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주리뷰상이 발표됐다. 나는 상금 규모 보고 응모할 생각도 안했고 언제부터인가 이런 리뷰상 응모를 할 생각을 안하게 됐다. 그 이유는 규모가 크고 상금이 클수록 프로에 준하는 글쟁이들이 죄다 수상하기 때문. 수상작들을 보면 응모할 생각이 샥 사라진다.


우주리뷰상의 경우 이런 대회가 있는 줄 모르고 있다가 작년에 이 리뷰 대회를 열심히 준비하는 분이 있어 알아 보았고 이후 수상작들도 보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열심히 준비하신 분은 수상에 실패했는데, 그분이 쓴 걸 내게 보여줘서 수상작에 들어야 하는 리뷰가 어떤지 얼추 얘기해 준 기억이 생생하다.


내가 작년 우주리뷰상 수상작들을 보고 느낀 게 이건 거의 준 평론가를 선발하는 대회가 아닌가라는 생각. 예상대로 전부 작가 지망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수상했다. 그래서 책을 좋아해서 책읽고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는 애호가들은 절대 이 상을 수상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상이라고 하지 말고 문학지에 공고해서 평론가(서평가) 선발이라고 하는 게 적절할 듯싶다. 무슨 리뷰를 A4 10장 분량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작년에 수상작 보니 그냥 문학지에 기고하는 평론 수준이고, 수상자들이 거의 작가 지망생이던데, 이런 걸 굳이 인테넷 서점에 왜 올리는지 의문이다


책을 사랑해서 독서감상문을 올리는 사람들 물먹이지 말고 그냥 문예지에 공고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 지난 수상작을 보면서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런 모집 공고를 인터넷 서점에 왜 내는지 의아해서 페이퍼를 쓰게 됐다. 기대하고 응모하는 아마추어들에게 만행을 저지르는 것 같아서. 서평공모전이라고 하지 말고 신인평론가 선발 대회라고 명명하시는 게 좋을 듯싶다.


[덧]

작년에 이 대회를 준비하며 열심히 A4 10장 정도 쓴 분이 매우 기대에 차서 응모하는 모습을 봤다. 매체에 서평도 많이 기고했던 분인데 수상에 실패하고 매우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을 보니 이 대회 취지가 이상해서 페이퍼를 쓴다. 왜 문예지에 서평가 대회라고 하지 않고 리뷰상 모집 대회라고 하면서 평론가 수준의 글을 선발하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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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 2025-12-05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 1000프로입니다. 난 A4 열장이라는 안내문 보고 ... 내가 놀 동네는 아니구나 했지요...

yamoo 2025-12-06 10:51   좋아요 1 | URL
공모 리뷰를 A4 10장...
그리고 리뷰대회라는 허울..
과연 A10장 분량을 리뷰라고 할 수 있을런지...뉴욕 타임즈 가장 좋은 서평도 A4 6장 분량이 안됩니다. 평론가 모집 공모를 보면 A4 10장 분량 정도 되더이다..문예지에 공고를 냈어야 했다고 봅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5-12-05 16: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공감되는 글이네요. 저는 올해는 아니고 작년에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서 리뷰를 쓰고 투비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투비에 올라온 글 중에 중간중간 꽤나 괜찮다고 생각되는 리뷰들을 몇 개 만났었는데 약 300편이 넘는 리뷰들 중에서 한 분인가 두 분만 수상하고(수정 작성 : 이 글 쓴 뒤 투비에 가서 확인해보니 세분이네요) 나머지 다섯 분은 투비가 아닌 다른 플랫폼 또는 개인적인 이메일을 통해 투고한 분들이 수상하시더군요. 그당시 리뷰 쓰면서 물론 배운게 없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허탈감도 많이 느끼게 되면서 내까짓게 과연 리뷰를 쓰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래서 올해는 우주리뷰상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예 들이댈 엄두조차 못내겠더라구요. 실제로 말씀하신 것처럼 수상작들을 보면 준프로들이 쓴 평론 또는 논문 수준의 글들이고 책도 딱 한 권만 리뷰하는 것이 아니라 두 권 또는 그 이상의 책들을 콜라보로 리뷰하는 것들을 보면서 웬만한 일반인들은 명함도 못내밀 대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상금이 100 만원 단위로 가다보니 그만큼 퀄리티가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같이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감히 쳐다보기도 힘든 대회인 듯합니다.

yamoo 2025-12-06 10:54   좋아요 1 | URL
아무리 상금 100만원 단위라도 A410장은...이 대회 목적이 평론가급 글을 선발하는 거라는 거...심사위원들 봐도 신형철이 있네요..인터넷 서점 리뷰대회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는 대회입니다. 이메일로 송고해서 당선되는 걸 보면 이게 뭘 노리는지 알 수 있죠. 신춘문예 평론가 선발이 지지부진하니 평론가 리뷰 중간지대를 설정한듯보입니다. 당선되는 수준도 그렇고....이건 주최측의 독서애호가들을 후리는 양아치 짓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여집니다..ㅎㅎ

호시우행 2025-12-05 15: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진작에 그런 시간 허비를 하지 않는 게 오히려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yamoo 2025-12-06 10:57   좋아요 1 | URL
이런 대회는 이전 수상작들을 보고 간단히 피해가는 게 상책인데...이걸 인터넷 서점에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주최측이 아주 양아치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만원 고료 내걸고 문예지에서 모집하면 될 것을..굳이 우주리뷰상이라고 떠들며 독서애호가들의 리뷰를 접수한 건 도대체 뭔지...그만큼 많이 접수되면 리뷰상에 권위가 생기나 봅니다..ㅎㅎ

stella.K 2025-12-05 16: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0만원을 한 사람에게 몰빵하지 말고, 10만원을 열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 훈훈하고 보기 좋을텐데 말입니다. 일본처럼 서점 대상 뭐 그런 걸로 키워 볼 생각인가 봅니다. 그 리뷰상 받은 글 작년에 책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yamoo 2025-12-06 10:59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작년에 수상작 책으로 나왔죠. 그것만 봐도 수상작이 어느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준평론가를 모집하는 대회라 생각됩니다. 신춘문예 평론이 지지부진하니 그 대상을 좀 넓힌듯한데...이건 모집을 문예지에 한정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A410장 분량의 리뷰...가당치도 않네요..

감은빛 2025-12-05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러 상이 있는줄도 몰랐어요.
알라딘이 주관하는 대회니까 알라디너들이 많이 참여할텐데,
수상작의 기준이 그 정도로 높다면 문제인 것 같네요.
더군다나 요 위에 남겨주신 댓글 보니 알라딘 서재나 투비 이용자도 아닌
외부 사람들이 상을 쓸어간 거라면 더 고개가 갸웃해지는 부분입니다.
물론 상의 취지에 따라서는 그럴수도 있겠지만.

yamoo 2025-12-06 11:00   좋아요 1 | URL
알라딘이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라 주관하는 곳은 다른 곳이고 알라딘에서 협찬?...맞나요...이곳 리뷰자들이 많으니 많이 응모바란다는 취지...북스오브리뷰지에 후원은 아모레퍼시픽...준평론가 모집 대회...이건 좀 아닌 거 같아요...ㅎㅎ

페크pek0501 2025-12-06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콕 집어 잘 쓰시는 야무 님. 그래서 우리를 속 시원하게 해 주죠.
에이포 10장이면 열 개 담긴 단편집을 택해 단편 한 개당 한 장씩을 써야 하는 건가요? 장편 한 권으로 열 장을 쓰는 건 불가능할듯요. 열 장을 채운 모든 분들께 아차상, 이라도 드려 선물이라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성의에 감사를 표하는 센스!!!가 필요해 보입니다.^^

yamoo 2025-12-06 17:07   좋아요 1 | URL
에이포 10장을 쓰는 건데, 단편은 모르겠고, 장편의 경우 한 권으로 열장을 씁니다. 1권 장편이지만 인용하는 작품은 적어도 3-4편은 됩니다. 수상작을 보시면(공지돼 있어요..ㅎㅎ) 문학 전공해서 계속 평론 비슷한 글을 써 온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됩니다..ㅎㅎ 대학원 석사 논문 수준의 글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사람들...물론 논문으로는 가치가 없지만 평론으로는 뭐 괜찮은 글들..ㅎㅎ

blanca 2025-12-06 1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이건 엄연히 리뷰상이 아니라 평론상이고 인터넷 서재에 홍보할 건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평론가 지망 학생들을 위한 거라면 서평지에만 공고해도 충분합니다. 평론과 리뷰의 경계가 모호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회의 취지를 다수가 오해할 여지를 주는 건 아쉽네요.

yamoo 2025-12-06 17:14   좋아요 1 | URL
엄연히 평론을 선발하려고 에이포 10장 분량을 조건으로 넣은 거겠지요. 평론상...이러면 너무 거창하고 응모작이 별로 모이지 않을 듯하니...인터넷 서점 중 리뷰가 가장 활발한 알라딘을 택해 우주리뷰상이라고 타이틀을 내걸어 알라딘 리뷰어들의 응모를 끌어낸 거겠죠. 응모작은 많으면 많을수록 대회 권위가 세워지니까. 이메일로도 응모가능하다는 거 자체가 평론상 선발하려는 의도를 가진 대회죠. 알라딘 리뷰 대회에서 리뷰를 이메일로 받는다?! 조건에 안맞겠죠. 어쨌든 우주리뷰상은 알라딘 노출은 제한하고 그들만의 세계로 추방하는게 좋을 듯합니다. 문학 계간지나 월간지 있잖아요. 거기에 광고내면 되지 알라딘과 콜라보는 이제 안하는 게 좋겠습니다..ㅎㅎ

이환한 2025-12-08 0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우려(?)들입니다. 보태어 써보자면, 기자였던 가수 한대수의 기사와 가사가 엄연히 달랐듯이, 알라딘에 쓰는 글과 우주리뷰상에 제출하는 글은 달라야 할 겁니다. 내년에 응모할 분들은 구글에 ‘학술적 글쓰기‘와 ‘의식화‘ 를 쳐서 함 보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길 기원합니다.
앞으로 에이포 열장을 에이아이가 뚝딱 쓸수 있겠지만 감정, 그러니까 ‘이 책이 좋네 싫네 허접하네 어렵네 감동적이네 안 읽고 꽂아만 뒀는데 어예노‘ 등을 느끼는 감정은 쉽게 안 될 거고, 그러므로 그것이 이곳의 강점이지만, 응모자를 추측해보자면 아마도 지금 당장은 오랫동안 많이 읽어왔고 써왔던들 백만원 값어치가 안 되는 글이라는 게 황금카네이셔너들의 진실입니다. 프로페셔널이라면 오히려 그렇게 많이, 쉽게 리뷰를 못 쓰겠지요(feat.김민기_늙은 군인의 노래).
키워드: 100만원 vs 서재의달인마크, 깔아주기, 구별짓기, 60년대급상금, 민속박물관 작가재현 직원모집, 알라 업은 제임스딘은 알라딘을 알라알라 알라셩 알라리알라, 하늘의 별 재배치

이환한 2025-12-08 0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년 만에 드디어 ‘서재의 달인‘ 되심을 축하드립니다. 31일에 제 방을 비울건데 죄송하지만
이 글도 아마 지워지겠지만 달인이 되는 과정을 본 것은 처음이라 님의 글을 읽어온 저 또한 퍽 기쁨을 알려드리고저 합니다.
그대여! 영광의 마크를 프린트 해서 오리고 삔침을 꽂아서 가슴팍에 다시길(크리스마스 코사지).

거듭 축하인사를 보냅니다. 짝짝짝~ ~ ~!

yamoo 2025-12-08 10:27   좋아요 0 | URL
헛! 서재의 달인 엠블럼이 달릴줄이야...저는 오늘 첨 봤네요...^^;; 이게 뭔지...글을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이게 뭔 일인지 모르겠고...저는 아무 감흥이 없어요...ㅎㅎㅎ
진짜 2008년 서재 오픈하고 저 서재의 달인 엠블럼을 처음 다네요..ㅎㅎ
제 글을 읽어오셨다니, 거듭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간혹 댓글로 만나뵈었는데, 이제 서재를 접으신다니 좀 서운합니다. 어쨌든 축하인사를 전해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알라딘 서재를 떠나셔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