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젠가..스텔라님의 서재에 가서 좋은 글에 몇 개 덧글을 남겼더랬다. 스텔라님의 답글 중 하나. 덧글로 물으셨다..남자분이세요??
물론 덧글에서도 답했지만 순간적으로 당혹스러운 물음이었다. 모든 인터넷 사이트의 덧글시스템에서...덧글을 단 사람의 성 정체성에 대한 물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심각한 것은 아니었고, 즐거운 고민이었지만 온라인 상에서 이 물음은 나에게 정말 중요했다.
이 전 블로그에서도 심심찮게 오해 받은 게 사실이다. 온라인 상에서 여자로 알았다가, 오프 모임에서 여자가 아닌 것을 알고 매우 실망스런 낯빛을 하는 여자분들도 만나 봤다.
어느 블로그 지인이었던 분은 내가 남자라고 하자 그 이후로 발길을 뚝 끊은 분도 있었다. 왜 그런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금도 모른다.
내 글에 문제가 있나?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단지 내 성향이 일반 남성이 아주 적게 갖고 있는 여성적인 면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예컨대, 상대적으로 남자들의 관심이 지극히 적은 책이라든가, 영화, 패션, 공예, 악기, 메이크업 등의 취향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패션, 공예, 메이크업 등은 우리나라에서 여성을 규정짓는 범주에 포함되는 것들이기에...하지만 일부 남자들도 이런 거 좋아한다.
전업주부를 하기위해서(물론 반은 핑계였지만) 검찰을 때려친 김두식 교수같은 분도 있는데..
고로, 온라인 상에서 성을 미리 규정짓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주로 글로만 보이는 공간이라 글과 실제 성이 따로 놀 수 있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인간의 편향성을 즐기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근데, 알라딘 서재에 활발히 활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확실히 여성분들이 많긴 하다. 책 관련 모임과 미술 관련 모임이 몇 개 있었는데, 거기두 80%는 여성분들~]
* 양철나무꾼님과 스텔라님에게 덧글로 남기려다가 길어져서 페이퍼에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