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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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야스오란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습니다.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이란 책인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우치다 야스오란 작가가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의 한 획을 그은 작가라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작품이 무려 113편이나 된다고 합니다(물론 이 가운데는 단편도 포함이 되겠지만, 아무튼 대단하네요.). 그 가운데 한 작품, 작가의 40번째 작품이 바로 이번에 읽게 된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이라고 합니다.

 

소설 속엔 라고도 불리는 일본 전통 예능 노가쿠가 주요 모티브로 등장합니다. 이 노가쿠에 대해선 솔직히 잘 알지 못합니다. 소설을 읽으며, 아마도 우리의 탈춤과 유사한 예능이겠거니 라며 생각해 보는 정도입니다.

 

소설은 바로 이런 노가쿠의 성지라고도 불릴 수 있는 덴카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룹니다(살짝 스포일러를 하면, 실제로는 이곳에서는 어떤 살인사건도 벌어지지 않지만 말입니다.). 물론, 덴카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말고도 소설은 두 개의 사망사건인 도쿄 한 복판에서 벌어진 독살사건, 그리고 의 한 계보를 이루는 가문의 종손의 죽음이 소설의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오사카로 출장을 갔던 한 성실한 회사원이 오사카가 아닌 도쿄에서 독살당하고 맙니다. 번화가에서 쓰러진 시신 옆엔 이상한 종이 있었는데, 이 종은 과연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 걸까요? 무엇보다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요? 또한 오사카에 간다던 그가 왜 도쿄에서 살해된 걸까요?

 

또 한 사건은 공연을 하던 중, 가문의 후계자가 죽고 맙니다. 사인은 심근경색이라 발표되었지만, 꺼림직 하네요. 만약 이 사건이 살인 사건이라면, 누가 그를 죽인 걸까요?

 

노가쿠의 유래를 취재하고 잡지에 글을 쓰기 위해 덴카와를 방문한 미남 총각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는 이곳에서 우연히 두 사건을 접하게 되고, 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여인이 다름 아닌 자신과 혼사가 오고갔던(?) 여인임을 알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는 가운데, 아사미 미쓰히코는 한 존경받던 노가쿠 종가에 감춰진 추악한 면들을 발견하기에 이릅니다. 과연 이 가문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요?

 

우치다 야스오란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었는데,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분량이 적지 않은 두툼한 책이었음에도 언제 읽었는가 싶게 몰입하여 읽었답니다.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란 캐릭터를 알게 된 것도 흥미로웠답니다. 일본을 이끌어가는 정치가문의 작은 아들인데, 형은 일본 경찰의 정점에 서 있는 최고 간부랍니다. 형에 비해 사실 아사미 미쓰히코는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이 반 백수처럼 살고 있지만, 그에겐 진실에 접근하는 묘한 능력이 있답니다. 그 능력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되죠.

 

여기에 노총각이라 부를 수 있지만, 훈남 캐릭터라는 점도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답니다. 여인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그럼에도 바람둥이는 아닌 오히려 순진남인 주인공. 과연 그가 만들어갈 또 하나의 미스터리인 남녀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도 궁금하네요.

 

이 소설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1988년 작품인데, 책을 읽다보니 소설의 줄거리와는 별개의 내용이지만, 당시 일본 사회에서 꿈틀거리던 모습에 대한 작가의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구절이 있어 적어봅니다.

 

예전에 망각이라 함은 깨끗이 잊는 것이다라는 뻔한 문구를 매번 서두에 언급하던 라디오 드라마가 있었다. 오히려 잊는 것을 미덕으로 치부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일본인들은 깨끗하게 물에 흘려보내는넓고 큰 도량이야말로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거대한 침략 전쟁을 일으킨 지 반세기도 채 안 지났건만, ‘서양 국가가 일으킨 침략 전쟁보다는 우리가 한 일이 훨씬 나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대신까지 있을 정도니, ...(362)

 

자신들의 침략 전쟁은 미개한 나라들(물론, 여기에는 우리 대한제국도 포함된다)을 근대화시키기 위한 큰 뜻이 있었다는, 그리고 실제 그런 역할을 했다고 뻔뻔하게 주장하는 당시 모습을 꼬집고 있는 작가의 말이 시원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의 수많은 자들은 이들 뻔뻔한 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작가의 이런 접근 역시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작가의 작품들을 찾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번역 출간된 작품이 많진 않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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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메리의 리본 하우미 컬렉션 1
이나미 이쓰라 지음, 신정원 옮김 / 손안의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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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나미 이쓰라 원작의 사냥개 탐정 1이란 만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제목이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었습니다. 그 원작 소설인 세인트 메리의 리본을 읽었답니다.

 

작가의 사냥개 탐정이란 소설의 전작으로 알고 읽게 되었는데, 전작인 것은 맞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답니다. 세인트 메리의 리본은 오롯이 사냥개 탐정의 이야기로 채워진 책이 아니라, 여러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이랍니다. 도합 다섯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일 마지막 소설인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 바로 사냥개 탐정이란 캐릭터를 만들어내게 된 작품이며, 이 단편 소설을 이어 사냥개 탐정류몬을 등장인물로 한 연작미스터리소설집이 바로 사냥개 탐정이라고 하네요.

 

다소 하드보일드 풍의 작풍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 번째 작품 모닥불이 그렇습니다. 모닥불은 사랑의 도피를 하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살인청부업자들에게 쫓기던 주인공이 어느 모닥불 앞에서 마치 은거하던 무림 고수와 같은 노인을 만난 특별한 체험을 그려내고 있답니다. 모닥불 앞에 웅크리고 있던 연약하게 보이는 노인네가 갑자기 무림고수처럼 살인청부업자들을 쫓아내는 장면은 어쩐지 속이 시원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이 노인이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는 밭의 곡식을 함부로 밟느냐 그렇지 않느냐 랍니다. 남의 밭곡식을 함부로 밟는 인간은 못된 녀석, 조심하며 발을 옮기는 이는 돌봐주고 도와줘야 마땅한 착한 사람이라는 도식이 이 무림 고수와 같은 노인의 평가 기준이랍니다.

 

하나미가와의 요새보리밭 미션은 전쟁을 경험한 작가가 전쟁에 대한 아픔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미가와의 요새는 일본을 배경으로, 보리밭 미션은 영국을 배경으로 말입니다. 등장인물이 서로 다르고 입장이 서로 다르지만, 전쟁의 참혹을 담담하게 접근하고 있답니다.

 

종착역은 역에서 오랜 세월동안 포터 생활을 하던 고지식한 주인공이 어느 날 야쿠자의 검은 돈이 든 가방을 중간에서 훔치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 역시 어쩐지 통쾌함이 있습니다. 왠지 이날을 위해 오랜 시간 하찮게 여겨지는 직업 포터 역할을 해낸 것만 같아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재미난 단편은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었답니다. 이야기 속 탐정은 류몬이란 사내랍니다. 잃어버린 사냥개만을 찾아주는 탐정이죠. 잃어버린 사냥개의 생사여부를 알아내고, 행방을 알아내 의뢰인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는 독특한 탐정이랍니다.

 

그런, 류몬은 상당히 외골수인 사내랍니다. 물려받은 넓은 토지를 탐내는 삼류 야쿠자들과 겁 없이 대치하기도 하는 사나이랍니다(이런 장면 역시 하드보일드 느낌이 물씬 나는 통쾌한 장면이랍니다.). 무엇보다 류몬은 자신의 일에 세워놓은 원칙이 있답니다. 첫째, 사냥개만을 찾아준다는 거죠. 둘째,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이 동할 때, 의뢰를 수락한답니다. 야쿠자들이 잃어버린 애완견을 찾아달라고 찾아와도 꿈쩍하지 않는 담대함도 보여준답니다(이렇게 찾아왔다가 류몬이란 사내의 매력을 느끼고 친구처럼 되는 야쿠자 여성은 한국여성이랍니다. 류몬 역시 어머니가 한국여인이랍니다. 작가가 어쩐지 한국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류몬이 자신이 세운 원칙을 깨뜨리고 찾게 되는 개가 있답니다. 바로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잃어버린 맹도견이랍니다. 바로 잃어버린 맹도견을 훔쳐간 이의 먹먹한 사연에서 바로 이 소설의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란 제목이 탄생하게 된답니다.

 

어쩌면 무뚝뚝하고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캐릭터 류몬에게 또 하나의 감춰진 원칙이 있다면, 그건 자신이 세운 원칙을 언제든 깨뜨릴 수 있다는 원칙이 아닐까요?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를 위해 자신이 세운 원칙, 야쿠자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던 원칙을 사르르 깨뜨리는 이런 마음이야말로 소설 속 가장 반짝이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한 외면에, 부드러움과 따스함을 채우고 있는 사내, 류몬, 그가 만들어갈 두 번째 책, 사냥개 탐정에 대한 궁금함을 품으며 책장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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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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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잘 알려진 영화 <킹콩>의 원작가인 에드거 월리스가 추리소설 작가임을 아는 분들이 많진 않을 겁니다. 저 역시 도서출판 양파에서 출간되고 있는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시리즈 작품으로 이미 출간된 트위스티드 캔들, 네 명의 의인, 수선화 살인사건에 이어 네 번째 작품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공포의 천사란 제목입니다.

 

책 표지엔 선하게 생긴 한 여인의 그림이 그려져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이 어여쁜 여인이 바로 바로 소설 속 등장인물인 천사의 탈을 쓴 악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은 한 부호가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잠시 감옥에서 탈출하여 생면부지의 한 여성(아버지의 빚을 물려받은 불운의 한 여인)과 결혼하며 시작됩니다. 이 부호 제임스 메레디스가 생면부지의 한 여성과 결혼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자신의 재산이 한 여인에게로 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 약혼자인 진 브리거랜드 양인데, 이 여인이 바로 천사의 탈을 쓴 여인이랍니다.

 

바로 이 여인의 증언으로 인해 법정은 제임스 메리디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였고, 사형을 선고한 겁니다. 어느 누구도 진 브리거랜드 양의 얼굴을 보면, 그 여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답니다. 순수한 얼굴, 천사의 얼굴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안엔 더럽고 탐욕스러운 악마가 자리 잡고 있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제임스 메리디스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잭 글로버랍니다. 잭은 메리디스를 도와 생면부지의 여성 리디아와 메리디스가 결혼에 성공하게 만듭니다. 진 브리거랜드 양과 그 아버지 브리거랜드를 속여 따돌리고 말입니다. 하지만, 메리디스는 결혼식 직후 결국 브리거랜드에 의해 제거됩니다. 물론, 이 사건에서도 여전히 이들 부녀는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갔고요.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미망인 리디아, 이젠 이 여인이 위험하게 되었답니다. 브리거랜드 부녀가 이 여인을 가만 놔둘 턱이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부녀를 의심하지 않죠. 리디아 역시 말입니다. 도리어 리디아는 진 브리거랜드 양의 천사와 같은 외모에 속아 친구가 됩니다(물론 진이 일부러 접근을 하죠. 수많은 함정을 파놓고 말입니다.). 과연 천사의 탈을 쓴 부녀의 범죄의 끝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그들은 리디아가 상속하게 된 재산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음모로부터 리디아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가히 추리소설의 고전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역시 요즘 추리소설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이 좋습니다. 요즘 추리소설들 가운데는 어쩐지 작가의 지식을 자랑하는 듯한 부분들이 적지 않아 도리어 스토리를 해치는 느낌이 없지 않거든요(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굳이 없어도 될 이야기를 집어넣는 작가들이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마치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듯 말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오롯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어 좋습니다.

 

독자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악마가 누구인지 잘 압니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인 리디아는 이 사실을 모르죠. 여기에서 오는 긴장감이 소설을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아울러 잭 글로버 역시 진 브리거랜드 양의 악마성을 잘 알지만, 이를 증명해 내는 것이 쉽지마는 않습니다. 과연 잭 글로버가 그 일을 어떻게 해내게 될지. 그리고 잭 글로버와 리디아와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등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소설 속으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시리즈 네 권을 모두 읽어봤는데, 네 권의 책들이 모두 다른 맛을 냅니다. 물론 모두 고전추리소설의 느낌이 물씬 나면서도 오늘날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이 재미나고 말입니다.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천사의 외모를 가진 여성 진 브리거랜드가 사악하면 사악할수록 더욱 소설은 흥미롭게 진행된답니다. 과연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도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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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 한국추리문학선 8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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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나무에서 출간되고 있는 <한국추리문학선 시리즈> 8번째 책으로 김재희 작가의 작품이 출간되었습니다. 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란 제목이 먼저 눈길을 끕니다(표지에 실린 작가의 사진도 솔직히 눈길을 끄네요.^^ 왠지, 당신도 불안하지 않나요? 하고 쳐다보는 것만 같은.).

 

탐정이라 할지라도 청년은 불안한 것일까요? 아니, 솔직히 청년뿐 아니라 모든 인간이 다 불안한 것 아닐까요? 소설 속에서 다소 꼰대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는 감건호 프로파일러 역시 불안함에 몸부림치는 것처럼 말이죠. 탐정도 분명 불안한 게 맞을 겁니다. 어쩌면 가장 유명한 탐정 캐릭터인 셜록 홈즈 역시 때론 바이올린으로 감정을 컨트롤 해야만 했으며, 쉬이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해 아편 중독자가 되어 버렸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소설은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함, 그리고 추리에 대해 쏟는 젊은 열정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소설은 이제는 감이 떨어져가는 프로 파일러이자 t.v.프로그램 진행자, 아니 그냥 꼰대 아저씨인 감건호가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의 첫 번째 사건으로 2년 전 미제사건으로 처리된 실종자를 찾아 나서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사건을 감건호 뿐 아니라, 인터넷 추리카페 왓슨추리연맹의 운영자들이 함께 추적하게 됩니다. 이들은 감건호의 프로그램에서 감건호와 사건해결을 위해 대결하는 구도로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됩니다.

 

여기에 또 한 무리, 실종여성의 어머니가 의뢰한 탐정, 정탐정과 공 팀장이 또 한 쪽에서 사건을 추적하게 됩니다. 이렇게 크게 세 방향에서 한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데,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재미납니다. 물론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만이 아니라, 때론 마음을 아프게 만들기도 하고, 안타깝게 만들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소설 속 청년 탐정들이라면 왓슨추리연맹의 운영자 네 사람, 그리고 탐정 쪽의 공 팀장이 청년 탐정들이죠. 이들이 사건을 접근하는 자세가 끊임없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자신들이 과연 어떤 자세로 사건을 접근하는가. 어쩌면, 이는 본질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유명해지기 위해 사건에 접근하는가. 아님, 자신의 프로그램을 위해 사건을 이용하는가. 아님, 단순한 지적 호기심, 자신들의 취미를 충족시키기 위함인가. 아님, 사건의 피해 당사자들의 억울한 아우성, 그 억울한 심정을 달래주려는 마음의 발로인가. 를 말입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사건의 진실을 좇아가며, 이런 끊임없는 질문을 자신에게 합니다. 이런 치열함이 어쩌면 청년의 시기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몰아내는 요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소설 속 청년 탐정들은 이미 불안함을 뛰어 넘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이는 직장생활에서의 어려움으로 인해 고민하게도 되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의 꿈과 부모의 바람 사이에서 고민하는 흔적들이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 모두는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힘차게, 그리고 착실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음이 이미 불안함을 뛰어 넘은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오히려 가장 불안해하고 흔들리는 등장인물은 다름 아닌 이들 청년 탐정들이 아닌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꼰대 아저씨 감건호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답니다. 소설의 제목과는 달리 기성세대 역시 불안해하며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 하지만, 또 다시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을 깨닫고 각성할 수 있다는 점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왔답니다.

 

다소 작가가 소설을 위해 조사한 내용들을 마구 집어넣은 점이 처음엔 집중도를 떨어뜨리긴 했습니다. 아울러 내용이 반복되는 듯한 부분들 역시 그런 역할을 하긴 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금세 소설 속에 몰입하여 읽게 되었답니다. 이들 왓슨추리연맹그리고 꼰대 아저씨 감건호, 열혈 청년 탐정 공 팀장, 이들이 또 다른 사건에서 재결합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책장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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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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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미조 세이시는 에도가와 란포와 동시대의 추리소설작가로 쌍벽을 이뤘다는 작가다. 그의 작품 가운데 일본의 국민 탐정이 되는 등장인물이 나오게 되는데, 바로 긴다이치 코스케란다. 이 탐정은 나중에 <소년 탐정 김전일>의 작가가 김전일을 바로 이 긴다이치 코스케의 손자로 설정할 정도로 유명한 탐정이라고 한다.

 

이토록 유명하다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로 접한 작품이 바로 삼수탑이란 작품이다. 이 소설은 1955년 작품이다. 그 유명한 탐정이 과연 이 작품 속에서는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기대하며 소설을 읽는데, 묘한 건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삼수탑에 등장하는 긴다이치 코스케는 마치 조연 중에서도 한참 쳐지는 조연급으로 등장한다. 소설의 진행에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건의 해결에는 한 방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런 탐정의 역할이 일단 묘하게 느껴진다.

 

그럼, 소설은 어떻게 진행될까? 여주인공 미야모토 오토네의 1인칭 시점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인 미야모토 오토네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백부님 아래 의탁하여 대학에 다니는 평범한 여대생이다. 아니, 모범생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순결하고 고귀한 분위기의 순진무구한 여대생 분위기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싶다.

 

그런 오토네는 어느 날 놀라운 소식에 직면한다. 먼 친척뻘인 겐조라는 할아버지에게서 백억 엔이라는 유산을 상속받게 된 것. , 조건이 있다. 겐조가 지정한 한 남자(다카토 슌사쿠)와 결혼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렇게 해서 이 남자를 수소문하게 되고, 양부이자 백부의 회갑연 자리에서 바로 그 남자가 살해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아울러 또 다른 두 명의 죽음까지.

 

이제 백억 엔의 엄청난 유산은 도합 8명의 친척들이 나눠 갖게 된다. 그런데, 이미 이 가운데 한 사람은 다카토 슌사쿠가 살해된 회갑연 자리에서 살해되었다. 경쟁자가 사라질수록 1/n의 값은 커지게 되는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시작된 피의 유산 상속 작전.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로 남게 될까?

 

모두 하나같이 괴이하고 흉악스러운 면모를 가진 친척들, 무엇보다 괴이하고 퇴패적인 성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친척들, 그녀들에게는 하나같이 범죄의 냄새가 솔솔 나는 남자들이 곁에 있다. 그 가운데서 가련하고 연약한 여인인 오토네는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인 오토네 역시 혼자는 아니다. 소설은 이미 시작부터 곁엔 악마와 같은 남자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 남자로 인해 오토네는 순결을 짓밟힌 채, 도리어 남자에게 종속된 존재가 되어 버린다. 그런데, 오토네를 얽어맨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소설은 끊임없이 범죄의 강력한 힘을 가진 자들 사이에서 휘둘리고, 몸을 사려야만 하는 한 여인의 연약함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며 읽게 만든다. 이런 면에서 서스펜스의 요소가 강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해서 본격 추리소설의 느낌이 없는 건 아니다. 끝까지 거듭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범인은 밝혀지지 않는다. 여전히 범인이 누구일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소설을 따라가야 한다. 솔직히 소설은 이 범인이 누구인지에는 일부러 무관심한 듯 보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처럼 밝혀지지 않는 범인, 그 범인을 밝혀내는 탐정의 역할 등은 본격 추리소설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마지막 반전 역시 본격 추리소설로 부족함이 없다.

 

, 시대적 한계를 소설은 제법 많이 품고 있다. 예를 들면 여성에게 있어 처녀성의 상실 사건은 그 남성에게 종속되어 버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뿐 아니라, 여성을 향한 남성의 폭력 역시 당연시 되고 있다. 물론, 소설 속 여성들의 폭력성 역시 무시할 순 없지만, 전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된 느낌이다.

 

아울러 퇴폐적인 성문화에 대한 묘사들이 가득하면서도 그 안에서도 여전히 고집되어지는 전통성 성문화의 정서가 밑바닥에 깔려 있어 이런 정서가 사건 진행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쩌면 이는 당시 일본 사회에서 충돌하는 성에 관한 생각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만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삼수탑, 기묘한 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산을 둘러싼 피 튀기는 살육의 현장, 그 안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랑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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