와 기본적인 원리들이 빠짐없이 망라되어 있다.  

게다가 윤리학의 문제와 쟁점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검토까지 하고있으니, 윤리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요긴한 책이 아닐까 한다.  

 

알라딘 책 검색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기쁜 마음에 많이도 주절거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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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8-07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18000원짜리 책을 500원에 그럼 책 만드는 사람들은 뭘 먹고 살까요?
윤리학,논리학이라...넘,어렵지만 참고는 하겠습니다.(,.)

yamoo 2010-08-08 00:06   좋아요 0 | URL
중고서적에 가면 책 가격은 천차만별인거 같습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환장할 노릇이겠지만, 책의 감가상각은 그 어느 물품보다 큰 것 같고요..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말 큰 가치가 있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난 신문과 같지 않을까요? 중고서적에 가면 이 사실을 좀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윤리학과 논리학..어떻게 보면 어렵고 어떻게 보면 그렇지 않지만 대충 보면 가장 인기 없는 분야의 책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suon 2010-08-2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읽기가 어렵지는 않지만, 술술 읽히지는 않네요~
원문을 직접 봐야하지만 실력은 안되서...ㅠ
암튼 파이팅입니다.ㅎㅎ
 
엑스페리먼트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 토론 모임의 논쟁에서누군가 그랬다.  

인간 본성이라는 것이 있느냐? 

그런 건 없다. 단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 뿐이이라고..아주 강력하게 주장했더랬다. 

난, 계속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라는 사실을 여러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했었는데, 씨알이 먹히지 않았었다. 

근데,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뭐, 2002년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판으로 먼저 봐서 충격은 훨씬 덜했지만 아래와 같은 사실을 좀더 명확히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 인간의 행동은 지위에 따라 결정될  수 있고, 

둘째, 견제 장치가 없는 권력은 남용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셋째, 상징에 대한 의미부여가 구성원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 

넷째, 외부와 접촉이 차단되고 고립된 상태에서는 행동에 대한 자기통제력이 전혀 힘을 발휘 할 수 없다는 점.

 

재탕인 영화여서 몰입도는 좀 떨어졌지만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사실은 이 실험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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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2010-08-05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영환가요? 보고 싶어하고 있는 목록에 포함되어 있는데, 보고 나면 너무 인간성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 될까봐... ㅎㅎㅎ

yamoo 2010-08-05 11:52   좋아요 0 | URL
아주 괜찮은 영화입니다. 처음 보면 섬뜩할 수도 있습니다. 내재된 인간의 광기가 어떤 것인지를 목격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02년판을 추천해 드립니다. 동명영화이고, 이 영화는 02년 영화의 헐리우드 버전이에요~

sslmo 2010-08-0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자를 추종하시는군요~?

근데,영화는 재밌나요?
리뷰가 일목요연하네요~^^

yamoo 2010-08-05 11:54   좋아요 0 | URL
예~ 전 순자의 성악설을 지지해요..ㅎ 그렇다구 추종자까지는 아니구요..
영화 재밌습니다. 하나의 실험을 영화로 찍었다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02년판이 좀더 다큐지향적 색채가 강했다는 인상입니다. 보시면 후회는 안하실듯해요~

pjy 2010-08-05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미산을 빨아먹을것도 아니면서, 길가의 개미군단을 손가락으로 처절하게 계속 눌러죽이는 천진한 아이를 생각해 본다면 저도 인간은 악하다에 한표!

yamoo 2010-08-05 20:28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천진한 아해의 그 행동...아무것도 모르는 행동 속에 도사리는 악한 본성~~토론에서 왜 이 사례가 생각이 나질 않았나 모르겠네요...^^;;

마태우스 2010-08-06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태우스라고 합니다 꾸벅. 음, 저 역시 성악설을 신봉하는지라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요. 근데 이 영화가 리메이크인가봐요? 글구 토론모임도 있으신가보군요!

yamoo 2010-08-06 12:02   좋아요 0 | URL
와우~ 마태우스 교수님 반갑습니다! 꾸벅, 꾸벅.^^ 성악설을 신봉하신다면 이 영화 강추합니다~ 02년 엑스페리먼트의 헐리웃판입니다~ 예~ 토론모임을 2개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는 관계로 아주 가끔씩 얼굴만 비추고 있어요^^
 

방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책더미들을 본다. 

한숨만 나온다. 

휴가 포함 2주 동안 산 책이 모두 96권이다! 

이 책을 사는데 도합 13만 8천원이 들었다. 

헌데, 휴가 기간 포함 읽은 책은 달랑 5권이다. 

이 미친 증상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아 안심했는데, 오늘 보니 증상이 더 심각해 진 것 같다. 

책들은 아직 분류도 하지 못한 채 택배온 순서대로 아무렇게나 쌓여져 있다. 

아~ 어찌 하면 좋을까.. 

휴가 전에 읽겠다고 벼르던 책들을 책상 바로 옆에 쌓아 놓았는데, 그 중 읽은 책은 겨우 2권 밖에 없다! 

샌덜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토론 때문에 2번 정독한 거 빼고는 김영사에서 나온 <데리다>를 읽은게 전부다. 난 왜 여기 있는 책을 읽지 않고 엉뚱한 책을 읽고, 또다시 많은 책들을 사재기만 한 걸까?? 

물론 때가 되면 허겁지겁 다 읽겠지...근데, 그게 언제인지도 알 수 없고... 

진짜 미쳐버리겠다.. 

헌데, 더 중증인건 쌓여 있는 책더미 속에서 절판된 책이 눈에 띄면 희죽희죽 웃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미치지 않고는 보일 수 없는 심각한 증상인 거 같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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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2010-08-0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말입니다. 뜯지도 않은 택배상자로 벽돌 쌓기 놀이가 가능해요.

yamoo 2010-08-03 23:57   좋아요 0 | URL
헉! 저보다 심한 분이 있다니...믿어지지 않아요~~~ㅎㅎ

pjy 2010-08-0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효..제가 한때 그 미친듯이 웃으면서 사재기 증상으로 후유증이 심각했죠~파본인데 1년만에 바꾼적이 있습니다ㅋ

yamoo 2010-08-03 23:58   좋아요 0 | URL
pjy님도 사재기 증상이 심각하셨군요~ㅎㅎ 근데, 저보다 중증이셨나요?? ㅎㅎ

sslmo 2010-08-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곳 몇분들의 서재를 줄타기 하며 느낀 건데...
딴 말이 필요없군요,우린 서재 폐인들이군요~^^
근데,궁금한게요~
96권이 138000원이면 너무 저렴한 거 아닌가요?
만화책이나 중고서적이 끼어있었나요?

yamoo 2010-08-05 12:03   좋아요 0 | URL
하하~ 서재 폐인이라...그렇기도 하군요..ㅋㅋ
전 좀 비싸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ㅎㅎ 만화책은 없구요..새책과 중고책이 섞여 있습니다. 중고서적이라고해도 거의 새책이나 다름 없는 책들이에요..단지 오래전에 절판된 책은 좀 낡았습니다만..그래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운이지요^^ 좀 바랬지만 새책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된 정도입니다.
 
윤리 21
가라타니 고진 지음, 송태욱 옮김 / 사회평론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서구 철학계에 동양의 학자가 회자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양철학사를 꽤뚫고 있어야 하며, 서구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그 개념을 갖고 텍스트의 맹점을 비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20세기 이후 서양에 알려진 동양의 학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전무하지는 않다. 두 사람이 있다. 심리철학을 연구하는 재미 철학자 김재권과 일본의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이 바로 그들이다.

철학자 김재권은 아예 서양철학 속으로 들어갔다. 그가 제창한 ‘수반이론’은 심리철학계의 거의 모든 문헌에서 언급될 정도이다. 김재권은 한국인이지만 서양철학의 중심으로 파고들어갔고 거기에 한 획을 그엇다고 평가받는 ‘서양철학자’이다.

그렇다면 가라타니 고진은 어떤가? 그는 문학 평론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그의 문제의식이  서양철학으로 향하면서 현실의 문제 해결을 서구의 사색 속에서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가 행한 일련의 비평과 평론이 서구에 알려지면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서양의 철학을 바라보는 그를 서구 학계가 주목했다. 그리고 그는 얼마 안가 대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일단 대가라고 통용되기 위해서는 선배 대가의 비판을 넘어 대가들의 사상을 자기 언어로 자유자재로 풀 수 있어야 된다. 칸트에 대해서 쇼펜하워가 그랬고, 헤겔에 대해서 맑스가 그랬으며, 스피노자에 대해서 들뢰즈가 그랬다.

모두 선배 대가들의 철학을 자기 철학으로 체화하여 다시 독창적으로 전개 시킨 사람들이다. 여기에 가라타니 고진을 올려 놓을 수 있다.

<윤리 21, 사회평론>을 읽으면 가라타니가 왜 대가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칸트에 대해서 쇼펜하워가 그랬던 것처럼 가라타니는 칸트의 윤리학을 통해 그 자신의 문제의식을 해결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21세기에 가라타니가 화두로 들고 나온 것이 ‘윤리’라는 사실이다. 헌데, 그 윤리가 한 물 간 것으로 평가되는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설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현대 윤리학의 지배적인 위치는 공리주의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지만, 윤리학계의 다수설이라 그렇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저자는 21세기에 칸트의 윤리를 들고 나온 것일까? 그것은 일본의 특수한 상황이 초래한 저자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저자가 칸트의 윤리를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책에 소개되어 있다.

“수년 전부터 나는 전쟁책임이라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것에 대한 본질적인 것을 말하기 위해서는 책임이란 무엇인가, 윤리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꼈다. 그 때 나는 칸트의 『비판』이 지금도 가장 근본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논의의 출발점은 책임이다. 어떻게 전쟁 책임을 지울 것이냐의 고민이 일본의 상황과 맞물려 자유와 책임의 문제로 심화된다. 논의는 간단하다. 자유 없이는 책임도 없다는 사실이다.

형이상학적인 논의의 차원으로 넘어가기 앞서 가라타니는 현실문제의 윤리적 양상을 짚는다. 고베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면서 아이의 잘못을 왜 부모가 책임을 지고 자살하느냐를 반문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자식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가 사과하며 책임을 지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가라타니는 그것이 잘못됐으며 비윤리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부모가 아이에 대한 책임을 떠맡는 순간, 그 아이의 자유는 없고 따라서 그 아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논리 전개는 그대로 천황의 전쟁책임론으로 이어진다. 태평양 전쟁은 천황이 일으킨 전쟁이다. 천황이 모든 명령을 했고 그 밑의 군사들은 그 명령을 이행한 것 뿐이다. 따라서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 천황인데, 천황이 책임에서 제외되니 ‘일억총참회’라는 어정쩡한 주장이 나오게 된다.

가라타니는  여기에 일침을 가한다. “일본에서는 개개인이 과거를 알고 반성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 말은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 미묘하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최고 책임자의 책임을 물은 뒤에야 비로소 국민 개개인의 정치적 책임 및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p151)

일본에서는 왜 이러한 현상이 빈발하는가? 그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원인을 묻는 것과 책임을 묻는 것을 혼동하여, 철저히 원인을 밝혀내는 것을 철저히 책임을 묻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라타니는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원인을 묻는 것과 책임을 묻는 것은 다른 문제다. 원인은 철저하게 알아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당사자의 책임 문제와는 구별해야 한다.”(p40)

왜냐하면 “어떤 사건에 관해 원인을 아는 것은 인식의 문제이며,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실천(윤리)의 문제”(p53)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원인을 묻는 것은 형이하학적인 반면, 책임을 묻는 것은 항상 자유라는 형이상학적 영역과 관련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라타니는 책임질 수 있는 자유로운 인간을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 가라타니는 자유의 형이상학적 탐구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나오는 제3 이율배반으로부터 시작한다.

◆ 정명제- 자연법칙에 따르는 인과성은 그것으로부터 세계의 모든 현상이 도출될 수 있는 유일한 인과성이 아니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외에 자유에 의한 인과성을 상정할 필요가 있다.

◆ 반대명제- 무릇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모든 것은 자연법칙에 따라서만 생겨난다.

정명제는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이고, 반대명제는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가라타니는 이 두 이율배반적 명제가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시도한다. 두 명제를 인식의 영역과 윤리의 영역으로 구분한 것이다.

스피노자-마르크스 계열의 구조론적 인식하에서 모든 것은 필연적으로 결정되어 있다. “우리의 행동을 보면 모두 원인이 있다. 개개인이 자유의지로 결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무언가에 의해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pp55-56)

"예컨대 아이가 다마고치나 포켓 몬스터를 갖고 싶어할 때, 자신의 자발성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남들이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 욕망은 타자의 욕망 혹은 타자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지 자유(=자기원인)은 아닌 것이다." (p96) 

한편, 가라타니는 인간에게 자발적인 자유가 있다는 것을 칸트의 정언명법으로부터 도출한다. 하지만 이 의무가 공동체의 의무(=도덕)로 봐버리면 다시 스피노자적 결정론으로 빠지기 때문에 가라타니는 이 의무를 ‘자유로워지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가라타니는 이것을 ‘윤리’라고 명명한다.

“자유는 ‘자유로워지라’는 명령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즉 그것은 결정론적 인과성을 배제하라는 명령이다.” (p71)

가라타니는 이렇게 인식의 영역은 결정론, 윤리의 영역은 자유로 대응시킨 후, 이 양자가 따로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식대상이며 동시에 하나의 윤리적 판단 대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요컨대, 칸트의 의무, 그러니까 정언명법을 저자는 “자유로워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럴 때에야 두 명제가 양립하게 되고, 칸트가 의도했던 게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과 윤리를 키에르케고르의 구분법을 차용해 양자의 개념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자유와 책임 문제를 검토한 후(전쟁의 세기에 대한 마침표) 가라타니는 마지막으로 ‘존재하지 않는 타자’에 대한 윤리의식을 건드린다. 바로 ‘죽은 타자’와 ‘태어나지 않는 타자’에 대한 새로운 윤리적 의무이다. 가라타니는 말한다.

“뭔가 새로운 지점에 도달할 때 우리는 과거를 다시 본다. 그것은 죽은 자와의 관계 변화라고 말해도 좋다. 그 경우 죽은 자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변하는 것이다. 그보다는 죽은 자가 처음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무시하고 억압하고 있던 ‘타자’가 존재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p180)

"그런 의미에서 과거는 조금도 완료되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과거의 ‘타자’와 우리의 관계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p182)

이는 타자를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는 칸트의 도덕법칙을 견지하는 한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이다. 과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미래도 역시 현재의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가라타니의 논지이다.

“우리는 합의를 필요로 한다. 덧붙여 말하면 오히려 위기를 체험하는 것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살아 있는 어른의 ‘행복’만을 생각해서는, 또 그들 사이의 ‘합의’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윤리성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타자와의 관계에서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현재의 ‘행복’을 향유하기 위해 미래의 인간에게 그 계산서를 돌린다면, 그들을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수단으로만 대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p190)

 

‘전쟁과 혁명의 세기에 마침표를 찍고, 21세기 새로운 세계를 구상하는 윤리 테제’라는 부제가 어울리는 <윤리21>이다. 우리 시대, 고전의 반열에 오를만한 책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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