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나? 어떡하지, 나? 1
호소가와 텐텐 지음, 권남희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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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졸업을 앞둔 텐텐은 딱히 좋아하는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한 마디로 꿈이 없다. 그렇다고 졸업 후 마냥 방안에만 있을 수는 없기에 일을 찾아보기로 한다. 먼저, 가벼운 마음으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 하지만, 금세 실망하고 그만두게 된다. 그 뒤로 또 다른 일자리를 구한다. 하지만, 일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 그만두고 또 새롭게 얻은 일자리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실망하고 그만두게 된다.

 

이런 방황의 시간들을 통해, 텐텐은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되고, 그 일을 위해 공부를 시작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된다는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만화로 담은 책이 바로 『어떡하지, 나?』이다.

 

이 책이 말하는 바는 간단하다. “방황해도 괜찮아, 초조해하지 않아도 돼!” 청소년들, 젊은이들에게 혹 지금 꿈이 없다 해도 초조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이 꿈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갖지 못하는 경우 역시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조급해하지 말 것을 이 책은 우리에게 전해준다. 때론 할 바를 알지 못해 방황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과정이 꿈을 발견케 해주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꿈이 없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당연히 꿈을 보다 빨리 갖게 되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조급하진 말자는 말이다. 인생은 단거리경주가 아닌 장거리경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 꿈을 단정 짓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혹 내가 꿈이라고 여겼던 것이 꿈이 아닐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울러 남이 하는 일을 무작정 따라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지나온 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방황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 방황하던 시간을 생각할 때, 당시에는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자신했음에도 지나온 뒤엔 후회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후회되던 시기 역시 무익한 시간은 아님을 알게 된다. 그 후회되는 시기라 할지라도, 그 삶의 파편들이 모여 오늘 나의 삶을 이루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만약 그 시기로 돌아간다면 후회가 없도록 하고 싶다. 하지만, 그 후회의 시간조차 무익한 시간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대단히 소중하고, 한정된 시간이기에 최선을 다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자책하지도 말자. 지나보면, 그 시간들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간 또 하나의 영양분임을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젊은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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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와 불량 산타 거꾸로 생각하는 어린이 4
강경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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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수 작가의 새로운 동화, 『봉구와 불량산타』는 왕따 이야기, 괴롭힘의 주제가 그 밑바탕에 깔린 동화랍니다.

 

봉구는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여서, 유식이 일당의 괴롭힘을 당한답니다. 겨울 외투를 살 돈을 받은 봉구는 또 유식이 일당을 만나 돈을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네요. 이에 봉구는 쇼핑센터로 도망치게 된답니다. 한편 한 노숙자 아저씨가 우연히 쇼핑센터에서 산타로 분장하게 되고 봉구를 만나게 되네요.

 

이 만남을 통해, 가짜산타는 봉구를 통해 붙잡힐 위기에서 벗어나고, 봉구는 또한 가짜산타를 통해 유식이 일당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답니다. 비록 가짜 산타이지만, 봉구는 진정한 산타를 만나게 된 거랍니다.

 

그렇기에 산타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 아닐까요? 산타가 실제 존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랍니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행복의 선물을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산타인 거죠. 비록 그 사람이 실제 신분이 무엇이냐를 떠나서 말이죠. 작가는 바로 이런 사실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또한 우연한 산타 행각을 통해, 봉구에게 용기를 심어주게 된 노숙자 아저씨, 동화의 말미에서는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네요. 그렇죠. 자신의 삶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죠. 비록 그 일이 보잘 것 없는 일처럼 여겨질지라도 삶을 일으키기 위한 노력, 결단이 값진 것이죠.

 

이 책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 노력을 알려주는 진짜 산타와 같은 동화랍니다. 불량산타의 좌충우돌 모험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봄으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의 진짜 의미가 무엇일질도 생각해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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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할아버지 - 2004년 스페인 에데베 문학상 수상작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3
팔로마 보르돈스 지음,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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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할아버지』는 스페인 작가의 동화랍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에데베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말입니다. 한 마디로 믿고 볼 수 있는 동화라는 말이겠죠.

 

엄마와 단 둘이 살던 롤라에게 어느 날 갑자기 한 노인이 나타나 할아버지라고 하네요. 할아버지란 존재를 알지 못하던 롤라에게는 충격적인 일이겠죠. 게다가 할아버지라는 노인은 까칠하고, 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답니다. 특히, ‘페트라’라 불리는 가방을 소중히 여기며 감추는 모습에서 롤라는 할아버지가 강도라고 여기게 된답니다.

 

과연 수상한 할아버지는 롤라의 진짜 할아버지가 맞을까요? 그리고 할아버지의 직업은 무엇일까요? 페트라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 걸까요?

 

저는 이 동화를 읽고 나서 왜 작가는 할아버지의 트럼펫 가방에 ‘페트라’라는 이름을 붙였을 지를 생각해봤답니다. ‘페트라’는 요르단 지방에 있는 세계7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문화유산이죠. 이 트럼펫을 통해, 롤라는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답니다. 오랫동안 관계가 없던 사이, 어쩌면 서로 미워하고 상처 줬을 사이련만, 혈육이라는 신비는 마치 세계7대 불가사의처럼 신비로운 것임을 작가는 말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페트라’의 원뜻은 ‘바위’란 뜻이죠. 가족은 결국 이처럼 바위처럼 단단한 정과 사랑으로 뭉쳐진 공간이라는 의미는 아닐까요?

 

철없는 아버지의 행동으로 평생을 상처입고 자라고, 또한 가정을 꾸렸을 롤라의 엄마에게 있어 아버지란 존재는 어쩌면 아픔과 상처, 감추고 싶은 비밀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딸아이에게도 그 존재를 알려주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아픔과 상처는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녹아내리게 됩니다. 결국 상처에서는 아름다운 사랑의 새살이 돋아나고요. 아픔은 새로운 행복으로 감싸지게 된답니다. 이것이 가족의 신비겠죠.

 

이 책, 『수상한 할아버지』는 재미있으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좋은 동화랍니다. 스토리의 전개가 가볍고 유쾌하면서도 커다란 감동을 주는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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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네 집 초록잎 시리즈 10
강정규 지음, 김재홍 그림 / 해와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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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네 집』은 강정규 동화작가의 7편의 동화를 모은 책이랍니다. 전반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 그래서 동화를 읽으며 마음이 아프답니다. 하지만, 아픔에서 그치지 않고, 희망을 갖게 하고, 마음 한편이 따스해지는 동화들이랍니다. 힘겨운 삶의 자리에서 피어오르는 꽃 한 송이를 느끼게 하는 동화라고 할까요.

 

첫 이야기 <짱구네 집>은 가난과 궁핍한 삶 속에서도 정직함을 붙들고 살아가던 우리네 선조들의 모습을 느끼게 하고, 그런 궁핍함 가운데서도 서로를 돌보는 정을 느끼게 하는 동화랍니다. 뭉클한 감동에 눈물짓게 하는 동화랍니다.

 

<멸치 한 마리> 역시 <짱구네 집>과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는 동화랍니다. 요즘은 국물을 낼 때, 아예 처음부터 다른 주머니 안에 넣어 국물을 내지만, 예전에는 커다란 멸치를 함께 넣어 국물을 냈죠. 그래서 김칫국 등을 먹을 때엔 이 불어터진 멸치를 골라내곤 했는데, 바로 그 멸치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화가 <멸치 한 마리>랍니다. 그런 멸치마저 탐을 내야할 만큼 궁핍한 삶, 그 삶에서 오늘과 같은 풍요로움을 일궈낸 우리 아버지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동화네요.

 

이 외에도 모든 동화들이 한 결 같이 감동을 주는 동화들이랍니다. <까치집>에서는 옹고집 할아버지의 참 마음을 알게 되어 살며시 미소 짓게 되며, <하얀 나비>는 추운 날씨를 녹일만한 따스한 온정을 느끼게 해 주네요. <큰 차>에서는 이리저리 쏠리는 가벼운 오늘날을 반성케 되고요. <언년이 할아버지>는 나무 사랑의 마음을 갖게 하고요. <늙은 기관사>는 왠지 옛 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네요. 이젠 ktx로 편해지긴 했지만, 예전의 정은 사라져버렸으니까요. 예전의 비둘기호를 지금 아이들은 알기나 할까요?

 

이 동화집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이 사라진 이면에는 어쩌면 너무나 흔해진 풍요로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비교해보면 오늘 우리는 너무나도 잘 살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예전보다 더 못 살겠다는 말이 많아졌답니다. 왜 그럴까요? 풍요로움이 우리 안의 자족하는 마음을 빼앗고, 정을 빼앗고, 감동을 빼앗은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고 다시 궁핍하던 시간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겠죠. 바라기는 이처럼 좋은 글들을 통해, 우리의 마음이 다시 따스해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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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빼빼로가 두려워
박생강 지음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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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사인 민형기는 사무실에 찾아온 아가씨 한나리를 통해, 한나리의 남자친구에 대한 상담을 하게 된다. 한나리의 연인은 막대과자 빼빼로에 대한 극한 공포심을 갖고 살아가는 빼빼로포비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빼빼로를 극히 두려워하는 빼빼로포비아는 막대과자를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카페의 사장이기도 하다. 이렇게 한나리에게서 상담 의뢰된 빼빼로포비아로 인해, 민형기는 빼빼로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고, 결국 한나리의 연인을 만나러 그 사람이 운영하는 카페에 찾아가는데. 이곳에서 엄청난 반전이 일어난다.

 

놀랍게도 소설의 반전은 허탈하기까지 하다. 여태껏 있었던 일들은 막대과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가를 꿈꾸는 김만철이란 학생의 소설 내용이었던 것. 다시 말해 소설 속의 소설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소설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은 김만철이라는 막대과자 카페의 아르바이트생. 그리고 이 막대과자 사장을 둘러싼 놀라운 일들이 진행된다. 물론 실제상황에서도 김만철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배역이 다를 뿐이만.

 

자신의 소설에 등장하던 민형기는 실제로는 자신이 일하는 카페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때우는 놈팽이 같은 아저씨. 그리고 한나리는 실제로는 자신이 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누나였으며, 한나리는 실제 이 소설이 진행됨에 큰 역할을 감당하기도 한다.

 

김만철의 소설과 현실 속에서 동일한 케릭터로 등장하는 사람은 카페 사장이다. 이 카페 사장이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라는 소설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카페 사장과 얽힌 이야기가 소설의 주된 스토리를 이끈다. 이 사람은 알고 보니 놀랍게도 외계인이었다. 그 사실을 사장은 김만철에게 밝히고 이로 인해 김만철은 이 일로 인해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 대단히 재미나고 흥미로운 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막대과자 빼빼로를 통한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인가? 아니면, 빼빼로데이에 대한 음모에 대한 파헤침인가? 물론 소설 곳곳에서 작가는 막대과자 빼빼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막대과자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힌다. 하지만, 소설은 또한 그것과는 별개로 외계인 실리칸에 얽힌 이야기로 흥미롭게 전개되어지기도 한다.

 

작가는 소설이란 그냥 빈 과자 상자와 같다는 말을 한다. 꺼내 먹을 수 없으나 비린 달콤함이 느껴지는 특별한 종류의 사건들이 담긴 그런. 그렇다. 작가의 말처럼 그저 소설을 읽어가며, 때론 비릿함을, 때론 달콤함을 느끼면 그만 아닐까? 굳이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꺼내려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저 읽고 재미를 느끼고, 뭔가 생각할 꺼리들이 있다면 생각하면 그만인 것을.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는 재미있다. 처음 시작은 왠지 뭔가 깊이 있는 성찰과 무거움이 존재할 분위기였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가벼움과 유쾌함이 있다. 어쩌면 이것 역시 소설가가 꿈꾸는 “정결함과 천박함이 마주하는 은밀하지만 시끄러운 문학의 장소”를 살짝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작품세계에는 “엄숙한 성소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엄숙한 성소를 찾지 말고 그저 즐기면 그만이다. 재미있게 읽고 책을 곱게 서가에 꽂아두건, 방 귀퉁이에 던져버리건, 계속 붙잡고 좋은 문구를 음미하건 좋을 대로 하면 그만이다. 물론 이 소설이 재미만 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미와 함께 작가의 성찰도 곳곳에서 훔쳐볼 수 있다.

 

그런 구절을 두 구절만 적어본다.

 

“우리 실리칸이 번지 점프를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듯 인간은 막대에 의지하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듯하네. 그 결과 막대는 인간에 의지와 동경, 위안의 대상이 된 거지.” (108쪽)

 

“이 시대의 인간은 어쩌면 빼빼로 피플이네. 인간은 태어나기를 딱딱하고 맛없는 존재로 태어났지. 하지만, 거기에 자신의 개성이란 달콤한 초콜릿을 묻히지. 타인을 유혹할 수 있는 존재로 특별해지기 위해.” (145쪽)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읽고 난 후에도 난 빼빼로가 두렵지 않다. 간혹 먹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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