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 <루시>를 봤습니다. 맥스무비 할인쿠폰으로 2000원에 봤지요.ㅎ 이 영화에 말들이 많고, 특히나 영화를 본 지인들이 죄다 졸작이라는 평가를 하더군요. 네이버의 단평들을 보니, 좋다는 게 부지기수인데 말이죠. 그래서 본지 오래됐지만 보고 나서 몇자 끄적거려 놓았던 것을 좀 정리해 봤습니다.

 

 

이 영화는 순전히 지인때문에 보게 됐습니다. 추석을 앞 둔 몇 주 전 만난 지인이 "한국어 대사를 하는 최민식의 아우라를 볼 수 있어!"라는 멘트가 결정적이었지요. 뤽 베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중 해외 오프닝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기에 동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이 영화를 검색하면 액션 영화 장르라고 돼 있습니다. 루시(스칼렛 요한슨)가 장(최민식)에게 쫓기면서 말도 안 돼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면을 보면.. 뭐, 액션 영화 장르로 봐도 무방하겠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전 약간 사기 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건, 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뒤통수를 후려쳤기에 그렇습니다.

 

영화 시사회 끝나고 뤽 베송과 최민식이 나온 대답을 봤는데, 그때 감독이 그랬죠. 10년을 준비했다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였다고..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뤽 베송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겠더군요. 이 작품은 시간과 인간에 대한 뤽 베송의 철학적 성찰을 뚜렷이 드러낸 일종의 다큐영화입니다. 다큐 영화를 만들려니 지루해져서 액션 이라는 활극 스토리로 포장한 것이 이 작품의 실체같습니다.

 

표면적인 이야기는 인간이 두뇌를 100% 활용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란 것입니다. 영화는 이를 단계적으로 보여줍니다.

 

10%,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  24%, 신체의 완벽한 통제, 40%, 모든 상황의 제어 가능, 62%,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100%, 인간의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음

 

주된 플롯의 축은 루시의 뇌 가용량이 100%에 근접할수록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다른 축은 이런 뇌 사용량의 한계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어느 박사의 이론입니다.

 

결국 합성 약물이 박사의 이론을 현실화 시켜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가설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뇌과학과 진화에 대한 여러 이론들이 등장합니다만,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건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뤽 베송은 영화 중간에 나래이션을 통해 아주 직접적으로 그리고 확고하게 이 사실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점점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빛의 속도로 달린 후 없어져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설명이 이어지다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끝맺습니다.

 

"시간이 없다면 인간 존재는 없다."라고요. 곧 시간이 인간(시간이 인간 존재를 규정한다)이라는 겁니다.

 

근데, 이건 어디서 많이 들어본 주제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베르그손이 지속적으로 말해왔던 바로 그 '시간'이지요. 베르그손은 그의 주요 저서들 속에서 일관적으로 시간을 증명했습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시간의 존재를 증명하다니...우리는 시간에 맞춰 살고 미토콘드리아 내의 텔로미어가 닳아 없어지면 노화로 생명을 다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시간으로 이루어진 존재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실체가 없는,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니 인간을 지배하는 이 시간을 베르그손이 철학적으로 증명해 낸 것입니다. 정말 위대한 철학자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베르그손은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에서 시간 속에 존재하는 인간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물질과 기억>에서는 지속하는 시간이 인간 내부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증명했지요. <사유와 운동>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속하는 시간을 다른 각도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창조적 진화>에서는 이 모든 것을 '알랑 비탈'로 집약시켜 주요 생철학자로 자리매김하지요.

 

 

 

 

 

 

 

 

 

 

 

 

 

 

 

 

 

 

 

 

 

 

 

 

 

 

 

뤽 베송은 베르그손이 증명한 이 '지속하는 시간'을 좀더 감각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라인에 이 철학적 내용을 담다 보니, 감독은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듯합니다.

 

뤽 베송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플롯 구조 속에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도처에 플롯의 헛점이 산재해 있습니다. 뇌를 100퍼센트 사용하면 전능한 신이 된다는 설정 또한 짜증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지인들이 졸작이라고 평가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 때문인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냥 다큐 영화로 만들었으면 훨씬 더 연출이 매끄럽게 될 수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흥행은 참패했겠지요.

 

그래도 뤽 베송은 자신의 철학을 액션 영화에 담을 생각을 했고, 어느 정도는 상업적인 면에서 성공했다고 보여집니다. 뭐, 영화적 완성도는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철학적 주제의식이 뚜렷한 영화를 상업 영화로 포장할 수 있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전, 그나마 의미 있게 보았습니다. 베르그손의 생각을 영화로 만나니 신선하기도 했구요.

 

아직 안 보신 분들은 한 번쯤 봐 줘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최민식을 제외한 깍두기 배역들을 연기한 한국 배우들의 어색함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니까요.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 전부터 몸담고 있었던, 독서토론 모임. 꾸준히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주인장이 선정 목록에 고심이 많아 고민을 좀 덜어주려는 목적으로 추천 리스트를 선정해 봤습니다. 이 중에서 몇 권이 선정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분기를 위한 문학 추천 리스트 입니다. 지금까지 모임에서  150권을 넘게 읽어왔지만 의외로 유명한 작품이 빠져 있다는 읽었던 목록을 통해 알았네요. 그래서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들 입니다!

 

 

정말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데, 이상하게 지금까지 모임에서 리스트로 선정하지 않은 작품들입니다. 모임에서 선정하여 같이 읽어 간다면, 다소 늦게 만난 감이 있는 명작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라디오 2016-06-30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이 많이 보이네요ㅎ
 

 

올만에 조조 영화를 한 편 봤다. 알라딘 영화 티켓을 활용해서. 영화 할인 티켓을 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조 영화에는 적용되지 않는 줄 알아 여지껏 한번도 사용해 볼 의도가 없었다.

 

하지만, 혹시나 하고 문득 시도해 보았다. 맥스무비에 가입하는 게 짜증났지만, 조조 영화 4000원 할인이면 2000원에 볼 수 있다는 건데, 이건 너무도 달콤한 유혹이었다.

 

오~, 다른 할인 티켓과는 달리 알라딘 맥스무비 영화할인 티켓은 조조 영화에도 적용이 되었다! 그래서 내침김에 바로 예매를 해 버렸다. 가장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이고 있는 명량으로 낙찰~

 

사실, 이 영화를 봐야 하나 망설이긴 했다. 약 10년 전 KBS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너무도 감명 깊게 봤기에, '이순신=김명민'이라는 각인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사실 드라마를 보았던 내내 김명민의연기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오죽 하면 '이순신의 재림'이라는 말까지 떠돌았겠는가.

 

그래서 이후 이순신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김명민이 구축한 '이순신 아우라'를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그 성공의 시금석이 될 터였다. 배역을 누가 맡든 비교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을 거다. <불멸의 이순신>을 즐겨 봤던 사람들은 분명히 김명민의 캐릭터를 저 기억속에서 끌어낼 거니까.

 

 

 

 

역시 영화 보는 내내 최민식의 이순신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물론 최민식의 연기가 나뻤던건 아니다. 나름대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유승룡의 연기가 더 괜찮았던 거 같다. 최민식은 이순신이라는 캐릭터의 무게감에 갖힌 듯 보였다.

 

무엇보다 아주 거슬리는 지점이 발성이었다. 최민식의 약간 씹어 내뱉는 허스키 목소리는 울리는 김명민의 목소리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이는 "죽고자 하는 이는 살 것이요, 살고자 할 이는 죽는다"는 대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유투브에 올려져 있는 <불멸의 이순신> 94-96화를 보면, 대번 비교해 볼 수 있다.

 

사실, 최민식은 나름대로 '이순신'을 창출하려 노력했다. 김명민에 비해 좀더 비장미 넘치고 고뇌에 찬 이순신의  모습은 최민식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거북선이 불탔을 때, 도망치다 붙잡힌 병사를 한 칼에 벨 때 특히 그랬다. 하지만 뭔가가 매우 아쉬웠다. 나는 이 실체를 배우의 목소리 톤에 있지 않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

 

최민식에 대한 약간의 실망감은 유승룡에 의해서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선군 캐릭터들을 보는 것은 내게 많은 인내력을 요했다. 그만큼 어정쩡했다. 이순신을 받쳐주는 핵심 장수들과 병졸들의 연기력 차이가 간과할 수 없는 불협화음으로 작용했다. 전투신을 제외한 신들은 무척이나 어수선했다.

 

약 1시간에 육박하는 전투 장면들로 인해 볼거리는 있었는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감상이 실망감을 상쇄시키지 못했다. 뻔한 내용이기에 이 영화에서 볼거리라고는 캐릭터들과 전투 장면 그리고 연출력이었는데, 전투 장면을 제외하고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아 보인다. 뭐, 최대 하이라이트라는 해상 전투신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이 영화의 평이 왜이렇게 높은지 모르겠다. 감독은 대체 최민식과 유승룡이라는 스타를 내세워 <명량>에서 뭘 보여주려 했던 걸까. <불멸의 이순신> 94~96화와 비교해서 그 어떤 차이점도 느낄 수 없었다.

 

맥스무비 티켓으로 할인을 받지 않았다면 매우 돈이 아까웠을 거다. 그런데 이 영화의 평점이 어의를 상실할 정도로 높은 이유를 이제야 어렴풋이 알것 같다. 영화에 높은 평점을 부여한 사람들은 아마도 김명민 주연의 <불멸의 이순신>을 보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충분히 높은 평점을 줄 수 있었을 듯. 

 

 

[덧]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영화가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임진왜란에 관한 영화를 보니, 이 전쟁과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몇 자 부가해 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사람치고 임진왜란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초등학교 학생도 임진왜란을 설명해 보라면 자신있게 몇 마디 한다. 이순신 장군, 거북선, 행주대첩 등등. 학년이 올라가면 여기에다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덧붙여진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국 통일. 일본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조선을 침략. 당시 조선은 평화에 젖어 전쟁 준비 부족으로 일본군에 연전연패. 선조의 몽진 등등. 그리고 대학생 정도 되면 여기에 광해군의 분조 활동과 정유재란 그리고 한중일 삼국이 연루되어 싸운 전쟁 등이 더해진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모른다. 아니,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바로 이 전쟁에 대한 명칭 문제다. 임진왜란을 갖고 한중일 세 나라 학생이 모여 토론하면 전혀 토론이 진행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각 나라마다 이 전쟁을 보는 명칭과 시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 전쟁을 임진왜란이라고 부른다. 임진년에 일어난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명칭에는 이 전쟁을 보는 우리의 역사적 시각이 투영되어 있다. 방점은 뒤에 있다. '亂'이라는 명칭이 이를 대변한다. 왜구가 임진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으킨 난동이라는 거.

 

그래서 우리나라는 주로 이 전쟁의 승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의 관련 논문과 저서들을 살펴보면 주로 이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집약적 결과물이 고교 교과서다. 주로 전투에 승리한 대첩 위주로 설명되어 있다. 의병과 그 전투를 암기해야 하는 것이 이 시대 역사 공부의 전부다.

 

그러니 이순신의 해전 순서를 암기하고 첫승이 어느 해전인지 알아야 한다. 교과서의 설명대로라면 이순신은 전장의 신이다. 무패의 신화는 교육에서도 여과없이 전달된다. 이순신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철저한 준비정신은 상대적으로 저 평가된다. 이 전쟁에 대한 초점을 승패에 맞추다 보면 당연한 귀결이 될 수밖에 없다. (요즘 보니 '7년 조일전쟁'이라는 명칭이 지지 받는 듯)

 

이런 시각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이 이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아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일본은 이 전쟁을 일컬어 '문록경장의 역'이라고 부른다. 방점은 뒤의 '역(役)'에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가 너희 나라를 손봐준 것이라는 역사 의식이 투영되어 있다. 이는 일본의 한국병합 시까지 지속적으로 견지된다.

 

중국은 어떤 명칭을 쓸까? 이 전쟁에서 중국(명)은 우리나가 원군을 요청 하지 않았어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조선이 일본에 떨어지면 압록강을 두고 일본과 국경을 맞대는 것보다 조선이 버티고 있는 것이 중국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요청해서 조선을 도왔다는 것을 매우 강조한다. 그래서 중국측은 이 전쟁을 일컬어 '항왜원조'라 표현한다. 왜구에 대항해서 조선을 도왔다는 거다. 역시 방점은 '도왔다'는 거에 찍힌다. 그러니 전후에 중국은 항상 뭔가를 요구하게 된다. 이 전쟁 중에 명군의 민폐는 일본군보다 더했다니, 명은 조선의 안위보다 자국의 이익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전쟁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 시각은 일본처럼 바뀌지 않고 지속되다가, 20세기에 재등장하게 된다. 놀라운 것은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여하면서 이를 '항미원조'라는 명칭을 쓴다는 사실이다. 미 제국주의에 대항해서 북조선을 도왔다는 시각은 중국이 임진왜란 이후 한국을 보는 기본적 시각이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진년에 일어난 이 전쟁에 대한 명칭은 반드시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알아야 하는 역사적 사실이다. 명칭에서 각 나라의 기본적 역사의식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이 교과서의 어디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역사의 가치를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끝>

 

 

 

 

혹시 영화를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원작인 <명량>보다는 한명기 교수의 책 두 권을 권해드린다. 역사학계 최고의 입담이라 회자되는 한 교수의 저서들은 <명량>보다 훨씬 알차고 유익할 것이다. 시간이 부족한 분이라면 <칼의 노래>가 <명량>보다 좋은 선택일듯하다. 영화를 보고나니 소설 <명량>은 읽고 싶은 생각이 샥 가셨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애니비평 2014-08-01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명기 교수의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란 책에서 상당한 관찰력과 현재의 한국의 현실이 생각나게 만들더군요. 그분의 임진년의 전쟁까지 연구한 것으로 아는데, 언제 이런 책들을 보지!!

yamoo 2014-08-03 23:00   좋아요 0 | URL
한명기 교수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조선 중기 연구의 대표적 학자입니다. 책도 잘쓰고 강연도 잘하지요. 특히나 대중을 상대로 두 전쟁에 대한 강의를 집중적으로 진행한 바 있습니다. 책 읽기가 버거우시다면 유투브 강연으로 대체하셔도 될 듯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야뮤 님 글을 읽습니다. 좋군요... 허허..

yamoo 2014-08-03 23:01   좋아요 0 | URL
흠...오랜 만인가요?^^;; 좋으시다니, 감사합니다!
(굽신, 굽신...)

stella.K 2014-08-01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만해서 극장을 가지 않는 저도 이 영화만큼은 보러갈 마음이 있었는데 말이죠.
전투씬은 아무래도 스크린이 커야 볼 맛이 날 것 같아서...
더구나 믿고 보는 최민식과 류승룡이라.
최민식과 이순신의 조합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종병기 활>도 전 괜찮게 봤어요. 특별한 의미는 없고
볼 거리로 그만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 이 빼빠 괜히 봤나 봅니다.
영화 보면서 야무님이 왜 이렇게 말씀하시나 그 코드 찾느라 애 좀 먹을 것 같아요.ㅋ

yamoo 2014-08-03 23:04   좋아요 0 | URL
캐릭터와 연출력이 망한 케이스입니다. 불멸 드라마를 안 보셨다면 무척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멸의 김명민 연기를 인상깊게 보셨다면 이 영화는 정말 별루라고 생각될 겁니다.

특히나 김한민 감독의 연출력의 한계가 도처에 보입니다. 이건 그냥 영화 소재가 반은 먹고 들어가서 그나마 호평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최악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마로틱 2014-08-10 00:2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글쎄요.이 영화를 좋게 본 사람들도 많으니 호불호가 갈린다는 정도로 이해하심이 좋을듯해요. 요즘 영화만 보면 자꾸 졸아서 난감했는데 이 영화는 끝까지 졸지않고 집중해서 봤습니다. 뭔가 울림이 있었고 그리 나쁜 영화가 아닙니다. 저는 김명민의 이순신을 못봐서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최민식의 이순신도 나름 인상깊게 봤습니다. 시사회에서 봤는데 그렇게 관객들이 조용히 몰입해서 보는걸 처음 봤습니다. 끝나고 나올때 저마다 영화 잘 만들었다고 칭찬하던데요. 전문가가 보는 것과 일반 관객이 보는 눈이 다르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거꾸로 케스팅하는 게 다 낫지 않았을까요 ? 류승룡이 이순신 하고, 최민식이 왜군 장군 하고 말이죠.....

문어 2014-08-11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지적입니다. 나도 느꼈던거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흐르던 눈물을 주체할 수 업ㅆ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피상적이던 국가와 민족, 이 겨레가 나이듦으로 인해 눈 앞에 피부에 와닿는 느낌으로 ... 이 나라가 어찌될 꼬! 라는 절박한 느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라서 더욱 그런 것 아닌가 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역사와 사회에 나와서 각 종 자료를 보며 접한 역사에 대해 너무 큰 차이로 인한 배신감은 요새 20,30대는 이 나이가 되기전에는 절대 느끼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결국 꿈보다 각 자 해석이 다르지요.

가넷 2014-08-1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ㅋㅋ 요즘들어서 충무공의 관련서적이 나온다 했더니 이 영화 영향이었군요. ㅎㅎ 상기의 책말고도 <임진왜란 해전사>도 한번 읽어 볼만하지 않나 싶어요. 도서관에 있는 책인데 빌려볼까 사볼까 고민중이랍니다. 그리고 임진왜란 관련 서적으로 <임진왜란 동아시아 삼국전쟁>이라는 책도 읽어본 적이 있는데, 괜찮았어요.
 

07년에 한 번 우리시대 스테디셀러 현황을 살펴본 적이 있었는데, 며칠 전 이 작업을 다시 하고픈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집 근처 대형서점에서 스테디셀러라고 하는 책들이 몇 쇄나 찍었는지 하나하나 들춰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걸 조사하러 대형 서점을 찾기에는 동기가 약했다.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기회인데, 어제 바로 그 시간이 주어졌다. 장소는 사당역 파스텔시티 반디문고.

 

스테디셀러의 기준은 책이 발행 된 후 10년 이상 된 책으로 했고, 내가 소장한 책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몇 부가 팔렸는지는 출판 관계자가 아닌 관계로 정확히 잘 모른다. 그래서 표면적인 방법인 찍은 쇄만을 반영했다. 판을 거듭 찍은 책들은 그만큼 지속적으로 팔렸다는 증거이니 얼추 판매 부수를 어림잡을 수 있을 거다. 소설과 비소설의 1쇄 발행 부수도 출판사마다 다르니, 정확한 판매부수는 정확히 모르겠다. 단지 지속적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양서라는 점만 확인하는 것이 이 작업의 의의라 하겠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은 교양 인문학의 대박 출판물이다. 저자가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왕조실록을 알차게 펴냈다. 조선왕조실록의 성공에 힘입어 삼국왕조실록인 고구려, 백제, 신라의 실록까지 시리즈로 완결했다. 나도 초판이 나왔을 때 읽어 봤는데, 매우 유익했다. 그래서 삼국왕조실록까지 보았다. 왕조 위주의 정치사라서 단점은 분명했지만, 고교 교과서보다 훨씬 자세하고 쉬운 서술은 이 책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돌려놓았다. 학게에서는 이 책의 가치를 평가절하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판매부수로 그 가치를 스스로 입증해 나가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광고로는 300만부라하니, 놀랍기 그지 없다.

 

 

1996. 3. 10       초판 33쇄

2004. 10. 25     초판 175쇄

2004. 11. 18     개정증보판 1쇄

2014. 02. 05     개정증보판 94쇄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나의 예상을 완전히 깨버린 책이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은 건, 내 뜻에 의한 게 아니었다. 행정학개론 수업을 듣는데, 담당교수가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내라는 숙제를 내 줬기 때문이다. 당시는 정말 황당했다. 행정학 교수가 왜 우리 문화재에 관계된 책을 읽으라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숙제를 하기위해 책을 읽었지만 매우 재미있었다. 4장 분량의 독후감도 일사천리로 써 낸 걸로 기억한다. 1권이 재미있어, 2권까지 읽었지만 그 후 관심에서 멀어지다가 <북한유산 답사기>까지 나온 걸 보고 다시 관심이 생겼다. 시리즈로 거듭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방송에서도 이 문화유산 시리즈에 따라 연예인들과 답사 여행을 하는 걸 보고 이 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1993. 05. 20    초판 1쇄

1994. 06. 10    초판 23쇄

1994. 07. 11    개정판 1쇄

2010. 12. 20    개정판 85쇄

2011. 05. 11    개정2판 1쇄

2013. 11. 30    개정2판 18쇄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오래 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래서 에코, 하면 바로 이 책이다! 헌데, 읽기 쉽냐? 천만의 말씀이다. 에코의 소설들은 매우 고약하다. 처음 100여 페이지가 매우 지루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소설의 대명사라 회자되는 이 책이 한국에서 선전하는 걸 보면 놀랍다. 열린책들이 문학시리즈를 세계문학시리즈로 통합하여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나서도 이 책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2010년부터 시리즈로 계속 간행되고 있는데, 열린책들 세계문학 중 이 책의 인기를 넘는 소설은 없다. (<위대한 개츠비>도 5쇄를 넘지 못하고 있다.)

 

 

 

 

 

1992. 05. 25    초판 12쇄

2000. 03. 15    개역판 42쇄

2006. 02. 25    3판 37쇄

2009. 11. 25    보급판 9쇄

2009. 11. 30    4판 14쇄

2014. 01. 20    세계문학판 10쇄

 

 

<로마인 이야기>로 시오노 나나미의 팬이 됐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사실, 나는 이 시리즈를 3권만 갖고 있다. 1권, 3권, 5권. 읽었냐? 전혀 읽지 않았다. 워낙 베스트셀러여서 읽기가 싫었다. 그리고 10권이 넘는 분량도 읽기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읽었던 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한 권 잡으면 바람처럼 책장이 넘어간다는데, 난 여전히 이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언제 이 책을 읽기 시작할 지는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판을 거듭하고 있는 걸 보면 읽을 만한 가치는 충분한 거 같다. 몇 년 전 한길사에서 이 책에 대한 독후감 응모 대회도 한 모양이다. 책으로 묶여 나온 걸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보았는데, 수상작의 독후감을 읽는 맛도 솔솔했다. 어쟀든, 이 책 정말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1995. 09. 30   초판 1쇄

2013. 07. 05   초판 102쇄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젤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과 더불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랜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 왔는데, 의외로 그리 많이 팔리지 않았다. 오래 전에 출간됐는데도 불구하고 100쇄를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곰곰 생각해보니, 많은 출판사가 다투어서 출간해 왔기에 그럴 것이라 추정해 본다. 세계문학 작품들 대부분이 인기 작품 위주로 살펴보아도 20쇄를 넘는 책은 별로 없었다. 춮판사가 복수이다보니 경쟁이 심해져서 그런 듯. <개츠비>의 경우는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종류만 7종 정도 됐다. 민음사판이 그 중 가장 많은 쇄를 찍었다. 얼마 전 영화 개봉이 판매 부수를 올려주는 계기가 된 듯.

 

 

 

2003. 05. 06 1판 1쇄

2010. 09. 29 1판 47쇄

2013. 12. 20 2판 20쇄

 

 

파스칼의 저서들이 점점 번역되고 있지만, 파스칼 하면 그냥 <팡세>다. 팡세=파스칼이 자연스럽게 성립할 정도. 하도 유명한 작품이라서 <팡세>도 여러 출판사본이 보인다. 읽어 보면 철학적 수상집에 가깝다. 하지만 철학 총서 시리즈에 포함된 <팡세>보다는 문학 총서 시리즈에 포함된 <팡세>가 훨씬 더 많다. 서양 중세 사상의 중요 고전이기에 기독교 계열의 출판사도 많이 출간했다. 그럼에도 오랜 동안 사랑받아온 <팡세>는 문예출판사본이 아닌가 한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문예출판사 문고본 <팡세>는 1978년판인걸 보면.

어쨌든, 확인해 본 바로는 <팡세> 역시 민음사판이 제일 많이 팔린 듯하다.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10쇄를 넘기지 못했다.) 후발주자인 민음사의 약진이 놀랍기만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팡세 번역본이 아주 많은데, 발췌본부터 완역본까지 정말 천차만별이다~^^)

 

 

2003. 08. 25  1판 1쇄

2013. 12. 09  1판 36쇄

 

 

발타자크 그라시안의 <세상을 보는 지혜>는 판이 약간 변형되고, 하드커버에서 반양장으로 바뀌었음에도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잠언서 계열의 책 중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내 눈에 이 책이 처음 띄었을 당시 출판사는 쇼펜하워가 극찬한 책이라고 선전하고 있었다. 양장본이던 이 책은 정말 불티나게 팔렸던 기억이 난다. 서로 이 책을 선물로 주고 받았으니. 대단한 베스트셀였기에 궁금해서 서점에서 봤는데, 2시간 정도면 다 읽고도 남을 분량이다. 뭐, 그리 강한 인상이 남은 건 아닌데, 왜 이리도 계속 팔리고 있는지 무척 궁금한 책 중 하나이다. 어쨌든 이 책의 인기는 놀랍다~

 

 

1991. 12   초판 1쇄

2005. 10   5판 2쇄(254쇄)

 

 

 

 

 

<경제학 콘서트>는 교양경제학 책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이 책으로 인해 '~콘서트'를 단 책들이 봇물을 이뤘으니. 원제하고는 한참 먼 이 타이틀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책의 내용 덕분이지 않을까 한다. 경제 이론의 나열이 아니라 경제학적 마인드를 훈련시켜주는 내용이기에 단숨에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스타벅스 커피숍을 데이비드 리카도의 차액지대론으로 풀어주는 경제서적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인기를 확신하게 됐다.

이 책의 인기에 힘입어 <괴짜경제학>도 덩달아 베스트셀러가 됐다. 역시 읽어보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두 책은 이론의 나열이 아니라 나름대로 경제학적 시각이 이런 거라는 걸 사례로 잘 녹여낸 책이기에, 교양 경제학 책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두 책은 정말 꾸준히 팔리고 있다. 아직도 쭉~

 

2006. 02  초판 1쇄

2014. 02  초판 156쇄

 

 

사실 이 책이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그리 만만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정치학자의 주요 이론서라 할 수 있는 책이 이렇게나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게 신기 했다. 읽어 보면 교과서보다야 괜찮지만 꽤 딱딱한 책이데 말이다. 더군다나 헌팅턴은 미국에서도 보수 우익의 대표 학자이자 백인 우월주의 계열의 학자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다.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만큼이나 많이 팔렸다는데, 심기가 좀 불편하다. 이 책의 꾸준한 인기를 좀 생각해 보니 답이 금방 나왔다. 샌덜의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 속에 담겨 있는 정서가 아닐까. 우리나라 보수 학자들이 꽤 좋아해서 알아서 석학으로 대접해 주니 언론에서 덩달아 띄워주는 뭐, 그런 경향. 출간 당시 조선 동아 서평을 보고 나도 구매했으니...

철저히 서구 중심 시각으로 세계질서를 바라보고 있는 저자의 논지가 매우 거슬린다. 공격받을 헛점이 꽤 산재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출간 이후 이 책에 대한 비판서들이 줄줄이 나왔다. 헌팅턴이 무리수를 둬 가며 애써 주장하는 바의 논지를 따라가면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1997.05  1판 1쇄

2013.07  1판 63쇄

 

 

<제3의 침팬지>로 널리 알려진 문화인류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역저이다. 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황금의 마이다스 손. 매우 무거운 주제의 책들을, 그것도 상당한 페이지를 자랑하며 펴내는 저자이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다. 어려운 주제를 흥미 진진하게 펼쳐내는 노 석학의 공력은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듯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 책.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하는 문명사에 대한 이론서이지만 전혀 이론서같지가 않다.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주제들이 매우 굵직굵직하고 범위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책을 펼쳐 읽어 가면 그 두꺼운 페이지가 바람처럼 넘어간다. 러들럼의 <마타레즈 서클>만큼 두껍지만 흥미진진한 면에서는 얼추 경쟁이 될 듯하다. 문명과 문화를 다룬 책이 말이다! 이 책은 내 개인적인 예상으로 100쇄를 넘었을 거라 짐작했지만 그에 좀 못 미쳐 아쉬웠다. 그래도 꾸준히 팔리는 교양 과학 스테디셀러임은 증명되고 있다.

 

1998.08  초판 1쇄

2005.09.  초판 15쇄

2014.03    2판 58쇄

 

뭐, 스테디 셀러 현황은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자. 이 외에도 여러 스테디 셀러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대부분 30쇄 미만이다. 물론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에 한에서. 더 조사한 책들 가운데 70-80쇄 찍은 책들이 있긴 한데, 내가 소장하지 않고 있는 책이다. 소장 도서 이외에 100쇄가 넘는 책이 있나 봤는데,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대형 서점을 몇 곳 돌면 몇몇 책이 나오겠지만 더이상은 무리인듯하다.

 

와중에 놀라운 속도로 단기간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로 경제 경영 분야의 자기계발서들이 많이 팔리고 있었는데, 내 예상을 완전히 깨버리는 책들이 있었다. 조사하는 와중에 새롭게 안 정보라서 덧붙여 본다. 이들 책 모두는 100쇄 이상을 찍었고, 샌덜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300쇄에 다가가고 있다.

 

헌데, 샌덜의 책보다 더 압도적인 행보를 보이는 책은 쑹훙빙의 <화폐 전쟁>이다. 경제학 교양 도서로 분류되는 이 책은 정말 '압도적'이라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을 정도이다. 1권의 인기에 힘입어 4권까지 출간되고 있는데, 4권 공히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없을 정도. 대학생 교양도서 대출 순위 꼭대기에서 거의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헛, 그런데 <아웃라이어>와 <넛지>가 100쇄를 훌쩍 넘고 있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5 0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씁니다. 새로운 스타일의 알라딘 글이라고나 할까요. 줄거리 요약하는 글에 질려버렸는데... ㅎㅎㅎㅎㅎㅎㅎ 이런 스타일로 틈새 시장을 노리시다니요.... ㅎㅎㅎㅎㅎㅎㅎ 좋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지혜를... 이 책이 이리 많이 팔린 줄은 정말 몰랐군요.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베스트셀러보다 스터디셀로가 더 알차지 않을까 싶습니다.


yamoo 2014-07-27 14:45   좋아요 1 | URL
흥미 진진하게 읽으셨다니,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스타일의 글....뭐, 그럴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글을 쓰려면 사실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게 노가다거든요~ㅋㅋ
흠...줄거리 요약하는 글에 질려버셨다는데, 요새 알라딘에 그런 글이 많은 가 보죠? 주로 리뷰아닌 페이퍼를 읽으심이..^^;;

저도 조선왕조실록과 그라시안의 책의 인기를 보면서 깜놀했습니다..ㅎ

루쉰P 2014-07-27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야무님 잘 지내시죠?
오랜만에 왔어요 ㅋ 대단하시네요
집념이 느껴지는 글이에요
저 이제 자주 서재에 올 거에요 ㅋ

yamoo 2014-08-01 00:12   좋아요 1 | URL
와~~~루쉰님 올만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그간 어찌 지내셨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자주 뵙게 되길 바랍니다. 서재 복귀를 축하드립니다~^^
 

알라딘이 15주년이 됐나부다..

요즘 서재에 많이 소홀해서 거의 모르고 지냈는데...

내가 산책도 거의 1000권이나 되는구나. 그렇지만 알라딘에서 만난 페이지수 누적 순위를 보니 등위는 한참 밀리는 듯...내 앞에 5000명 이상이 있다!!

 

그나저나 알라딘의 통계...정말 유용하다. 각 이미지들도 좋고..

이런 통계치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알라딘이 유일한듯..^^

 

어쨌거나, 뒷북이지만 나두 기록으로 남겨둔다~

 

 

           

당신이 만난 책들을
모두 쌓는다면
아파트 5.93층 만큼의
높이입니다.
당신은 알라딘 회원 중
6,376번째로
많은 페이지의 책을
만났습니다.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플라톤

김용운

장 자크 루소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에드거 앨런 포우

임마누엘 칸트

막스 크루제

데이비드 흄

서정복

유시민

미셸 우엘벡

도올 김용옥

에리히 프롬

이반 워드

버트런드 러셀

변광배

송석구

서양철학
교양 인문학
사회사상/사회사상사
심리학/정신분석학

 

http://aladin.kr/e/l140701_15th_record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